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 동화 여주 잔혹사
조이스 박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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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 동화에서 용은 왜 공주만 잡아가는 걸까?

전래 동화의 여주인공들은 집 떠났다 하면 죄다 숲으로 가는 걸까?

아니, 왜 여주인공들은 모두 곤경에 빠지는 거지?

​

어릴 적 읽었을 때 그러려니~ 하면서 읽었었는데...

어?

이 질문을 마주하니

​

'이들은 왜 그런 걸까요?'

​

궁금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서

지금 전래 동화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아니 전래 동화를 다시 새롭게 해석하며 읽어야 하는 이유를,

그리하여 전래 동화뿐만 아니라 그 속에 숨은 내용을 낱낱이 밝혀서 이 시대에 여전히 유효한 내용과 이제 버리고 새로 써야 할 내용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한다고 하였습니다.

새롭게 조명된 전래 동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마주하게 될지 기대되었습니다.

​

낯선 만큼 매혹적인,

그 이야기의 숲길로

​

『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살은 글이며, 글은 결코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글은 끊임없이 읽히고, 탐구되고, 추구되며, 창조된다." (《Coming to Writing》)

​

1990년 엘렌 식수의 글귀라 하였습니다.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억눌렸던 여성들.

그렇게 살가죽 아래 쌓인 말과 글의 힘은 응축되어 더욱 강력해졌고,

​

"살이 글이다"

​

라는 말도 터져 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생명은 항상 흘러갈 길을 찾는 법.

남자들이 문자의 세계를 독식하는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는 여성들이 계승했다고 하였습니다.

​

이야기는 들려줄 때마다 달라집니다.

기억의 한계 탓도 있지만, 이야기를 듣는 이들과 상황에 맞추고 슬그머니 이야기하는 사람의 소망과 갈망을 끼어넣곤 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은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되었다 합니다.

​

옛날이야기들은 '옛' 것이기에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보편적인 가치를 보여줍니다.

특히나 인간이 오랫동안 공유한 이야기가 중요해지는 지점인데 그 이유는 기존의 이미지를 가져와 새롭게 구성하고 조직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옛날이야기는

줄거리 아래에 층을 이루며 켜켜이 쌓이기에,

이런 상징이 그 콘텐츠를 보는 이들, 그 상징을 공유한 이들에게 강력한 호소력을 지니기에

우리가 옛이야기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옛날이야기를 불러와 시대에 맞게 다시 읽고 쓰는 일이 필요한 이유였습니다.

​

그동안 무심코 옛이야기를 읽었는데...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

용에게 잡혀간 공주, 곤경에 처한 아가씨 모티프의 의미를 잘 이해하면 이것은 옛이야기들을 열어주는 귀한 황금 열쇠가 된다. 어머니에게서 어머니로 전해진 옛이야기에 감추어진 비밀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문을 황금 열쇠로 여는 것도 중요하다. 옛이야기에 담긴 삶의 원형은 내 안에도 고스란히 들어 있다. 황금 열쇠를 찾아 그 문을 열자. 그 여정은 고되지만 돌아올 때는 빛나는 이마로 돌아올 것이다. - page 112 ~ 113

​

너무나 친숙한 백설공주 이야기는 대상화되는 여성들의 유형이 어떠한지, 여성들이 대상화라는 작용에 어떻게 반응하며 어떤 반작용을 일으키는지 보여주었습니다.

가부장 사회의 요구에 순응하는 전형적인 여성의 삶을 보인 백설공주의 어머니 왕비는 의미 없는 존재라 이야기에서 사망 처리되어 사라지고

남자들이 바라는 욕망을 모두 투사해서 태어나, 그 욕망을 고스란히 구현한 백설공주의 삶이란...

