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었습니다 - 27개의 단서로 복원한 27권의 책 이야기
요시타케 신스케.마타요시 나오키 지음, 양지연 옮김 / 김영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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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게 정말 사과일까』, 『있으려나 서점』 등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동화작가

'요시타케 신스케'

기발하고도 유머러스한 그의 이야기...

저희 집은 제가 먼저 좋아하면서 아이들에게 그의 작품을 권했었고

그러다 서로 좋아해 작가님의 작품들을 모아 책장의 한 칸을 장식하며 가끔 주말에 같이 꺼내 읽곤 하는데...

​

이번 신작!

책 제목만으로도 흥미로웠습니다.

한 줄의 단서로 '책'이었다...?!

또다시 어떤 상상력이 그려져있을지 기대가 되는데...

​

요시타케 신스케 X 마타요시 나오키,

​

개성 넘치는 두 작가의 환상적 컬래버레이션.

이들의 만남은 이미 『그 책은』에서 보았기에...!

또다시 특별하게 그려질 이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

두 작가가 복원한 27권의 책 이야기.

모든 감정을 응축한 '창작' 릴레이.

​

『책이었습니다』

이 집은 옛날에

작은 책방이었습니다.

​

조금 이상한 책방이었죠.


옛날 옛적에 마을에서 떨어져 외따로 서 있던 이 빈집에 두 남자가 들어와 살았습니다.

그러고는 입간판을 내놓았는데...

너덜너덜해진 책이나

찢어진 책,

뿐만 아니라 단 한 페이지, 단 한 줄만 있어도

혹은 제목만 있어도

아주 조그만 단서만 있어도

원래 책으로 복원할 수 있다고 하는데...

​

마을 사람들은 수상하고 낯선 두 남자를 처음에는 경계했지만

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자

'책 복원 의뢰서'를 써서 우편함에 하나 둘 넣었고


과연 한 줄의 단서들로 어떤 책이 복원될까...?

​

"그 책은 첫 문장이 '아이가 만든 진흙 경단이 이렇게나 단단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이었습니다."

가 스릴러 소설이 될 줄이야...

"그 책은 제목이 『보이 미츠 컬』이었습니다."

가 엄마의 파마,

방금 막 폭발이 일어난 실험실에서 나온 듯 폭탄 머리를 한 엄마의 파마, 아니 컬과의 만남으로 그리다니...

​

그리고 문장뿐만 아니라

​

"그 책은 만든 목적이 '이 책을 끼우기 위해서'이었습니다."

"그 책은 삽화의 일부분이 '□'이었습니다."

"그 책은 당시 독자의 비율이 '간호사가 될 사람의 10%, 스모 선수가 된 사람의 95%'이었습니다."

​

이 단서만으로도 한 권의 책으로 탄생되니...

마치 챗 GPT처럼 써 내려가는 두 작가의 서로 다른 상상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한 달 뒤,

마을 사람들은 이들을 찾아가

​

"우리가 복원을 부탁한 책입니다만,

그 뒤로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진짜 이야기'를 알게 됐습니다.

당신들이 '복원'했던 이야기와는

다르지만 한번 보시겠습니다."

​

그건 마을 사람들이 만든 수많은 책이었습니다.

그 책들을 보며 이 둘은

​

우리가 한 일을

비난하지 않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

여러분이 내주신 '주제'를 고민하는 동안

괴로울 때도 있었지만

​

책을 '복원'할 때마다

무척 행복했습니다.

​

그렇게

누군가의 상상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고,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며

웃고, 울고 수많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었던 건

결국

​

'책이었습니다'

​

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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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맛
손미주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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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끔...

그리운 맛들이 있습니다.

어릴 적 방학 때면 할머니 집에서 먹던 '밥국'이,

엄마가 편식하는 저에게 당근과 온갖 야채를 넣었던 '계란말이'가,

분식집에서 파는 떡볶이가 아닌 양파맛이 강했던 엄마표 '떡볶이'가...

그때는 그냥 주는 대로 먹었었고,

때론 먹기 싫다고 투정을 부렸었는데...

이제 어른이 되고

그 음식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맛이 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때 할머니의, 엄마의 손맛이, 사랑이 있었기에

그리고 거기에 추억이 담겨 있기에 그랬나 봅니다.

​

이 책을 마주하자마자 마냥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리워서 그랬겠지만...

벌써 마음이 허기졌습니다.

얼른 이 책을 읽으며 따뜻한 온기로 채워봐야겠습니다.

