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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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해지는 기적 이야기. 덕분에 오늘 하루 미소를 머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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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 - 위대한 발명은 ‘우연한 실수’에서 탄생한다!
오스카 파리네티 지음, 안희태 그림, 최경남 옮김 / 레몬한스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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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4년 영국의 작가이자 미술사가인 호레이스 월풀이 '무언가를 찾다가 실수로 다른 것을 발견하거나 발명하게 된 것'을 묘사하기 위해 만든 단어.

'세렌디피티'

이 책은 글로벌 프리미엄 기업 '이탈리(EATALY)'의 창업자인 '오스카 파리네티'가 우연한 실수로 인한 뜻밖의 위대한 발견과 발명으로 탄생한 다양한 브랜드 이야기를 통해 20세기, 21세기 세계 경제가 얼마나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인류의 삶이 풍요로워졌는지 에피소드를 곁들여 들려준다기에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지 바로 읽어보았습니다.

​

· 1,100여 년 전, 커피나무 열매를 뜯어먹고 활력을 얻은 염소 덕분에 오늘날 전 세계인이 모닝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브라우니의 발명 뒤에는 어떤 깜짝 놀랄 에피소드가 숨어 있을까?

· 딱딱한 옥수수 알갱이가 터져 부드럽고 맛있는 먹을거리로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은 누구일까?

·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청량음료 코카콜라가 애초 약용 시럽으로 출발했다고?

​

인류의 삶을 바꿔놓은 최고 브랜드가

우연한 실수로 인한 위대한 발견으로 탄생했다?!

​

『세렌디피티』



다양한 음식의 역사를 연구하면서 몇몇 놀라운 세렌디피티 사례를 접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전 세계 최고의 식품 생산자, 셰프, 과학자, 파티시에, CEO와의 생생하고 통찰력 있는 인터뷰로 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둔 코카콜라나 고르곤졸라와 같이 기존에 잘 알려진 유명한 음식과 음료에 관한 이야기를,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빵인 파네토네나 마요네즈에 버무린 러시안 샐러드, 아일랜드산 흑맥주 기네스와 같이 실수나 착오, 사고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얻게 된 위대한 발견된 이야기를,

고추나 이탈리아 최고의 적포도주 바롤로, 밀라노식 리조토와 같이 그 기원이 너무나 기괴해 이 책에 담을 가치가 충분한 이야기를,

그렇게 48가지의 미식 탐험이 시작되었습니다.

​

요즘 제철인 '감자'.

감자를 익히면 별미로 변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하였습니다.

이 사실부터 놀라웠었습니다.

그 뒤로 감자튀김에 대한 멋진 세렌디피티 스토리가 있었는데...

​

"우리가 지금 19세기 중반 새러토가 스프링스에 있는 문스 레이크 하우스에 있다고 생각해보자고요. 어느 날, 조지는 감자튀김이 너무 두껍고 바삭하지도 않은 데다 맛도 없다고 불평하며 감자튀김 접시를 몇 번이고 주방으로 되돌려보내는 무례한 손님을 목격하고 있었습니다. 화가 난 조지는 감자를 아주 얇게 썰어 튀김기에 던져넣고 소금을 듬뿍 뿌린 다음 (당연히 주저하는) 웨이터에게 불만을 품은 손님에게 갖다주라고 명령했어요. 그런데 한판 싸울 준비를 하던 그의 귀에 칭찬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손님이 새로운 버전의 그 감자칩에 감격했던 것이죠. 그날부터 조지 크럼은 이 방식으로 감자를 계속 요리했고 그의 레스토랑은 이 감자 요리로 유명해졌습니다. 보시다시피 감자칩의 탄생은 이렇게 순전히 우연이었어요." - page 62 ~ 63

​

그리하여 저에겐 최애 과자인 감자칩이 탄생하였다는 것을.

그리고 이 이야기보다 울림을 선사한 이야기가 있었으니...

​

안토니아는 감자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찬양했다. 그 이유는 감자가 수세기 동안 값비싼 식사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먹여 살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음식으로 여겨져왔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모든 '가난한' 음식에 대해 이와 동일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그녀는 또한 멋지고 중요한 음식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는 단순한 제품도 존중한다.

훌륭한 셰프들의 위대함은 가장 평범한 재료를 풍미가 폭발하는 요리로 바꿀 수 있는 능력에 있으며, 이것이 그들이 존경받는 이유다. 그 대상이 그저 작은 감자에 불과할지라도 말이다. - page 65

​

소박한 감자에 대한 존중.

