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닝 페이지
홍승완 지음 / 열린책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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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오고...

햇살도 따스하니...

책 읽기 참 좋은 계절입니다.

​

한동안 책태기에 허우적거리다 이제야 조금씩 글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관심이 가는 책들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

30년 가까운 독서와 500편의 서평, 오랜 독서 강의와 모임을 통해

​

'독서를 통해 삶이 깊어질 수 있는가?'

​

에 대한 답을 얻고

그에 대해 우리에게도 진정한 '독서'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했습니다.

​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독서란 무엇일까...

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아야겠습니다.

​

당신의 다음 페이지는

아직 만나지 못한 그 책에 있다

​

인생 책을 만나고

나를 발견하며 삶의 전환점을 만드는

32가지 독서 수업

​

『터닝 페이지』

"나는 어느 날 우연히 찾아온 책 한 권을 읽으며 책의 매력을 처음 알게 되었다."

​

고등학교 1학년 때 누나가 『학문의 즐거움』을 입학 기념 선물로 주었고

평소에 책이라곤 읽지 않던 그가 우연히 집어 들었는데

『학문의 즐거움』의 저자 헤이스케는

산다는 게 곧 배우는 것이고 이 배움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으며, 사는 것이란 배우는 것 외에 창조를 하는 것이기도 해서 배움으로는 맛볼 수 없는 큰 기쁨을 준다

​

는 말에

​

<공부란 것을 한번 해보고 싶다. 저자가 말하는 배움의 기쁨을 맛보고 싶다. 진짜 해볼까?>

​

하며 공부에 몰두하게 되었고 그만큼 즐거움과 보람을 느껴 지금도 큰 성취 경험으로 남아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책의 힘을 처음으로 자각하게 된 그.

그리고 20대 초반에 우연히 읽은 또 한 권의 책은 초라한 현실과 막막한 미래 사이에서 방황하던 그가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도와주고 평생의 스승과 인연을 맺게 해주었고

30대에 만난 조지프 캠벨과 카를 구스타프 융의 책은 삶의 어두운 터널에서 방황할 때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여 준 한 줄기 빛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는 책의 제목처럼 독서를 통해 마음을 다잡고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고

자신의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깊은 독서'가 어떻게 '깊은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

"책과 사람 사이에도 인연이 있다"

​

책과 사람은 연결되어 있다고

책이 사람의 마음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세상에 책이 남아 있다면 그 책과 함께한 사람들의 인연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인연이 있기에 <인생 책>이 되는 것이고 '터닝 페이지'가 된다는 것을 저 역시도 믿고 있기에

좋은 책을 고르고 자신에게 맞는 책을 알아보는 안목을 가지기 위해선

얼마나 빨리, 많이 읽었는지 보다는 한 권의 책이라도 전심전력으로 '깊게' 읽기를 권하고 있었습니다.

​

그리고 중요한 것.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인 문장을 수집하고 필사하며, 서평을 쓰고 소리 내어 읽으며 오래 간직할 때

비로소

<읽은 책>이 <내 책>으로

'오늘'의 삶을 '새로운' 삶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

더욱 디지털화되어가는 세상 속에서 제아무리 똑똑한 인공 지능이라도 대신 처리해 줄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

'자기 발견'

​

바로 <나>라는 존재를 이해하고 계발하는 것인데

이는 관계, 대화, 여행, 기록 그리고 독서...

특히 '독서'만큼은 언제 어디서든 자기 탐구의 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가을, 책이라는 좋은 벗과 함께 <나>를 찾아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저도 제 벗을 찾아 함께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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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
강이라 외 지음 / 득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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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드 모파상, 레이먼드 첸들러, 레이먼드 카버, 모옌, 손창섭, 오헨리, 현진건.

그야말로 문학 거장들인데...

그들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아 '오마주'를 했다고 하였습니다.

뭔가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 안고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문학 거장들이 현대 작가들과의 만남에선 어떻게 그려질지...

​

아름다운 기획과 도전

​

『쓰는 사람』

책 속엔 6개의 소설들이 있었습니다.

소설들을 읽으면서 닮은 듯 닮지 않은, 그래서 신선하면서도 즐거웠던 변이들에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들을 추려보면...