​

"마음이 허기진 날,

가만히 꺼내어 읽는 추억의 맛"

​

『기억의 맛』

​

어떤 음식은 입안에 넣기도 전에 코끝으로 번지는 냄새만으로 오래전 어느 흐린 오후의 골목길로 데려다 놓고

어떤 요리는 꼭꼭 씹어 삼킬 때마다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뜨겁고도 뭉근한 무언가가 울컥 올라오는...

​

먹는 행위는 인간이 행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기억법이자, 흘러가는 시간을 새겨 넣는 일

​

이라는 저자의 말을 듣자마자 무릎을 탁! 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

음식의 역사를 찾아가는 여정은 결국 어떻게 서로를 먹여 살렸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역사책 속 기록된 거대한 세계사와, 할머니의 낡은 밥상에서 경험했던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이 포개지는 순간이었다. 인간은 늘 역사의 흐름 속에서 전쟁과 기근이라는 힘겨운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하지만 척박한 땅 위에서도 우리네 어머니들과 할머니들은 어떻게든 자식의 입에 따뜻한 밥 한술을 넣어주기 위해 부엌에서 비지땀을 흘렸다. 음식의 변천사는 누군가를 먹여 살리기 위해 버텨온 연대기였다. - page 6 ~ 7

​

그렇기에 같은 재료의 같은 이름의 음식이라 할지라도 각자의 맛이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새삼 많은 음식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저에게 말을 걸곤 가슴을 울리고 있었습니다.

​

책 속엔 스물세 가지 음식이, 저자의 이야기가, 음식과 관련된 역사가 담겨 있었습니다.

자취방의 '카레' 한 솥에서 왜 일본의 국민 음식이 되었는지를

빈소에서 받아 든 '육개장' 한 그릇에서 언제부터 장례식장의 기본 메뉴가 되었는지를

기름에 튀기듯 바싹 구워 손녀의 수저 위에 발라주시던 '갈치'에서 할머니에서 자신에게로, 자신에게서 아이들에게로의 사랑의 대물림을

수고로움이 있음에도 만드셨던 '콩잎'에서 할머니의 한때를

...

​

먹는다는 건 살아가는 일이고, 기쁨만이 아니라 슬픔과 억울함, 안도, 수치, 외로움까지도 함께 삼키는 일

​

이라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

읽으면서 저도 할머니가 떠올랐고, 엄마가 떠올랐고, 지금의 제 모습이, 그리고 제 아이들이 그려졌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대구분이셨기에 

제가 했던 모습도 그려진 부분이 있었고

참 많이도 공감하며 마냥 그리움만 쌓였다고 할까...

마음의 허기짐이 더해졌었습니다.

​

사실 저도 '미역국'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생긴 것도 그렇고 굳이 생일날 먹어야 하는 건가...

그렇게 먹지 않다가 아이를 낳고 나서 저도 미역국과 제대로 마주하게 되었고

아이들이 미역국을 좋아해 생일날뿐만 아니라 종종 끓이게 되는데...

​

어쩌면 미역국은,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식을 천천히 배워가는 음식인지도 모른다. - page 45

​

오늘은 아이들에게 소고기미역국을 끓여 저도 이 한 마디를 건네야겠습니다.

​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

아이들만큼이나 저도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기분이 울적할 때면 남편도 아이스크림을 사오면 달콤하고 차가운 아이스크림으로부터 사르륵 녹아들 수밖에 없는데...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이 달콤한 디저트가

과거에는 왕족과 귀족들만 누릴 수 있었던 사치품이었고

아이스크림 제조법이 국가 기밀이나 다름없어, 궁정 요리사들은 레시피를 절대 외부로 발설하지 않겠다는 엄숙한 비밀 서약까지 했다는데...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

고된 노동은 기술의 발전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중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모두의 일상을 위로하는 가장 다정한 간식이 된 아이스크림.

​

이가 시리고 너무 달아도, 가끔 맛보는 한 입은 여전히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간다. 어린 시절 아이스바를 베어 물던 순간으로. 모든 것이 단순하고 선명했던 시간으로. 그리고 돌아온다. 조금 더 차분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갈 작은 힘을 얻어서. 삶이 조금 찌그러지고 틈이 생겨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아이스크림은 그 틈새로 달콤하게 스며든다. 특별한 날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지친 나를 위해 건네는 작은 것 하나에 이미 깃들어 있다. 그걸 알아차리는 순간,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이 된다. - page 74

​

오늘은 모두들 아이스크림 하나 드셔보시는 건 어떨지요...!