아니, 모든 것에 대한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

매일 먹고 있는 '막대 아이스크림'의 등장에 놀라웠습니다.



알베르토는 매우 추운 날씨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살던 열한 살짜리 소년 프랭크 에퍼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때는 1905년 겨울이었다. 프랭크는 컵에 든 물과 소다를 작은 막대로 젓고 있었다. 그러다 딴 데 정신이 팔려 창틀에 음료를 놓아두었는데 음료는 영하의 날씨에 순식간에 얼어버렸다. 다음날 소년은 뜨거운 물을 사용해가며 갖은 애를 쓴 끝에 컵에서 그 얼음덩어리를 뽑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그는 역사상 최초의 막대 아이스크림을 들고 본능적으로 이를 핥았다. - page 184

​

이는 우연이었지만 관심과 호기심 때문이었고, 여기서 강조된 건 직관과 전환은 얼린 혼합물이 아닌 '막대기'에 반영되었다는 점.

덕분에 우린 잘 먹고 있습니다!

​

마지막을 장식한 건 '인류'였습니다.



불의 발견에서부터 신육종 기술과 현대 의학에 이르기까지.

​

진화는 항상 우연하게 진행되며, 우리는 그 법칙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존재라는 점입니다. - page 405

​

놀라운 발전을 이룬 인간이 우연의 가장 중요한 사례라고 소개하며 우리에게 전한 이야기.

​

인간의 세렌디피티는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숨겨진 목표가 없다는 점에서 결론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태어났으며, 이는 진화 시간으로 따지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진 8,000세대 전의 사건입니다.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탐구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 page 417

​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었습니다.



'의심'.

이 특별한 교훈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

경이로웠던 세렌디피티의 세계.

앞으로도 어떤 것들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줄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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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행위 - 부서지는 인간, 활자 너머의 어둠 ㅣ 오에 컬렉션 2
오에 겐자부로 지음, 남휘정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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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

이번엔 소설이 아닌

오에 겐자부로의 독서 경험과 풍부한 철학적 사유를 담은 평론집

이었습니다.

그는 어떻게 읽었을까...?!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는 어떻게 읽었을까?

​

대작가의 독서 경험과 철학!

​

『읽는 행위』



이 책은 당시 30대였던 젊은 작가로서

​

'말의 정통적인 의미에서 독서 경험은 경험이라 할 수 있을까?'

'독서로 훈련된 상상력은 현실에서도 상상력이 될 수 있을까?'

​

이 두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이에 답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처음 활자의 부름에 반응했던 유년기부터 광기에 사로잡혀 활자를 잃어버리거나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계속 해명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명제였던 이 질문.

​

무엇보다 '악몽'과 '광기'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제2차 세계 대전과 히로시마·나가사키의 핵폭탄으로 시작된 역사적 사실로서 악몽이 망각 속으로 사라지려고 할 때 그는 활자화된 악몽의 기록을 통해 그 기억을 소환하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

먼저 그것은 활자 너머에서 거대하고 깊은 어둠을 보고 희미한 빛을 인정해 온 자의 요청이며, 동시에 마침 외국어를 습득한 시기에 소설을 쓰게 되면서 타인에게 나의 지병과도 같은 악몽을 전달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 한 작가로서의 요청이다. 여기서 나는 질문하는 자이며 답해야 하는 자이다. 나는 거절하는 자이며 동시에 거절당하는 자이다. - page 80

​

그는 '읽는 행위'를 통해 자기 내면에 잠재된 '깊은 어둠'을 확인하고 나아가 그 속에서 '희미한 빛'을 발견하는 작가였습니다.

그리고선 '악몽의 전달자'로 활자화된 악몽을 통해 훈련된 상상력이 현실을 살아가게 하는 강력한 힘을 제공한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

개인적으로 그의 『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를 읽고 난 뒤 이 책을 만나서일까.

그의 이야기가 이렇게나 친숙하게 다가올 줄이야!

숲속 골짜기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고

숲속에 있는 동안이 가장 자연스러운 환경이었기에

그의 작품들을 바라보면

​

지금 『읽는 행위』를 다시 읽고, 마침내 『동시대 게임』에 이르는 나의 숲이란 주제의 원형이 여기에 거의 모든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게다가 여기에 직접 묘사되는 숲은 바로 내가 그곳에 둘러싸여 태어나서 자랐던 현실의 숲이었다. 즉, 소설의 이미지는 원래 그 계기가 낭의 유소년기에 경험한 것이더라도 소설의 구성에 끼워 넣어 초고를 쓰고 고치는 과정에서 숲이란 요소도 다소간 허구적인 것으로 만들어지는 데에 반해, 『읽는 행위』에서 묘사된 것은 뜻밖에도 나의 기억 속 숲과 딱 포개지는 것이다. - page 232

​

그의 '숲'...

