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베 얀손, 일과 사랑
툴라 카르얄라이넨 지음, 허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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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이라는 캐릭터를 알게 된 것은 불과 몇 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새하얀 피부를 가진, 조금은 엉뚱해 보이는, 그래서 더 눈길이 가고 애정이 갔습니다.

그렇게 그 캐릭터에 매료되어 있다보니 과연 이 캐릭터를 탄생시킨 이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토베 얀손'.

'무민 세계'의 창조자인 핀란드 예술가.

그녀의 삶도 과연 무민 세계와도 같았는지 궁금하였습니다.


조각가인 아버지 '빅토르 얀손'과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우표 디자이너인 어머니 '시그네 함마르스텐 얀손' 사이에 태어난 그녀, '토베 얀손'.

그런 그녀의 최초의, 그리고 가장 중요한 롤모델은 아버지였다고 합니다.

그는 예술을 위대하고 진지한 인고의 과정으로 여겼고, 토베도 어린 나이에 그런 태도를 배운 듯하다. 아버지와 딸의 관계는 모순적이었다. 서로 애정이 넘쳤지만, 깊은 증오 또한 깔려 있었다. 토베의 부친 빅토르 얀손은 두 예술가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토베 역시 부모의 뒤를 잇기를 바랐다. 그리고 토베는 그렇게 됐다. 그 외에 아버지가 보기엔 너무나 이질적이고 불가해하며 혐오스러운 다른 것도 됐지만, 그럼에도 토베는 그에게 말로 못다 할 만큼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 page 13

예술가 사이에서 태어났기에 어릴 적부터 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고 열여섯 살 때 스톡홀름 콘스트파크로 미술 유학을 떠나 여러 곳을 다니며 화가의 꿈을 키우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 나갑니다.

하지만 예술가들에겐 시련이 닥치기 마련.

그녀 역시도 실력은 인정받지만 전쟁과 열악한 경제 사정으로 그녀의 삶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어디를 봐도 전쟁이고, 온 세상이 전쟁중이야. (...) 가끔은 이 세상에 쌓인 고통의 일부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커다란 혹처럼 나를 짓누르는 것 같아. 동정심이 이렇게 비통함과 뒤섞이고, 사랑과 증오가 합쳐지고, 살고자하는 그러니까 품위와 존엄을 가지고 살려는 의지가 어디론가 기어들어가고 떠나려는 의지와 이렇게 뒤엉킨 적이 없었어."

...

"우리는 진정한 초식동물이 돼버렸어. 고기를 한 점이라도 먹으면 속이 거북해지고 타잔처럼 사나워지는 기분이야." - page 55

토베는 생계를 위해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하고 다양한 출판사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하며 점점 그녀는 좋은 평판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시작된 그녀의 '무민 세계'의 탄생.

어쩌면 전쟁 덕분에 무민 가족을 만난 걸 수도 있다. 캐릭터 구상은 이미 예전부터 했지만, 전쟁이 한창일 무렵에야 토베는 무민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작가를 위해서 무민 세계를 창조해 현실의 공포에서 숨곤 했다. 즉 무민 공짜기는 그저 추악함으로 가득한 현실 세계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었다. 토베 본인도 이야기의 발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저는 실은 화가이지만 1940년대 초, 전쟁이 한창이었을 때는 너무 절망했었던 나머지 동화를 쓰기 시작했어요."

토베는 무민 골짜기를 은신처로 삼았지만, 언제든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곳이었다. - page 139

그렇게 그녀는 무민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지만 꾸준히 화가로써의, 예술가로서의 자존감을 유지하며 그렇게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하였습니다.


그녀 역시도 사회적 온갖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개척한 그녀의 모습이 오늘날까지 예술가로써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지나친 숭배는 자유를 구속한다. 자유란 가치 있으며, 하나의 이상이고, 어떤 이들의 삶에서는 가장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 자유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닐 수 있다. 무민파파가 해티패트너들을 두고 이렇게 인정하는 걸 보면 말이다. "난 그들이 아주 대단하고 자유로운 존재인 줄 알았어. 아무 말도 안 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잖아. 그들은 할 말도 없고 갈 곳도 없었던 거였어......" 자유와 독립성의 모순, 그리고 그것들의 유사성은 토베의 책에서 근본적인 질문이었고 이는 토베의 사생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 page 137


그녀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깊었습니다.

