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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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재테크에 한창 관심이 있을 때가 있었습니다.

들어오는 돈은 한정되어 있기에 보다 효율적으로 굴리기 위해 관련 책들을 기웃거리며 읽어보곤 했었을 때!

경제 입문책으로 추천을 받았었습니다.

그래서 읽어봐야지... 결심했지만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한순간 반짝하며 사라지게 되었고 자연스레 이 책에 대한 관심도 사라지게 되면서 기억의 저편에 묻어두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

벌써 이 책이 출간된 지 10년이 지난 요즘.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아직까지도 이 책이 회자된다는 건 그만큼 의미가 있다는 것이기에 저도 그 대열에 합류해 보려 합니다.

​

"불안해하지 않고 충분히 즐길 만큼 돈을 벌 수 있는가"

위기의 시대에 꼭 알아야 할 자본주의 경쟁에 관한 33가지 비밀

​

『자본주의』



이 책은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5부작'을 책으로 엮은 것이었습니다.

그 시작으로는

​

"왜 미국의 리먼 사태가 내 지갑 속 돈에 영향을 미치는지, 왜 미국 경제가 우리 집 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했어요. 물가는 왜 수십 년 동안 오르기만 하는지도요."

​

담당 PD인 정지은 PD가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경제학 서적을 섭렵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해 이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근본적인 원리가 '자본주의'라는 생각에 이것을 방송으로 다루게 되었고 저는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

자본주의 사회에 살아가지만 막상 제대로 알지 못했던 '자본주의'.

그 민낯을 보니 두려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빚지는 사람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이 구조적 모순 때문에 주기적으로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는 사실에 솔직히 경악하게 되었는데...

무의식중에 우리를 나락으로 빠뜨리는 자본주의의 유혹과 위협 속에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 것인가...

​

인류는 역사상 등장했던 그 어떤 체제도 자본주의를 이기지 못했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지금껏 막대한 인류의 부를 만들어냈던 근본적인 동력이자 시스템이 되어 왔다. 문제는 '누구를 위한' 자본주의가 돼야 하느냐는 점이다. 지금까지 자본주의는 자본가, 은행, 정부를 위한 자본주의였다. 자본주의의 혜택은 이제 99%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때가 되었다.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그 강력한 성장엔진을 우리 모두를 위해 나누어 써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소득의 불균형을 해결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자본주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모습이 바로 가장 영속가능한 자본주의는 아닐까, 하는 제언을 감히 해본다. - page 385

​

시장도 정부도 아닌 '국민'이 주인인 자본주의​를 이야기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지...

되짚어보아야 했습니다.

​

'경제'책이라면 용어도 그렇고 어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선뜻 읽어보지 않았었고 그저 불만만을 가지며 살아왔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술술 읽히는 것은 물론이요, 안일하게 불만을 내뱉은 제 태도에 일침을 가해주었습니다.

알지 못했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

은행의 배신이야 얼핏 알고 있었지만...

​

"은행은 당신을 각박한 세상으로 내보내

다른 모든 사람과 싸우라고 한다"

-베르나르 리에테르 「돈의 비밀」 중

​

은행이 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대출'이라는 과정을 거쳐 '빚'에 대한 이자를 받아 수익을 챙기기​에 돈을 갚을 수 없는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해주는, 자본주의 체제 안에 내재된 법칙이자 또한 약자를 공멸로 몰아가는 이 비정한 원리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그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허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

그리고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보안용 CCTV의 또 다른 이면.

​

"저는 관찰합니다. 우리 회사는 전 세계에 140명의 관찰 마케터를 두고 있고, 이들은 주중이나 주말에 쇼핑몰, 상점, 공항, 기차역에 가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교류하는지 관찰합니다. 우리는 다양한 첨단 기술을 사용해서 단순히 쳐다보는 행위를 보다 확장해서 쇼핑하는 모습을 자세히 분석합니다." - 파코 언더힐, 쇼핑컨설팅사 인바이로셀 CEO

​

관찰을 토대로 고도의 마케팅 기법을 만들어 우리를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

지금도 누군가는 내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

​

명불허전이었습니다.

단순한 경제서가 아닌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꼭 읽고 넘어가야 할 책이었습니다.