​

제 하루의 마무리를 함께 하는 동반자 '맥주'

이집트인들에게도 고된 노동을 견딜 수 있게 해준 쉼표였던 맥주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

1만 3,000년 전 이스라엘의 고대 유적에서 보리와 밀의 전분 잔여물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인류가 조직적인 농경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맥주를 양조해 즐겼다는 증거로 삼는다. 이 사실은 식물학자 조나단 사워의 가설과도 닿아 있다. 수렵 채집보다 훨씬 고되고 고강도 노동이 필요한 곡물 재배를 인류가 굳이 감수한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인류가 주식인 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풍부한 영양과 유쾌한 기분 전환을 선사하는 발효주, 즉 '맥주'를 더 많이 마시고 싶어 농사일에 뛰어들었다고 주장한다. 기원전 1만 년 무렵 무렵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본격화된 농경의 역사는, 어쩌면 우연히 자연 발효된 술맛을 본 대담한 수렵채집인들이 그 맛을 잊지 못해 집착한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 page 105

​

인류 문명을 촉진하고 정착 생활을 이끈 숨은 동력이라는 이야기로부터 그동안 맥주를 마시면서도 살짝 눈치가 보이곤 했었는데 이제 당당히 마셔도 될 이유가 생겼네요.

아!

그리고 맥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모여 나라를 바꾼 이야기.

정말 맥주의 매력이란...!


마지막으로 하나의 음식 이야기를 더하자면...

저도 어릴 적 할머니 집에 가면 '콩잎' 반찬이 있어 귀한 줄도 모르고 먹곤 했었는데...

성인이 되어 친구들이랑 무심코 이야기를 하다가 '콩잎'을 모른다는 사실에,

(저도 서울 사람입니다만...)

이 음식이 경상도 지역에서 유독 즐겨 먹는다는 사실에,

놀라곤 했었는데...

콩잎에 얽힌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산이 많아 논농사가 어려웠던 경상도는 예부터 콩 농사가 활발했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잎사귀 하나조차 허투루 버리지 않았다. 먹거리가 풍부하지 않던 시절, 가을철 따낸 콩잎을 소금물이나 된장에 삭혀 겨울철 귀한 밑반찬으로 삼은 것은 생존을 위한 지혜였다. 

...

사실 콩잎은 깻잎과는 달리 섬유질이 많고 잎도 억세어 생으로 먹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경상도 사람들은 삭히고 절이는 발효의 미학으로 이 단점을 영리하게 극복해 냈다. 콩잎처럼 억센 놈도 소금물에 삭힌 뒤 간장이나 된장 양념에 푹 재워두면, 빳빳하던 조직이 부드럽게 변하고 콩잎 특유의 풋내가 사라진다. 척박한 땅이 준 거친 식재료를 오랜 시간과 정성으로 길들여 밥도둑으로 탄생시킨 셈이다. - page 168 ~ 169

​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이 음식을 하셨다는 사실에...

지금은 저도 이 음식을 맛볼 수 없다는 사실에......

그저 아낌없이 주셨던 사랑을 이제야 알게 된 손녀는......

가슴 한구석이 아려와 자꾸만 목이 메어왔습니다.

오늘은 할머니께 전화 한 통 넣어야겠습니다.

​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

우리는 매일 먹는다. 너무 익숙해서 자주 잊지만, 이 당연하고 반복적인 행위 속에는 한 사람의 삶과 인류의 거대한 시간이 함께 흐른다. 밥상 위에 놓인 김치 한 조각, 국 한 그릇에도 수많은 이들의 땀방울과 사연이 녹아 있다. 그렇기에 책장을 덮고서 마주할 당신의 식사가 이전과 조금은 다르게 보인다면 좋겠다. 바쁜 일상에서 대충 때우는 끼니가 아니라, 잠시 수저를 멈추고 식탁 위에서 당신만의 소중한 기억 하나를 건져 올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 page 228 ~ 229

​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음식에 추억을 겹겹이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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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읽는 스페인
백인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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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남유럽의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한 나라.

'신의 건축가' 가우디의 역작 '사그라다 파밀리아'이 144년 만에 완공한,

열정과 낭만이 있는

'스페인'

​

저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완공을 기다렸고...

다시금 스페인에 가 보려 했지만...

역시나 아직 여건이 되지 않아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래서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 이 나라......