​

포문을 열어주었던 강이라의 「레이먼드 레이먼드」

쇠락한 어촌 마을에 잠시 머무는 외지인인 입주작가들-소설가 두 명, 시인 한 명, 희곡 작가 한 명-과 폐쇄된 냉동창고의 음산함을

​

'냉동창고 위에서 떨어진 사람은 어디로 갔는가?'

​

라는 심상찮은 수수께끼에 대해 각자의 시선을 그려내고 있었는데...

​

글 쓰는 분들 참 대단해요. 어떻게 쓴대요?

대단하지. 예술이 어디 보통 일이야? 글자 한 자 때문에 종일 고민해본 적 있어? 그게 퇴고라는 건데 비가 온다와 비가 내린다가 어떻게 다르냐면. - page 35

​

그러면서 자연스레 다른 레이먼드, 챈들러와 카버로 넘어갔습니다.

​

카버든 챈들러든 둘 중 누구라도 말이야. 이 자리에 있었다면…… 소바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했을까.

아까 맹소가 말했잖아. 카버라면 먼저 들었을 거라고. 그 사람의 서사를 이해하려 했을 거라고. 어떻게 떨어졌고 왜 떨어졌는지보다 더 중요한 게 뭔지 아는 사람이니까. 그림자처럼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들어줬겠지. 아니면 자기 얘기를 들려줬겠지, 빵집 주인처럼.

김소가 맹소의 손에서 가져간 카버의 소설을 서가의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챈들러도 마찬가지. 필립 말로가 비열한 거리를 걷는다 해서 그까지 비열한 사람은 아니잖아. 술집 앞에서 만취한 테리 레녹스를 구하는 장면을 봐. 아무것도 묻지 않았지만 테리가 다시 돌아오잖아. 권총을 들고. - page 32 ~ 33

​

그리곤 뛰어내린 사람에 대한 후사 혹은 사인은 그리 중요치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

그 사람, 어떤 사람이었어요? 저기에 올라가기 전에 어떻게 살았을까요?

어떻게 됐는지 궁금한 게 아니고?

소바가 물었다.

사람을 알면 사정은 저절로 알게 되죠. 카버처럼.

챈들러처럼. - page 37

​

뭔가 긴 여운이 남았던...

오마주의 첫 작품이라 그런지 다음 작품을 읽기 전까지...

​

김릿 한 잔 롤빵 하나

레이먼드 레이먼드

​

그리고 김도일의 「사방」은 「운수 좋은 날」의 서사 작법이 보여 개인적으로는 재미나게 읽었는데...

사대부 출신도 사대문 안에서 떵떵거리고 산 것도 아닌 그저 그 근방에서 근근이 살다 촌으로 흘러 들어온 조부.

근거 없는 허영심에 도취돼 안하무인으로 일관하는데

서류 위조로 아버지를 기어이 서기보의 자리에 앉히더니 그것이 화근이 되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아버지.

그리고 세대의 악습을 유전으로 물려받기라도 하듯 무능과 허영심, 출세욕까지 고루 갖춘 삼대 '김개동'

이들이 쌓아 올린 '사방'이 결국...

​

"물……물곰국 한 그릇만 누가 갖다줬으면."

"으윽, 으으…… 차라리 고마 죽여뿌소!"

"그라믄…… 으으 그렇지…… 김개동이 인생이 원래 개똥이지……."

"어쩐지…… 하, 작년부터 희한하게 운이 좆나게 좋더라니……." - page 80

​

'운수'라는 거...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사실은 온갖 개연성의 연합으로 이룩되고 있다고 일러주었던 이야기.

어디에선가 내리고 있을 빗방울에 가리어진 눈물을 보듬어주고 싶었습니다.

​

조미해의 「선을 지키는 일」

남편보다 연상이라는 점을 콤플렉스로 여긴 '나'는 '어린' 이웃과 남편의 친구들, 그 부인들에 대해 자못 예민합니다.

특히 이웃의 유라는 여러 번 자신을 골탕 먹여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유라가 가버린 자리에 새로 이사 온 이웃도 유라와 너무나도 비슷한 듯했고

​

"유라 씨가 말도 없이 이사 가고 내가 바로 이사 온 거네. 그래서 그날 나를 보는 표정이 그랬던 거구나."