자본주의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보다 현명히 살아갈 방법에 대해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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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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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는 사람의 목숨을 간단히 뺏을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대감이 매우 강했습니다. 제가 에도 시대물을 계속 쓰고 싶어 하는 이유는, 그렇게 따뜻한 인간의 정이 있는 사회를 향한 동경 때문입니다. 작은 것도 함께 나누고 도와가며 살았던 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중 한 명이자 '미미여사'라는 닉네임을 지닌 그녀 '미야베 미유키'.

그녀의 작품 중 유독 시대 소설이 저에게는 참 와닿는데...

아무래도 따뜻한 인간의 정이 그려져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

이번 작품 역시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좀비물 X 시대소설이라는 착상이 빛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야심작!

​

좀비라니!

(하면서 <킹덤>이 떠올랐습니다.)

어떻게 그려낼지...

얼른 읽어보았습니다.

​

오직 신만이 출입할 수 있는

'이세계 도박장', 신과 인간의 삼각관계,

죽여도 죽지 않는 '인간이 아닌 자'들에 관한 이야기!

​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에도 간다 미시마초에 있는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는 '흑백의 방'이라는 객실에 손님을 초대하여 조금 특이한 괴담 자리를 마련해왔습니다.

이야기꾼이 한 명.

듣는 이도 한 명.

하는 이야기는 하나뿐.

주인 이헤에가 호사로 시작한 이 별난 괴담 자리는 처음 청자 역할을 맡았던 조카딸 오치카가 시집을 간 후, 차남 '도미지로'가 이어받게 됩니다.

그리고

​

사람은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밝은 내용이든 어두운 내용이든 상관없이. 그리고 미시마야의 특이한 괸담 자리에, 오늘도 새로운 이야기꾼이 찾아온다. - page 10

​

세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우선 누나를 구하기 위해 등에의 저주를 받고 오직 신만이 출입할 수 있는 '이세계 도박장'으로 끌려간 소년의 이야기 <주사위와 등에>,

대를 이어 나룻배 사공 일을 해오던 오누이가 질냄비 속에서 나타난 정체불명의 존재와 맞닥뜨린 이후로 각각 사랑에 빠지거나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이야기 <질냄비 각시>,

마지막 죽여도 죽지 않는 '인간이 아닌 자' 들에 관한 이야기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가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

매 이야기마다 진한 여운이 남았었습니다.

역시나...

괴담을 통해서 바라본 인간의 모습이...

​

"모치타로 씨의 이야기는 사람을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이야기였어요. 뿐만 아니라 사람은 신마저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지요. 사람의 목숨은 소중한데 생물로서는 왜 이리 횡포하고 오만할까요." - page 217

​

특히나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에서 '인간이 아닌 자'의 의미가

​

마을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인간이 아닌 자'는 알 수 없는 역병같은 존재였다. 성가시고 무섭지만 그 원인이 되는 더욱 무서운 괴물이 따로 존재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

이 번의 치세는 엉성하고 백성들에게 차갑다. 연공을 착취할 뿐 이 정도의 큰일을 주지하는 것마저 소홀히 하고, 게으르며 오만한 데다 미덥지 못하다. 지금까지도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지만 불평을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모두 입을 다물고 눈을 감아 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와 함께 단숨에 드러나 더 이상 눈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 page 511 ~ 512

​

"돌이켜보면 그쪽에서는 '인간이 아닌 자'의 재앙이 없었다고 해도 연공 징수에 쫓기고 있었지요. 그것만으로도 이쪽으로 도산해 오기를 잘했다며."

괴물과 나쁜 정치, 사람의 목숨을 뿌리째 베어 내는 것으로는 똑같은 해악이다. - page 556

​

누가 해악일까...

​

이번 작품은 우연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계절도 딱 맞아떨어졌었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귀뚜라미 소리가 은은히 들려오는 깊어지는 가을밤.

특별했던 괴담이 잠시나마 복잡했던 세상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었습니다.

괴담이지만 결국 우리네 이야기였던...

그래서일까...

다음 권이 나올 때까지 아련하고도 짙은 그리움에 다시금 꺼내 읽을 듯합니다.

사람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고

또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기에...

​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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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빚을 갚은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기적을 일으키는 말버릇 ㅣ 2억 우주님 시리즈
고이케 히로시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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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기 헤드에서 불쑥 튀어나온 '우주님'.

그와는 이미 구면이었습니다.

전작에서도 '기적'을 일으키는 '말버릇'을 일러주었었는데...

어느덧 세월이 흘러 기억이 가물해진 요즘!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자!

또다시 우주님에게 한 수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

"우주의 기적이 당신을 찾아갑니다!"