​

일곱 난쟁이가 사과 조각이 목에 걸려 죽은 백설공주를 유리관에 넣어서 전시하는 장면은 이상하지 않은가? 그 시절에 유리가 얼마나 귀했는지 떠올려보면, 이들의 전시욕은 정말로 대단하다. 유리관에 전시되는 여성의 이미지는 트로피와 연결된다. 트로피는 원래 사냥해서 박제해 걸어둔 짐승을 가리키는 말이다. 욕망해서 소유하고 전시하는 행태의 끝판왕이 바로 트로피로 만드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백설공주를 유리관에 넣어서 전시하고 그것이 사랑이라며 슬퍼하는 일곱 난쟁이의 애정을 과연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까? - page 34 ~ 35

​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키우지 못하고 남자들의 시선을 가치의 기준점을 삼는 백설공주의 계모 왕비같은 삶...

​

여성을 오로지 살덩어리로 여기는 남성들의 가치관에 따르면, 언제나 살덩어리는 새로운 살덩어리, 더 어리고 예쁜 살덩어리로 대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page 37

​

눈처럼 하얀 피부, 피처럼 붉은 입술, 흑단처럼 검은 머리를 갖고 태어난 '예쁜' 백설공주에게 '예쁘다'는 말이 참 잔혹하게 들렸습니다.

​

유독 소녀나 공주는 숲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왜 그런 걸까...?

《아름다운 바실리사》를 통해 그 의미를 엿볼 수 있었는데...

​

이 이야기에서 눈여겨볼 점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바실리사의 힘이다. 숲에 들어가기 전과 후의 현실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바실리사가 달라졌을 뿐이다. 해골 속 불꽃을 내면에 품은 존재가 되어 현실을 적극적으로 타파할 힘을 얻었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삶의 무늬를 빚어내는 창조의 능력(옷을 짓는 능력)까지 발휘한다. 실제로 계모와 의붓 언니를 죽였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 상상계의 죽음이므로, 현실에서는 더 이상 그들을 보지 않거나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간다는 뜻이다. 더 이상 삶에 부정적인 힘이 간섭하지 못하도록 치워버리자, 바실리사는 (아마도 타고났으나 그 전에는 몰라서 발휘하지 못했을) 창작 능력을 발휘하며 이를 통해 사회에서 값진 지분을 획득한다. 왕의 아내로 상징되는 단단하고 견고한 지위를 얻을 뿐 아니라, 결혼으로 상징되는 단단한 자기 통합을 이루어낸 것이다. - page 68

​

내면의 숲으로 떠났다가 자신에게 돌아오는 여정을 그린 바실리사 이야기.

현실이 바뀌지 않아도 여성은 내면의 여정을 거쳐 인생 이야기의 주인공 혹은 영웅이 됨을 일러주었습니다.

​

지금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말하고 글을 쓰는 시대입니다.

이것이 언어의 싸움, 이름의 싸움이라는 것을 깨달은 여성들은 여성을 표현하는 언어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여성이 주체가 되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끝없이 고군분투합니다.

그렇기에 저자가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한 이 문장.

오랫동안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

내 살을 썼다. 당신에게 가서 당신의 살이 되기를 빈다. - page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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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을 살려라! - 망한 서점 되살리기 프로젝트
고지마 슌이치 지음, 이수은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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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읽게 된 이 책.

이 책은 망해가는 서점의 경영 재건을 위해 해결책을 찾는 비즈니스 소설이라는데...

저는 비즈니스보다는 '소설'에 더 초점을 두고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온라인 서점과 대형 체인에 밀려 점점 설자리를 잃어 가는 동네 서점들.

이 서점은 되살아날 수 있을까...?!

​

"편의점은 편리함을 팔고,

드러그스토어는 건강을 팔고...

그럼 서점은 무엇을 팔고 있을까요?"

​

망한 서점 되살리기 프로젝트!

동네 서점의 지속가능한 경영과

그곳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

『서점을 살려라!』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이 책이 '비즈니스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대목.





"가부라키, 잠깐만." - page 11

​

아침 댓바람부터 상사의 부름.

썩 좋은 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엔 무슨 일인 걸까...

가나자와 은행의 '가부라키 켄이치'.

