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백 - 슬픔마저도
민도연 지음 / 북레시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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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당신의 아내와 딸은 모두 살해당했습니다."

기억을 잃었다는 내게 상담사가 해준 말이었다.

​

이 문구를 보자마자 심장을 저격당했다고 할까...!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해도 받아들이기 힘겨운데 살해라니...

한순간에 가족을 잃은 이 남자.

그런데 이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는데...

그의 복수가 궁금했지만 그만큼 가슴이 아려왔는데...

슬픔을 잊는 데 복수가 답이 되었을까...?

그 해답을 찾으러 저도 가 보았습니다.

​

고통은 물론, 나의 슬픔마저도 되갚아주겠다.

법과 돈, 권력 위에 선 자들을 향한 가장 잔혹한 응징

​

『페이백』

새까맣다. 주위를 둘러보지만 앞도 뒤도 위도 아래도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새까맣다. 거리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두 손을 들어 내려다봤다. 손이 보이지 않는다. 손을 바로 눈앞에 갖다 댔지만 보이지 않는다.

왜지? 눈이 보이지 않는 건가? - page 52

​

시커먼 암흑 속.

뭔가가 어른거리는 걸 보니 눈이 안 보이는 건 아니고...

불안과 공포 속에

"아악!" 젊은 여장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고막을 파고들고

"꺄악!" 어린 여자아이의 찢어질 듯한 비명이 정수리를 꿰뚫었습니다.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다 갑자기 모든 감각이 사라져 버리곤 무언가가 머리를 쿡쿡 누르는 것이었습니다.

​

"환자의 의식이 돌아오는 것 같은데요…."

​

김동현.

기억을 잃은 채 병실에서 깨어난 그는 심리상담사 '최재준'으로부터

​

"김동현 님은 아내와 따님을 모두 잃으셨습니다."

​

아내와 딸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이 사실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또다시 기억을 잃었었다며

그럼에도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알려준다는 재준.

​

"앞으로도 꿈속에서 과거의 기억을 보게 되실 겁니다. 물론 현실에서 갑자기 떠오를 수도 있고요. 충격적인 기억이 떠오르더라도 절대로 김동현 님 '자신'을 놓치면 안 됩니다! 하나하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시겠죠?" - page 86

​

동현은 재준의 도움을 받으며 하나둘 기억을 복원해나가며 복수를 준비하기 시작하는데...

​

사랑하는 가족을 앗아간 악마들.

판사 이기우와 검사 최진열, 대망그룹 정순철 회장과 그의 아들 정진태.

이 네 명의 악마에 내려지는 '나'의 최후의 심판.

​

지난번 기억을 잃기 전의 나는 내 딸 수아의 비참한 죽음이라는 충격을 이겨내고 악마들에 대한 복수까지 준비했었다. 그런데 결국 모든 기억을 잃었다. 왜? 무엇 때문에? 내 딸의 비참한 죽음보다 더 큰 충격이 있었던 걸까?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저히 그 이상의 충격은 상상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어떤 충격이 또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까?

그 어떤 충격이 기다리고 있든 이번에는 복수해야 한다. 반드시! 다시 기억을 잃기 전에! - page 179

​

악마들을 하나씩 처형대에 올려 진행하면서 지금껏 가려진 어둠의 장막이 걷히는데...

마침내 마주하게 된 진실...!

​

"직접 나서지 않고 어떻게 복수를 하겠다는 겁니까?!" - page 402

​

복수가 삶의 전부가 되었던 이들.

긴 시간 동안 복수를 준비하며 삶을 지탱했을 이들의 모습이 처절하였습니다.

그리고 복수 후의 이들의 삶...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

강한 권력을 가졌던 가해자들.

권력으로 누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의 세상도 여전히 엿볼 수 있었던 것이었고

이로 세상은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에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체계를 만들어야 함을

또다시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

슬픔이 날카로운 복수의 칼날로 변했던,

그 칼날이 결국 또다시 나를 향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또 다른 슬픔이 찾아왔었던 이 소설.

긴 여운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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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터 부인의 정원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4
N. M. 보데커 지음, 이혜원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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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끔...

말보다 그림이 주는 위로가 좋아서...

아니, 그림과 함께 글이 주는 위로가 좋아서 그림책을 찾아 읽곤 합니다.

읽고 나면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무는 여운...

직접 느껴보지 않고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

이번에도 그림책이 고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이미 이 작품은 1972년 출간되었었고 그 이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으로 선정되어 여러 차례 복간되며 50년 넘게 독자들의 곁을 지켜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한국어판으로 우리에게 원작의 서정성과 유머를 살려, 세대를 건너온 고전의 매력을 전한다 하였습니다.

이제서야 만나게 되다니...

아니, 이제라도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어떤 위로를 선사하길래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는지 저도 몸소 느껴보고자 합니다.

​

조용한 순간

다정히 건넨 인사

​

『재스터 부인의 정원』


샌드게이트 마을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어느 정원.

정원 가운데 있는 팍스 저택에는 재스터 부인이, 어느 정원 구석엔 조그맣고 뾰족뾰족한 고슴도치가 살고 있습니다.

