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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책이란 것이 책에 찍힌 활자와 그 내용이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이 책은 다소 기대에 부응못할 수 있다. 먼저 책을 들고 표지와 책 제목과 스르륵 넘겨본 책장들은 신기하고 재미있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책속에는 활자보다 주변의 사물들이 더 많이 깔끔하게 들어앉았다. 그러고 보니 작가의 이력들이 사진찍는 사람들이다. 

너무 친근하고 익숙하고 말그대로  사소해서 큰 감동이 되지 않았다. 오래된 사연이 있는 운동화나 타자기같은 것은 그만한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일상의 사물들은 생각보다 그리 오랜된 것들은 아니다. 눈비비고 둘러보면 그저 오늘도 쉽사리 발견되는 물건들이다. 그래도 사소한 발견이렸다.  

작가의 시선에 잡힌 사물들의 한 순간은 그러나 범상치 않은 데가 있다. 그리고 글로 풀어낸 사연들도 제법 공감이가고 어떤 때는 상큼한 맛도 난다. 맨처음에 나오는 단추의 발견은 시작은 아주 평범하였지만 종국에 단추공포증에 이르러서는 의외의 상상을 가동시킨다. 단추를 무서워 해서 단추있는 옷을 절대로 입지 못하는 한 여성을 떠올려 보시라. 

누가 사용하는가에 따라 가장 많은 편차를 보이는 것이 무얼까. 글쓴이는 치솔이라고 말한다. 두 페이지에 걸쳐 나온 세면대의 치솔의 모습은 곧바로 우리집 화장실로 뛰어가보면 만날 그런 한 장면이다. 가족중 한 분은 치솔 유통기한을 너무 오랜기간으로 두고 있지 않으신지? 하하.  

미국여행때 할인점서 샀다는 낡은 운동화를 지금 당장 버려도 아깝지 않을터인데도 그대로 신발장에 다시 넣지만 문이 닫히는 순간 다른 운동화들한테 왕따를 당할까 걱정이 든다, 그래서 제일 위쪽에 자리잡아준다. 하찮은 신발하나에 정을 표현하는 작가의 마음이 독자에게도 전해진다. 로마의 콜롯세움인지 그리스의 원형극장인지는 몰라도 싣던 신발을 벗어서 유적지와 찍은 사진은 신발을 인격체로 다룬 색다른 느낌을 자아내었다.  

타자기와 관련한 이야기에선 나의 오래된 올리베티 전동타자기가 떠올라 먹먹해지기도 했다. 아날로그 타자기로 힉부레포트를 전동타자기로 석사논문을 쓴 경험이 있는 나로선 올리베티란 이름을 들으면 아껴쓴 생활비로 장만한 중요재산목록 중 하나인 그 타자기가 생각나고 마음또한 애틋해진다. 박사때는 컴퓨터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도 가끔씩 얼마 쓰지도 못하고 286, 386 컴퓨터에 밀려나고만 올리베티 전동타자기를 자판으로 사용해볼까 생각해보곤했다. 

가시가 많아 다가가기가 힘들다고 선인장을 보면서 생각해 본적이 있나? 그리고 선인장이 그래서 나도 슬퍼라고 말하는 듯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의 면면이 무척 마음에 들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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