​

언제, 어디서든 반드시 당신에게

일어나기 바라는 일만 말해야 한다.

말은 당신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며

우주로 보내는 가장 강력한 주문이다!

​

『2억 빚을 갚은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기적을 일으키는 말버릇』



이번엔 새로운 이들이 등장하였습니다.

'가라스덴구'과 '미도리'.

이들과 함께 '기적'을 경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억 원의 빚을 끌어안고 허덕이던 나 고이케 히로시.

우주님과의 만남이 어느덧 9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샤워 헤드에서 불쑥 나타난 모히칸 헤어스타일의 우주님!

우주님의 쥘부채에 수없이 얻어맞으면서 말버릇을 바꾸고 행동을 바꾼 덕에 인생 역전, 모든 빚은 완전히 변제하게 되었고 시원섭섭하게 우주님과는 헤어질 줄 알았는데...

​

"너 설마 빚을 모두 갚았으니까 그것으로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네? 어떻게 그런 생각... 을 하고 있었습니다. 네. 그렇게 생각하긴 했습니다만..."

"그래. 그랬을 거야!"

"그런데 왜 다시 오셨습니까?"

"뭐? 왜 왔냐고? 당연하잖아. 빚을 모두 갚은 네게 우주로부터 온 진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왔지."

...

"일어나기 바라는 것만 말로 표현하는 거야!" - page 12 ~ 14

​

일어나기 바라는 것만 말로 표현하라고!

이것이 자신의 우주를 마음껏 현실화시키는 비법이라 외치는 우주님!

신용불량자였던 히로시가 9년 만에 빚을 모두 갚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집을 사기까지, 우주님의 강력한 스파르타 교육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

'말'이 이토록 중요한 이유를 우주님이 알려주셨습니다.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이 우주라는 증폭 장치를 거쳐 현실이 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말을 잘 사용하면 어떤 현실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그렇기에 본인 스스로 가능하면 '좋은 느낌이 드는' 말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

새삼 제 말버릇을 되돌아보게 해 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평소에 하는 말에는 항상 그 사람의 마음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인데 무언가에 관해서 '하지만', '그래도'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자신을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그 때문에 다른 사람도 믿지 못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우주도 믿지 않는다 하였는데...

제가 딱! 그랬습니다.

주문을 방해하는 흑마술과도 같은 '하지만', '그래도' 대신 어떻게 해야 할까?

​

'하지만', '그래도' 대신 사용해야 할 백마술을 가르쳐주겠다. 바로 '그러니까'라는 말버릇이다.

'하지만', '그래도'라는 말이 튀어나올 것 같으면 즉시 이 말로 바꾸길 바란다. 그렇게 하면 흑마술 같은 말버릇을 중화시킬 수 있다.

"결혼해서 행복해지고 싶어. 그러니까 지금부터 내게 맞는 사람을 찾을 거야."

"가족을 좀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그러니까 술은 끊을거야. 그러니까 전문 기관에 가서 상담해 볼 거야."

어떤가? 저주의 마법이 순식간에 미래를 향한 축복의 마법으로 바뀐다. - page 72 ~ 73

​

의식적으로 다른 말을 하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

그리고 '괜찮아'라는 말도 조심히 사용해야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긍정문으로 사용하면 자신을 격려하는 최고의 마법 같은 말이지만 마지막에 물음표를 붙여 의문형을 만들면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 되어 상대방의 힘을 빼앗는 마법이 된다는 사실.

그렇기에 "괜찮아."는 상대방을 긍정하고 격려할 때에만 사용하도록 할 것을,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나 쓸데없이 걱정해 주는 사람은 피할 것을 우주님이 일러주셨습니다.

​

살다 보면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내가 원하는 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그것은 자신의 내부에 있는 진정한 자신이 원하는 진짜 주문인가.

시간 차 주문이라면 "몇 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이루고 싶은 주문인가?"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리고 우주에 소원을 주문하면 반드시 좋은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것을 믿고 주문을 한 미래까지 자신을 이끌어가야 한다.

​

기적은 우주에 넘칠 정도로 많이 쌓여 있고 우주는 기적을 내보내기 위해 모든 준비를 갖추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 우린 행동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

"너의 주문은 이미 전부 이루어졌어!"

​

나에게도 일어날 기적을 기다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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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해양생물학자의 경이로운 심해 생물 탐사기
에디스 위더 지음, 김보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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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라 하면...

