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
안셀름 그륀 지음, 김현정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제를 치유하는 사제'라고 하였습니다.

유럽인들의 정신적 아버지라고도 합니다.

'안젤름 그륀 신부'


그는 이미 언어와 종교를 뛰어넘어 수많은 독자들의 영혼에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고 합니다.

제 마음의 상처도 그가 치유해줄 수 있을까요?

마냥 그에게 기대어보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


들어가기 앞서 그는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종종 주위 사람들에게 이렇게 묻곤 합니다.

"어떻게 지내세요? 건강은 어떠세요? 가족들은 잘 지내죠? 아이들도요? 회사에서도 별일 없으시고요?"

그러면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네. 다 좋아요. 만족하면서 살고 있어요."

'만족하며 살고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아마도 이런 뜻일 것입니다.

"완전히 잘 지낸다거나 매일매일이 최고라는 뜻은 아니에요. 모든 게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삶에 만족해요. 일상생활도, 건간도 이 정도면 그럭저럭 괜찮고요. 물론 예전보다 더 에너지가 넘치거나 건강하지는 않지만, 지금 상태에 만족해요. 이만하면 충분합니다." - page 10 ~ 11

'만족'.

결국 행복한 삶은 만족하는 삶이라고 하였습니다.

만족을 느낄 때, 삶과 일체가 되어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만족에 도달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 책에 담겨있었습니다.


독일어로 '만족'을 뜻하는 단어 'zufriedenheit'의 어원은 '평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독일어로 '평화'를 뜻하는 'frieden'는 '자유로운frei'이라는 단어족에 속하며, 인도게르만어족 어원인 '프라이prai'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프라이'는 '보호하다, 아끼다, 좋아하다, 사랑하다'라는 뜻을 지닙니다. 보호받는 사람, 사랑받는 사람은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말하자면 평화는, 자유로운 사람들이 친구처럼 지내면서 서로에게 호의를 베풀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뜻합니다. 이렇듯 평화는 사랑 없이는 존재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만 평화 속에서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 page 20

우리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자유롭게 놓아두고 바라보면서 소중히 여기고 아껴야 '평화'라는 의미에 닿을 수 있고 나아가 만족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너의 모습에 만족하도록 해. 네가 완벽한 사람, 완벽한 그리스도인이라는 환상을 벗어던져. 너는 장점과 약점, 좋은 면과 안 좋은 면을 모두 지니고 있는 인간이야. 다른 사람에게 기꺼이 보여주고 싶은 면도 있지만 감추고 싶은 부분도 모두 가진 인간이지. 하느님은 너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 너의 아름다운 면과 그렇지 않은 면을 모두 알고 있어. 그럼에도 하느님은 있는 그대로의 네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셔. 그러니 네 자신과, 그리고 네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다정하게 바라보고 거기에 만족하도록 해." - page 30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 말.

이 말이 그토록 제 가슴에서 울렸습니다.


정말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기도를 하곤 하였습니다.

나를 도와달라고......

하지만 정작 바뀌지 않는 상황에 좌절을 하곤 하였는데 이런 저에게 신부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하느님께 나를 도와달라고, 나의 두려움을 없애달라고, 병을 낫게 해달라고 그토록 자주 열심히 기도를 했건만....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

많은 사람들은 기도할 때마다 하느님께서 즉시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어야 한다고 욕심을 부립니다. 그들은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질 때만 하느님께 만족합니다. 그런 만족의 이면에는 하느님에 대해 스스로 설정해놓은 기대치 혹은 특정한 이미지가 존재합니다. 하느님은 항상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고 이로운 것만 주시는 사랑스러운 아버지여야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에 대한 이러한 이미지는, 하느님을 우리와 같은 인간의 수준으로 끌어내립니다. 하느님은 모든 모습을 뛰어넘는 곳에 존재하시며 우리에게 경외심을 갖게 하시는 절대적인 비밀과 같은 분입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이러한 하느님께 우리가 스스로 마음을 열어야만, 우리는 하느님께 '네!'라고 말할 수 있거 하느님을 향한 요구를 멈출 수 있습니다. 부디 먼저 마음을 열고 안심하고 사세요. 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 - page 84 ~ 85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놓고 그저 하느님께 도와달라고만 외쳤습니다.

