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스파이 -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필사적으로 막은 과학자와 스파이들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나도 잔혹했던 전쟁.

아니, 그 잔혹함 그 이상의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건이었던 '제2차 세계 대전'.

그럼에도 전쟁으로부터 과학이 발전되었다는 이 아이러니함이란...

​

아무튼 이 시대의 '과학'에 대한 이야기는 여느 책에서도 접할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히틀러가 원자폭탄을 손에 넣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과학자와 스파이로 구성된 과학 특공대가 비밀 임무를 수행했다는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 비밀.

이에 대해 흥미진진한 대서사시로 들려준다고 하였습니다.

다시 그 시절 속으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

오펜하이머가 미국에서 원자폭탄을 개발하던 그 때,

유럽에서는 최초의 과학 특공대 '알소스 부대'가 활약하고 있었다!

​

『원자 스파이』



'알소스 부대'

사실 이름부터 생소하였습니다.

이 부대는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상상 가능한 최악의 위협, 즉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 계획에 관한 비밀을 수집해 원자폭탄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과학 특공대였습니다.

이들의 스파이 활동으로 과학이 처음으로 세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서게 된 과정을 그려내고 있었는데 각각의 면면도 화려했습니다.

맨 처음 소개되는 미국 메이저리그 포수 출신의 '모 버그'.

그는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10여 개 언어를 구사해 '버그 교수'라고도 불리는 괴짜였습니다.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하면서 컬럼비아대 법대를 다니고 뉴욕변호사 시험까지 합격하는데 그.

​

모 버그가 마지막으로 베이스를 도는 모습을 모두 즐겁게 지켜보았다. 하지만 버그는 그 순간을 오래 즐길 수 없었다. 일주일 전에 나치 독일과 공산주의 러시아가 악명 높은 불가침 조약을 맺음으로써 유럽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고 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버그가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홈런을 치고 나서 48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했고, 이로써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다. 그해 여름에 버그는 "유럽은 활활 타오르고 있고, 히틀러가 지른 화마 속에서 시들어가고 있다"라면서 괴로워했다. "그런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볼펜에 앉아서 교체 투수들에게 농담이나 하고 있지 않은가!" 버그는 마침내 아버지가 옳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보다는 삶이 훨씬 중요했다. - page 123

​

아들이 야구보다 국가에 헌신하길 바란 아버지의 뜻을 따라 모 버그는 알소스 부대에 들어가 독일 최고의 핵과학자인 하이젠베르크 암살 명령을 받게 됩니다.



이렇듯 스파이로 활동하는 이들은 예상외의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들이 펼친 위대하지만 위험한 적국의 핵과학자를 제거해야 하는 스파이의 고뇌와 연구에 대한 열망과 전쟁의 공포 앞에서 갈등하고 하루아침에 친구에서 적이 된 동료와 경쟁해야 하는 과학자 등 책 속에서 펼쳐진 이야기는 흥미롭고도 놀라웠습니다.

​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마리 퀴리의 딸인 이렌 졸리오-퀴리 등 노벨상 수상자들의 등장은 익숙함을 자아냈었고 무엇보다 이들이 일생을 바쳐 이뤄낸 '원자 폭탄 개발'이라는 미션은

​

긴급 속보가 끝나갈 때, 가우드스밋에게 불길한 예감이 밀려왔다. 몇 달 전에 독일의 원자폭탄 계획이 한참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안 뒤, 가우드스밋은 그로브스의 한 부관에게 "독일이 원자폭탄을 만들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 아주 환상적이지 않습니까? 이제 우리의 원자 폭탄도 쓸 필요가 없으니까요."라고 말했다. 부관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샘, 우리에게 그런 무기가 있다면, 우린 그걸 사용할 거요." 그 예언이 이제 현실이 되었다. 원자폭탄은 두려움에서 시작되었다. 즉, 핵무기를 보유한 독일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 무기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독일의 위협이 사라지자, 단순히 방어 무기로 사용한다는 개념도 사라졌다.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하지만 불가피하게 원자폭탄은 다른 성격의 무기-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무기-로 변했다. 그리고 이제 세상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리란 것을 가우드스밋은 직감했다. - page 552

​

결국 막대한 인명 피해로 귀결돼 인류적 재앙으로 남았다는 사실이 가슴 저미게 다가왔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에필로그>의 마지막 이야기가 오랫동안 남았었는데...

