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니체를 읽는가 (올컬러 에디션) - 세상을 다르게 보는 니체의 인생수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송동윤 엮음, 강동호 그림 / 스타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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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었다"

고 말한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사상가이자 문학의 혁명가 '프리드리히 니체'.

이 말은 현실을 현실로서 인식하도록 하던 기존의 형이상학적 근거가 더 이상 타당하지 않음을, 기존의 절대적 가치가 더는 절대 가치를 갖지 못한다면서, 인간은 이제 기존의 세속적 가치를 때려 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정립해 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라'

는 그의 외침.

이 외침은 오늘날 우리 곁에 여전히 살아 있는데...

​

사실 저는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니체에 대해 알고 싶기에, 무엇보다 그림을 더한 이 책은 여느 니체와 관련된 책보다는 보는 재미가 있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니체의 철학.

저에겐 어떤 울림으로 다가올지...

​

오늘을 견디기 위한

니체의 인생 레시피

​

『나는 왜 니체를 읽는가』



지금 다시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니체'가 화두로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그의 현실을 직시한 날카로운 통찰력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급소를 찌르는 직관력, 강력한 생기, 불굴의 혼, 그리고 높은 곳을 지향하는 의지는 그의 문장 속의 명구들이 사람들의 눈과 귀에 쏙쏙 들어와 마음에 남기 때문이라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한 번쯤은 니체의 저서들을 찬찬히 읽으면 좋겠지만 선뜻 읽지 못하는 저에게는...

이 책이 적격이었습니다.

​

책에서는 니체의 저서 중 핵심 내용을 선정하고 읽어야 할 명문들을 잠언록 형식으로 정리하였기에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니체의 철학을 맛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독서'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

나의 경우 독서란 잠시 숨을 고르는 것과 같다. 나를 자신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 또는 타인의 학문이나 영혼 속에서 잠시 산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독서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 오히려 독서를 나의 진지함 속에서 길들이고 있다. - page 94

​

나 자신을 빨아들이는 행위야말로 '진정한 독서'라 외친 그.

너무 멋진 말이었습니다.

이런 발상을 가진 니체를 보니 철학자보다는 예술가에 가깝다 할 수 있었습니다.

​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이야기.

​

언젠가 숯이 다이아몬드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토록 단단할 수 있는가. 우리는 가까운 동족인데, 이렇게 다르다니."

다이아몬드는 숯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부드러운가. 오, 나의 형제들이여."

내가 그대들에게 묻고 싶은 바는 바로 이것이다. 너희들은 내 형제가 아닌가. 왜 그토록 나약한가. 대체 무엇 때문에 굴종하는가. 그대들 마음속에는 어째서 그리 많은 부정과 부인이 존재하는가. 그대들의 눈은 왜 이 작은 운명밖에 볼 수 없는 것인가. 그대들은 운명을 탐하지 않는다면서, '용서할 수 없는 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왜 나와 함께 승리하기를 거부하는가. 그대들의 강인함이 빛을 발하지 않는 한 우리는 미래에 결코 창조자가 될 수 없다. 오직 강인한 자만이 창조할 수 있다. - page 170

​

지금의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이제는 강력한 생기로 나아가야 함을.



니체의 말은 날카로웠지만 그로 인해 생긴 상처에서 새살이 돋아나면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왜 니체를 읽는가...

이젠 그 답을 알 것 같습니다.

온전한 '나'를 위한 삶을 찾기 위해서 니체의 말로부터 잠시나마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

이 책을 통해 명문장을 만났다면 이제는 그의 저서를 하나씩 찾아 읽어볼까 합니다.

온전히 전할 그의 말.

찬찬히 음미하며 내 인생의 이정표를 세워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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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과학 생각 - 세상을 합리적으로 이해하는 과학적 사고 습관 365
임두원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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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유퀴즈>에서 '문과 vs 이과' 특집에서 인상적이었던 이가 있었습니다.

국립과천과학관 '임두원' 박사.

그가 인상적이었던 건 탕수육의 '찍먹vs부먹'에 대해

"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원리다. 탕수육은 원래 튀김의 식감보다는 소스의 풍미가 중요한 음식이 맞다"

면서

"부먹은 과학적으로 맞고 찍먹은 새로운 시도"

탕수육은 과학적으로 '찍먹'이 아닌 '부먹'이 맞다고 이야기했었습니다.

