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마티스, 춤으로 완성한 삶의 기쁨
상드린 안드루스 지음, 고봉만 옮김 / 미술문화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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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강렬한 색채로 인상적인,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초 시각 예술의 혁명적인 발전을 이끈 '색채의 거장' 현대 회화의 창시자' '야수파의 선구자'인 '앙리 마티스'

그의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솔직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동안의 틀에서 벗어난...

'파격적이다!'

그런데...

자꾸만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된 그의 작품들.

그래서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이 책은

70여 점의 도판을 고급지(아르떼울트라화이트)에 정성스럽게 인쇄하여, 작품 본연의 색감과 질감을 섬세하게 담아냈고

작품 해설이나 연대기를 단순 나열하는 기존의 접근에서 벗어나, 한 예술가가 어떤 태도와 문제의식, 삶의 자세로 자신의 작업을 이어 갔는지를 이야기함으로써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줬기에

주저 없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한 예술가의, 그리고 그의 작품.

아는 것을 넘어 이해하러 가 보겠습니다.

삶의 끝에서 마주한 기쁨

춤과 리듬으로 세계를 긍정한 앙리 마티스

"마티스만큼 회화의 감각을 자유롭게 자극해

폭발적인 생동감을 끌어낸 화가는 없었다."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춤으로 완성한 삶의 기쁨


1869년 12월 31일, 프랑스 북부의 섬유 산업 도시 르 카토캉브레지에서 태어난 앙리 마티스.

비범한 예술가로 자랄 싹이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었는데...

1890년 병이 재발해(그렇지 않아도 마티스는 건강이 썩 좋지 않았다. 장염과 서폐부 탈장으로 고생했다.)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

마티스의 어머니가 병원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간이나 때우라며 그에게 물감 상자를 사주면서 그림에 대한 열정이 샘솟기 시작합니다.

"나는 이전에 그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사람들이 내게 하라고 한 모든 것에 무관심했다. 팔레트에 물감을 풀어 채색한 결과물을 보았을 때, 아니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만으로도 삶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림을 그리는 것 말고는 다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 (…) 나에게 그것은 천국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완전히 자유로웠고, 혼자였으며, 평온했고, 당당했다. 사람들이 내게 하라고 한 많은 것들 속에서 늘 약간은 불안해하고, 지루해하고, 초조해했는데 그런 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

"그래서 나는 한눈팔지 않고 마음과 힘을 다해 작업에 몰두했다. '서둘러라'라는 말을 평생토록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

마티스는 자연의 색 그대로를 재현하기보다는 '감정'과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대담하고 선명한 색들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본 평론가들은 '야수들'이라는 표현을 하였고 '야수파' 중 한 명이 됩니다.

훗날 그는 병으로 붓을 들기 어려워지자 종이를 오려 붙이는 '컷아웃' 기법을 선보이게 됩니다.

이로써 마티스는 형태와 색채를 주제로부터 자유롭게 해 추상으로 향하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되는데

"모든 예술은 그 자체로 추상적이다. 그것이 본질적이고, 일체의 이야기에서 벗어난 순수한 표현일 때 비로소 그렇다."

그리곤 1954년 11월 3일 오후 4시, 찬란한 빛으로 가득했던 그의 방에서 조용히 눈을 감게 됩니다.

병과 고통, 신체적 제약 속에서도 비극 대신 기쁨을,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하며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형식을 만들어냈던 '앙리 마티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마냥 강렬한 것이 아닌 우리에게 위로와 평온을 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책을 통해 알게 된 그의 작품들 중 인상 깊었던 걸 꼽아보면...

<검은색 배경의 로레트>

젊은 여인(로레트라는 모델)은 헐렁한 카프탄 형태의 녹색 가운을 입고 가죽 슬리퍼를 신은 채 분홍색 안락의자에 앉아 있는데...

여기에 '검정'이 가진 의미가 더 이상 그림자의 검정이 아닌, 그녀를 감싸며 잠들게 하는, 보드랍고 따뜻한 기운의 '빛'이라는 점에서 보고 있노라면 안정적인 인상과 함께 위로를 받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왕의 슬픔>

여기엔 초록색 얼굴에 수염이 삐죽 난 통통한 체구의 남자가, 노란 꽃이 새겨진 검은 옷을 입고 하얀 손으로 노란 기타를 끌어안은 채 앉아 있습니다.

슬픈 왕, 매혹적인 무희, 황금빛 비행접시를 뱉어내는 기타를 연주하는 인물.

원망과 탄식에 찬 분위기는 파란색, 분홍색, 초록색 종이로 채워진 배경으로 금세 활기차게 변하게 되는데...

말년에 아픈 몸을 이끌고도 경쾌하게 풀어낸 그의 예술성에 감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조란 우리 안의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창조를 위한 노력은 마땅히 내면에서 나와야 한다.

물론 외부에서 가져온 것으로

자신의 감정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앙리 마티스

그가 그려낸 예술적 언어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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