그녀는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서 계속 얘기해보라는 듯 쳐다본다.

"유라 씨와의 관계는 이제 영영 풀 수 없는 숙제가 되어버린거지. 연락조차 되지 않으니. 볼일 보고 뒤처리 안 하고 나온 것처럼 찜찜해." - page 284

​

그리곤 비아냥 거리는 듯한 그녀는...

자신의 속 사정을 이야기하는데...

​

"그때는 정말 그 선배를 좋아했거든. 잘 지내고 싶었고 그래서 뭐든 따라 하고 싶기도 했어."

...

"내가 말했나, 내 잘난 남편이 그때 그 선배의 애인이었다고?"

...

"남들은 그게 얼룩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설령 얼룩이면 또 어때. 남의 목으로 넘어가는 훌륭한 와인보다는 얼룩이라도 내 것이니까 괜찮아." - page 272 ~ 285

​

오 헨리 단편 「크리스마스 선물」 속 델라와 짐이 서로에게 주었던,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에겐 소용이 없었던 물건...

소설 속 이들 역시도 결국 선물의 의미가 퇴색되어버렸는데...

그러고는 '선'에 관하여 이야기하였습니다.

한 울타리 안에 가두어 '우리'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너와 나를, 우리와 그들을 나누고 경계 짓기도 하는 선.

적당한 선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처음 입안에 들어왔을 때의 들척지근한 맛을,

삼킬 때의 아릿한 떨림을,

당도는 낮지만 다소 높은 산도를 지닌 와인으로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와인인 '요리오'에 비유되었는데

그 깊은 맛이 저에게 유독 떫게 느껴졌으니...

책을 덮고 다시금 천천히 음미해야겠습니다.

​

가볍지 않았고...

쉽지 않았고...

그래서 심적으로 무거웠던...

하지만 원작의 구도를,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또 이런 오마주 소설을 만나게 된다면...

그땐 밝은 면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너무 현실을 직면하니까 힘겨웠던 독자로서의 바람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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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의 언어 - 소리, 몸짓, 냄새로 소통하며 진화해 온 생물들
롭 던 지음, 송근아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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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끔 뉴스를 보면...

생태계가 많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다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예전에는 잘 잡히던 물고기가 잡히지 않고

새로운 어종이 등장하고

숲이 사라지면서 야생동물들이 사라지고

이들이 사라지면서 우리 역시도 불안할 수밖에 없는데...

'멸종'이라는 단어가 무섭게 다가오는 요즘.

그래서 이 책을 더 읽어야 했습니다.

​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응용생태학과 특훈교수이자 수석부총장인 '롭 던'

그가 기후 위기를 앞둔 인간이 자연과 소통하지 못하면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경고를 알리며

상리공생의 사례를 알려주며 그에 따른 중요성을 일러준다고 하였습니다.

​

소리, 몸짓, 냄새로 소통하는 생물들.

이제는 그 신호가 무엇인지 배워 반응해야 할 때였습니다.

​

자연은 무임승차자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

이제는 도시의 기계 소음에 끊긴

자연의 신호를 되찾아야 할 때

​

『​공생의 언어』


책은

인류의 조상이 나무 위에 살던 시절부터 현대 문명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협력하며 진화해온 과정을 하나의 대서사시로 엮었습니다.

'경쟁'이 아닌 '상리공생'으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을...!

특히 저자는 책 속에 우리가 상리공생 관계를 되살리고 재구상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단순하게 열거해 놓지 않았습니다.

다른 종들과 우리가 상리공생으로 협력해 온 방식이나 협력할 수 있는 여러 방식을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그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지 각자 고민과 선택을 하며 우리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

읽으면서 이렇게 자연에서 우리에게 많은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니...

그동안 닫혀 있던 귀가, 눈이, 마음에 반성하게 되고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상리공생'이라는 단어...!

​

상리공생은 둘 이상의 종이 상호작용을 하며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를 말한다.

​

모두에게 깊이 새겨졌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게 되었습니다.

​

우리는 생각 이상으로 많은 생물종과 상리공생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습니다.