​

둘은 자주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고슴도치는 밤에만 돌아다니고, 부인은 그러지 않으나 가끔, 해가 진 직후에 마주치기도 합니다.

그러면 재스터 부인은 고슴도치에게 우유를 담은 작은 접시를 건네곤 집 안으로 들어가 피아노 연주를 하는데...

고슴도치는 우유를 마시는 동안 열린 문틈 사이로 재스터 부인의 피아노 연주를 듣는 게 좋았고

재스터 부인은 자신의 연주를 들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

이렇게 둘은 한동안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

5월의 어느 맑은 아침, 재스터 부인이 봄을 맞아 씨앗을 심기 시작합니다.

그곳에 고슴도치가 있는 줄 모르고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그런데 얼마 뒤, 고슴도치의 가시 사이사이로 작고 푸릇한 줄기와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어느새

​

"내 몸에 꽃이 피었어!"

​

벌과 나비가 뒤를 따라다니고, 이 모습이 꼭 요란하게 피어오르는 꽃잎 구름 같았던 고슴도치는 춤추듯 깡충깡충, 폴짝폴짝 뛰어다닙니다.

한편, 라탄 의자에 앉아 졸고 있던 재스터 부인은 작은 꽃밭 한 무더기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

"도둑 잡아라!"

​

자신의 꽃밭에서 꽃을 가져갔다고 생각한 재스터 부인은 마침 집 앞을 지나던 윔플 경감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겁에 질린 고슴도치는 달아나게 됩니다.

과연 고슴도치는 자신이 사랑하는 정원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세상에, 고슴도치였잖아!"

​

엉뚱하고도 유쾌했던...

하지만 이 둘의 서로를 향한 존중과 공존의 시간은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을 선사하였습니다.

타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작은 관심과 행동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간만에 느껴진 따스한 위로와 힘이 오늘을 살아갈 힘을 주었습니다.

왜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아니 받을 수밖에 없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조용하지만, 조용했기에 평온하였고 아름다웠던 재스터 부인과 고슴도치.

저도 이들을 닮아가고 싶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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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터 부인의 정원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4
N. M. 보데커 지음, 이혜원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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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하고도 아름다웠던 재스터 부인과 고슴도치 이야기. 잔잔한 감동이 넘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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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단단하게, 법정의 말 - 내려놓음의 마음 공부 ㅣ 고요하고 단단하게
권민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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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잘 사는 법'을 거창한 이론으로 가르치기보다, 어떻게 덜어내고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삶으로 보여주신 분

'법정 스님'

《무소유》를 시작으로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버리고 떠나기》, 《오두막 편지》 등 맑고 깊은 사색이 담겨 있는 주옥같은 수필집으로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며 삶의 진리와 철학이 담긴 글로 우리에게 울림을 주었었는데...

​

나이가 조금씩 차오르면서...

자꾸만 중심이 흔들리는 저에게 법정 스님의 말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의 방향을 잡기 위해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

지금 붙들고 있는 것, 정말 당신 것인가요?

비교에 지친 마음을 채우는 법정의 문장들

​

『고요하고 단단하게, 법정의 말』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너무 많은 것을 요구받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넘쳐서' 오히려 더 불안을 느끼게 된 우리들.

그래서 법정 스님의 말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에게 확실한 해답을 주기보다는, 해답을 가로막는 혼탁한 마음의 상태를 먼저 정리하게 해 주기에

그의 문장을 통해 '나'를 '나'에게로 되돌려야 했습니다.

​

총 7파트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

PART 1 나는 어떻게 가벼워질 수 있을까?_비움과 자유

PART 2 불안은 왜 자꾸 올라올까?_두려움과 신뢰

PART 3 일은 삶을 어떻게 바꿀까?_일·돈·시간

PART 4 관계는 왜 어려울까?_가족·사랑·갈등

PART 5 슬픔은 어떻게 치우될까?_상실·병·죽음

PART 6 자연은 왜 스승일까?_숲·바람·침묵

PART 7 어떻게 계속 걸을까?_단련과 실천

​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가도 되고

지금 당장 답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 읽어도 되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추천하자면...

'필사'를 하면서 읽는 것이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에 새겨진다고 할까...!

​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스님의 말씀과 함께 해석을 담은 철학적 에세이, 사유를 담은 '우리의 고민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질문은 우리에게 자기 삶에 대입해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해 주었는데...

저는 유독 이 질문들을 마주할 때마다 멈칫하게 되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을 때쯤이면...

글을 쓰는 손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오늘의 저에게는 이 문장이 와닿았습니다.

오늘의 이유...

그리고 건네진 질문...

​

요즘 내가 사는 건가, 그저 버티는 건가… 이 차이는 어디서 결정되는 걸까?

​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오늘의 나에게, 그리고 앞으로의 나에게도 묻고 또 물어봅니다.

​

덤덤히 건넨 한마디.

저에겐 아직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언젠간 이 문장들에 미소를 띨 그날을 기약하며...

