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
구리하라 유이치로 엮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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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었습니다.

지금은 제목이 바뀐 『노르웨이의 숲』.

(제가 읽었을 땐 『상실의 시대』였지만......)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그땐 조금 어렸었기에, 그리고 소설 속의 인물들의 모습은 삶과 죽음에 대해 너무 담담하면서도 고독하고도 쓸쓸하게, 그래서 더 깊은 여운이 남곤 하였습니다.

 

그 후에도 그의 작품들은 찾아 읽곤 하였습니다.

그가 그린 '인간'의 모습들은 저마다의 피아노 선율 위에서 가만히, 고요하게 울리곤 하였습니다.

 

이번엔 좀 색다른 그의 이야기였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음악들을 이야기한 이 책은 그와 그의 소설, 그리고 음악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였습니다.

너와 나의 연결고리~♬

 

다양한 음악들이 있었습니다.

우선은 1980년대 이후의 음악을 선두로 록, 팝, 클래식, 재즈 총 100곡이 소개되었는데 새삼 그의 작품 속에 이렇게나 많은 음악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놀라웠고 나는 왜 이 사실을 모르고 지나쳤는지에 대한 무지에 안타까웠습니다.

 

사실 거의 모르는 노래들이었기에 아는 노래가 나왔을 때의 반가움이란......

<블랙 아이드 피스 <Boom Boom Pow>>

특히나 이 음악은 『여자 없는 남자들』마지막에 실린 표제작에 등장하였다고 합니다.

문맥은 이렇다. '나'에게 모르는 남자에게서 아내가 죽었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엠이라고 불리는 그녀는 예전에 '나'가 사랑했던 여성으로,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았지만 열네 살 때 만났을 여자였다. '나'는 엠과 2년간 깊이 사랑하다 헤어졌다. 그리고 '나'는 '여자 없는 남자들'이 되었다. 엠은 퍼시 페이스 오케스트라 등 '엘리베이터 음악'을 사랑했으며, 드라이브나 섹스할 때에도 그런 종류의 음악을 카세트테이프로 틀었다. 엠을 잃은 '나'는 엘리베이터 음악도 잃고서 이제는 차를 운전할 때 카세트테이프가 아니라 ipod으로 고릴라즈나  BEP를 듣는다. - page 56

 

그리고 이어진 <고릴라즈 <Feel Good Inc.>>.

이 노래를 들어보니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이 그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적혀있었습니다.

하루키는 최근 이 두그룹이 마음에 드는지 2015년에 기한 한정으로 개설된 사이트 '무라카미 씨가 있는 곳'에서 "즐겨 듣는 젊은 밴드가 있나요"라는 팬의 질문에 고릴라즈와 블랙 아이드 피스를 "의외로 좋아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고릴라즈는 2007년에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도 달릴 때 듣기 좋은 음악으로 거론된 적이 있다. - page 57

저 역시도 그로 인해서 찾아 듣게 된 고릴라즈의 Feel Good Inc..

이 가사가 자꾸만 맴돌았습니다.

Dont stop, get it, get it
We are your captains in it
Steady,
Watch me navigate,
Ahahahahahhaa.
Dont stop, get it, get it
We are your captains in it
Steady, watch me navigate
Ahahahahahhaa. - 고릴라즈의 <Feel Good Inc.> 중

 

인상깊었던 <야나체크 <신포니에타>>.

그의 작품 『1Q84』의 현실과 다른 세계, 때로는 두 사람의 주인공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이 클래식.

소설 속에서 아오마메가 듣는 것은 조지 셀이 지휘하는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연주다. 한편 덴거는 오자와 세이지가 지휘한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는다. 두 사람의 등장인물이 같은 곡의 서로 다른 연주를 듣는다. 같은 풍경을 보면서도 사람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굳이 두 가지 버전의 연주를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준비했다는 점이 포인트다.

...

셀 음반의 강한 의지는 아오마메의 행동력이나 그 냉철한 성격으로 나타나며, 오자와 음반의 정열과 묘한 촌스러움은 덴고의 인물 설정 그 자체이지 않은가. 두 개의 <신포니에타>는 두 명의 인물을 훌륭하게 그려내고 있다. - page 160 ~ 161

하나의 곡에 대한 두 지휘자의 다른 해석.

그리고 그 모습을 소설 속 인물에 대치시킨 그, 무라카미 하루키.

그가 명작가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동안은 그의 작품을 그저 문자로만 받아들인 것 같았습니다.