​

몇 해 전 인간의 배꼽에 서식하는 세균을 연구하며 나와 동료들은 우리 몸이 마치 열대우림과 같다고 결론지었다. 배꼽을 포함한 당신의 몸과 삶의 모든 구멍은 상호작용들이 얽혀 있는 정글이며, 그 상호작용 중 다수가 상리공생이다. 인간은 배꼽 속 미생물과 농작물, 농작물을 수분시키는 꿀벌, 집에서 하께 사는 반려동물,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으며 우리가 마시는 물을 정화하는 나무들과 상리공생 관계를 맺고 있다. - page 14 ~ 15

​

수천 가지에 달하는 상리공생 파트너들에게 의존하며 살아가지만, 그런 존재답게 행동하지 않는 인간...

마치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것처럼,

세상의 다른 생명들과 동떨어져 우리만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고 행동한 것이

그야말로 어리석고 외로운 투쟁과도 같았습니다.

​

한 예를 든다면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가 만들어낸 인공 비료 생산법으로

농부들은 오랫동안 자신이 재배하는 작물과 그 작물의 상리공생자인 질소 고정 세균과 상리공생 관계를 맺어왔지만

이들이 연구를 시작했을 당시 작물이 실패하거나 인구 증가에 비해 식량이 부족한 지역마다 기근이 불쑥 고개를 들이밀자

대기 중 질소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게 되고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질소만으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수준의 작물 수확량을 끌어올렸고

이 기술로 수십 억 명의 생명을 구하게 되었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기술로 화학 무기까지 만들게 되면서 다수의 인간을 죽이는 데 사용되고

토양에서는 다 흡수하지 못할 만큼 넘치는 영양분으로 생태계를 무너뜨리게 되었으니...

​

식물은 수억 년 동안 질소에 의해 제한되어 있었다. 그 속에는 작물과 숲뿐 아니라 바다의 녹색 생명체까지 포함되었다. 그러나 이제 거의 무한한 질소 공급원이 생기면서, 식물은 인간이 허락한 곳에서뿐 아니라, 허락하지 않은 곳에서도 인간을 희생시키며 번성할 수 있게 되었다. 하버와 보슈가 인간에게 아무리 큰 혜택을 가져왔다 해도, 그들은 결국 식물, 곧 녹색 생명에게 더 큰 이득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라바투트가 상상한 하버의 말에 따르면, 그 녹색 생명은 마침내 "끔찍한 푸르름" 아래에서 "모든 형태의 생명을 질식시킬 것"이다. - page 300 ~ 301

​

지금의 위기가 우리가 초래한 결과였다는 것에...

지금이라도 깨닫고 변화해야 했습니다.

​

그래도 지금까지 가장 가까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종이 있었습니다.

바로 '개'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소리와 맡을 수 없는 냄새를 포착해 그 신호를 전달해주는, 자연의 통역사 역할을 함으로써 인간의 감각을 확장시켜주었는데

특히 개와 산책을 통해 우리가 개를 산책시킨다 여기지만 산책을 통해 인간의 행동반경이 넓어지는데 이는 인류가 과거에 과일 씨앗을 옮기며 생태계의 다양성을 늘려왔던 과정과도 유사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저자는 우리와 개가 맺은 상리공생 관계를 통해

​

만약 개들이 우리에게 주는 이익 가운데 일부가 다른 생명들의 세계와 연결되는 것이라면, 이는 한 가지 가능한 미래를 암시한다. 우리를 둘러싼 생명들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그들의 존재를 상기할 수 있는 더 다양한 방식을 알아낼 수 있다면 어떨까? 우리가 의존하지만 지금은 너무 멀어져 버린 생명들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된다면 어떨까? 과학 기술의 도움으로 우리 감각을 확장시켜, 이 새로운 연결을 지속하고 강화할 수 있다면 어떨까? 더 나아가, 우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조건들과 다른 종들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이익을 실시간으로 비교 측정할 수 있다면 어떨까? - page 383

​

다시금 관계 회복의 가능성에 대해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

그리고 상리공생 관계를 평가할 때 '행복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무조건적인 종종 번식이 아닌 '더 나은 삶' '웰빙'을,

그들이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하기에

무엇이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생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였습니다.

​

도시의 회색 캔버스 위에 덧칠된 초록빛과 진흙빛의 숨고함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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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을 위한 미술관 - 불완전한 삶을 품어주는 그림들
정희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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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풍성하고 즐거운 추석을 보냈건만...