오늘 하루 '나'를 위해 살아가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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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마티스, 춤으로 완성한 삶의 기쁨 ㅣ 예술가의 시선 1
상드린 안드루스 지음, 고봉만 옮김 / 미술문화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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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강렬한 색채로 인상적인,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초 시각 예술의 혁명적인 발전을 이끈 '색채의 거장' 현대 회화의 창시자' '야수파의 선구자'인 '앙리 마티스'

그의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솔직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동안의 틀에서 벗어난...

'파격적이다!'

​

그런데...

자꾸만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된 그의 작품들.

그래서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

이 책은

70여 점의 도판을 고급지(아르떼울트라화이트)에 정성스럽게 인쇄하여, 작품 본연의 색감과 질감을 섬세하게 담아냈고

작품 해설이나 연대기를 단순 나열하는 기존의 접근에서 벗어나, 한 예술가가 어떤 태도와 문제의식, 삶의 자세로 자신의 작업을 이어 갔는지를 이야기함으로써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줬기에

주저 없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한 예술가의, 그리고 그의 작품.

아는 것을 넘어 이해하러 가 보겠습니다.

​

삶의 끝에서 마주한 기쁨

춤과 리듬으로 세계를 긍정한 앙리 마티스

​

"마티스만큼 회화의 감각을 자유롭게 자극해

폭발적인 생동감을 끌어낸 화가는 없었다."

파블로 피카소

​

『앙리 마티스, 춤으로 완성한 삶의 기쁨』


1869년 12월 31일, 프랑스 북부의 섬유 산업 도시 르 카토캉브레지에서 태어난 앙리 마티스.

비범한 예술가로 자랄 싹이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었는데...

1890년 병이 재발해(그렇지 않아도 마티스는 건강이 썩 좋지 않았다. 장염과 서폐부 탈장으로 고생했다.)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

마티스의 어머니가 병원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간이나 때우라며 그에게 물감 상자를 사주면서 그림에 대한 열정이 샘솟기 시작합니다.

​

"나는 이전에 그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사람들이 내게 하라고 한 모든 것에 무관심했다. 팔레트에 물감을 풀어 채색한 결과물을 보았을 때, 아니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만으로도 삶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림을 그리는 것 말고는 다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 (…) 나에게 그것은 천국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완전히 자유로웠고, 혼자였으며, 평온했고, 당당했다. 사람들이 내게 하라고 한 많은 것들 속에서 늘 약간은 불안해하고, 지루해하고, 초조해했는데 그런 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

"그래서 나는 한눈팔지 않고 마음과 힘을 다해 작업에 몰두했다. '서둘러라'라는 말을 평생토록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

​

마티스는 자연의 색 그대로를 재현하기보다는 '감정'과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대담하고 선명한 색들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본 평론가들은 '야수들'이라는 표현을 하였고 '야수파' 중 한 명이 됩니다.

​

훗날 그는 병으로 붓을 들기 어려워지자 종이를 오려 붙이는 '컷아웃' 기법을 선보이게 됩니다.

이로써 마티스는 형태와 색채를 주제로부터 자유롭게 해 추상으로 향하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되는데

​

"모든 예술은 그 자체로 추상적이다. 그것이 본질적이고, 일체의 이야기에서 벗어난 순수한 표현일 때 비로소 그렇다."

​

그리곤 1954년 11월 3일 오후 4시, 찬란한 빛으로 가득했던 그의 방에서 조용히 눈을 감게 됩니다.

​

병과 고통, 신체적 제약 속에서도 비극 대신 기쁨을,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하며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형식을 만들어냈던 '앙리 마티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마냥 강렬한 것이 아닌 우리에게 위로와 평온을 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개인적으로 이번 책을 통해 알게 된 그의 작품들 중 인상 깊었던 걸 꼽아보면...

<검은색 배경의 로레트>

젊은 여인(로레트라는 모델)은 헐렁한 카프탄 형태의 녹색 가운을 입고 가죽 슬리퍼를 신은 채 분홍색 안락의자에 앉아 있는데...

여기에 '검정'이 가진 의미가 더 이상 그림자의 검정이 아닌, 그녀를 감싸며 잠들게 하는, 보드랍고 따뜻한 기운의 '빛'이라는 점에서 보고 있노라면 안정적인 인상과 함께 위로를 받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왕의 슬픔>

여기엔 초록색 얼굴에 수염이 삐죽 난 통통한 체구의 남자가, 노란 꽃이 새겨진 검은 옷을 입고 하얀 손으로 노란 기타를 끌어안은 채 앉아 있습니다.

슬픈 왕, 매혹적인 무희, 황금빛 비행접시를 뱉어내는 기타를 연주하는 인물.

원망과 탄식에 찬 분위기는 파란색, 분홍색, 초록색 종이로 채워진 배경으로 금세 활기차게 변하게 되는데...

말년에 아픈 몸을 이끌고도 경쾌하게 풀어낸 그의 예술성에 감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조란 우리 안의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창조를 위한 노력은 마땅히 내면에서 나와야 한다.

물론 외부에서 가져온 것으로

자신의 감정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

앙리 마티스

​

그가 그려낸 예술적 언어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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