한없이 매혹적이면서 두려운, 삶과 죽음의 모태가 공존하는, 죽음과 재생이 일어나는 장소, 그 속에서 '빛'을 발견하는 작업이 '독서'라는 것을.

역시나 범접할 수 없다고 할까...

​

읽기를 통해 인간다움에 대해 고민하고 개인의 삶과 사회를 재조명하고자 한 작가로서의 태도를 보여주었던 오에 겐자부로.

시간이 흐른 이 시대에 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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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 - 현대판 단테의 『신곡』 ㅣ 오에 컬렉션 5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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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

저는 이번 기회에 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

여러 권이 있었지만 우선적으로 딱 두 권을 선택하였습니다.

그중 하나인 이 책.

이 작품은 완숙한 중년 작가의 방법적 고뇌가 함축되어 있는 소설이라 하였습니다.

아...

벌써부터 난해할 듯한 느낌적인 느낌 앞에 그럼에도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구원과 재생의 소설!

​

현대판 단테의 『신곡』

작가가 띄우는 장대한 그리움의 편지!

​

『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



그해 가을, 내가 태어나 자란 숲의 골짜기 동네에 살고 있던 누이동생에게서 전하가 왔다. 기이 형이 대규모의 사업을 벌였다, 그가 항상 해 온 엉뚱한 짓의 연장이라고 생각 못할 바도 아니긴 하지만 그 결과가 불안하다며 우리의 오랜 친구이며 지금은 기이 형의 아내인 오셋짱이 의논을 하러 왔다는 것이다. - page 15

​

이야기는 'K'로 불리는 소설가 '나'와 평생의 스승 격인 '기이 형'을 만나기 위해 가족을 데리고 고향 숲속 마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둘의 첫 만남...

전쟁은 패전이라는 형태로 끝을 맺었던 그해 여름.

기이 형은 마쓰야마에서 다니던 중학교를 그만두고 '본동네'로 돌아와 있었고 K는 막 열 살이 되던 참이었습니다.

K와 기이 형이 함께 공부하는 상대로 뽑혔지만 나 같은 꼬맹이가 이 멋있는 중학생의 공부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후회하고 있었는데...

​

"'세월은 흘러간다'잖아. 힘들어 도망치고 싶을 때도 그저 그곳에 가만히 남아 있으면 '세월은 흘러간다'니까 언제까지나 힘이 드는 건 아니란다!" - page 29

​

그리하여 국민학교를 마칠 때쯤에는 매일 '본동네'에 올라가 기이 형과 함께 공부를 하는 습관이 붙었습니다.

​

대학에 들어가 도쿄로 나갔었고 불문학과에 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K는 그때까지 기이 형과는 연락 없이 지냈었습니다.

(기이 형에게 배신당했다고 느낀 사건이 있었기에...)

그러다 대학신문에 발표한 소설을 계기로 문예 잡지에 소설을 쓰게 된 K가 그 처음 시기에 기이 형에게서 몇 가지 비평이 담긴 편지를 받음으로써 그와 참다운 교제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오랜 기간 서로 편지를 주고받게 됩니다.

​

K는 대학을 졸업하고 유명 영화감독의 딸 오유와 결혼, 큰 아들이 머리에 장애를 지닌 아이로 태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듬해 봄, 기이 형이 강간살인 혐의자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

"K, 기이 씨가 어째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나도 납득할 수 있게 써서 소설이 완성되면 한 권 보내 줘요. 그걸 읽어보고 싶으니까."

"내 소설에 그런 힘은 없는 게 아닐까?"

...

"K가 열심히 소설을 쓴다면 그걸로 기이 씨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뭔가를 알게 되리라고 생각하는데요! 기이 씨와 K는 아직 아이였을 때부터 몸도 마음도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으니까. 그렇지 않을까?" - page 555 ~ 556

​

십 년이 넘는 세월을 옥중에서 보내고 난 뒤

​

"맞아. 성서에 입각해서 읽는 것, 말하자면 단테의 예정론에 관한 연구 같은 거 말야. 그 세밀한 지도를 따라가며 읽어내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사후라고 할까 초월적 세계라고 할까 어쨌든 현세가 아닌 곳에서의 편력을 생각하려면 내 눈으로 확실히 본 현실의 땅이라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느꼈거든. 내 경우엔 골짜기와 '본동네' 숲 자체는 잘 알고 있지. 독방에서도 재료만 지급된다면 상자 모형을 만들 수 있을 정도였어.