​

가우드스밋의 한 동료는 "샘은 전쟁 전에 재미있고 편안하게 하던 일로 결코 다시 돌아가지 못했다"라고 말했는데, 졸리오-퀴리 부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모 버그, 케네디가 사람들을 비롯해 원자 첩보전에 휘말린 사람들은 거의 다 그랬다. 핵분열은 20세기 물리학의 획기적인 발견 중 하나였지만, 그것은 단지 중요한 과학 현상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사회 현상으로 떠올랐다. 미치광이의 수중에 들어가는 걸 막으려는 절박한 노력에서 연합국 과학자들은 새로운 종류의 광기를 뿜어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말할 것도 없고, 중수 공장 습격, 지질 조사를 위한 특공대, 암살과 방사능 치약에 이르기까지 그 광기가 온갖 것으로 뻗어나갔다. 모든 단계에서 관련 당사자들은 자신이 옳은 일을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원자를 쪼갬으로써 그들은 세상을 분열시켰다. - page 570 ~ 571

​

'양날의 검'과도 같았던 이들의 이야기.

이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은 훗날 역사가 기록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과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지금도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을 것이고...

무엇이 옳은 것일까... 란 의문만이 남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호텔 피베리
곤도 후미에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Taurus)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부키 미스터리부터 경찰 소설까지 다양하고 거침없는 소재를 도입해서 현대인이 안고 있는 사회병리나 마음의 병,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의 섬세하고도 미묘한 심리를 묘사하는 데 탁월한 작가, '곤도 후미에'.

사실 그녀의 작품을 접해보지 않았는데...

이 작품에 눈길이 간 건 '출간 이후 일년 넘게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얼마나 매력이 있기에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것일까...

호기심도 있었고 좋아하는 미스터리와 멜로 장르이기에 읽어보았습니다.

​

"다른 커피들은 둘이서 하나가 되는데, 피베리만은 이렇게 혼자야. 마치 우리들처럼..."

​

『호텔 피베리』



불미스러운 스캔들로 학교 교사를 그만둔 지 4개월째 생의 의미도 재미도 잃은 채 아래로만 침잠하던 스물여섯 살 청년 '기자키'.

그에게 고등학교 친구였던 스기시타가 한 가지 제안을 해 주었습니다.

​

"너 말이야, 해외라도 다녀오면 어때?"

...

"하와이는 어때?"

...

"호놀룰루는 그렇지. 근데 호놀룰루는 하와이 제도의 고작 일부분이야. 같은 오아후섬이라도 호놀룰루를 벗어나면, 인본인 가족 여행객들 모습은 거의 안 보여. 마우이나 하와이섬, 카우아이섬까지 가면 풍경이나 공기도 완전히 달라진다고."

...

"하와이섬에 갔을 때, 재미있는 호텔이 있었어." - page 16 ~ 20

​

그가 권해준 호텔은 바로 '호텔 피베리'라는 호텔보다는 B&B 게스트하우스정도인 숙소였습니다.

이 숙소에서는 이상한 룰이 있었는데 바로

그 호텔에 손님이 묵을 수 있는 건 단 한 번뿐.

재방문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

​

그리하여 기자키는 호텔 피베리에 가게 됩니다.

이곳에 묵고 있는 여행자는 기자키를 포함해 다섯 명.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저녁을 먹은 뒤 방으로 돌아온 기자키는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려 창문을 열어봅니다.

풀장에서 헤엄치던 아오야기씨가 그에게 뭔가 의미심장한 말을 건네는데...

​

"앞으로 3개월 있을 건가?"