에메랄드 빛 푸른 바다를 떠오르곤 합니다.

하지만 막상 바닷속을 들어가면 어둡기만 합니다.

그런데...

또 신기하게도 아주 작은 빛만 주어도 형형색색의 바다생물들을 볼 수 있음에 신비롭기만 한 바닷속 이야기.

가보지 못해 더 궁금한 그곳의 이야기가 펼쳐진 이 책에 저도 한번 빠져들고자 합니다.

​

"깜깜한 심해에 어떻게 이토록 밝은 빛이 있을 수 있을까?"

지구의 깊은 바다로 떠난 한 과학자의 놀라운 모험과

스스로 빛을 내뿜는 심해 생물들의 비밀

​

『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첫 시작이 <눈으로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응? 뭐지?

우선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본다는 것'의 의미를 보면

​

볼 수 있다는 것은 삶이라는 게임에서 엄청난 이점을 제공한다. 그것이 지구상의 모든 동물 종 중 95%가 눈을 가진 진화론적 이유다. 그중에는 지름이 머리카락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단세포 조류의 눈도 있고, 인간의 머리만큼 큰 대왕오징어의 눈도 있다. 이처럼 제각각인 눈은 세상을 보는 방식도 서로 달라서, 그 방식을 살펴보면 해당 종의 생물학적 요구에 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눈이 무엇을 보는 데 최적화되어 있는지 알아내는 것은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는 귀중한 도구로, 이 때문에 시각생태학이라는 연구 분야도 탄생했다. - page 25

​

이렇게나 의미심장한 것이었군... 하면 놀라웠던 그때!

왜 저자가 이 이야기를 했는지 그 뒤에 알게 되었습니다.

해양생물학자이자 인기 TED 강연자인 '에디스 위더'.

그녀는 대학 때 척추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수술 합병증으로 인해 일시적인 시력 상실까지 찾아오게 됩니다.

수십 차례 진행된 수술의 고통과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실명의 두려움 속에 그녀는 눈앞의 작은 것들에 집중하는 낙관주의적 태도를 배울 수 있었고 이때의 영향으로 당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심해 생체발광에 대해 연구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지각하기로 선택하는가에 따라 우리 존재의 모습이 결정된다. 우리는 우리가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보고자 하는 대로, 즉 우리 존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세계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로 본다. 과거에는 그것이 참이었다. 그러나 우리 세계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면서 무엇이 생명을 살아 있게 하는가에 대한 더 큰 그림이 필요해졌다. 자연계의 복잡한 작동을 이해하려면 나무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다. 이제 우리는 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수히 일어나는 경이로운 현상들까지 시야에 담아야 한다. 깊은 바닷속까지 이어진 반짝이는 생명의 그물을 알지 못한 채 수면 위만 바라보는 것은 바다의 경이로움과 우리 존재를 가능케 하는 바다의 역할에 눈 감는 것과 마찬가지다. - page 44

​

그리하여 힘든 훈련을 받은 뒤 다이빙 복장을 하고 바닷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

"깜깜한 심해에 어떻게 이토록 밝은 빛이 있을 수 있을까?"

​

에 대해, '생물발광'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

밝은 빛을 내는 생물들!

​

운이 좋아 수영이 허용되는 생물발광 만에 가게 된다면, 온몸을 담가 볼 수도 있다. 거기서 헤엄을 치면 반짝거리는 별가루들로 만들어진 후광에 휩싸일 것이다. 눈앞에서 손가락을 까딱거릴 때마다 손끝에서 불꽃이 나오는 것을 지켜보면 마법적인 초능력을 가진 기분이 든다. 어떻게 보면 그런 셈이다. 수많은 생명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고 자연은 어디에나 있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얼마 안 된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숨어 있던 생명의 에너지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이 장면을 보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기쁨과 경외감이 절묘하게 혼합된 감정을 경험한다. - page 173

​

너무나 황홀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미지의 영역이었던 심해.

그 속에 자신만의 생존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

특히나 비현실적으로 기묘한 모습을 지닌 동물들 중 '대왕오징어' 를 통해 전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꼬리 끝에서 다리 끝까지의 길이는 약 3m로 추정되고

그 2배가 넘는 길이의 촉완을 최대호 뻗으면 2층 건물 높이만큼 길어질 수 있는

희귀한 동물, 아니 겁이 많은 이 동물, 대왕오징어.

