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우리 - 고승의 환생, 린포체 앙뚜 이야기
문창용 지음 / 홍익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인상깊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우리 

그리고 이어진 문장.

      "혼자뿐인 순간에도

함께 해줄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찾기 바랍니다."

그들을 통해서 깨닫는 '동행'의 의미.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하였습니다.


 


푸른하늘과 눈 덮인 흰 산, 그리고 황갈색 대지.

라다크에서도 가장 오지에 속하는 삭티 마을에서 유난히 눈이 큰 남자아이가 노란 색깔의 털을 덧댄 붉은 승복을 입고 엄숙한 얼굴로 앉아 있습니다.

그 아이 이름은 파드마 앙뚜로.

여느 아이에 비해 좀 작은 체구이지만 그는 동자승이 아닌 '린포체'라 합니다.

린포체는 전생에 고승이었던 사람이 생명을 다한 후에 다시 인간의 몸을 받아 환생한 사람을 말한다. 티베트 불교에서, 린포체들은 전생에 다 이루지 못한 업을 잇기 위해 몸을 바꿔 다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 page 18

이 아이가 어떻게 린포체가 되었을까?

앙뚜는 다섯 살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는 전생에 티베트의 캄이라는 곳에서 살았습니다. 지금도 그 마을이 생생히 기억나고, 제가 몸담았던 사원과 제자들이 기억납니다." - page 24

스스로 자신의 전생을 말하는 이 아이.

그리고 그의 곁을 지켜준 늙은 승려, 우르갼.

그들의 특별하고도 가슴 찡한 티베트로 향하는 3,000킬로미터의 대장정이 그려졌습니다.


그들의 동행을 바라보면 자꾸만 가슴 한 켠이 아련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몸이 노쇠해짐을 알지만 그래도 린포체를 지키겠다는 그의 다짐.

우르갼은 이렇게 앙뚜와 나란히 걸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린포체를 모시는 일 자체가 커다란 행복이지만, 지구 끝이라도 갈 수 있다는 듯이 쾌활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앙뚜의 작은 어깨를 감싸 쥐면 마음이 너무도 따뜻해졌다. 우르간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린포체 님을 모시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제게 힘을 주고 희망을 품게 만듭니다.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는 분을 제가 직접 모실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page 85 ~ 86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이별의 순간.

모든것이 두렵고 낯설기만 할 생활에 서러워하며 울어대는 우르갼이 그런 앙뚜를 달래는 말에서 그의 진심이 묻어나 저 역시도 울컥하곤 하였습니다.

"괜찮을 겁니다...... 용기를 내세요." - page 154


하지만 그들의 티베트로 향하는 길목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언제 닿을지 알 수도 없는 길을 대책 없이 걷고 또 걷기만 하는 여행이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그렇더라도 우르갼은 이번 여행을 통해 앙뚜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 일이 언젠가는 앙뚜에게 귀한 경험으로 기억될 테니 이 또한 수행의 하나로 받아들이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 page 187


그들의 동행.

앙뚜에겐 우르갼이라는 멋진 스승이 있었기에 그는 그 누구보다 훌륭한 승려가 될 것입니다.

작가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살면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는 좌절과 시련을 겪지만,

이 책을 통해 혼자뿐인 순간에도

주변에 함께 해줄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찾기 바랍니다."

왠지 이 책을 읽고나니 나 역시도 혼자라 느낄 때 혼자가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있다는 것.

그것은 주변에 나를 지켜준 이들이 있기에, 그들에게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았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들의 동행은 잠시 멈추었지만 언젠가는 또다시 연이 닿아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다시 우리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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