나이든 사람들은 지금까지의 인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다시 살아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같은 질문을 많이 받는다. 토베도 여든 살 때 그런 질문을 받았다. 그녀는 비록 고달프긴 했으나 흥미진진하고 파란만장한 삶이었노라고 답했다. 아주 행복한 삶이었다고. 그리고 살면서 가장 중시했던 두 가지는 일 그리고 사랑이었노라고 했다. 그러더니, 전혀 예상 밖으로, 만약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겠다고 했다. 어떻게 다르게 살지 분명히 밝히진 않았지만. - page 299 ~ 300

진정으로 자신의 길을 갔기에 그녀는 마지막 그 순간마저도 행복한 삶이었다고 답할 수 있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경제적 상황으로,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그녀가 예술로써 승화시켜 작품을 완성하였기에 오늘날 우리에게 그 의미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 그녀의 작품인 '무민'을 읽어보아야겠습니다.

그 속에서 그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

왠지 이 책을 읽었기에 그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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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우리 - 고승의 환생, 린포체 앙뚜 이야기
문창용 지음 / 홍익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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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인상깊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우리』 

그리고 이어진 문장.

      "혼자뿐인 순간에도

함께 해줄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찾기 바랍니다."

그들을 통해서 깨닫는 '동행'의 의미.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하였습니다.


 


푸른하늘과 눈 덮인 흰 산, 그리고 황갈색 대지.

라다크에서도 가장 오지에 속하는 삭티 마을에서 유난히 눈이 큰 남자아이가 노란 색깔의 털을 덧댄 붉은 승복을 입고 엄숙한 얼굴로 앉아 있습니다.

그 아이 이름은 파드마 앙뚜로.

여느 아이에 비해 좀 작은 체구이지만 그는 동자승이 아닌 '린포체'라 합니다.

린포체는 전생에 고승이었던 사람이 생명을 다한 후에 다시 인간의 몸을 받아 환생한 사람을 말한다. 티베트 불교에서, 린포체들은 전생에 다 이루지 못한 업을 잇기 위해 몸을 바꿔 다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 page 18

이 아이가 어떻게 린포체가 되었을까?

앙뚜는 다섯 살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는 전생에 티베트의 캄이라는 곳에서 살았습니다. 지금도 그 마을이 생생히 기억나고, 제가 몸담았던 사원과 제자들이 기억납니다." - page 24

스스로 자신의 전생을 말하는 이 아이.

그리고 그의 곁을 지켜준 늙은 승려, 우르갼.

그들의 특별하고도 가슴 찡한 티베트로 향하는 3,000킬로미터의 대장정이 그려졌습니다.


그들의 동행을 바라보면 자꾸만 가슴 한 켠이 아련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몸이 노쇠해짐을 알지만 그래도 린포체를 지키겠다는 그의 다짐.

우르갼은 이렇게 앙뚜와 나란히 걸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린포체를 모시는 일 자체가 커다란 행복이지만, 지구 끝이라도 갈 수 있다는 듯이 쾌활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앙뚜의 작은 어깨를 감싸 쥐면 마음이 너무도 따뜻해졌다. 우르간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린포체 님을 모시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제게 힘을 주고 희망을 품게 만듭니다.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는 분을 제가 직접 모실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page 85 ~ 86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이별의 순간.

모든것이 두렵고 낯설기만 할 생활에 서러워하며 울어대는 우르갼이 그런 앙뚜를 달래는 말에서 그의 진심이 묻어나 저 역시도 울컥하곤 하였습니다.

"괜찮을 겁니다...... 용기를 내세요." - page 154


하지만 그들의 티베트로 향하는 길목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언제 닿을지 알 수도 없는 길을 대책 없이 걷고 또 걷기만 하는 여행이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그렇더라도 우르갼은 이번 여행을 통해 앙뚜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 일이 언젠가는 앙뚜에게 귀한 경험으로 기억될 테니 이 또한 수행의 하나로 받아들이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 page 187


그들의 동행.

