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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터 부인의 정원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4
N. M. 보데커 지음, 이혜원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끔...
말보다 그림이 주는 위로가 좋아서...
아니, 그림과 함께 글이 주는 위로가 좋아서 그림책을 찾아 읽곤 합니다.
읽고 나면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무는 여운...
직접 느껴보지 않고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이번에도 그림책이 고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이 작품은 1972년 출간되었었고 그 이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으로 선정되어 여러 차례 복간되며 50년 넘게 독자들의 곁을 지켜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한국어판으로 우리에게 원작의 서정성과 유머를 살려, 세대를 건너온 고전의 매력을 전한다 하였습니다.
이제서야 만나게 되다니...
아니, 이제라도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어떤 위로를 선사하길래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는지 저도 몸소 느껴보고자 합니다.
조용한 순간
다정히 건넨 인사
『재스터 부인의 정원』
샌드게이트 마을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어느 정원.
정원 가운데 있는 팍스 저택에는 재스터 부인이, 어느 정원 구석엔 조그맣고 뾰족뾰족한 고슴도치가 살고 있습니다.
둘은 자주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고슴도치는 밤에만 돌아다니고, 부인은 그러지 않으나 가끔, 해가 진 직후에 마주치기도 합니다.
그러면 재스터 부인은 고슴도치에게 우유를 담은 작은 접시를 건네곤 집 안으로 들어가 피아노 연주를 하는데...
고슴도치는 우유를 마시는 동안 열린 문틈 사이로 재스터 부인의 피아노 연주를 듣는 게 좋았고
재스터 부인은 자신의 연주를 들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이렇게 둘은 한동안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5월의 어느 맑은 아침, 재스터 부인이 봄을 맞아 씨앗을 심기 시작합니다.
그곳에 고슴도치가 있는 줄 모르고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그런데 얼마 뒤, 고슴도치의 가시 사이사이로 작고 푸릇한 줄기와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어느새
"내 몸에 꽃이 피었어!"
벌과 나비가 뒤를 따라다니고, 이 모습이 꼭 요란하게 피어오르는 꽃잎 구름 같았던 고슴도치는 춤추듯 깡충깡충, 폴짝폴짝 뛰어다닙니다.
한편, 라탄 의자에 앉아 졸고 있던 재스터 부인은 작은 꽃밭 한 무더기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도둑 잡아라!"
자신의 꽃밭에서 꽃을 가져갔다고 생각한 재스터 부인은 마침 집 앞을 지나던 윔플 경감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겁에 질린 고슴도치는 달아나게 됩니다.
과연 고슴도치는 자신이 사랑하는 정원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세상에, 고슴도치였잖아!"
엉뚱하고도 유쾌했던...
하지만 이 둘의 서로를 향한 존중과 공존의 시간은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을 선사하였습니다.
타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작은 관심과 행동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간만에 느껴진 따스한 위로와 힘이 오늘을 살아갈 힘을 주었습니다.
왜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아니 받을 수밖에 없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용하지만, 조용했기에 평온하였고 아름다웠던 재스터 부인과 고슴도치.
저도 이들을 닮아가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