"아, 그럴 예정인데, 너는?"

그는 턱 주변에 손을 갖다 대고 숨을 뱉어내듯 웃었다.

"나는..., 앞으로 1개월 정도...?"

...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그는 이쪽을 보고 웃었다.

"기대해도 좋아. 곧 재미있는 걸 보게 될 테니까."

"뭐라고?" - page 41

​

안주인이 차려내는 음식도 맛있고 그렇에 안온한 평화가 이어지던 어느 날.

​

"어제, 가모우 씨가 죽었어요. 풀장에서..."

"네에?"

놀란 나에게 가즈미 씨가 말했다.

"그뿐만이 아니야. 그가 적어준 긴급연락처로 전화를 했는데, 전혀 다른 사람이 받았어."

"어떻게 그런 일이."

"가모우라고 하는 사람은 가짜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어냈던 거예요."

나는 해야 할 말을 찾지 못한 채 방안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둘러보았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가 알고 싶은 게 바로 그거야." - page 109

​

그리고 이틀 후 또 한 명의 투숙객이었던 아오야기가 바이크 사고로 사망했다는 비보를 듣게 됩니다.

​

정말 사고일까? 한발 양보해서 가모우는 사고일지 모른다. 그런데 아오야기는? - page 149

​

남아있는 사람들 사이엔 불안한 공기가 휘몰아치고...

혼란 속 과연 이 호텔에서 일어난 일들의 진실은 무엇일까?

​

이들 모두는 피베리와도 닮아있었습니다.

​

"그런데, 피베리는 말이에요."

그녀가 꺼낸 피베리는 일반 커피보다 알이 작았다. 가즈미씨가 그것을 내 손 위에 올렸다. 자세히 보니, 피베리는 다른 커피콩과 다르게 또르륵 말린 듯 둥근 형상을 하고 있었다.

"둥그렇네요."

"맞아요. 피베리는 열매 속껍질 안 그 방에 한 알밖에 없어요. 그래서 희소성이 있는 거예요."

즉, 보통 열매라면 두 알을 수확할 수 있는데, 피베리는 한 알밖에 얻을 수 없다는 말이다. 비쌀 만하군.

그녀는 내 손에서 커피콩을 집어 올렸다.

"왠지 불쌍해 보이기도 해요. 다른 커피는 둘이서 하나가 되는데, 이 아이는 외롭게 혼자야." - page 101

​

한 개인으로서 여행지의 같은 호텔에서 묵는 가벼운 관계로 결국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지 못하고 관계를 맺지 않은 채 외로이 홀로 머무르는 모습이 이들뿐 아니라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서 씁쓸함이 남았었습니다.

​

피베리. 열매 안에 쓸쓸하게 혼자 잠들어 있는 희귀한 콩.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이름은 이 호텔에 너무도 잘 어울렸다. 옆으로 긴 호텔 건물은 하나의 가지이고, 방은 열매 안의 작은 공간이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나 홀로 외로이 잠들어 있었다.

가즈미 씨와 나는 잠깐씩 서로를 감싸주기도 했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마음이 녹아 섞이는 일은 없었다. 섞이는 것은 몸뿐이었다. - page 228

​

그동안 생각해왔던 '하와이'라는 여행지와는 사뭇 달랐던 풍경.

피베리 커피 맛.

긴 여운이 남았던 이들의 이야기.

이 모든 것이 은은하면서도 오랫동안 제 주변을 머물고 있었습니다.

왜 이 책이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고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꿀벌의 예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꿀벌의 예언>을 찾는 여정.

다시 그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

2053년 꿀벌이 사라져 멸종을 앞둔 인류

우리는 그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

『꿀벌의 예언 2』



「점심시간인데, 같이 가서 먹지 않을래?」

무반응. 그가 입아귀를 실쭉해 귀찮게 하지 말라는 뜻을 전한다.