앙뚜에겐 우르갼이라는 멋진 스승이 있었기에 그는 그 누구보다 훌륭한 승려가 될 것입니다.

작가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살면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는 좌절과 시련을 겪지만,

이 책을 통해 혼자뿐인 순간에도

주변에 함께 해줄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찾기 바랍니다."

왠지 이 책을 읽고나니 나 역시도 혼자라 느낄 때 혼자가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있다는 것.

그것은 주변에 나를 지켜준 이들이 있기에, 그들에게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았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들의 동행은 잠시 멈추었지만 언젠가는 또다시 연이 닿아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다시 우리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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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나랑 ㅣ 세계숲 그림책 3
루 트렐리븐 지음, 소피 버로우즈 그림, 유수현 옮김 / 소원나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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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중에는 밤늦게 퇴근하고 새벽에 나가는 남편.

그렇기에 아이는 아빠와의 시간은 '주말'이 전부였습니다.

주중에는 저와의 시간이 많아서일까.

저와의 시간보다는 아빠와의 시간을 더 기다리고 즐거워하였습니다.

심지어 '아빠'와 관련된 동화책은 책장이 닳도록 읽으며 자기 아빠도 그렇다며 자랑하는 모습이 조금은 안쓰러웠지만 그래도 그만큼 아빠를 사랑한다는 마음이 엿보여 조금은 질투도 나곤 하였습니다.



『아빠랑 나랑』

특히나 이 문구가 우리 아이에게 공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아빠와 나만이 누리는 상상 가득한 토요일!

책 속의 아이와 아빠의 모습.

아이와 함께 바라보았습니다.

​


아빠와 아이가 둘만의 시간을 지낼 수 있는 '토요일'!

오늘은 파란 하늘과 푸른 들판을 보며 숲으로의 산책을 떠난다고 합니다.

바로 아빠랑 나랑. 

​

 


룰루랄라~♬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늪!

그곳에선 악어를 보며 '정글 탐험가'가 되어 보기도 하고

키 큰 풀숲을 헤치고 다니며 '풀뱀'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빠와 산꼭대기에 누가 먼저 도착하나 내기를 하며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등산가'가 되기도 합니다.

바로 아빠랑 나랑.

​


산꼭대기에서 내려와 푸른 들판에 아빠랑 나는 나란히 누워 구름도 보고

개울가에선 누구의 막대 배가 빨리 가는지 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빠와 나는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하늘이 어두컴컴해졌습니다.

으악, 먹구름 괴물이 우리를 공격해 오고 있잖아! 

​


엄청나게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어서 가자, 빨리 뛰어!"

하지만 아빠가 한 번 뛸 때, 나는 세 번을 뛰어야 하는걸. 

​

 

​

괜한 걱정을 ​했나봅니다.

어느새 나는 아빠의 어깨에 올라타서 하늘을 훨훨 날고 있으니까.

바로 아빠랑 나랑.

​

​

집에 도착하자마자 젖은 몸을 말리며 난로 앞에 앉아 아빠와 나는 눈물 날 만큼 웃고 또 웃습니다.

토요일은 정말정말 기분 좋은 날이야.

바로 아빠랑 나, 우리 둘만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책 속의 아빠의 모습이 요즘 우리들의 아빠모습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힘든 회사 생활로 몸이 고되어도 주말만큼은 멋!진!아!빠!!의 모습을 보이는 우리네 가장들.

이 책 역시도 마지막 장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토요일이면, 세상 일 다 제쳐 두고

상상 가득한 내 아이와 함께하는 멋진 아빠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다가오는 주말.

아빠와 아이는 어떤 세상 속으로 여행을 떠날지 내심 부럽기도하고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우리의 아빠!

당신이 있기에 아이가 꿈을 꾸며 행복하게 살아간다고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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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청소부
니이츠 하루코 지음, 황세정 옮김 / 성림원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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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나게 된 건 이 문구였습니다.

세상의 기준에 맞춰 사느라 힘든 당신에게 전하는 힐링 메시지!

요즘들어 제 주변에 힘들어하는 이들을 바라보면 어떤 위로를 해야할지 몰랐는데 왠지 이 책이 그런 위로를 전해줄 것만 같았습니다.