왜 그 소설 속에, 그 음악이 있었는지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그의 작품을 읽어야겠습니다.

그땐 그 작품 속 음악을 준비해서 소설 속 장면마다 그 음악을 들으며 보다 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머리와 더불어 가슴으로도 느끼고 싶었습니다.

 

왠지 이 책을 읽고난 뒤 비치 보이스의 <California Girls>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의 작품 속에서도 많이 언급되었었고 그의 작품을 대변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일까......

그것은 과거의 한 시점에서 잃어버린 미래를 애도하는 행위이자, 그 도착된 시간에 스스로의 몸을 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상실감에 몇 번이나 눈물을 흘리면서 그곳에서 천천히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디딘다. - page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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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양 힐다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8
에밀리오 우르베루아가 지음, 유 아가다 옮김 / 지양어린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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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꼭대기에 양 한 마리가 보였습니다.

왜 위험하게 이 양은 그 곳에 올라갔을까......?

아이와 함께 이 양을 바라보며 걱정을 해 봅니다.

 

『커다란 양 힐다』 

 

 

옛날 옛적에,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양 힐다가 살았어요.

 

"우와! 진짜 커요. 엄마!"

딸아이가 양을 보자마자 그 크기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은 저를 당혹하게 하였습니다.

"근데 엄마, 왜 지금은 양이 작아요?"

(왜 이런 질문을 하는건지......)

"음...... 너무 크면 늑대에게 잡아먹히니까...그런게 아닐까......?"

(이런 상상력 부족인 엄마인지라......)

 

 

힐다는 그 크기만큼 많은 양치기들의 손길이 필요로 하였습니다.

 

너무 힘든 나머지 양치기들은 모여서 회의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한 양치기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힐다를 양고기로 시장에 내다 파는 게 어때요?

워낙 커서 큰돈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이 말을 듣자마자 우리 아이도 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 사람들, 너무 나빠!"

 

이 이야기를 듣게 된 힐다는 허겁지겁 도망을 가게 됩니다.

 

 

 

 

커다란 양 힐다는 어느새 높은 빌딩이 가득한 도시에 다다르게 됩니다.

수많은 자동차와 사람들.

이런 광경을 처음 본 힐다는 건물 꼭대기에 올라가게 됩니다.

 

저 멀리 알록다록한 천막 하나를 발견한 힐다.

'어쩌면 저기서 살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곳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힐다를 쫓아냅니다.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구나!'

힐다는 생각했어요.

'난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기던 중 어디선가 들려온 비명 소리.

 

위험에 빠진 어린 양이었습니다.

어린 양을 구한 우리의 힐다.

 

그리고 양을 위협하는 늑대를 쫓아낸 힐다.

 

그렇게 힐다는 새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기로 합니다.

"저렇게 크고, 아름답게 빛나는 달은 처음 봐!"

힐다가 달을 보며 감탄했어요.

"나는 저렇게 크고, 아름답게 빛나는 것을 또 하나 본 적 있어!"

어린 양이 웃으며 대답했지요.

​

 

아이는 이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습니다.

"다행이다. 힐다도 친구들이 생겼어요."

"그러게.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이젠 힐다도 외롭지 않을꺼야!"

그리고 이어진 아이의 한 마디가 저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엄마! 나도 친구 도와줄꺼예요. 그리고 사이좋게 지낼꺼예요."

(감동의 물결 속에서 헤엄치는 엄마......)

​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던 이야기.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구나!'

힐다는 생각했어요.

'난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아이는 그저 힐다에게 친구들이 생긴 것에 마냥 좋아하였습니다.

조금 더 커서 이 이야기를 이해하게 된다면 그땐 또 다른 감동을 받겠지요......

세상에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단다.

넌 그 누구보다 소중하고 필요한 사람이야.

그러니 항상 자신을 소중히 여기렴.

 

이 책을 읽고난 뒤 아이는 어릴 적(그다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읽었던 『용감한 리리』를 가져와 '꽥꽥'거리며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저에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엄마, 리리도 친구들을 도와줬어요."

어쩜 이렇게 귀여운지......

아이의 순수한 귀여움에 흠뻑 취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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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향하는 시선을 쓰다 - 치유와 성장 그리고 성찰을 위한 글쓰기
김유영 지음 / 북스고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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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예뻤습니다.

『마음이 향하는 시선을 쓰다』 

 

마음이 향하는 시선이라......