「아빠도 방에서 꼼짝하지 않으려고 하던데...... 두 사람이 지금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거지, 그렇지?」 - page 9

​

사실 르네와 알렉상드르는 전생부터 연이 시작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서로 전생의 인물들은 지금의 자신들에게서부터 예시를 받고 예언서를 작성하게 하였고 예언서로 인해 살해를 당하고 또 이를 지키기 위해 다음 환생한 이에게 잘 숨길 것을 당부하고...

​

「이 예언서는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예언이 지닌 막강한 힘을 남용하지 않을 사람만 읽어야 해. 갈수록 미래의 일을 너무 앞서 알아선 안 된다는 확신이 드네. 차라리 예언서가 없는 것만 못할 수도 있어. 미래를 아는 게 우리한테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라는 뜻이야.」

「그럼 앞으로 누가 이 예언서를 읽게 돼요?」

「나와 내 뒤를 이을 성전 기사단 단장들. 우린 그걸 읽을 준비가 된 사람들이니까. 예언을 단 한 마디도 발설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 대범하고 강한 사람들이니까. 사사로운 이해관계와 개인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인류의 대의를 위해 희생할 각오가 된 사람들이니까.」 - page 148

​

숨기는 이들은 글을 읽을 줄 모르기에 예언서가 있어도 무용지물.

그렇기에 이 예언서를 읽을 수 있는 사람만이 필사를 해 여러 곳에 숨기게 되고 결국 르네와 알렉상드르가 마주하게 되는데...

​

드디어 알게 되겠구나.

마침내 사서가 마지막 장을 펼치고 좌중의 시선이 오래된 성서로 쏠릴 때, 실루엣 하나가 나타나 그들을 향해 권총을 겨눈다.

「당장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그 예언서에서 떨어져. 한 사람도 빠짐없이.」​ - page 335

​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데...

그 끝은 어떨지 직접 읽어보시길 추천해 봅니다.

​

소설 속 모든 이들은 생에 생을 거듭하며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지금까지 정신과 육체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꿀벌 인간들까지도...

그리고

​

조상들의 세계에서 목격한 낭비와 부조리, 불공정, 감염병, 전쟁, 학살은 그들이 이 벌집 도시를 지켜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누가 드보라 히람에게 이런 도시를 건설할 영감을 어디서 어떻게 얻었냐고 물어보면 그녀는 아주 오래된 예언서의 마지막 장에 상세히 적혀 있었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책의 제목을 또박또박 말할 것이다. 『꿀벌의 예언』. - page 372

​

역시나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최악의 미래를 막기 위해, 아니 지금도 일어나는 이상기후에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이미 우리는 그 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처럼 예언서를 찾기 전 우리의 실천이 중요함을 깨달아봅니다.

​

그리고 '꿀벌'이란 존재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관련된 책이 있다면 조만간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에 읽었던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에서 그가 신작에 대해 언급을 하였었습니다.

바로 이 작품!

그렇기에 기대를 하고 있었고...

드디어!!

이렇게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매번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려주었던 그.

'꿀벌'로부터 우리는 어떤 울림을 받을지 읽어보겠습니다.

​

인류의 미래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대모험

과학적 상상력과 역사적 사유가 만나 시작되는

기상천외하고도 매혹적인 이야기!

​

『꿀벌의 예언 1』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 - page 11

​

1099년 7월 15일.

무거운 철제 갑옷을 둘러 입은 1440명의 기사는 부동자세로 정면을 주시하며 그들의 체취에 흥분과 불안감에 뒤섞여 있었습니다.

높고 견고한 성벽 앞.

지휘관의 지시에 맞춰 투석기 수십 대에서 바윗덩이들이 허공을 가르고 있었는데 유독 불안한 한 기사.

​

저리 가! 한가하게 널 상대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 - page 13

​

난데없이 꿀벌이 투구 앞을 오가며 왱왱거리더니 투구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

기사가 날카로운 비명을 내지른다. 몽글몽글한 포도알 같은 눈동자에 독침이 와 박힌 걸 알 리 없는 그의 군마는 희고 높은 성벽을 향해 질주를 계속한다.

