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었던 공부와 학원 경영에 매진하느라 숨가쁘게 살았던 그녀.
그러던 어느 날 암 진단을 받게 되면서 인생의 변곡점을 마주하게 됩니다.
'멈추는 거야.'
때론 긴박하고 때론 무료한 입원 생활.
지루했던 어느 오후, 음악이 들려왔었습니다.
'행복한 음악회'라고 쓰인 현수막 아래 교복 입은 학생 일곱 명이 어깨에 바이올린을 얹고 눈을 아래로 내린 채 현을 켜고 있었습니다.
학원을 운영하기에 그들을 보며 학원 아이들이 떠올랐고 아이들은 돌봐주어야 하는 대상이라고만 여겼었는데...
'이 곡이 당신을 낫게 하면 좋겠어요.'
어린 예술가들로부터 위로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음악이 사람을 위로한다는 것
을 깨닫게 되면서 그렇게 음악을, 병원 복도 그림들을 보며 예술이 자리잡게 됩니다.
그리고 재발 우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 '책 쓰기'와 '예술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같은 24시간이라도 의미 있게 살고 싶었어요. 예술이 행복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게 해주리라 믿었습니다.
예술에는 그런 힘이 있거든요. - page 25
그리하여 문화예술 독서 모임 <심쿵책쿵>에 참가하며 글을 올리면 답글을 달아주고, 경험담을 나눠주고, 필요한 자료를 찾아주면서 '예술이랑 1센티만큼만 가까워지기'가 어느새 10센티 쭈욱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예술이라하면 '아름다움'만을 추구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홀로코스트 희생자였던 '펠릭스 누스바움'은 수용소에 갇혀서 1분 위에 사형 당할지도 모를 상황을 그린 <사형복을 입은 자화상>을 그려냈었고 펠릭스 누스바움처럼 전쟁의 참혹함과 광기 어린 사회를 직시하며 그려낸 '오토 딕스' 역시도 작품을 통해
'아픈 역사를 마주하라'
며 우리의 눈을 억지로 벌려주었습니다.
바로 예술의 힘으로 말입니다.
예술은 그리 어렵지도, 멀지도 않았습니다.
눈만 조금 돌리고 관심을 갖는다면 우리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예술이 존재하였습니다.
지하철 광고판에서 만난 모네의 <양산을 든 여인>,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의 테마곡이었던 슈베르트의 <마왕>,
커피숍 벽에 걸려 있는 고흐의 <해바라기>,
병원 휴게실에서 본 이인성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
버스정류장에서 마주한 초등학생의 동시 <어른들은 몰라요> 등
이렇게나 가까이 있는데 이제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에 대해 그동안 뭣이 그리도 바빴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새삼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학교종소리가 테클라 바다르체프스카 바라노프스카의 <소녀의 기도>였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악동뮤지션 <오랜 날 오랜 밤>의 첫 시작이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이었다는 것을
관심을 가지니 보였고, 보이니 즐거웠습니다.
'우리의 삶을 충만하게 하는 것은 예술뿐이다.'
니체의 말처럼 우리 모두 예술에 가까워지는 것은 어떨지!
저도 매일 커피 한 잔처럼 예술 한 잔 즐겨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