이제야 그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

 


그는 마지막 우리에게 당부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포만한 만족에 빠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삶의 폭풍우가 몰아쳐도 꿋꿋함을 잃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 19) 혹은 그리스어 성경의 단어를 그대로 번역하면 "그 아래에 머물러 있음으로 너희의 영혼을 얻어라."와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온갖 욕구가 휘몰아쳐도 우리가 스스로 꿋꿋하게 서 있다면 삶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도 얼마든지 내적 평화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고, 참된 자신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page 230

과도한 만족감을 좇기 위해 지나친 욕심을 부리기 보단 소박하고 정갈한 마음, 자족하는 마음을 가지며 주어진 내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이미 나는 충분하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노마드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 이름만으로도 그에게 붙는 수식어들이 떠오르게 됩니다.

화가, 조각가,발명가,건축가,과학자,해부학자 등등.

아마 역사상 최고의 천재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 입니다.


그런 그가 '요리사'였다는 이야기.

다방면에 뛰어난 그가 만든 요리는 어떨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책 표지를 펼치니 '스파게티'가 나왔습니다.

스파고 만지아빌레?

'먹을 수 있는 끈'이라는 뜻이다. 이게 무얼까?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만든 신개념 국수로

오늘날 스파게티의 원조다.

너무나도 친숙한 요리.

그 요리가 다빈치와 관련되어 있다니 실로 가까운 곳에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 책은 『코덱스 로마노프』라는 소책자에 모아두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에 대해 쓴 짤막한 글들을 모아두었습니다.

그가 직접 요리법을 개발하고 음식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전공 분야인 기존의 조리기구를 개선하거나 주방을 개조하는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평생 동안 요리에 대단한 관심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이는 유년 시절 의붓아버지로부터 단것에 대한 취미와 요리에 대한 열정을 전수받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에 비해 요리 실력은 형편없었다고 합니다.

일감이 적어 수입이 형편없었던 그 때 '세 마리 달팽이'라는 유명한 술집에서 접대부로 일하면서 레오나르도에겐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그때부터 레오나르도는 주방에서 시간과 수고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아마 이때부터 요리 노트를 따로 만들어 틈틈이 기록하지 않았나 싶다. 레오나르도는 많은 기구를 도안해 삽화로 남겼지만 곧바로 시제품을 만들어 사용하지는 않았다. 레오나르도는 모두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기록을 남겼지만 400년 후 사람들은 그것을 전쟁 도구를 만드는 데 이용해 먹었다. 고기다지기, 빨래기계, 자동 호두까기 등을 그렇게 써먹은 것이다. - page 17


그는 술집에서 쫓겨나 다시 화가로서의 일을 하는가 하지만 요리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릅니다.


결국 본인 스스로 자천서를 써 '루도비코'에게 알현을 했고 그렇게 인연의 시작으로 보다 요리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그의 자천서에 적힌 일부.

교량, 성채, 석구, 기타 비밀 자아치를 제조하는 데 본인과 견줄 사람은 다시 없다고 확신하는 바임. 회화와 조각도 본인에 버금갈 사람은 없음. 수수께끼, 매듭 묶기에도 대가임을 자신함.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빵을 구워낼 자신이 있음. - page 23


화력을 위해 장작의 굵기와 길이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하여 자아작을 직접 화덕으로 옮길 수 있는 장치, 자동 석쇠, 프로펠러, 언제라도 끓는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장치, 빵 자르는 자아치 등.

그가 고안한 장치들은 하나같이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큰 것이기에 주방 공간을 늘리고 얼핏보면 공장과도 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요리에 대한 열정과는 달리 자꾸만 실패로 이어진 결과에 루도비코는 잠시 동안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수도원에 가 있으라고 하며 그 식당 벽에 벽화를 그리면서 오늘날에도 유명한 <최후의 만찬>을 완성하게 됩니다.


이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2년 9개월이라는 시간 속에 그는 요리라는 요리는 모두 맛본 후 상 위에 차릴 요리 선별 작업과정만 2년 이상을 보내게 됩니다.