하나밖에 없는 침을 잃은 꿀벌은 앞일을 궁금해한다.

이제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 page 16

​

역사를 연구했던 '르네 톨레다노'.

그는 오팔과 함께 판도라의 상자라는 공연에서 최면술사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공연을 하던 그때, 한 여성이

​

「제가 미래의 나에게서 들은 메시지는 앞서 이야기한 분들과 조금 달라요. <미래가 정말로 어떤지 궁금하거든 최면사한테 낙원을 연상시키는 인위적인 정원이 아니라 30년 뒤 이 세계의 실제 모습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라고 했어요.」 - page 30

​

예상치 못했던 전개에 그만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오팔과 모든 것을 한순간 잃게 됩니다.

하지만 르네 역시도 자신의 미래 르네 63과 마주하게 되고

화염에 휩싸인 도시들, 거리에서 펼쳐지는 교전들, 대로를 행진하는 탱크 군단, 침공이 진행 중인 지점들이 표시된 세계 지도, 심지어 슬로 모션으로 포착한 버섯구름까지...

그야말로 아수라장과도 같은 미래의 모습에 대해

​

「꿀벌의 실종이 이 모든 것의 발단이네. 공식 기록에 따르면 2047년 7월에 살아 있는 꿀벌이 마지막으로 관찰됐다고 해. 그 후로 꿀벌은 자취를 감췄네.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4년 동안은 세상이 버텼지. 그런데 4년이 지나자 나비 한 마리의 작은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킨다는 <나비 효과>와는 급이 다른 <꿀벌 효과>가 나타나더군. 한 생물종의 멸종이 지금 자네가 본 결과를 초래한 거야.」 - page 68

​

이렇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르네가 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꿀벌의 예언>

이라는 책을 찾아볼 것이었습니다.

​

그리하여 르네는 은사이자 소르본 대학의 학과장 알렉상드르, 그의 딸 멜리사와 함께 <꿀벌의 예언>을 찾기 위한 모험이 펼쳐지면서 동시에 앞서 자신의 전생 1천 년 전,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출정한 십자군 기사의 이야기와 함께 끊임없이 오가며 그려지고 있는데...

과연 그는 <꿀벌의 예언>을 찾게 될 것인가...?!에 대해선 2권에서 확인해야 했습니다.

​

이 짜릿한 모험 속에 그 무엇보다 지금의 우리의 모습이었고 앞으로 펼쳐질지 모를 모습이었기에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

'꿀벌'로부터 배울 점이 많음을 아리스토텔레스의 지혜로부터 제대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오랜 시간 벌집을 관찰하며 벌들의 행동을 꼼꼼히 기록했다. 그가 꿀벌들의 세계에서 감탄한 점은 한둘이 아니었다. 기하학적 감각, (꿀, 밀랍, 프로폴리스, 로열 젤리 같은) 화학 물질 생산 능력, 사회적 결속력, 연대 의식,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적에게 침을 박아 넣으며 자신은 죽는) 희생정신까지. 꿀벌들에 대한 관찰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그 유명한 <목적 지향성> 철학이 탄생했다. <자연이 하는 행위에 무의미한 것은 없다. 모든 행위에는 고유의 목적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그는 주장한다. - page 363 ~ 364

​

무엇보다 왜 '꿀벌'이 중요한가에 대해선 이들의 집단 실종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에-인간이 소비하는 식물의 80퍼센트는 꽃식물이며, 꽃식물 수분의 80퍼센트를 담당하는 곤충이 꿀벌이기 때문에- 꿀벌이 멸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은 나아가 우리의 미래를 위한 행동이었고 반드시 생각해 볼 문제였습니다.

그렇기에 2권도 서둘러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단 하나의 희망은 꿀벌을 되살리는 것.

과연 인류는 미래를 바꿔 낼 수 있을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예술과 1센티 가까워지기 - 예·알·못 원장의 늦깎이 예술 입문기
김위아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히 이 책은 사전 정보 없이 선택하게 되었었습니다.