그는 마지막으로 지점장을 맡았던 가나자와 은행 사쿠라마치 지점은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폐점하게 되었고 행원들은 타 지점으로 이동했지만 지점장을 맡고 있었기에 책임을 지는 형태로 본사 인재개발부로 이동해 파견 발령을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

"이번 달 말에 결산하게 될 우리 은행의 실적이 알다시피 아주 저조할 거란 전망입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로 과잉 대출의 회수 부진이 있습니다. 은행의 실적 개선 달성을 위해 각 부서의 경험이 풍부한 가부라키 과장을 가나자와시의 주식회사 퀸즈북스로 파견하게 됐습니다. 정식 발령은 오늘 오후에 나게 될 겁니다. 다음 주 월요일자 발령입니다. - page 13

​

한때 가나자와시에서 사랑받던 '퀸즈북스'.

어쩌다 파산우려거래처로 분류된 걸까...





퀸즈북스로 좌천된 가부라키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퀸즈북스가 완전히 파산하기 전에 남아 있는 자산을 정리해서 은행 대출금을 회수하거나,

퀸즈북스를 도와 경영 상황을 안정화하거나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자신에겐 고등학교 2학년인 딸, 중학교 2학년인 아들, 아직도 잔뜩 남은 주택 대출까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그가 선택한 건 바로

'벼랑 끝 퀸즈북스를 되살리는 일'

이었습니다.

​

퀸즈북스에 가부라키가 가니 서점 직원들과 6명의 점장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입니다.

아무래도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기에...

그런데 이 서점.

5분기 연속 적자인데 사장은 재무제표도 볼 줄 모른다고?

그야말로 전 사장은 남편을 여의고 아무 준비 없이 경영을 맡게 되었다지만...

그리고 가부라키를 경계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리부장 사카이데.

정말이지

​

"...... 아무래도 서점의 상식은 세상의 상식에 벗어나는 모양이야." - page 42

​

과연 그는 위기의 서점을 되살려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서점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는데...

조금씩 성장하는 이들.

​

"'실천 없는 경영이론은 무의미하지만 이론 없는 실천 또한 무력'합니다. 현장 일에 능통한 여러분은 이미 필요한 이론을 익혔습니다. 이깁시다. 꼭 이깁시다. 세렌딥 퀸즈북스 가가점은 그 관점이 정확히 독자를 향하고 있습니다. 서점 구성뿐만 아니라 고객 응대, 제품 포장 등 전국 지방 서점의 새로운 기준이 되길 바랍니다. 배우고 실천하는 우리 서점의 미래는 밝습니다." - page 280

​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따뜻한 감동과 재미 그리고 교훈까지 선사했던 '망한 서점 되살리기 프로젝트'.

저도 구로키 사장과 함께 가부라키씨로부터 비즈니스 기본 지식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재무제표 해석법이라든지 마케팅 및 조직 관리 기법, 세일즈 이론 등 어쩌면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제게도

​

"음...... 생각보다 너무 간단해서 왠지 속는 기분이에요."

"걱정 마세요. 많이 단순화했지만, 제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판매사 2급 시험이라는 자격시험이 있는데, 이 수준을 이해하면 합격이에요." - page 52

​

딱! 이 느낌이었습니다.





우리 역시도 클릭 한 번이면 당일 배송이, 다음 날 아침에 원하는 책이 배송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동네 서점'의 역할이 무엇일까...

이 책에서 해답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세렌디피티 점포'

​

"... 세렌디피티란 '우연한 행운을 발견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누구나 지니고 있는 것이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도, 서점에서 사람과 책이 만나는 것도 이 세렌디피티 덕분입니다. 서점에 가면 관심 가는 책에 자연스럽게 눈이 돌아가지 않으셨나요?"

"응, 그렇지." 진짜 흥미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들어주고는 있다. 나는 계속했다.