대신 책으로나마 마음을 달래며 여행을 떠나보고자 하였습니다.

​

이 책은 여느 책과는 달리 '건축'과 '그림'으로 바라보며

​

스페인은 더 이상 여행지가 아니라,

그곳에 켜켜이 쌓인 시간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살아 있는 공간

​

이라는 것을 알려준다고 하였습니다.

더 낭만적으로 느껴졌다고 할까...

왠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어렴풋이 들려오는 것만 같았고...

​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향긋한 커피향과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

"한 나라를 이해하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

예술."

​

도시에 새겨진

거장의 시간을

걷다.

​

『​예술로 읽는 스페인』


그림 한 점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

작가님의 이야기부터 낭만적이었습니다.

어릴 적 우연히 책에서 마주한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그 그림을 향한 동경을 끝내 떨치지 못해 스페인으로 떠났다는데...

그렇게 시작된 스페인으로의 인연은 그의 직업을 바꾸었고

그의 삶의 방향을 찾게 해 주었다고 하니...

'예술'의 힘을, 의미를 엿볼 수 있었다고 할까......

​

겹겹이 쌓인 스페인의 풍경 속엔

알람브라의 문양에서 이슬람의 문화유산을

가우디의 건축에서 자연을 향한 한 예술가의 마음을

프라도 미술관에서 화려함 뒤에 감춰진 왕실의 어둠을

소로야의 해변 연작에서 근대 스페인의 빛을

감상하며 진정한 스페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역시나 스페인이라 하면 '안토니 가우디'를 빼놓을 수 없는데...

건축을 향한 열정과 사랑, 신앙과 자연을 향한 그의 탐구가 삼십여 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작품을 스페인 전역에 남겼습니다.

그중에서도 그의 최후의 역작이자 미완의 대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

"내 건축주(신)는 결코 서두르지 않으십니다."

​

공사가 더디다며 재촉하는 이들에게 건넨 이 한마디는 시간이 흘러 세상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외관에 가우디의 종교적 헌신, 이와 맞물린 안타까운 죽음까지 더해져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의 사망 100주년에 비로소 공식적인 완공이 되었는데...

온 생을 성당에 바친 노장...

그렇지 않아도 인간의 창조물이 신의 건축인 자연을 넘어설 수 없다며

성당의 높이에 신을 향한 경외와 장연에 대한 겸손 그리고 인간의 절제를 담았던 이 건축물 앞에

한없이 겸손해집니다.


저에게 '스페인'은 유독 '플라멩코'가 떠오르는데...

직접 이 춤을 보았을 때 화려하지만 그 속에 담겨있던 한이...

제 가슴이 크게 울려서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했던...

​

이 춤을 추었던 집시들.

인도 북부에서 유랑을 시작해 동유럽을 거쳐 서유럽으로 흘러 들어왔고

오래된 기독교 사회인 유럽에서 이방인으로 차별받으며 끝없이 밀려나다 닿은 곳이 스페인 최남단 안달루시아였고

이곳에서도 안식이 없어 수백 년간 쌓인 이들의 한이 터져 나온 것이 '플라멩코'라 하니...

특히 춤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추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자신의 심경을 위하여 추는 것이라는 그 춤사위가 또다시 가슴 저미게 다가옵니다.

스페인 인상주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호아킨 소로야'

그는 작품의 절반이 아내를 그린 그림이라고 할 정도로, 아내를 향한 사랑이 각별했던 그.

​

"나는 항상 눈으로 그림을 그린다."

​

그의 그림이 우리에게 전한 이야기...

​

소로야는 회화적 기교를 앞세우지 않고 눈에 보이는 빛과 대상을 그대로 담아낸 화가였다. 그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고향에 대한 애정을 담은 아름다운 그림들을 우리에게 남겼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한 예술가의 시대와 일상으로 깊이 들어가는 일이다. 수많은 그림은 예술가의 이야기이며, 우리는 그 작품들을 통해 그 시대를 만난다. - page 239

​

아련히 미소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매력적인 이유는

수백 년간 지켜온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빼앗기고 되찾는 역사 속에서 배운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고 끌어안는 포용이

그들을 문화와 예술의 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전 세계적으로 예술을 인정받고 있지 않은가!

보다 우리의 것도 하나하나 되짚으며 우리만의 아름다움을 간직해야 함을

이번 다가오는 명절엔 우리의 예술을 찾아 감상해 보아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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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읽는 스페인
백인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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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이 그 나라를 강국으로 만들었음을...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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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주는 연애 상담소
김호애 지음 / 토닥스토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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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승과 저승,

그리고 연애 상담이라니...!