단순히 '예술'이라는 말이 있기에 명화에 관한 이야기겠거니... 했었고 책 표지에서도 예술가들이 등장하기에 그러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예술 입문기'

라 적혀있었습니다.

​

저를 되돌아보니

'과연 나는 예술에 입문을 한 것일까?'

'그저 예술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데... 이것도 입문일까?'

명확히 정의내릴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의 제 위치는 어떠한지, 저자는 어떤 계기로 '예술'에 입문하게 되었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

예·알·못 원장의 늦깎이 예술 입문기

카페테리아에서 라테 한 잔과 예술을 만나다

​

『예술과 1센티 가까워지기』



하고 싶었던 공부와 학원 경영에 매진하느라 숨가쁘게 살았던 그녀.

그러던 어느 날 암 진단을 받게 되면서 인생의 변곡점을 마주하게 됩니다.

'멈추는 거야.'

​

때론 긴박하고 때론 무료한 입원 생활.

지루했던 어느 오후, 음악이 들려왔었습니다.

'행복한 음악회'라고 쓰인 현수막 아래 교복 입은 학생 일곱 명이 어깨에 바이올린을 얹고 눈을 아래로 내린 채 현을 켜고 있었습니다.

학원을 운영하기에 그들을 보며 학원 아이들이 떠올랐고 아이들은 돌봐주어야 하는 대상이라고만 여겼었는데...

'이 곡이 당신을 낫게 하면 좋겠어요.'

어린 예술가들로부터 위로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음악이 사람을 위로한다는 것

을 깨닫게 되면서 그렇게 음악을, 병원 복도 그림들을 보며 예술이 자리잡게 됩니다.

그리고 재발 우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 '책 쓰기'와 '예술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

같은 24시간이라도 의미 있게 살고 싶었어요. 예술이 행복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게 해주리라 믿었습니다.

​

예술에는 그런 힘이 있거든요. - page 25

​

그리하여 문화예술 독서 모임 <심쿵책쿵>에 참가하며 글을 올리면 답글을 달아주고, 경험담을 나눠주고, 필요한 자료를 찾아주면서 '예술이랑 1센티만큼만 가까워지기'가 어느새 10센티 쭈욱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

예술이라하면 '아름다움'만을 추구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홀로코스트 희생자였던 '펠릭스 누스바움'은 수용소에 갇혀서 1분 위에 사형 당할지도 모를 상황을 그린 <사형복을 입은 자화상>을 그려냈었고 펠릭스 누스바움처럼 전쟁의 참혹함과 광기 어린 사회를 직시하며 그려낸 '오토 딕스' 역시도 작품을 통해

'아픈 역사를 마주하라'

며 우리의 눈을 억지로 벌려주었습니다.

바로 예술의 힘으로 말입니다.

​

예술은 그리 어렵지도, 멀지도 않았습니다.

눈만 조금 돌리고 관심을 갖는다면 우리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예술이 존재하였습니다.

지하철 광고판에서 만난 모네의 <양산을 든 여인>,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의 테마곡이었던 슈베르트의 <마왕>,

커피숍 벽에 걸려 있는 고흐의 <해바라기>,

병원 휴게실에서 본 이인성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

버스정류장에서 마주한 초등학생의 동시 <어른들은 몰라요> 등

이렇게나 가까이 있는데 이제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에 대해 그동안 뭣이 그리도 바빴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

이 책을 읽고나서 새삼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학교종소리가 테클라 바다르체프스카 바라노프스카의 <소녀의 기도>였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악동뮤지션 <오랜 날 오랜 밤>의 첫 시작이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이었다는 것을

관심을 가지니 보였고, 보이니 즐거웠습니다.

​

'우리의 삶을 충만하게 하는 것은 예술뿐이다.'

​

니체의 말처럼 우리 모두 예술에 가까워지는 것은 어떨지!

저도 매일 커피 한 잔처럼 예술 한 잔 즐겨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