"그 책이 어떤 책이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그런 '사람과 책의 만남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인터넷 전성시대에 동네 서점에게 남겨진 중요한 역할입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든 세렌디피티가 있고, 그 능력이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고 봅니다. 바쁘시겠지만 꼭 저희 서점도 한번 찾아주세요." - page 205

​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러면서 갑자기 동네 서점에 가서 저의 세렌디피티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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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 너머의 클래식 - 한 소절만 들어도 아는 10대 교향곡의 숨겨진 이야기
나카가와 유스케 지음, 이은정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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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에서 뜻하지 않게 클래식을 접하고 있었습니다.

S사 세탁기의 세탁종료음으로 '프란츠 슈베르트'의 <송어>가,

학교 하교 시간 종소리로 '봉다르체스카'의 <소녀의 기도>가,

예전 지하철 환승역 안내 방송으로 '비발디'의 <조화의 영감> 등

너무나 익숙하지만 정작 무슨 곡인지 모르는...

그렇기에

​

"아는 만큼 들리고, 알수록 빠져든다!"

​

이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이 책은 한 소절만 들어도 아는 10곡에 대해 작곡 배경과 작곡가들에 얽힌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다 음악을 풍성하게 즐기기 위해!

저도 이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

불후의 10대 교향곡 속으로 떠나는 클래식 시간 여행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적인 명곡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만나다

​

『악보 너머의 클래식』



베토벤의 '영웅'이 전대미문의 긴 연주 시간으로 야유까지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가?

슈베르트의 '미완성'이 무려 40년 동안이나 그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다가 가까스로 세상의 빛을 본 이야기는 어떤가?

차이콥스키가 역착 '비창'을 초연하고 고작 9일 뒤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된 이야기는?

​

그동안 '클래식'에 보이지 않은 벽이 있었는데 이 이야기를 들으니 솔깃하였습니다.

뭔데?

무슨 일이 있었는데?

진짜?

읽으면서 위대한 명곡들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작곡 배경과 작곡가들의 인생사로 음악이 더 풍성해졌다고 할까...

단순히 책만 읽고 말겠다는 저에게 이야기를 읽고 난 뒤 음악 하나하나를 찾아 들으면서 다시금 곱씹게 만들었습니다.

이래서 클래식을 듣는구나...! 그 묘미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

책에는 불후의 10대 교향곡으로 과감한 형식 또는 예술성으로 당대 음악계를 뒤흔들고, 음악사의 흐름을 바꾸었으며, 지금까지도 대작으로 손꼽히는 명곡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

모차르트 교향곡 제41번 <주피터> - 교향곡의 최고신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 - 영웅이 된 교향곡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 - 운명이 문을 두드리면서 시작되는 교향곡

베토벤 교향곡 제6번 <전원> - 전원의 분위기와 정경이 느껴지는 교향곡

슈베르트 교향곡 제8번 <미완성> - 미완성임에도 불구하고 명곡이 된 교향곡

베를리오즈 교향곡 <환상> - 사랑의 열병 속에 탄생한 교향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 - 조용히 끝나는 교향곡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 <신세계> - 대서양을 건넌 교향곡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 - 모습을 바꾸고 이름을 바꾼 교향곡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5번 <혁명> - 대숙청에서 탄생한 교향곡

​

관심이 있던 곡을 펼쳐 읽어도 상관없지만 저자는 음악사의 흐름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순서대로 읽는 것을 추천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순서대로 읽으며 시대의 흐름에 따른, 작곡가의 인생에 따른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교향곡은 어떤 음악인가>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 중에서 일정 양식을 지닌 곡을 말하는 '교향곡'.

18세기 활약한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이 '4악장'이라는 양식을 확립했는데

​

제1악장: 소나타 형식으로 빠르게 연주하며 가장 길다.

제2악장: 여유로운 느낌으로 연주한다(완서악장).

제3악장: 미뉴에트 등의 무곡 또는 익살맞은 분위기로 연주한다.

제4악장: 하이라이트이자 피날레로 빠르게 연주한다.