여기서 그림 속 인물들 앞에 놓인 잔이 비어 있는 이유는 아마 작업 전에 '레오나르도 선생 일당'이 수도원 포도주를 대부분 마셔버렸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점이 우습기도 하였습니다.


이후에 그는 상당한 명성을 얻지만 경제적으로는 곤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여러 가지 일거리를 하며-이때 <모나리자>작품도 완성하게 됩니다- '스파게티'를 발명하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일명 삼지창(이가 세 개 달린 포크)을 발명하게 되고 청년 왕 '앙리'에 의해 레오나르도의 연봉은 대폭 인상되고 살림집도 마련하게 됩니다.


레오나르도가 프랑스 왕의 요청을 거절한 것은 단 한 번뿐이었다. 왕은 수차에 걸쳐 스파게티의 비밀을 캐내려고 했다. 그러나 레오나르도의 저항은 완강했다. 왕은 스파게티를 프랑스 국민 요리로 삼을 속셈이었지만 레오나르도는 그럴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레오나르도는 스파게티를 자신이 전 인류를 위해 베푸는 최고의 선물로 간주했기 때문에 프랑스 사람들만 즐기도록 허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레오나르도는 스파게티에 관해서는 무덤에 갈 때까지 입(그러니까 노트)을 열지 않았다. - page 69


그가 요리를 얼마나 사랑했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 하나는 그의 전 재산-밀라노 외곽 포도밭- 반으로 갈라 개인 요리사였던 바티스타와 식사 당번을 겸한 제자였던 살라이에게 유산으로 남겼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는 요리에 대해 많은 기록이 담겨 있었습니다.

식사법

이상적인 주방

다이어트와 관련된 음식

등 그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엔 <나만의 엽기발랄 레시피>를 적을 수 있게 해서 마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 노트에 나도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주곤 하였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또다른 면모를 알게되어서 새로웠습니다.

비록 다른 업적들에 비해 짧은 기록에 불과함에도 그에 못지않은 애정은 어마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혹시 또 다른 분야에서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업적이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마저 들었습니다.

너무나도 다양한 분야에, 자신의 업적을 남긴 그, 레오나르도 다빈치.

정말 존경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울면서 걷다
한여울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하늘을 바라보며 걸을 때가 있었습니다.

나오는 눈물을 참으려고......


책의 제목만으로도 가슴 한 켠이 아려왔습니다.

저 역시도 경험했던 일이기에 그랬나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읽기 전 책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울면서 걸어도

괜찮다 말해줘

순간 울컥하였습니다.

'감추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도 훌쩍이는 어깨를 토닥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책 속엔 어떤 위로의 말이 있을지 잠시나마 마음을 기대어보려합니다.

『울면서 걷다』

 


<prologue>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 자신이 물고기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온종일 뻐끔거리며 발악조차 하지 못하고 튀어 오르기를 반복하는,

팔다리 없는 생물체의 초라한 날갯짓

...

하지만 상처투성인 물고기는 포기하지 않았다.

바다 안에서만 헤엄치라는 법 있나.

부족한 나를 탓하기보다는,

더 높게 튀어 오르기 위해 밤을 지새웠다.

어느덧 눈을 떠보니 구름 위 세상도 구경하고

밤하늘이 숨 쉬는 소리도 듣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울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터득했다.

따뜻한 햇살만으로 꽃은 피어나지 않는다.

가끔은 몇 방울의 빗방울이, 바람이, 약간의 먼지가,

거친 흙이, 그를 더 단단하고 찬란하게 만든다. - page 4

그렇게 시작된 그녀의 발걸음마다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누구나 저마다 가슴 속 '상처'는 간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상처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 크기는 어느정도인지 다를지언정.

상처는 치유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무뎌질 뿐.

그래서 또다른 상처가 나면 어김없이 지난 상처가 덧나기도 합니다.

저자는 마음의 상처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상처 받을 수밖에 없다면, 그 상처에 말을 건네보는 건 어떨까? 거기 잘 지내고 있냐고, 미안하지만 나는 앞날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너를 껴안고 괴로워하기에는 내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고, 그러니 서운해하지 말라고. 대신 생각날 때마다 네 안부를 묻겠다고.