매일 읽고

매일 쓰고

8년여 동안 써내려간

자기 성찰과 치유의 기록

그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나'의 세상과 삶이, 그리고 '나'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이 책.

저자 '김유영'씨의 이야기와 더불어 <생각의 주석>에선 내 이야기를 빗대어볼 수 있어서 책을 읽고나면 어느새 '나'에 대한 기록도 남게 되었습니다.

 

첫 장엔 <삶>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이야기.

우리가 인생이 짧다고 느끼는 이유가 쉼의 진정함을 모르고 살기 때문이다.

쉼이 있는 삶은 여유롭고 길기 때문에 인생이 길게 느껴진다.

그렇게 잘 쉬면 사람과 세상도 귀하게 여기게 되고 소중하게 살아가려는 마음이 작동하여 여유와 희망의 삶으르 살 수 있게 된다.

혹시 나와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서 지쳐있는 모습을 발견하면 진정한 쉼의 시간을 가져보라 권했으면 한다.

살아 있음의 진정한 맛인 숨, 쉼, 삶의 이어짐을 느끼며 살아가는 인생이길 바라며. - page 19

무작정 앞만 보면 달려가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래서 돌아보면 아쉬움과 미련이 남았나봅니다.

진정한 쉼......

잠시 책을 덮고 가만히 내 호흡 소리에 집중하며 그렇게 내 템포를 조금 늦추어 보았습니다.

안정......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심장의 두근거림, 그리고 나의 고요 속에서 울리는 자연의 소리- 새 소리, 바람소리-.

그 소리로 하여금 내 몸의 세포들도 여유로움을 느끼는 것 같았고 한결 내 머릿 속도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난 뒤 바라본 세상은 왠지모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끔은 이런 숨, 쉼, 삶을 느껴보아야겠습니다.

 

<말과 글의 격식>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가볍게 떠드는 말과 무심코 내뱉는 말, 세심함이 결여된 말과 상처 주는 말, 가시 돋친 말과 하대하는 말 등 우리도 모르는 사이 무심코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말들이 참 많다.

말이란 마음이 실려 올라와서 뱉어지는 진실성이 담긴 것이어야 한다.

생각 없이 목구멍과 입으로 나온다고 다 같은 말이 아니다.

글 또한 그렇다.

미사여구로 둘러싼 허세의 글, 은근한 자기 과시의 글, 겉만 꾸미려는 글, 깊이가 없는 얕은 글, 감각적인 빈 글, 뽐내고 싶어 안달인 글 등이 난무한다.

뼈 있는 말과 글은 새겨들을 수 있지만, 번드르르 한 말과 글은 오해나 곡해가 생겨날 수 있다. 이런 글에는 가슴으로 전해지는 진심이 없다.

오늘도 나의 말과 글에 진중함의 그윽한 향기가 묻어나도록 나를 돌아보고 바라보려 한다. - page 104 ~ 105

'말'과 '글'.

이를 보면 그 사람의 인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SNS의 발달로 인해 마치 인스턴트식 말과 글들이 난무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그 말들로 인해, 글로 인해 다른 이의 인생을 망치게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론 말과 글을 쓸 땐 나 마음을 담아, 나의 진중한 향을 담아 그렇게 책임감을 가지고 써야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의 내 삶을 되돌아보곤 하였습니다.

나의 삶, 배움, 그리고 인연.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제발 잠깐의 달콤함에 헛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안주하지 말고 스스로 인생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 그러한 감정들에 묶여 있는 내 안의 감정들에서 떨치고 헤어 나오겠다는 노력과 행동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어느 순간 바뀐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나도 한때는 비관주의자였다.

자신의 마음 민낯을 드러내 좋은 모습으로 바꾸려는 노력 없이는 제자리 걸음뿐이다.

자기 인생을 누군가에게 의지하며 살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린아이가 아니다.

치열하게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당신이길 바라며.

늪에서 나오려고 내민 손을 잡아 줄 수는 있어도 내민 손을 잡고 나오려고 스스로 애쓰지 않는다면 결코 빠져나올 수 없다.

 

알을 깨고 나오려 애쓰는 마음과 행동에서 상처와 아픔은 치유된다. - page 213 ~ 214

우선 내 마음의 민낯을 드러내는 일.

쉽지 않지만 그 민낯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려 합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삶으로 살아가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배움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가끔은 내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도 해 보아야겠습니다.