그간의 찍먹부먹 논쟁을 잠재울 수(?) 있었던 그의 이야기.

​

그런 그가 전방위 과학자로 현장에서 대중과 소통해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날마다 조금씩 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하루 한 장 과학 읽기'형식의 책을 출간하였다고 하니 관심이 갔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을지 기대를 하며 첫 장을 펼쳤습니다.

​

세상을 왜곡 없이 이해하는 가장 투명한 창, 과학

​

과학의 시작점에서 465억 광년 너머 우주까지

대중과학자 임두원과 함께 완성하는 과학의 큰 그림

​

『날마다 과학 생각』



과학의 역사는 기원전 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꽤 깊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을 '신화'의 설명에 기대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하였었는데 이때 반기를 든 이들.

변덕스러운 신들이 아닌 자연의 내면에 깃든 보편적인 진리나 법칙이 진정한 원인이라 믿었던 '과학자'들로부터 세상을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이렇듯 과학 전반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세상의 변화를 읽어낼 수 없기에, 아니 이제는 과학이 필수 상식이 되었기에 과학 지식과 교양을 쌓는 일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사도 깊고 내용도 방대한 과학과 친숙해지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님에!

저자 임두원은 시간순에 따라 하루 한 장,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과학의 탄생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요일마다 다른 과학 주제를 통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미국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최초의 과학혁명은 16세기 '코페르니쿠스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지동설의 등장으로, 17세기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의법칙을 통해 '근대과학혁명'이, 20세기 초 등장한 '양자혁명'까지.

이에 대해 그는

​

"중요한 과학혁명들의 유일한 공통된 특징은,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기존의 신념을 차례로 부숨으로써 인간의 교만함에 사망 선고를 내렸다는 점이다."

​

라 말하였습니다.

우주의 중심이 더 이상 지구가 아니라는 사실,

우리의 존재가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다는 사실,

나아가 이 모든 것이 단지 우연의 산물일 수도 있다는 사실

은 이번 코로나 팬데믹에서도 겪었듯 우리는 겸손해야 함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

그리고 <유퀴즈>에서도 언급했었던 '영원한 삶의 가능성'의 이야기가 나와 반가웠습니다.

영원한 삶에 대한 우리의 오래된 욕망.

이는 헛된 것으로 보지 않았었는데 그때 예시로 랍스터라고도 불리는 '바닷가재'.

흔히 10년 정도 산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는 100년 이상을 사는 랍스터.

방송에서

"랍스터가 죽는 이유 중 하나가 더 이상 탈피를 못 해서 죽는다. 생물학적으로 탈피만 가능하면 영원히 살 수 있는 동물이다. 불멸에 관한 생명학적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에게 적용하면 불멸의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라고 이야기하며 랍스터의 DNA-텔로머레이스-를 통해 인간 세포 노화에 적용할 방법을 연구 중이라 말했던 그.

하지만...

​

내 몸의 세포만 지속적으로 복구하다보면 후손을 남길 수 없는데, 자칫하면 종이 절멸할 위기에 놓일 수 있다. 다양한 변이를 가진 후손들이 존재해야만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으로, 자연선택에 따라 적합한 변이가 살아남아 종을 이어나갈 것이다. 이런 변이는 DNA 복제과정에서 일정한 확률로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이며, 이것이 후손에게 유전된다.

이런 이유로 생명은 필멸을 택했다. 물론 종에 따라 얼마나 사는지의 차이는 있다. 예를 들어 개는 대략 10년, 인간은 80년, 거북은 20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런 차이는 종의 번영을 위해, 자신에 대한 투자와 후손에 대한 투자가 각각 어느 정도여야 할지에 대해 최적의 선택을 한 결과다. 하지만 세부적인 전략은 다를지라도 큰 전략은 동일하다. 다양한 후손을 남겨서 만일을 대비하는 것이다. - page 339

​

최근에 읽었던 김영하 소설의 『작별 인사』에서도 느꼈듯 저는 불멸의 삶은 무의미할 듯합니다.

​

목요일에 <과학자의 서재>에서 소개한 52권의 책 중에서 이 책 《최종 경고: 6도의 멸종》을 찾아 읽어보려 합니다.

세계의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일어나는 요즘.

세계적인 환경 저널리스트 마크 라이너스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수준의 탄소 배출이 지속된다면, 2050년에는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기온이 4도 정도 더 높아질 것이라 하였는데 그렇게 되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대대적인 식량위기로 인류의 문명이 붕괴된다는 예측이...