​

이런 패턴을 가진다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교향곡에는 원래 제목이 없었으며 무언가를 묘사하거나 표현하는 곡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하이든의 교향곡에는 <철학자>, <고별>, <교장선생님>, <놀람>, <기적>, <군대>, <시계>, <큰북 연타> 등의 제목이 붙어 있지만, 사실 이는 하이든이 붙인 것도 아니고, 제목처럼 철학자나 교장 선생님 등을 묘사한 곡도 아니라고 합니다.

모두 곡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나중에 붙은 애칭이라는 것.

그리고 시대와 세월이 지나면서 교향곡은 작곡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작곡하는 작품이 되었고 무언가를 묘사하는 음악이 되어 갔다고 합니다.

양식도 4악장에서 벗어나 5악장이 되거나 단일 악장이 되기도 하고,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과 같이 성악을 더한 곡도 생겨나기도 했다고 합니다.

​

제목만 들으면 미완성으로 남았기에 <미완성>인 줄 알았지만 슈베르트의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에 미완성으로 남겨진 것이 아닌, 제2악장까지밖에 없기 때문인

프란츠 슈베르트 교향곡 제8번 <미완성>.

이 곡이 왜 미완성인가는 음악사상 최대의 미스터리라 하였습니다.

그가 미완성의 이유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고(적어도 슈베르트로부터 그 이유를 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다) 적다가 만 악보도 발견되지 않았기에 앞으로도 영원히 그 답을 알 수 없을 것이라는데...

그런데 말입니다.

<미완성>은 제3장도 앞부분만 작곡되어 있다고 합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2악장의 뒤까지만 남아 있고 이어지는 부분이 잘린 흔적이 있다는데... 누가 잘랐을까?

슈베르트? 안젤름? 요제프?

잘려 나간 3악장의 두 번째 페이지는 이후 1969년 빈 남성 합창단이 보관하던 자료 속에서 발견되었고 이 또한 20소절까지만 있을 뿐 나머지 몇 페이지는 백지 오선만 그려져 있으니... 제3악장 도중에 작곡을 중단했다는 사실이 명확하였습니다.

그럼에도

​

<미완성>이 작곡된 1822년 당시에 '나의 꿈'이라는 표제로 스토리를 음악으로 묘사하고 2악장으로 구성된 데다가 조용하게 끝나는 교향곡을 초연했다면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 묻혀 버렸을지도 모른다. 휘텐브레너 형제가 40년이나 감추고 있었던 덕분에 <미완성>은 냉동 보존되어 적절한 시기에 신선한 형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그리고 '미완성이지만 완성되어 있다'는 마술적인 논리로 명곡의 반열에 올랐다. - page 173

​

그리고 연주를 못하는 작곡가 베를리오즈가 그려낸 <환상>.

악기를 연주할 수 없다는 점이 작곡가로서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지만 오히려 연주할 수 없기에 기술적 한계를 몰랐던 그.

그래서 연주가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곤란하게 만들었지만 이로써 혁명적인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그.

원래 제목인 '어느 예술가의 생애에 생긴 일, 5부의 환상적 교향곡'이 부제가 되어 버리고 장르명으로 '환상 교향곡'으로 추가된 이 곡은 이상적인 여인의 마력에 빠진 한 남자의 음악적 초상화나 다름없었습니다.

볼프강 됨링이 쓴 《베를리오즈와 그의 시대》에 수록된 1855년 버전 이후의 해설을 보면

​

"병적인 감수성과 불타오르는 듯한 상상력을 가진 젊은 음악가가 사랑에 절망하고 발작적으로 아편을 피운다. 마약은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하기에는 너무나 약하고 그는 몽롱한 잠에 빠져 기묘한 환각에 휩싸인다. 잠든 그의 병든 머릿속에 음악적인 상념과 이미지를 통해 다양한 감각, 감정, 기억이 나타난다. 연인조차도 하나의 선율로 변화하고 가는 곳곳마다 보이거나 들리거나 하는 이데 픽스(고정관념)와 같은 존재가 된다."

​

당대 연극계의 스타였던 해리엇 스미드슨에 대한 지독한 연모.

음악 역시도 광기 속에 연주되는데...