몸과 마음이 지쳤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이 책을 선뜻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

미술 심리상담사이자 도슨트인 작가 '정희주'

에곤 실레, 오귀스트 르누아르, 호아킨 소로야, 앙리 루소, 클로드 모네 등 25명 화가의 125점 명화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여정으로 안내해 준다는 이 책.

솔직히 그냥 제 마음을 툭 놓고 싶었기에 읽게 되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을 땐 놓았던 그 마음을 소중히 감싸안게 되었던...!

잔잔하면서도 긴 울림을 선사해 주었던 미술관으로의 여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왜 어떤 그림은 가까이 오래 보게 될까

​

불안, 외로움, 그리움 그리고 사랑…

나를 발견하게 하는 그림들

​

『흔들리는 마음을 위한 미술관』

우리는 미술 작품을 마주할 때 일체감 또는 거부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건 아마도...

​

그림을 보는 것은 흩어진 생각과 기억의 조각들을 모으는 과정이다. 때로는 그림이라는 거울 속에서 어둡고 추악한 내 모습과 상처를 마주하게 된다. 그뿐 아니라 자만과 허영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거울을 마주하며 진짜 나를 알아가게 된다. 내가 아는 나를 넘어 내가 모르는 나를 발견하면서 나를 더 알고 싶어진다. 나를 제대로 알고 나면 허영과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고, 나다운 삶을 살게 된다. 그림은 나와 삶을 비춘다. 그렇게 나는 미술을 통해 흔들리는 삶을 통과하고 있다. - page 18 ~ 19

​

작품 속에서 나와 닮은 마음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화가 자신의 삶에서 겪을 감정에 내가 느꼈던 감정, 경험이 더해지면서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나를 발견하게 되고

나를 사랑하게 되고

어느새 그 작품은 나의 또 다른 '나'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

책 속엔

뭉크의 <절규>에서 <태양>으로,

펠릭스 발로통의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에서 <공>으로,

앙리 루소의 <세관>에서 <뱀을 부리는 주술사>로,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에서 <검은 옷을 입은 젊은 여인>까지,

욕망, 불안, 외로움, 애도, 후회 속에서 흔들리던 시기의 그림부터 그 시간을 지나 자신만의 답을 찾아 삶을 품게 된 순간의 그림까지

명화 속 화가들의 방황과 마침내 깨달은 삶의 아름다움으로부터

작품을 바라볼 우리에게

불완전한 나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용하고도 따스한 공간을 마련해 주며 다독여주었습니다.

​

그렇지 않아도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전시가 있었습니다.

<툴루즈 로트렉과 수잔 발라동: 몽마르트르의 화가들>

수잔 발라동의 그림이...

자꾸만 제 마음을 붙잡았다고 할까...

그래서 꼭 보러 가겠다고 다짐을 했었는데...

왜 그랬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

미혼모에게 태어나 파리로 이주한 뒤,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

열다섯 살에 서커스단에 입단해 단원으로 활동했지만 그네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이후 친구를 따라 화가의 모델이 되었고

예술가로서의 길을 걸었던

평범한 여성들과는 다른 삶을 살았던

'수잔 발라동'

​

발라동은 여성을 감상의 대상이나 이상화된 존재로 그리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는 존재로 바라보았다. 이러한 시선은 다른 여성들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이어졌다. 발라동은 많은 자화상을 남겼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었고, 나다운 삶을 살고 싶어 했다. 자화상 속 그녀는 르누아르의 그림처럼 터질듯한 관능미도, 로트레크의 그림처럼 삶에 지친 모습도 아니다. 자화상 속에는 그저 자신에게 깊은 관심을 가진 한 여자가 있을 뿐이다. - page 97

​

방황하던 시절도, 결핍으로 힘들었던 시절도,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던 시절도 모두 '나'였고

그런 나를 고스란히 그려냈던 수잔 발라동.

그녀의 작품을 통해

​

진정한 '나'는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 모여 오늘의 '나'를 만들고, 오늘의 시간이 쌓여 미래의 내가 된다. 과거는 후회한다고 바꿀 수 없으며, 미래는 걱정해도 알 수 없다. 지금이 내가 살아가는 시간이다. 나는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싶다.​ - page 101

​

제가 그녀의 작품에 끌렸던 건 진짜 '나'를 찾고 싶었나 봅니다.