그러면 진정한 내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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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칠레 선생님의 물리학 산책
안드레스 곰베로프 지음, 김유경 옮김, 이기진 감수 / 생각의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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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라고 하면 무조건 '어렵다', '복잡하다'란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릴 적엔 물리 공부를 할 땐 마음을 비우고 포기가 먼저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흘러 '시험'에 대한 압박도 사라지고 '성인'이 되었을 때부턴 그렇게나 싫어하던 '과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릴 땐 보이지도 않던 세상의 이치들이, 그리고 내가 숨쉬고 살아가는 모든 것들에 물리 법칙이 깃들어져 있음에 새삼 놀라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렇게 '과학'에 대해, '물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시중에 나온 책들을 찾아 읽다가 눈에 띤 책이 있었습니다.

『어느 칠레 선생님의 물리학 산책』 

 

이 책에 관심이 갔던 것은 이 문구때문이었습니다.

칠레 선생님이 알려주는

와인 한 잔의 물리학

와인 한 잔에 담긴 물리학?

새로운 접근이었습니다.

그리고 결심을 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선 와인 한 잔을 해야겠다고!

와인 한 잔 안에 담긴 우주를 책을 읽으며 배운 것을 곱씹으며 음미하겠노라고!

 

첫 장부터 제 얘기인 줄 알았습니다.

<맥주가 당기는 날>

뭐...... 항상 당기긴 하지만......

특히나 무더운 여름날이면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고픈데 그와 관련된 이야기 속에서 이런 질문을 합니다.

과연 열이란 무엇인가? 왜 나는 땀을 흘릴까? 왜 이렇게 맥주와 바람을 간절히 원하는 걸까? - page 16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물리학은...... 바로 '열'.

가까운 예로 땀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땀이 증발할 때 열이 필요하고, 우리 몸이 열을 뺏기면 체온이 낮아진다. 사우나에 가보면 이 원리를 제대로 느끼게 될 것이다. 사우나에서는 온도가 100도가 되어도 오랫동안 머물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온도의 끓는 물이 있는 수영장에서는 도저히 수영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물속에서는 땀이 증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게다가 물은 공기보다 훨씬 더 열을 잘 전달한다). 이런 원리로 우리는 더울 때 땀을 흘리고,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목이 마르다. - page 20

더운 날 특히나 맥주가 당기는 이유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면 '에너지 보존'법칙으로 인해서였습니다.

아!

열에너지는 곧 생생한 분자 교란이다. 에너지가 클수록 교란이 많이 일어난다. 나는 내가 마시는 맥주 분자들의 교란이 어떻게 조금씩 증가할지 생각해 본다. 나는 더 더워지기 전에 맥주를 꿀껄꿀껄 마신다. 그리고 이 술집의 지배인을 쳐다본다. 대머리에 건장한 체격, 턱수염이 나 있다. 나는 그를 줄이라고 상상해본다. 만일 그라면, 나는 그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순간 우리의 눈이 마주쳤다. 나는 생맥주잔을 든다. 미스터 줄을 위하여! - page 24

내가 맥주를 마실 수 밖에 없던 이유.

누군가 왜 마시냐고 묻는다면 이 이론을 이야기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이 한 마디!

미스터 줄을 위하여!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유독 눈길이 갔던 이야기, <백신은 과학적으로 안전한가요?>.

이 이야기는 백신 접종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캠페인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비합리적인 두려움이든 종교적 이유나 단순한 무지 때문이든 이제까지 예방접종 반대 운동은 항상 있었다. 한마디로 백신이 위험하다는 주장이다. 인간이 만든 것 중 이렇게 논란이 되는 것도 많지 않다. 지난 수년간 예방 접종의 최전방에 있던 악당은(여전히 오랜 토론 중인) 티메로살인데, 이것은 면역화 액체를 담고 있는 플라스크 내부의 곰팡이와 박테리아의 증식을 막는 데 사용되는 방부제이다. - page 108

 

티메로살의 경우에는 수은이 체내에서 제거될 수 있는 분자로 줄어든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 물론 아이들에게 투여할 화합물에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십 년간의 독립적 연구 끝에 티메로살이 함유된 백신과 자폐증에는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에 대한 과학적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런데도 대부분 선진국의 의무 백신 접종 프로그램에서 티메로살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이 화합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여전히 이에 관해서 토론하고 있고, 부모가 자녀의 백신 접종을 거부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었다.

...