이 책을 저자는 한마디로 요약하였었습니다.

'역사를 잊은 인류에게 미래는 없다.'

꼭 이 책을 읽고 큰 자각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개인적으로 1일 1페이지의 이야기를 좋아하기에 이 책 역시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한 스텝씩 성장하는 제 모습도 엿볼 수 있었고 이야기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하나의 큰 그림이 형성되는 과정 역시도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었습니다.

덕분에 세상이 넓고 다채로웠습니다.

과학으로의 여행!

자기 전 한 페이지씩 또다시 곱씹으면 떠나볼까 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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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과학 생각 - 세상을 합리적으로 이해하는 과학적 사고 습관 365
임두원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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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떠나는 과학 여행! 너무나도 흥미롭고 재미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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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 -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서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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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고전'이라 하면...

어렵고... 어렵고... 어려웠던......

다른 이들은 고전으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웠다고 하지만 사실 저는 이해부터가 잘 안되었었습니다.

그래서 읽기를 주저하다가...

​

3년 전부터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계기는 독서카페에서 같이 읽는다고 해서 도전을 하게 되었고...

남들처럼 작가의 의도를 백 퍼센트 이해하지는 못할지언정 남들의 감상을 읽으며 저마다의 느낌으로부터 굳이 고전을 틀에 박힌 듯한 해석으로만 치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 후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재미있으면 재밌는 대로 읽곤 하였습니다.

​

그럼에도 어떻게 하면 '고전 필독서'를 잘 읽을 수 있을까... 고민은 사라지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독서 전도사 서민 교수의 제안이 궁금하였습니다.

​

"고전 문학작품에서 삶의 무기가 되는 메시지를 배운다!"

《돈키호테》 에선 스토리텔링의 비결을,

《부활》 에서는 사과의 기술을, 《농담》 에서는 듣기의 중요성을!

서민 교수의 유쾌한 독법으로 읽어낸 인생의 기술

​

『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



'고전'이 잘 읽히지 않는 이유.

그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

우리는 중·고교 과정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진정한 책 읽기라고 배웠다. 그런데 그걸 모르겠으니 읽었다고 하기가 껄끄러운 것이다. 그래서 그럴 확률이 만분의 일이지만, 행여 다른 이가 그 책을 읽겠다고 하면 적극 만류하게 된다. "읽지 마! 읽어봤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른다고!"

이게 꼭 이 책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고전'이 다 그렇다. 억지로 읽으면 읽히기는 하지만, 정작 작가의 정확한 의도는 모르고 만다. - page 7

​

너무나 공감된 이야기.

그럼에도 그는 우리에게 말하였습니다.

​

저자의 의도를 모른다고, 책을 관통하는 주제를 파악하지 못한다고 고전 읽기를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가 국어시험을 볼 것도 아닌데, 그런 걸 꼭 알아야 할까? 책에서 자신이 관심 깊게 볼 만한 지점이 있다면, 그걸로 만족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너무 힘들었던 세 권짜리 《안나 카레니나》를 읽는 동안 내가 '안나 카레니나의 미모가 얼마나 뛰어날까?'를 상상하며 지겨움을 떨쳐냈듯이 말이다. 그렇게 해서까지 고전을 읽어야 하느냐, 너무 비굴한 것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고전을 읽고 난 뒤의 이득은 생각보다 크다. - page 9

​

무엇보다 고전이란 당대의 베스트셀러로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이 '인생철학(노하우)'이 담겨 있다고 인정한 책이니 여러 책 10권을 읽는 것보다 고전 한 권을 읽는 데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크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위대한 시인 단테의 《신곡》 부터 인류의 책이라 불리는 《돈키호테》, 현대 작품이지만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든 밀란 쿤데라의 《농담》 까지 13개의 고전문학 작품을 통해 그 안에서 우리가 얻어갈 수 있는 인생의 지혜들을 나름대로 정리해 주고 있었습니다.

​

그래서 난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권한다. 몇 권 정도라도 원본에 한번 도전해보라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게 의외로 많으며, 이것이 그 후 세상을 잘 사는 자양분이 된다고. 술잔을 기울이며 "이 더러운 세상"이라고 한들 관심 가져주는 이가 없겠지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마다할 세상"이라고 하면 멋있다는 찬사를 한몸에 받지 않겠는가? 올 한 해, 고전의 바다에 빠져보자. - page 285

​

저도 읽다가 포기한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서점에서 멋진 양장에 엄청난 벽돌책으로 존재하기에 선뜻 집어 들고 집으로 모셔왔지만 몇 장 읽고 말았던 이 책.