소재부터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더 빨리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가제본 신청을 하였고...

너무나도 감사하게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

이 소설은 '김호애' 작가님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책을 10년 동안... 쓰신 것은 아니지만, 시, 웹소설, 스토리 집필 등 다양한 작업을 이어오며 모음 재미의 정수를 가득 담았다고 하니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는데...!

과연 이 죽여주는 상담소엔 어떤 이들이 방문할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

"도대체 사랑이 뭐예요?"

생과 사의 경계를 넘어 사랑의 본질을 묻다

이승과 저승을 잇는 오컬트 로맨스

​

『죽여주는 연애 상담소』




"저… 가입할게요."

"잘 결정하셨습니다. 지금부터 모든 순간마다 회원님의 편에 서서 최고의 사랑을 찾아드릴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

이번 달에만 벌써 열아홉번째 노블레스 등급 고객을 가입시킨 결혼정보회사 '신보영' 팀장.

그 기쁨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고객 중 오해로 자신이 '내연녀'가 된 어처구니없는 상황 앞에 마치 오늘만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보영은 퇴사를 결심하게 됩니다.

​

지긋지긋한 것들과 매듭을 지을 시간이었다. - page 16

​

절친이자, 용한 무당인 '엄지혜'는 어느 날부터 선녀님이 자신에게 단단히 화가 나 점괘가 엇나가기 시작하면서 선녀님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발리 명상훈련'을 강행하게 됩니다.

한달에서 한달 반, 어쩌면 그 이상이 걸릴지도 모를 발리행에 빈 신당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설상가상 거주하던 월셋집에 문제가 생겨 오갈 곳까지 없어진 보영은 지혜가 돌아올 때까지 잠시 신당에 머무르며 관리하고자 합니다.

​

환한 달빛 아래, 웬 여자가 마당 한쪽의 감나무를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가까이에 다가가 여자의 얼굴을 보니 병색이 완연한 회백색을 띠고 있고 깡마른 손목 아래 소매는 휑했으며, 눈썹도 속눈썹도 없는 듯 전체적으로 허전한 인상을 지닌 것이었습니다.

​

"제가 무속인은 아니라 점괘는 못 봐드려도 이야기는 들어드릴 수 있는데."

...

"실은… 남편에게 여자가 있어요."

​

어떻게 아픈 아내를 두고 그럴 수 있나, 짧은 순간 그녀가 느꼈을 상실감과 박탈감, 배신감이 고스란히 전이되었는데...

보영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힐끔 거울을 본 순간!

​

"뭔진 몰라도 잘못했습니다. 제발 떠나주세요."

​

그녀의 정체가 다름 아닌 '귀신'!!

​

그래,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지혜가 그랬다. 귀신이 먼저 인간을 해코지하는 일은 잘 없다고. 그렇다면 귀신의 존재를 인정한 뒤, 타협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건 어떨까. - page 41

​

그렇게 보영은 그녀의 사연을 듣게 되고...

해결해 주게 되었는데...

어?!

자꾸만 귀신들이 나타나 도영에게 상담하기 시작하는데...

그들의 못다 한 사랑...

그 매듭을 지어주는 도영...

이들의 이승과 저승을 잇는 로맨스가 펼쳐졌습니다.

​

이 소설에서 우리에게 던진 질문

​

"도대체 사랑이 뭐예요?"

​

이에 대해

​

"어차피 봄 되면 다 녹을 텐데 그냥 내리는 거잖아요, 눈은. 녹을 거 생각했으면 이렇게 예쁘게 못 내리지. 펑펑. 그러니까 사랑도 그냥 하는 거예요. 막 좋아해버리고 좋아하다가 싫어지면 말고. 죽었으니까 더, 더 내 마음 가는 대로 해볼래."

​

어떤 결과를 불러오든 그저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것

매 순간 전력투구를 하는 것

어디에 있더라도 잘 있길, 안녕을 빌어주는 것

이들이 보여주었던 '사랑'의 모습이었습니다.

​

그럼 나에게 '사랑'은 무엇일까...?

받기보다는 주는 것...

지금의 제 '사랑'이었습니다.

​

무섭기보단 설렜던,

미스터리보단 드라마였던 이야기...

이승이든 저승이든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며 

저는 지금 이 순간도 사랑을 실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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