그런데 이 방부제를 제거한 국가에서 자폐증 발병률이 떨어지지 않았다. 또한 자료들을 비교해 보면, 자녀의 몸속에 생선 섭취로 쌓인 수은의 양이 전체 예방 접종으로 쌓인 수은의 양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 - page 113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의 생각과 달리 과학은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다.

...

많은 사람이 넌지시 말하는 사전 예방 원칙에서는 "만일 우리 안전을 확신하지 못하면, 차라리 그것을 피하는 것이 낫다"고 한다. 여기서 문제는, 무언가를 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가 나중에 피하려던 것보다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 page 114

참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것일지......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더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 오류를 보도하는 자료를 구별할 줄 아는 시선을 가져야함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나에게 이런 칠레 선생님이 계셨다면......

그토록 '물리'를 보면서 '포기'를 먼저 떠올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너무나도 일상 속에서,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에서 과학이 존재했기에, 물리가 존재했기에 오히려 이론들이 어렵지않고 친숙하게 다가왔습니다.

(단 수식으로 표현한다면 조금 다를지 몰라도......)

 

책을 읽고나니 앞서 <과학이 뭐길래>에서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과학은 자연의 마술이자 그 자연을 주의 깊게 관찰할 때 경험하는 마술이다. 이 관찰은 과학자만 사용하는 강력한 도구가 아니다. 스포츠처럼 사회 전체가 모두 할 수 있는 활동이며, 특별한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게다가 이것은 몸을 움직이는 스포츠보다 훨씬 건강한 활동이다. 무엇보다도 과학은 과학자의 손에만 맡겨두기에는 너무 중차대한 문제이다. - page 9

과학에 보다 더 관심이 가져졌습니다.

이번엔 아이와 함께 놀면서, 자연을 관찰하면서 그 속에 가려졌던 과학을 마술처럼 나타나게 해야겠습니다.

 

다음엔 화학, 수학, 생물학, 의학, 지구과학 등을 알려줄 선생님을 기다려봅니다.

우선은 물리학을 알려준 선생님께 치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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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꽃다발 ㅣ 에놀라 홈즈 시리즈 3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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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기다렸습니다.

당차면서 뛰어난 두뇌를 가진, 셜록 홈즈의 여동생인 그녀, '에놀라 홈즈'.

 

이번엔 어떤 사건과 함께 그녀의 활약이 그려질지 책을 받자마자 두근거리는 설렘으로 잠시 책을 펼치지않고 그 느낌을 즐기곤 하였습니다.

그래도 얼른 만나고픈 마음에 어느새 손은 책의 첫 장을 펼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기묘한 꽃다발』

 

1889년 3월.

"날 풀어주시오," 아마 이번이 그의 백 번째 요청일 게다. - page 7

잔뜩 화가 난 그.

"내 이름은 키퍼솔트가 아니오! 난 당신이 말한 사람이 아니란 말이오! 왜 이 지옥 같은 곳에선 내가 무슨 터무니없는 오해로 잡혀온 건지 아무도 알아보려 하지 않는 거요?" - page10 ~ 11

이렇게 앞으로 벌어질 음모와 진실에 대해 시작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에놀라'는 여전히 자신의 이름을 짓는 일에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오빠들이 찾아낼 수 없을, 적당한 이름을......

비올라 에버소우.

 

그리곤 이어진 사건.

셜록 홈즈의 동료,

왓슨 박사 미궁 속에 실종된 채 행방 묘연 - page 22

 

우선 사건의 정황을 알아보기 위해 왓슨의 집에 가기로 합니다.

변장을 하고 찾아간 그 곳에서 만난 왓슨 부인.

역경이 닥쳤을 때 혼자 있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와 함께 있기를 갈망하는 사람이 있다. 비록 알 길은 없었지만 나는 왓슨 부인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리고 이 어려운 시기에 방문자, 심지어 낯선 사람의 방문으로 인한 기분전환을 매우 환영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 page 44 ~ 45

그녀의 생각이 맞아떨어지고 왓슨 부인은 에버소우 양에게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던 중 눈에 띄었던 꽃다발.

그 '기묘한 꽃다발'을 보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왓슨 부인, 꽃말에 대해 좀 아시나요?"

"조금밖에 몰라요. 누군가와 꽃말로 대화한 일이 많지 않았거든요." 부인은 부드러우면서도 활기차게 대답했다.

"이 산사나무의 꽃은 희망을 의미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 않나요? 그리고 양귀비는 아마도 위안을 의미하겠죠?"