사실 앞 장을 읽다가 지쳤었는데...

​

돈키호테가 지어내는 이야기만 해도 양이 상당한 데다 다른 사람의 사연까지 읽어야 하니, 힘이 들 수밖에. 하지만 그 이야기들도 기본적으로 재미는 있기에, 마음을 조금만 넓게 가진다면 쉽게 읽을 수 있다. 게다가 《돈키호테》를 읽으면 큰 선물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돈키호테》 원본을 읽은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은가? 거의 없다. 주변에 있는 다섯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아무도 읽은 이가 없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물어봐도 1퍼센트가 안 될 것이다. 보름, 아니 넉넉잡고 한 달 가량만 투자하면 1퍼센트 안에 드는 사람이 될 수 있다니, 한번 해봄직하지 않은가? - page 58

​

솔깃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다시 책장에서 꺼내볼까...!

대한민국 1퍼센트에 속해보기 위해?!

​

자, 이제 결론을 내보자. 방대한 분량만 봐도 이 책을 읽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돈키호테와 함께하는 여행은 고전답지 않게 매우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며, 그 와중에 스토리텔링과 독서의 중요성도 깨달을 수 있으니까. - page 73

​

저의 중고등학교 때 필독서였던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그때도 그랬고 성인이 되었을 때도 읽었을 때...

음...

많은 이들이 명작이라 이야기했지만 저에겐 크게 와닿지 않았던...

그런데 저자 역시도 그랬다고 하니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억지로 찾아냈다는데...

​

억지로 끼워 맞추자면, 《호밀밭의 파수꾼》 열풍은 우리나라의 살인적인 입시제도가 그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성적으로 줄을 세우고, 어느 대학에 갔느냐로 최종 승자를 결정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분명 잔인하다. 극소수를 제외하고 모두를 패자로 만드는 것이니 말이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주인공 현수(권상우)가 "대한민국 학교 다 X까라 그래!"라는 말과 함께 학교를 떠났듯, 폼 나게 그 시스템에서 탈출하는 상상을 한 번쯤 해보지 않은 이가 과연 있을까. 결국 탈주의 꿈을 이루지 못했기에, 학교 밖으로 나가 어른 흉내를 내는 콜필드를 응원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 page 269

​

그러면서 그가 남긴 마지막 이야기.

​

책의 마지막 장면을 언급하며 글을 마치자. 콜필드는 병원에 입원한 채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이번 9월에 학교에 가게 되면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인지' 추궁당한다. 아마도 돈 많은 아버지가 펜시 고등학교에 맞먹는 좋은 학교에 콜필드를 보냈을 것이다. 아이비리그에 가지는 못할지라도 그의 삶이 별반 어둡지 않으리라는 것은,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사람이라면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결론지을 수 있겠다. 콜필드 걱정은 사치다, 우리 걱정이나 하자. - page 270 ~ 271

​

풉!

웃음이 터지면서 다시 《호밀밭의 파수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진지한 듯하지만 자신만의 유머 코드가 있었던 서민 교수가 제안하는 서민 식 고전 읽기!

읽다 보니 어느새 책은 마지막 장이 되었고 고전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님을 왠지 지금 당장이라도 한 권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습니다.

《고도》의 저자 사뮈엘 베케트도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 않은가!

"내가 그걸 알았다면 작품에 직접 써넣었을 것"

이라고!

읽는다고 그 책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두 이해되지 않을지라도 도전하는 것, 자신만의 재미를 찾고 진리를 찾아나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고전 읽기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젠 자신감을 가지고 고전을 마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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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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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아일랜드에서는 오래전부터 거장의 반열에 올랐으나 2021년부터 미국 독자 대중 사이에 서서히 화제가 되더니, 이제는 독자들이 잃어버린 시간을 벌충하려는 듯 애타게 찾는 소설가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한 세대에 한 명씩만 나오는 작가"​로 불리는 아일랜드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 '클레어 키건'.

드디어 한국 독자들에게도 선보였습니다.

​

이 작품은 아일랜드에서는 출간 이래로 교과과정에 줄곧 포함되어 자국의 국민 모두가 읽는 소설로 자리 잡고 있으며 영화 「말없는 소녀」 로 제작되어 올해 5월 3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하니...