자화상을 보며...

저도 저를 받아들여봅니다.

그리고...

당시 풍경 화가들이 자연을 이상화하거나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던 것과 달리,

강물이 흐르고 구름이 지나가며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평범한 일상의 자연을 화폭에 담았던

'존 컨스터블'

특히나 구름을 관찰하며 그렸던 그의 작품은 풍경화를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는데...

​

하늘은 한순간도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는다. 희망과 절망, 불안과 안정, 기쁨과 우울 등 다채로운 감정이 시시각각 변화하며 존재한다. 마치 희극과 비극, 상실과 회복이 교차하는 인생의 풍경과 같다. - page 323

​

아내의 죽음 후 그렸던 <초원의 솔즈베리 대성당>

상실의 경험 이후 그려진 이 작품에는 폭풍과 햇빛, 어둠과 밝음, 불안과 희망, 죽음과 회복이 한 화면 안에 공존하며 상실을 견뎌내는 한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었는데...

​

삶과 죽음은 인간 존재의 명암을 가장 강렬하게 드러내는 경험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사건은 삶과 죽음뿐만이 아니다. 사랑과 이별, 기대와 실망 사이에서도 우리는 큰 상처를 입는다. 예상치 못한 사건, 관계의 변화, 상실과 실패는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우리는 흔들림 없는 상태를 안정된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연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흔들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 다시 마음을 회복해 가는 것이다. 그것이 치유다. 하늘이 폭풍을 겪은 뒤 다시 맑아지고, 맑은 하늘 또한 언젠가 구름을 품게 되듯 말이다. 폭풍과 햇빛이 한 하늘 아래 공존하듯 우리의 삶 또한 불안과 안정, 상실과 회복이 끊임없이 교차한다. 인생은 상처와 치유가 반복되는 한 편의 파노라마이다. - page 324 ~ 325

오늘은 모두가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하늘이 주는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남겨봅니다.

​

있는 그대로의 나를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거...

일상으로 돌아가면 또다시 흔들리겠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그림 한 점이 주는 위로를 받아들이며 힘을 내 살아가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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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인형 놀이
마이크 오머 지음, 공보경 옮김 / 북로드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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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동안 안 읽었더니...

간만에 스릴러 소설이 읽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다... 발견하게 된 이 소설.

​

연쇄 살인범의 뒤틀린 심리와 그를 추적하는 사람들의 집요한 추격전을 그려온 세계적인 스릴러 작가

'마이크 오머'

그가 이번엔

말을 잃은 실종 아동의 인형 놀이와 실제 연쇄 살인 사건,

'놀이 치료'와 '범죄 수사'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한 사건 안에 끌어들이면서 벌어지는 심리 스릴러를 그렸다고 했습니다.

흥미로울 것 같다가도 '아동'이라는 점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는데...

아! 무! 튼!!

아이의 침묵 속에 감춰진 진실이 무엇일지...

인형 놀이에 참여해 보고자 합니다.

​

"그 아이는 말을 안 한다면서요?"

"네. 말을 안 해요. 돌아온 후로 한 마디도요."

​

실종된 아이가 돌아왔다.

아이는 침묵했고, 인형 놀이는 범죄 현장이 되었다.

​

『침묵의 인형 놀이』


캐시는 인형을 가슴에 안고 어둑한 도로 옆을 따라 절뚝절뚝 걸어갔다. 그림자 때문에 인형이 겁을 먹어서 꼭 안아줘야 했다. 겁이 날 때는 안아주는 것 말고 달래줄 방법이 없었다. - page 5

​

찌를 듯 쏟아지는 빗방울 아래 맨발로 걷고 있는 '캐시 스톤'

신발을 신지 않은지 몇 주째인지, 몇 달째인지, 어쩌면 1년째일지도 모르겠고...

거친 아스팔트 때문에 발바닥은 쓰라렸고

만약 멈추게 된다면 나쁜 아저씨들이 따라올 것 같은...

그리고 추위에 몸이 얼어 죽을 수도 있기에 인형을 더 꼭 끌어안고 걸어가다...