오늘도 상처에 말을 건네본다. - page 11

상처와 마주하기.

참 어렵지만 그래야 또다른 상처를 받아들일 수 있기에......

머리는 알지만 선뜻 가슴은 잘 받아들이지 못한 이야기였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읽으면서 김장훈의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가 생각났습니다.

난 어쩌면 그 사람과의 만남이
잘 되지 않기를 바랬는지도 몰라요
그대를 볼때면 늘 안타까웠던 거죠
우리의 만남이 조금 늦었다는 것이

이젠 모든 걸 말할 수 있어요
그 누구보다 그대 사랑했음을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 몰라도
내가 그대 곁에 있음을 기억해요  - 김장훈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중에서

내 곁에 있는 이들이 있기에 울적하고 힘들지라도 다시 일어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에서 화려한 연기를 펼치는, 배우의 삶을 살아간다고 하였습니다.

이 말에 공감하곤 하였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나를 감춘 채 그렇게 살아가는 것......

참 많이도 힘든 일입니다.

그 힘듦을 알아달라고 몸에서 '눈물'을 내보내나 봅니다.

그 눈물을 닦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배우가 아닌 나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진정한 행복이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나서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를 찾아들었습니다.

인순이씨가 부른 이 노래.

흥얼거리며 오늘도 수고한 나에게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네봅니다.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수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 인순이 <거위의 꿈>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ㅣ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의 주인공인 '에이머스 데커'.

일명 '데커' 시리즈 중 네 번째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를 기다린 독자들 중 한 명으로 이번엔 어떤 숨막힐 사건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에이머스 데커'.

그는 미식축구 선수였으나 경기 도중 메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으면서 후유증으로 두 개의 증표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과잉기억증후근,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아무것도 잊지 못하는 남자가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축복이자 저주인 점점 발전하는 공감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죽음을 색깔과 연관 짓는데 이는 목덜미의 솜털이 곤두서고 토할 것처럼 위가 울렁거리는 가운데 '형광 푸른빛'으로 지각되는 점이었습니다.


데커는 동료 FBI 요원인 알렉스 재미슨을 따라 그녀의 언니 집에 묵으러 왔습니다.

'배런빌'이라는 이 소도시.

오하이오주 경계썬 근처에 있었고 한땐 제분소와 광산으로 한창 번영을 누린 곳.

하지만 이 번영의 엔진은 이미 오래전에 멈춰버렸고 이제는 변변찮은 찌꺼기만 남은 이 곳엔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뒤쪽에 있는 집의 뒷마당.

뭔가 수상쩍인 소리와 빛이 납니다.

깜빡이는 빛들의 정체, 노출된 전선들이 젖은 액체.

사건 현장이었습니다.


"범죄 현장 두 곳에서 피해자 네 명이 발견됐습니다. 공교롭게도 사건이 일어난 지 2주도 안 됐고, 한 건은 겨우 일주일 전에 일어났죠." - page 38


범죄 현장에 남긴 살인자의 메시지.

"사환들아 범사에 두려워함으로 주인들에게 순종하라. 부당하게 고난을 받아도 하느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

그린이 수첩을 덮고 재미슨을 올려다보았다.

재미슨이 곧장 말했다. "베드로 전서 2장 18절이네요." - page 71

다른 범죄 현장엔 동물 피가, 그리고 다른 한 남자의 이마에 사망 표지.


사건을 쫓아가던 그.

갑작스레 알렉스와 데커에게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그 순간.

젠장! 심장마비가 오는 건가? 하필이면 이럴 때?

다음 순간 뭔가가 하늘에서 떨어져 데커의 머리를 때렸다. 암흑이 에이머스 데커를 삼켰다. - page 115

그 후 그의 기억능력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게 된 데커.

그리고 연쇄살인의 진실.

이번 소설 역시도 숨가쁘게 진실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인생이란 놈은 가끔 정말 못돼 쳐먹은 새끼지.