하지만 거기에서 벗어나면 정말로 안다고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저쪽에서 나오기만 하면 적어도 일본 열도의 북쪽에서 남쪽까지는, 그게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봐 둬야지 하고 생각을 했거든. 이번에 실행해 본 거야. 먼저 규슈에서 도쿄로, 그다음에는 홋카이도에서 도쿄로 하는 식으로 거리와 장소만 본다면 상당한 셈이지. 이걸로 일단은 마친 걸로 하고 이제는 숲속으로 돌아갈 생각이야." - page 594

​

다시 돌아온 고향.

K 역시도 가족들과 고향으로 향했지만 고향엔 제방 공사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게 되고...

​

기이 형, 이 그리운 시절 속, 언제까지나 순환하는 시간 속에 사는 우리들을 향하여 나는 몇 통이고 몇 통이고 편지를 쓸 것이다. 이 편지를 비롯한 그 편지들이 당신이 사라진 현세에서 내가 죽을 때까지 써 나갈, 이제부터 할 일이 되리라. - page 683

​

소설이라지만 사소설의 재해석이라 불리는 이야기.

그렇기에 쉽지 않았던 이야기.

결국 죽음과 재생을 둘러싼 근거지로서의 '시간'의 문제, '장소'의 문제를 다루고 있었던 이야기.

이야기를 통해 소설가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운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 써 나가는 것뿐이라는 작가 오에의 결의를 느낄 수 있었던 이 작품.

​

'그리운 시절', 이제라도 그곳에 돌아가면 젊은 기이 형이 있고 도심의 혼란에 길을 잃기 전의 더 젊은 내가 있는 곳. 가라스야마 복지작업소의 지적 장애가 있는 직공이 아니라 아름다운 지혜로 가득 찬 내 아이 히카리도 있는 그곳. 나는 그 '그리운 시절'을 향하여 편지를 쓴다. - page 177

​

나에게도 그 시절이 있었을까...

마냥 그립고 그리운 '그리운 시절'...

책을 덮을 때 아련히도 남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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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keiss 2024-07-16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 괜찮은가요? 어떤 느낌인가요?

페넬로페 2024-07-16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인 느낌으론 그리 부드러운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시스터 캐리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6
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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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학사에서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를 넘어 윌리엄 포크너, F. 스콧 피츠제럴드, 솔 벨로, E.L. 닥터로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시어도어 드라이저'.

솔직히 저자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고 그의 영향을 받은 이들의 명성에 힘입어 이 소설을 읽어보고자 하였습니다.

제목만으로도 어림짐작할 수 있을 듯한...

한 여인의 삶을 그리고 있겠구나...

하지만 그걸 어떻게 그려냈는가가 관건이겠고...

근데... 두께감이... 뭐지?!

차분히 마음 다잡고 읽어보았습니다.

​

미국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시어도어 드라이저가

19세기 '점잖은 전통'의 한복판에 던진 폭탄 같은 소설!

​

잔인하고도 무자비하며 날카로운 사실성을 지닌 이 작품은

앞으로도 오래 독자들의 기억에 각인될 것이다. _ 런던 익스프레스

​

『시스터 캐리』



캐럴라인 미버가 시카고행 오후 기차에 올랐을 때 지닌 것이라고는 작은 트렁크와 어깨에 멘 싸구려 가짜 악어가죽 가방, 점심거리를 넣은 작은 종이 상자, 노란 가죽 손지갑뿐이었다. 손지갑 안에는 기차표와 밴뷰런 스트리트에 사는 언니의 주소가 적힌 쪽지와 사 달러가 들어 있었다.​ - page 11

​

때는 1889년 8월.

가족들은 반쯤은 애칭으로 '시스터 캐리'라 부르는 캐럴라인은 열여덟에 고향을 떠나고자 합니다.

대개 열여덟에 고향을 떠난 처녀는 둘 중 하나가 되기 마련.

도움의 손길을 만나 잘되거나, 아니면 미덕에 대한 대도시의 기준을 금세 받아들여 타락하거나.

그녀는 자신의 매력에 관심이 있었고 삶의 강렬한 쾌락에 빨리 눈을 떴으며, 물질적인 것들을 얻고자 하는 야심이 있었습니다.