여느 음악보다 저에겐 이 음악이 오랫동안 남았었습니다.

​

미술작품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피땀 어린 결정체였던 '교향곡'.

수 세기를 뛰어넘었던 '교감'.

이젠 이들이 살아 숨 쉬듯 저에게 다가왔었습니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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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제임스 - 문명의 한복판에서 만난 코스모폴리탄 ㅣ 클래식 클라우드 32
김사과 지음 / arte(아르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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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르테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만났습니다.

이번 32번째로 이어 가는데 주인공은 바로 '헨리 제임스'.

솔직히 그에 대해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세계 문학계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현대 소설의 아버지'로 인식되기도 한다는데...

이번을 기회로 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

"상상력이라는 만능무기를 지닌 야심 찬 소설가는

문학 안에서 누구보다 강하고 자유로웠다."

​

『헨리 제임스』



미국인이었으나 완벽하게 유럽식으로 교육받았고,

미국 소설가였지만 영국 문학의 전통에 속해 있으며,

파리를 꿈꾸었지만 런던에 정착했고, 하지만 가장 사랑한 땅은 이탈리아였으며,

엄청난 부를 지녔지만 사회적 위치가 결여된 그.

그리고

​

현실 세계에서 그는 어디에 있든 어색함을 느꼈다. 무신론자로 키워져 뉴잉글랜드의 청교도주의를 이해할 수 없었던 그는 발자크의 파리를 선망했지만 편협한 파리 문학계는 이방인에게 좁은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결국 런던에 정착하는 데 성공했지만, 각광받는 사교계 인사가 된 뒤에도 런던 사람들에게 자신이 그저 미국에서 온 괴짜 소설가로 여겨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따금 의심했다. - page 14

​

헨리 제임스는 이처럼 두 문명의 충돌 지점에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서도 종종 예술적이고 부패하며 매혹적인 오래된 세계(유럽)와 종종 거칠고, 개방적이고, 공격적인 새로운 세계(미국)의 캐릭터를 대조시키면서 그 충돌에서 생기는 긴장감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헨리 제임스의 소설 속에서 멋지고 사랑스러운 여자들이 반복적으로 회귀하는 장소가 '결혼'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여인의 초상』의 이사벨, 그리고 후기 소설 『비둘기의 날개』의 밀리.

두 여인이 원했던 것은 삶 그 자체, 그것을 살고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부자이고, 유럽인들처럼 신분이라는 운명에 휘둘리지 않는, 그들의 욕망을 막을 장애물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변변찮은 남자들에게 얽혀서 파멸에 이른다고 합니다.

도대체 왜...

매번 변변찮은 남자를 선택하고, 실패한 결혼에 절망하며, 하지만 그것을 지키기 위해 온 생을 거는 것일까...?

​

제임스 소설 세계의 기본 설정은 만인을 향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홉스의 말을 대변하는 것만 같다. 그것이 정말로 부정할 수 없는 보편적 인간 조건인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미국의 여자들은 누구보다도 이 무정한 홉스식 투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카오스의 한가운데 새로운 세계의 매력으로 가득한 전사들. 21세기에도 그 새로움의 샘은 마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언제나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쉽게 혼란에 빠져드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반영과 타인의 눈에 비친 이미지들 사이를 영원히 오가는. 누구보다 독립적이고자 하지만 결국은 타인의 투쟁에 휘말려 짓밟히는 비극적인 운명의, 아름다운 희생자. 하지만 끝끝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살아 남고 마는 그녀들. 광기의 집행자이자 피해자. 탐스러운 포획물이자 동시에 잔혹한 승리자. 아메리칸 뷰티. 완벽한 아메리칸 걸. 세계는 그런 그들을 열렬히 사랑한다. - page 63

​

발자크에게 파리가 있었고

도스토옙스키에게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있었던 것처럼

헨리 제임스에게는 런던이 있었습니다.

런던이란 도시...