한 남자가 아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

"여보세요? 이안이라고 합니다. 도로에 여자아이가 혼자 걸어가고 있어서요. 아주 어립니다…… 몇 살인지는 모르겠어요. 여섯 살이나 일곱 살?"

캐시는 아홉 살이었다. 남자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 page 10

​

인디애나 주의 작은 마을 베설빌.

지난 1년 캐시의 실종 사건으로 두려움과 혼란 속에 베설빌 마을의 아이들 네 명은 아동 심리 치료사 '로빈 하트'에게 심리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로라라는 아이가 내민 그림이...

​

"이거 봐요, 엄마. 제가 캐시를 그렸어요."

베스가 그림을 보며 감탄하는 동안 로빈도 그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동안 로라가 그린 다른 그림과 마찬가지로 이 그림에서도 캐시는 천사 같은 날개를 달았다. 이 그림에서 캐시의 머리에는 후광까지 그려져 있었다. 로라는 캐시를 위해 신발도 그려주었다. 작은 분홍색 신발이었다. 그 신발이 어디서 발견됐는지를 떠올린 로빈은 등에 소름이 쫙 돋았다. - page 22 ~ 23

​

15개월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모두가 캐시가 죽었다고 믿기 시작한 순간,

​

"여보세요?"

"안녕하십니까, 클레어 스톤 씨죠?" 남자의 목소리였다. 약간 사무적인 말투인 것으로 보아 은행 직원이구나 싶었다.

"네." 클레어는 벽에 등을 기대고 섰다.

"음…… 캐시 스톤의 어머니 되시죠?"

클레어는 눈을 깜박였다. 일순간 머릿속이 하얘져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간신히 대답했다.

"네에."

"저는 재스퍼 경찰서의 페레즈라고 합니다. 스톤 씨, 따님을 찾았습니다." - page 41 ~ 42

​

맨발과 찢어진 잠옷 차림으로 살아 돌아온 캐시.

그런데 아이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범인의 얼굴도, 감금된 장소도, 자신이 본 살인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유일한 목격자인데...

​

그래서 로빈 하트가 캐시에게 다가가게 됩니다.

그림과 모래 상자, 인형의 집을 이용해 심리 치료를 시작하는데

캐시는 아무 말 없이 인형을 물에 처박고, 목을 매달고, 죽은 인형을 모래 속에 묻는 것이었습니다.

​

캐시는 올가미 줄을 묶은 나무를 발레리나 인형 옆에 두었다. 그리고 조커 인형이 둥그런 올가미를 발레리나 인형 머리에 씌우는 동작을 하도록 했다.

...

결국 캐시는 조커 인형을 옆에 내려놓고 직접 발레리나 인형의 머리에 올가미를 감았다.

그리고 손을 놓았다.

발레리나 인형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앞뒤로 흔들거렸다.

칼에 찔리고 목매달린 것이다.

몇 주 전 숲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인플루언서 헤일리 팍스와 똑같았다. - page 173

​

캐시의 인형 놀이와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된 여자들이 발견되기 시작하고...

그렇지 않아도 재시는 인형의 집에 장난감 인형을 여섯 개 두었고, 조커 인형이 그 인형들을 하나씩 죽이고 있었습니다.

이제 남은 인형 두 개, 소녀 인형과 케이크를 든 여자 인형.

그렇다면 범인이 행동하기 전에 잡을 수 있을까...?

그리고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

클레어가 말했던 것처럼, 경찰은 캐시가 가까운 사람이 캐시를 납치한 것으로 추정했다. 강제로 끌려간 흔적이 없어서였다. 캐시가 자발적으로 납치범의 차에 탄 것처럼 보였다. - page 466

​

부모가 부모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정서적 학대와 가스라이팅...

그렇게 소설 속 인물들은 결핍과 아픔 속에 엇나간 가족주의를 만들어가고 서로를 향해 비수를 꽂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런 정서는 우리에게서도 강하게 나타나는 편이라 소설이 마냥 소설로써 끝나지 않고 마음이 불편했었습니다.

​

그래도...

이들은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희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상처 새 살이 돋아나듯이...

빠르지는 않지만...

​

가족의 의미를...

그리고 구성원 간의 역할과 책임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가져야 함을...

이제부터 캐시가 그려낼 인형의 집의 모습을 상상하며...

저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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