우리는 그들이 죽어서 떠오르는 것을 보고서야 그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

​

우리가 탐험하지 않은, 혹은 잘못된 방식으로 탐험해 온 저 깊은 곳에는 얼마나 많은 놀라운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 것일까?

또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동물들을 오해하고 있는 것일까? 크라켄은 수 세기 동안 무시무시한 괴물이라고 매도되었지만, 가까이에서 본 그것은 괴물이 아니라 멋진 동물이었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자연을 싸우고 격퇴해야 할 괴물로 보아 왔다. 『모비 딕』에서 에이해브는 희고 커다란 향고래를 악으로 보고, 그것으로 상징되는 장연의 지배에 굴복하기를 거부했다. 멜빌은 또 다른 포경선 선장의 반대되는 관점도 제시한다. 에이해브가 한 다리를 잃었듯이 그 또한 모비 딕에게 한 팔을 잃었지만 고래에게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며 에이해브에게 고래를 내버려 두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결국 에이해브는 자기중심적인 집착 때문에 몰락한다. 고래는 에이해브와 그의 배, 그리고 단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선원을 파괴한다. 인구가 증가하고 인간의 파괴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며, 나는 우리가 자연을 정복해야 할 괴물로 보는 관점을 고집하다가 에이해브와 같은 운명을 맞이할까 두렵다. - page 316

​

책은 심해 깊은 곳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여러 해양생물과 그들 행동에 숨겨진 비밀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충고도 해 주었습니다.

어획 남획, 해파리의 포식자인 장수거북이나 황새치 등 중요한 피드백 루프 제거, 환경오염으로 수온과 해류 패턴의 변화 등 우리가 자연계를 학살하고 있으며 그러면서 우리 자신의 존재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귀중한 자원이 석유나 광물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완전히 수용해야 하는 자세를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

'바라본다는 것'

그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우주와도 같았던 바다의 심연.

그래서일까.

『코스모스』에서 느꼈던 감정과도 많이 닮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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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유전학
임야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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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는 '인문학'이거나 '자연과학' 분야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과학적 사유와 역사적 사실이 빚어낸 SF 소설이라는 점에서 실로 놀라웠습니다.

믿고 싶지 않지만 진실일 듯한...

그래서 외면하고 싶지만 마주해야만 하는 진실 앞에 이 소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난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

'과연 인간에게 악은 유전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하루라도 '상실'과 '환멸'을 거치지 않으면 지나가기 힘든 요즘 시대에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는 이야기다.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악의 근원을 찾아가는 이 소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_배우 정동환

​

『악의 유전학』



1913년, 러시아 제국 변방의 밤

​

불빛도, 인기척도 없는 겨울 광장. 6년 전, 거액을 털린 은행은 눈보라 속에서 건재했다.

검고 추운 밤, 은행 지붕 위에 누군가가 서 있다.

무표정한 사내다. 그는 사제 폭탄 대신 자루 가방을 들고 있다. - page 13

​

6년 전 이곳을 참혹한 현장으로 만들었던, 이젠 단단한 얼굴에 34년짜리 나이테가 새겨져 있는 사내는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폭동과 테러, 암살을 일삼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또다시 멀고도 추운 투루한스크로 유배를 떠나기 전 고향의 어머니에게 찾아가게 됩니다.

바느질하던 노파.

야음을 틈탄 아들의 기별에 말없이 문을 열어 사내와 냉기를 함께 들이며 마지막일 듯한 이들의 만남 속에 20년 전 그곳에서 있었던 충격적인 비밀을 들려주게 됩니다.

​

"시베리아 어디쯤이니?"

"투루한스크 변경주요."

"투루한스크?"

놀란 노파는 반쯤 남은 보드카 잔을 비워 버렸다.

"참나...... 운명이...... "

비밀은 이미 목젖까지 올라왔다.

"왜요? 아시는 데예요?"

사내의 질문에 노파는 한참 동안 대답하지 않다가 뭔가를 결심한 듯이 입을 열었다.

"투루한스크. 시뻘건 오로라가 드리운, 세상에서 가장 추운 곳이었지."

노파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거기에 사셨어요?"

"그래. 아주 예전이지. 툰드라는 일 년 내내 영하 50도였다. 겨우내 오로라에 구걸하면 여름은 적선하듯이 잠깐 들러 줬어. 그 두 달짜리 여름에도 꽃은 피었다. 설화와 붓꽃만이 숲속에......" - page 20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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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8년, 니콜라이 황제의 장남인 알렉산드르 2세가 황권을 이어받은 지 4년째.