제대로 무장하지도 못한 주제에 도시를 굴복시켜 제 것으로 만들고 자신의 발밑에 공손히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게 하겠다는, 그런 모호하고 아득한 최고의 권력을 꿈꾸며 '시카고'란 신비로운 도시로 떠나게 됩니다.

시카고행 기차에서 맵시 좋은 새 정장을 입고 돈뭉치가 가득한 지갑을 손에 쥔 영업사원 '찰스 드루에'를 만나면서 캐리는 더 부와 성공을 향한 열망에 이끌리게 되는데...

​

시카고에 도착해 간 언니네는 불빛과 환락의 세계는 없었습니다.

즐길 거리도 없었고 세파와 고생에 찌든 티가 역력한 언니.

캐리는 가까스로 얻은 주급 4달러 50센트짜리 일자리마저 잃고 다시 시골로 돌아가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그때 우연히 드루에와 재회를 하게 됩니다.

​

"왜 고향으로 가겠다는 거예요?" 그가 물었다.

"여기서는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으니까요."

"언니네가 데리고 있어주지 않겠대요?" 그가 직감적으로 물었다.

"그럴 형편이 못 돼요."

"내 말대로 해요. 나랑 같이 있어요. 내가 보살펴줄게요."​ - page 98

​

드루에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안락한 생활을 얻었지만 드루에를 통해 유명 인사들이 모이는 고급 술집의 지배인 허스트우드를 만나 보다 높은 부와 성공의 세계를 동경하게 됩니다.

그러다 연극의 대타로 캐리가 성공을 하게 되고 허스트우드가 술기운에 돈을 훔치고 충동적인 계략으로 캐리를 데리고 도망쳐 뉴욕에 정착하게 되면서 이들의 삶은 점차 상반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데...

캐리는 코러스 걸로 시작해 주급 12, 20, 35달러로 점차 오르다 주연배우로 150달러짜리 전속계약을 맺게 되지만,

캐리가 떠난 후 허스트우드는 홀로 하루 50센트짜리 방에서부터 35, 10센트, 이내 길거리를 전전하며 무료 급식소에서 얻어먹는 처지로 전락하는...

​

악이 안니라 더 나은 것에 대한 갈망이 그릇된 길로 이끄는 경우가 더 많다. 악이 아니라 선이, 이성적인 사고에는 익숙지 않고 느낄 줄만 아는 정신을 유혹하는 일이 더 많은 것이다.

화려하게 빛나는 위치에서도 캐리는 불행했다. 드루에와 동거하게 됐을 때 그녀가 이렇게 생각했던 것과 같았다. '이제 난 최고의 세계로 들어가는 거야.' 허스트우드가 겉보기에 더 나은 길을 그녀 앞에 제시했을 때에도 그랬다. '이제 행복해.' 하지만 세상은 그 어리석음에 같이 어울리려 하지 않는 자들을 모두 남겨두고 제 갈길을 가버리는 법이라, 그녀는 이제 혼자였다. - page 651 ~ 652

​

시골 처녀 캐리 미버가 대도시로 상경해 배우로 성공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19세기 말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상과 그 속에서 들끓는 인간의 욕망을 묘파한 이 소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있을까...!

죽어라 피땀 흘리며 일한 들 나아지지 않는 현실.

물질주의와 황금만능주의가 우선시되는 사회 속 결국 황폐해지고 만 이들.

그렇다고 그들에게 손가락질할 수 있는 이는 과연 몇이나 될까...?

​

무엇보다 '캐리'.

욕망으로 들끓는 듯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진정한 욕망이 무엇인지 모른 채 타인들의 욕망을 좇는 그녀.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통해...

​

아, 캐리, 캐리여! 아, 맹목적으로 분투하는 인간의 마음이여! 그것은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라고 명령한다. 아름다움이 이끄는 대로 따른다. 그 아름다움이 고요한 풍경에 홀로 울려퍼지는 양의 종소리건, 목가적인 풍경 속의 아름다운 빛이건, 지나치는 눈 속에 엿보이는 영혼이건, 마음은 그것을 알아보고 응답하며 뒤따른다. 발길은 지치고 희망은 헛되어 보일 때, 바로 그때 가슴이 아파오고 갈망이 솟아오른다. 그때에야 비로소 싫증을 내지도, 만족하지도 못함을 알리라. 흔들의자에 앉아, 창가에서 꿈꾸며 홀로 갈망하리라. 창가의 흔들의자에 앉아 결코 느끼지 못할 그런 행복을 꿈꾸리라. - page 653

​

이는 우리에게도 전한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람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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