"프랑스 꽃말로는 그렇죠." 하지만 이곳은 영국이었고, 영국 민속에서 부인이 언급한 이 산사나무는 오랫동안 이교도의 신들 및 불운의 ㄱ아력한 상징인 요정들과 연관되어온 관목이었다. 영국에선 어떤 시골 여성도 예쁜 꽃송이가 달린 이 나무의 잔가지를 실내로 가져오는 일이 없다. 그렇게 했다가는 집안에 재앙이 닥쳐오고, 심지어 죽음이 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age 58

 

산사나무를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들쭉날쭉한 가지와 메꽃 덩굴손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고, 덩굴에 달린 하얀 메꽃들은 이미 시들어버린 지 오래였다.

메꽃 덩굴.

야생 트럼펫 꽃의 일종인 이 메꽃 덩굴은 여름이면 시골 산울타리에 모여든 참새마냥 흔하디흔한 식물이다. 그런데 이 꽃도 산사나무와 마찬가지로 올해 초쯤 야생에 있던 것을 집 안으로 들여왔을 것이며, 더군다나 산사나무와 함께 재배했을 것이다.

메꽃 덩굴? 더 정확히는 삼색메꽃으로 알려진 이 식물은 뭔가 대단히 난해한 것, 즉 뭔가 은밀하고, 엉켜 있고, 뒤틀린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내 보기에 이 불길한 꽃다발은 누군가 꽤 뒤틀린 마음을 가진 자가 보낸 것이 틀림없었다. 그게 누군지 알아내야 했다....... - page 59 ~ 60

 

그렇게 꽃다발을 전달한 소년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실은 내가 좀 사정이 있어. 그래서 널 지켜볼 수밖에 없었거든. 조금 전 왓슨씨 댁으로 꽤 사랑스러운 꽃다발을 가져다놓던데......"

"난 왓슨을 몰라." 소년의 시선은 동전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떤 집인지는 어떻게 알았니?"

"그 남자가 내게 번호를 알려줬어."

"어떤 남자?"

"으으 그 남자는 '코'를 벗었어."- page 88

 

그리고 사건을 향해 달려갈수록 인간의 본능에 대해서, 잔인하지만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있었습니다.

"언니는 날 항상 돌봐줄 거야." 그 광적인 목소리가 지겹도록 반복되고 있었다. 그사이 난 난간 위에서 큰대자로 누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난간에 오르는 것만해도 식겁하여 거의 기절할 지경인데 그 섬뜩한 목소리까지 듣고 있자니 더욱 오금이 저렸다. 말투뿐 아니라 말하는 내용까지도 내 마음속 깊이 파고들었다. 날 돌봐줘, 날 돌봐줘. 그 말은 바로 마음속 깊이 내가 항상 원하던 것이었다. 다름 아닌 내 가족에게서......

"언니는 항상 날 돌봐줄 거야, 그렇지 언니? 말해봐! 언니는 항상 날 돌봐줄 거야."

"물론 난 항상 널 돌봐줄 거야." 마침내 페르텔로트가 딱딱거리며 입을 열었다. "항상 그래왔고, 그렇지?"

그러자 다른 한 여자가 의기양양하게 쏘아붙였다.

"쥐들이 내 얼굴을 뜯어 먹도록 했던 것만 빼면 언니 말이 맞지." - page 135 ~ 136

 

이 사건을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인간의 내면에 대해 들여다보게 되어서 조금은 불편한 진실이었습니다.

그 모습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인간에게서의 선과 악의 존재는 결코 뗄레야 뗄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저 역시도 이 말이 책을 덮어도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언니는 날 항상 돌봐줄 거야."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들처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곤 하였습니다.

 

이번 세 번째 사건에선 셜록 홈즈가 에놀라 홈즈를 인정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이보게, 왓슨. 자네는 선한 사람이라 날 비난하지 않는군. 그러나 확실히 조사해야 할 부분을 간과한 것에 대해 난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다네. 내 여동생이 아니었다면 자넨 지금도 콜니 해치에 갇혀 있을 거야." - page 204

 

"홈즈, 자네는 자네 여동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심슨즈 성당의 큰 홀 안에서 위대한 형사가 초점 없는 눈으로 한곳을 응시한 채 침묵이 흐른다. 그의 의중을 읽기는 참으로 어렵다.

"내 생각엔," 마침내 그가 입을 뗀다. "그 아이가 나를 믿지 못하는 게 매우 유감인 듯해." - page 205

이제야 서로를 인정하게된 그들의 활약.

다음 사건에선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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