특히나 최근에 뉴스에서 '갑질'현상으로 인해 눈쌀을 찌푸리게도 하기에 이 책에 손이 선뜻 갔습니다.

공항 알바생에서 일본 최고의 '청소의 신'까지.

그녀의 감동 에세이에 빠져들고 싶었습니다.


<추천의 글>에서부터 그녀의 프로다운 모습이 그려져있었습니다.

"청소 일이 고되기는 하지요. 3D 업종이라고들 하잖아요. 아직 사회적 편견과 지위도 낮고요. 하지만 그게 뭐 대수인가요? 저는 신경 쓰지 않아요. 저는 그저 제 일을 정말 사랑하거든요." - page 8

우리 역시도 직업에 대해선 '색안경'을 끼고 있습니다.

그저 '사'라는 직업이 최고이고 아이들에게도 '사'라는 직업을 가지라고 가르치곤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그녀는 이렇게 외쳐주었습니다.

"저에게 일이란, 마음을 담는 것이에요. 제게 있는 상냥한 마음을 담는 거죠. 청소할 물건과 그 물건을 애용하는 사람들을 배려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요. 어떤 물건이든 마음을 담아야만 진심으로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어요. 청소하면서도 '지금 닦고 있는 물건과 그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늘 고민해요. 마음을 담으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프로답게 청소한 덕분에 제 마음이 평온해지면 행복한 기운이 퍼져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봐요." - page 10 ~ 11

그녀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일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자신의 직업이 단순 노동이 아닌 행복일텐데......


그녀의 어린 시절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스스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절약하며 살아가야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힘든 생활 속에서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갔습니다.

'이것도 없어, 저것도 없는데......' 하는 식으로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타인과 일일이 비교하고 있었다면 아마 괴로웠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제게는 오늘보다는 내일, 내일보다는 모레......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이 있었기에 힘들게 일했던 그 시간이 고생이 아닌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 page 37


그녀가 청소 일을 하게 된 건 능숙하게 일본어를 구사할 수 없었기에 말이 통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 그 일이 청소였고 누구보다 자신의 일에 진심을 담았기에 그 마음이 전해져 오늘날 '청소의 신'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인상깊은 한 마디.

처음부터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을 선택해도 처음 1~2년은 고생만 할 뿐, 즐거운 일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 회사에 가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고, 그곳이 내가 있을 곳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는 정말 사소한 일이라도 좋으니 뭔가 작은 즐거움을 하나 발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출퇴근길에 마음에 드는 가게에 들른다거나, 친한 동료를 만나기 위해 회사에 간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아니면 혼자만 쉴 수 있는 자신만의 아지트를 찾아내는 것도 좋습니다. 주위에 자신을 움직일 원동력이 될 만한 것, 작은 즐거움을 만드는 것입니다. 보람이나 평가는 그런 나날들이 쌓이고 쌓인 후에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보물이라 생각합니다. - page 129 ~ 130


책을 읽고난 뒤 그녀에게서 행복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직장다닐 때가 문뜩 떠올랐습니다.

첫 직장에서 취업 합격통보로 기뻐하던 그 때.

첫 출근에서의 설레임과 긴장감.

점점 나태해져가는 내 모습.

그리고 퇴사......

그토록 원했던 일이었지만 결국 보람보다는 그저 주어진 일이기에 하는 것처럼 여겼던 일.

나의 마음가짐으로 즐거운 일이 너무나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이 되어버렸음에 스스로에게 실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일에 대한 열정은 현재진행형이었습니다.

주위에 계신 연배 있으신 여성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제가 그 나이가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거꾸로 계산해서 쉰 살까지는 이러저러한 것을 이루고 싶고, 쉰다섯 살까지는 이러이러한 것을 이루고 싶다는 식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봅니다. - page 173 ~ 174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 할 때.

그리고 그 일에서 행복을 느낄 때.

계속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행복이자 보물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과 더불어 존경심을 건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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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 - 박상 본격 뮤직 에쎄-이 ㅣ 슬로북 Slow Book 2
박상 지음 / 작가정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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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 .

책 표지부터 인상적이었는데 뒷표지의 문구는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불어넣어주었습니다.

세상에나,

사랑 없이

사람이 어떻게

산단

말

인

가



와우!!!