이 정도면 이 작품, 읽어볼 만큼 매력 있지 않나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며 소녀를 따라가봅니다.

​

애정 없는 가족으로부터 먼 친척 부부에게 떠맡겨진 소녀가

인생 처음으로 마주하는 짧고 찬란한 여름

​

사랑과 다정함조차 아플 때가 있다,

태어나 그것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에게는

​

『맡겨진 소녀』



일요일 이른 아침, 클로너걸에서의 첫 미사를 마친 다음 아빠는 나를 집으로 데려가는 대신 엄마의 고향인 해안 쪽을 향해 웩스퍼드 깊숙이 차를 달린다. 덥고 환한 날이다. - page 9

​

아일랜드 시골에 사는 어린 소녀는 아빠의 차를 타고 달리며 먼 친척 킨셀라 아주머니와 아저씨의 집으로 가게 됩니다.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아주머니로부터 어색함에 주저하며

​

아빠가 나를 여기 두고 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지만 내가 아는 세상으로 다시 데려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든다. 이제 나는 평소의 나로 있을 수도 없고 또 다른 나로 변할 수도 없는 곤란한 처지다. - page 17

​

가난한 집에서 아이가 많아 제대로 애정을 받지 못하며 자랐던 소녀는 이제 먼 친척 부부의 집에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 집에서 마주하는 것들은 소녀가 그동안 겪어온 일상과는 완전히 상반되는데...

살뜰한 관심과 배려로 소녀를 돌보는 아주머니.

겉으론 무뚝뚝해 보여도 다정히 마음을 전하는 아저씨.

이들로부터 소녀는 사랑과 다정함을 느끼게 되지만 이내 짧고도 찬란한 여름의 끝자락을 맞이하게 됩니다.

​

집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차라리 빨리 가고 싶다. 얼른 끝내고 싶다. 나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축축한 밭과 물이 뚝뚝 떨어지는 나무들, 언덕들을 내다본다. 처음 왔을 때보다 더 푸르러진 것 같다. - page 81

​

하지만 소녀는 돌아가는 킨셀라 아저씨를 향해 달리며 외치게 되는데...

​

나는 손을 놓으면 물에 빠지기라도 할 것처럼 아저씨를 꼭 붙든 채 아주머니가 목구멍 속으로 흐느끼다가 울다가를 반복하는 소리를 듣는다. 꼭 한 명이 아니라 두 명 때문에 우는 것 같다. 나는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지만 그래도 억지로 뜬다. 킨셀라 아저씨의 어깨 너머 진입로를, 아저씨가 볼 수 없는 것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아저씨의 품에서 내려가서 나를 자상하게 보살펴 준 아주머니에게 절대로,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고 얘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더욱 심오한 무언가 때문에 나는 아저씨의 품에 안긴 채 꼭 잡고 놓지 않는다.

"아빠." 내가 그에게 경고한다. 그를 부른다. "아빠." - page 98

​

짧지만 강렬했던 소설.

소녀의 마음속 응어리가 조금씩 풀리는 모습이 찡했다고 할까...

특히나 마지막의 "아빠"라는 외침이 왜 이리도 가슴을 울리던지 아이의 모습이 아련히 그려지면서 책장을 덮기 싫었습니다.

​

소설 속에 장면 하나하나가 의미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초상집에 다녀와서 아저씨와 해변으로 긴 산책을 갔던 장면이었습니다.

​

아저씨가 웃는다. 이상하고 슬픈 웃음소리다.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 page 73

​

내가 저 멀리 바다를 본다. 아까처럼 불빛 두 개가 깜빡이고 있지만 또 하나가, 두 불빛 사이에서 또 다른 불빛이 꾸준히 빛을 내며 깜빡인다.

"보이니?" 아저씨가 말한다.

"네." 내가 말한다. "저기 보여요."

바로 그때 아저씨가 두 팔로 나를 감싸더니 내가 아저씨 딸이라도 되는 것처럼 꼭 끌어안는다. - page 75

​

그 어떤 미사여구가 없어도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 있을까!

이 장면을 읽으면서 잠시 한 템포 쉬어갔었습니다.

​

너무나도 가슴 아플 정도로 아름다웠던 이 소설.

아무래도 곱씹게 될 것 같았습니다.

이 감정 잊지 않고...

영화도 꼭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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