리센코 후작은 이장에게 말을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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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확히 1년 뒤에 일행과 돌아오겠소. 그때 이 그림대로 되어 있으면, 마을 사람 모두가 각자 이만한 돈을 가져갈 겁니다." - page 24 ~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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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천재 유전학자이니 리센코는 추위를 잘 견디는 '한랭 내성' 유전자를 만들겠다며 위험한 생체 실험을 강행하게 됩니다.

바로 홀로드나야 수도원으로부터 내려가 동쪽 홀로드나야에 250명의 남자아이가, 서쪽 홀로드나야에 250명의 여자아이를 두고 말입니다.

이 수용소와도 같은 곳에 갇힌 500명의 아이들은 갓난 아기였으며 남녀 구분할 것 없이 차디찬 얼음 입수와 고문, 나아가 강제 결혼과 출산을 겪게 됩니다.

왜?

그 이유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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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차르는 청년 리센코의 꿰뚫는 시선을 주시했다.

"폐하에게 추위를 타지 않는 러시아 백성들을 만들어 올리고 싶습니다." - page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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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학과 진화론에 빠져들었던 리센코는 차디찬 얼음 입수로부터 살아남는 이들의 유전자는 그 자손에게도 물려줄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의 유전학 이론을 실천에 옮기고자 무자비한 실험을 시작하게 되고 이 연구에는 20년의 기한이 주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실험은 좀처럼 진척이 보이지 않고, 이에 목숨을 건 리센코는 점점 미쳐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기적의 케케'라 불리던 소녀 '케케'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간간이 목숨을 이어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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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자라 주었구나, 케케!"

후작의 대견한 손이 닿는 곳마다 땀구멍이 오므라들고 솜털이 곤두섰다. 서류철을 보던 연구원이 케케의 입수 기도 성적을 읊었다.

"후작님, 평균 나이로 환산하면 최상위권 성적입니다."

긴 숫자들의 나열 끝에 결론이 나왔다.

"케케는 가장 넓은 방으로 배정하지." - page 147 ~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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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득 형질의 유전' 자신이 맹신하는 라마르크주의에 사로잡혔던 리센코로부터 기적의 케케와 한랭 내성 챔피언 베소 둘 사이의 아이가 그가 주장했던 결과였지만 검증되지 않았던 이론은 리센코에게 바꿀 수 없는 신념이 되고 초조해질수록 불안은 광기로, 실망은 폭력으로 폭발하게 되고 그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아니었고 케케 역시도 목숨을 걸고 이곳으로부터 탈출을 감행하게 됩니다.

​

탈출해 살아남은 단 한 명의 실험체 '케케'.

그리고 '케케'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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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 조용히 손을 내려 훌쩍이는 노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머니의 기적은 저예요. 제가 세상을 뒤집어엎을 거예요."

...

사내가 신문을 펼쳐 케케에게 건넸다.

"그리고 '그분'이 저에게 새 이름을 주셨어요."

글썽이는 눈물 때문에 케케는 신문의 작은 글씨를 읽을 수 없었다. 그러자 사내는 손가락으로 자신이 쓴 글의 맨 아래쪽을 집었다.

"스탈린. 이오시프 스탈린. 강철의 사나이라는 뜻입니다." - page 245 ~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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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의 마지막 결과물이었던 이 사내.

투루한스크로 유형을 떠나기 전 약 10년 그리고 유형을 떠난 이후 약 40년 동안 '혁명'이라는 이름을 걸고 수많은 사람을 괴롭히고 죽이다가 끝내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수천 명을 숙청하며 공포 정치를 펼친 이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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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악마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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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을 토대로 과학적 사유와 역사적 사실이 빚어낸 매력적이었던 이 소설.

그만큼 읽으면서 소름이 끼쳤고 분했었습니다.

유전적 실험을 통해 열성을 제거하고 우성 인자를 키우려 했던 인간 개조 프로젝트.

이 파렴치하고도 비윤리적인 행위 끝에 태어난 독재자.

과연 '획득 형질 유전' 실험이 실패라 단정 지을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이 이론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론이라면...?

이 질문들에 우리는 어떤 잣대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인지 성찰해 보아야 할 문제였습니다.

​

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걸쳐 전 세계에 만연했던 '우생학'.

여전히 '인간의 우열'에 관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는 현실 앞에 이 위험하고도 비윤리적인 사고를 경계해야 함을 일깨워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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