왠지 오랜만에 유쾌한 책을 만나게 된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이 책은 '본격 뮤직 에쎄-이'라고하니 음악을 좋아하는 저에게 안성맞춤!!!

떨어지는 낙엽과 차가운 바람으로 괜시리 마음이 휑~했던 요즘.

달콤한 사랑에 빠져보고 싶은 저에게 이 책은 그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박상'.

프로필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언젠가부터 좋아하는 음악의 노랫말이 잘 기억나지 않기 시작했다.

웃기게 된 건지 바보가 된 건지 잘 모르겠지만 둘 중 하나일 거다.


할 수 없이 기억나지 않는 부분의 단어를 '오뎅'으로 바꿔서 부르곤 했다.

왜 하필이면 '오뎅'인지......

그러다 그는 말이 씨가 되어 어묵 가게를 하며 최근까지 '오뎅'을 팔았다고 합니다.

엉뚱함이 있는 그에게, 그의 이야기에서 우리네 인생을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책 속엔 마치 테이프의 앞면과 뒷면처럼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팝송부터 시작하여 가요, 심지어는 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악과 함께 본격적인 뮤직 에쎄-이에 빠져보았습니다.


그의 음악 이야기엔 여행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음악과 여행이 어우려져 우리에게 전한 인생 이야기.

그의 글을 읽다보면 어느 새 그 노래를 찾아 들으며 흥얼거리고 그가 마치 라디오 DJ마냥 다음 사연이 궁금해지곤 하였습니다.


저에겐 인상깊었던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걱정해봤자 소용없잖아 전인권_걱정 말아요 그대>에서 그의 베트남 여행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하는 그의 이야기.

나도 흉내 내고 싶었지만 걱정되었다. 택시비를 아낄까, 목숨을 아낄까. 당연히 목숨이 더 아까운 건데 돈도 걱정이고, 아아 그 순간 <걱정 말아요 그대>를 입으로 웅얼거리고 말았다.

그리고 음악이 로터리의 카오스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보았다. 항상 무언가를 걱정하느라 내 인생이 진취적인 성취를 거두지 못했다는 깨달음이 들었다. 게다가 위험하긴 해도 어차피 사람이 건너다니는 길이며, 희미하긴 해도 바닥에 횡단 보도 표시까지 있는데 건널 수 있다는 희한한 자신감이 피어올랐다. 나는 전인권 아저씨처럼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걱정 말아요 그대>의  멜로디를 휘파람으로 부르며 도로에 한 발을 디뎠다. - page 78 ~ 79

음악이 준 기적.

왠지 나도 망설이고 있을 때 웅얼거려야겠습니다.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 합시다~♬


<그때 들었다면 좋았을 음악 빅뱅_Loser>에서 그는 이 노래를 이렇게 느꼈다고 하였습니다.

인생, 사랑 등에 제대로 지쳐버린 자의 푸념과, 절망감의 표출이 주제인 이 노랫말이 그때의 내 심정과 딱 통했을 것이다. 이 음악이 너무 좋은 건, 판에 박힌 사랑 타령이나 유치한 허세 없이 유니크한 노랫말 때문이다. 천하의 빅뱅이 깊은 좌절감과 절망감을 드러내면서 훌륭한 음악성까지 곁들여놓다니, 감탄하면서 자주 듣는다. - page 301 ~ 304

나 역시도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 Loser.

나 혼자만의 절망감에 빠지기 싫어, 누군가에게 공감과 위로를 받고 싶어 들었던 이 노래.

또다시 찾아 들었습니다.

LOSER 외톨이
센 척하는 겁쟁이
못된 양아치
거울 속에 넌
JUST A LOSER
외톨이 상처뿐인 머저리
더러운 쓰레기
거울 속에 난 I’M A~♬


​인생에서의 '사랑'은 달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랑 없이 살아가는 삶은 너무나 쓰고 떫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사랑이 있기에 좀 더 달달한 거 같습니다.

보다 더 달콤한 사랑을 위해!

쩍쩍 달라붙는 날들이 되기 위해!

그의 말처럼 음악과 여행과 사랑과 추억으로 끈적끈적 살아가고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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