​

자, 보시오. 여기 당신들이 그렇게나 바라던 과거와 역사와 문학의 먼지가 있소. 그것의 과연 몇 퍼센트가 과거와 역사와 문학에 속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의 도대체 몇 퍼센트가 런던 출신인지조차 나는 확신할 수 없지만, 아무튼 자, 여기에 있소. 당신들이 찾던 바로 그 환상이, 당신들이 그토록 갖고자 하는 그 미친 망상이, 갈망하는, 소망하는, 기원하는, 환상들의, 오직 환상들로 이루어진, 환상의 제국, 이미 아주 오래전 사라져 버린 그 위대한 제국의 재와 먼지가......

​

착란과 유령으로 가득한 제국의 환상 속으로, 지상 최대의 지옥, 그 찬란했던 기억 속으로 헨리 제임스와 함께 거닌 런던에서의 순례의 끝은 씁쓸함만이 남았었습니다.



한 세기 뒤, 우리는 여전히 위대한 제국과 잔혹한 지배자들의 이야기에 매혹됩니다.

대영제국의 위대함, 19세기 유럽의 화려함, 도금시대 미국의 막대한 부는 상상을 초월하는 살육전을 통해서 가능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혹되는 것은 인간 문명의 위대함인가, 아니면 그 뒤에 감춰진 인간 문명의 끔찍한 야만성인가?

인간이 놓인 이 이율배반의 조건 위에 헨리 제임스의 문학이 놓여 있었습니다.



19세기 후반 가장 국제적이었던 인간의 진짜 모습과, 그것을 가능케 한 인간 문명의 본질적 폭력성을 복잡한 심리 묘사와 섬세한 문체로 그려낸 헨리 제임스.

​

결국 헨리 제임스에 따르면 소설이란, 작가가 그럴듯한 모습으로 "삶이라는 환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환영은 독자들에게, 현실이 주는 환영(인상)과 근본적으로 동일한 것이다. 왜냐하면 소설 또한 하나의 경험, 결코 한계도 없고 끝도 없는, 즉 작가가 만들어 낸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 page 184

​

저 역시도 그를 마주하기 위해선 그의 작품을 읽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가 소설에서 만들어낸 환영 속에 나는 어떤 느낌을 받을까...

​

우리들의 선택과 상관없이 인간들의 세계는 이어진다. - page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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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잔혹사 - 약탈, 살인, 고문으로 얼룩진 과학과 의학의 역사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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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책 『사라진 스푼』이 단숨에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주목받은 과학 작가 '샘 킨'.

그는 특히나 과학의 역사에서 갈등과 드라마를 포착하는 능력과 이를 흥미진진하게 묘사하는 글솜씨를 발휘해 대중에게 읽는 재미를 줄 뿐 아니라, 논리적 완벽함을 위해 노력한다는 과학의 이미지를 깨고 과학이 '이성과 감정이 뒤섞인 매우 역동적이고 인간적인 활동'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신작에서는 특정 과학 분야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과학에서 묻혀 있던 어두운 이야기를 조명했다는데...

또다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

"과학에도 속죄해야 할 잘못이 있다"

​

지식에 대한 집착과 광기 어린 야망으로 타락한 과학자들,

그 토대 위에 세워진 과학의 잔인한 역사

​

『과학 잔혹사』



책은 한때 세상을 들끓게 했던 과학 범죄 사건들을 조명하며 타락한 과학자와 의사의 심리적 동기를 파헤치고 있습니다.

클레오파트라부터 식민지 약탈, 전쟁과 냉전의 희생자들, 그리고 첨단기술로 변화할 미래의 범죄까지.

과학적 성취와 얽혀 있는 잔인하고 섬찟한 범죄를 통해 우리에게

​

미래에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는지에(우리 몸의 절반이 생체공학으로 만들어지거나 우리가 명왕성에서 살거나 우리의 DNA가 도마뱀의 DNA와 합쳐지거나 간에) 상관없이 우리의 후손은 여전히 사람으로 살아갈 것이고, 우리가 늘 그래 온 것처럼 잘못된 행동을 저지를 것이다. 심리학자들의 말처럼, 미래의 행동을 알려주는 최선의 예측 변인은 과거의 행동이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아인슈타인은 우리보다 더 멀리 내다보았다. 지성은 분명히 좋은 것이다. 하지만 과학이 거머쥔 힘을 감안하면, 이제는 더 이상 충분히 좋은 것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인성이야말로 과학의 남용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보장책인데, 과학의 이 두 가지 필수적 측면(지성과 인성)이 미래에도 공존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 page 437 ~ 438

​

전문가 영역이라는 인식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과학과 의학 분야에서도 이제 도덕성과 윤리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시대에, 정직과 성실성, 양심적 태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었습니다.

​

첫 이야기부터 충격이었습니다.

역사상 최초의 비윤리적 과학 실험을 설계한 사람이 누구일까...?

바로 '클레오파트라'였다고 합니다.

시의들이 하는 일에 큰 관심을 보인 클레오파트라는 여종들을 앞세워 자궁 속의 아기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하는 실험에 동원하였고 죄수들에게 독을 시험하는 등...

그런데 이 끔찍한 실험에 관한 역사적 기록은 오직 『탈무드』에만 있기에, 여기에 기술된 이야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의심스러운 점들이 있지만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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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건 아니건, 많은 후세 사람은 뭔가 중요한 사실을 전해주는 이 이야기를 믿었다.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클레오파트라는 미움을 많이 받았고, 섬뜩하고 생생한 이 이야기의 묘사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폭군 이야기야 누구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그것을 뛰어넘어 우리의 마음을 휘어잡는 요소가 있다. 여기에는 심지어 그 당시에도 알아챌 수 있었던, 아주 극심하고 섬뜩한 행동의 원형이 숨어 있다. 그것은 바로 집착에 사로잡혀 무언가를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사람이 보이는 행동이다. 오늘날 우리는 그런 사람을 '미치광이 과학자'라고 부른다. - page 9

​

낭자한 피와 고통의 비명을 무시하고, 인간의 희생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 '미치광이 과학자'.

이들은 논리나 이성이나 과학적 안목이 부족해서 미치광이가 된 게 아닌, 오히려 과학을 '너무 철저히' 하려고 하다가 도가 지나쳐 자신의 인간성을 도외시하면서 그렇게 된 이들이었습니다.

그런 이들이 여기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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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이 존경한 당대 최고의 박물학자 '윌리엄 댐피어'가 약탈을 일삼은 괴팍한 해적이었고

시신이 필요한 해부학자들과 거래하다가 살인까지 저지른 시신 도굴꾼 '윌리엄 버크'

미국에서 영웅으로 칭송받는 발명 천재 '토머스 에디슨'은 전류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개와 말에게 전기 고문을 가했고

신경과 의사였던 '월터 프리먼'은 정신질환자들의 뇌 속을 얼음송곳으로 헤집는 수술을 확산시키고

'젠더'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심리학자 '존 머니'는 생물학적 기반을 무시하고 음경이 훼손된 아이에게 성전환 수술을 강권해 한 사람의 인생을 비극으로 만드는 등

남성 악당들과 함께 첫 여성 악당인

마약 분석가 '애니 두컨'은 처음부터 학위를 조작해 업계에 발을 들인 뒤 마약 시료를 제대로 시험하지 않고 경찰의 추정 그대로 기록하면서 다른 연구자들의 두세 배가 넘는 시료를 처리해 증거를 조작까지

집착과 광기 어린 야망에 사로잡힌 과학자, 안타까운 희생자들의 사연들이 있었습니다.

​

당연히 대다수 과학자는 우리의 신뢰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선을 넘어 범죄와 비행을 저지르는 이들은 지금까지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전한 이 말을 새겨야했습니다.

​

"많은 사람은 위대한 과학자를 만드는 것이 지성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다.

위대한 과학자를 만드는 것은 인성이다."

​

역시나 믿고 읽을 수 있었던 '샘 킨'.

다음엔 어떤 과학의 이면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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