데커는 침대에 걸터앉아 펼쳐놓은 도면을 들여다보았다. 이윽고 자로 눈길이 향했다. '조이 미첼'이라는 이름이 마커 펜으로 적혀 있었다. 데커는 일어서서 창가로 다가가 절망에 빠져 있는 도시를 내다보았다. 도시는 서서히 다시 일어서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무엇을 대가로? 또 온전히 일어서기 전에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인가?

데커는 조이의 방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은 머물러야 할까, 떠나야 할까? 떠나야 한다고 말하기는 더없이 쉬울 것이다. 폭력과 위험을 벗어나라. 더 안전한 곳으로 가라. 하지만 그런 데가 있기나 한가?

내 삶에 뭔가 목적이 있다면, 그 안전한 곳이 어딘가에는 남아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겠지. - page 421 ~ 422


소설의 마지막 이야기.

데커는 자신의 손을 쥐는 아이의 손을 마주 잡고 힘을 주었다.

어쩐지 자신의 삶이 한 아이의 손에 달려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런 고요함, 내면의 평화는 아주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한 것었다. 데커의 시간은 나쁜 짓을 저지른 자들을 사냥하는 데 고스란히 바쳐졌고, 언젠가는 선이 악을 무찌르리란 사실을 데커는 알았다. 결국, 그렇다고 믿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켐퍼의 말마따나 내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확신을 잃고 말 테니까.

때로는 그냥 믿는 수밖에 없어.

데커는 여전히 조이의 손을 쥔 채 깊은숨을 내쉬었다. 조그만 여자아이와 커다란 남자는 그 자리에 그렇게 앉아 있었다. 삶과 죽음이 두 사람을 에워싸고 돌고 있었다. - page 574 ~ 575

왠지 그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자그마한 손이, 그 시간이 그대로 멈추길 바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데커가 조금은 자신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모습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과연 다음엔 어떤 모습이 그려질지......

어서 빨리 그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살인 현장은 구름 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스터리의 제왕 '히가시노 게이고'.

이번에 그가 '코믹 미스터리'에 도전했다고 하니 그의 도전과 더불어 기대되는 사건들 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살인 현장은 구름 위』

 


소설을 읽으면서 자꾸 만화책이 떠올랐습니다.

『명탐정 코난』

어린 코난이 등장하는 곳엔 항상 사건이 일어나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등장하는 형사님은 코난에게 사건을 몰고 다닌다고 핀잔 아닌 핀잔을 던지곤 하였는데 여기 스튜어디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건을 해결할 명탐정 콤비.

우선 'A코'.

도쿄 대학 중퇴이지만 1차 시험에서 최종 면접까지 단연 톱으로 통과한, 당연히 훈련 과정도 수석으로 졸업하고 정식 승무원이 된 후로도 조종사들의 신뢰가 두터운 '하야세 에이코'.

무슨 일을 시켜도 걱정 없다는 얘기가 사내에서 정설처럼 통했습니다.

나서서 일을 척척 해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남들 뒤에 가만히 있어서 눈에 잘 띄지 않다가 돌연 큰일을 해내곤 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콤비 'B코'.

수험표에 붙인 사진과 실제 얼굴이 다르게 뛰어난 보정 기술을 지닌,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합격하겠다는 집념의 그녀.

입사 시험에서는 1차에서 면접까지 전부 아슬아슬하게 턱걸이로 통과하는 묘기를 보여주었고 훈련 과정도 꼴지로 졸업한 '후지 마미코'.

정식 승무원이 되고 나서는 'B코에게는 반드시 A코를 붙인다.'라는 이론이 사내의 정설로 되어 있습니다.


이 둘은 하나에서 열까지 정반대이지만 서로에게 부족한 면을 피차가 원한다고나 할까, 신기할 정도로 호흡이 잘 맞는 그녀들 A코와 B코는 어김없이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사건 해결보다는 그 현장에 자신이 있었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B코.

말없이 사건을 곱씹으며 범인을 추적해 나가는 A코.

그녀들이 접한 사건은 마치 에피소드처럼 소개되어 있었기에 그리 무겁지 않게, 하지만 너무 가볍지도 않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스튜어디스'라는 직업 특성도 가미되어 있었기에-승객에 대한 기억력, 주의관찰, 세심함- 그녀들이 '명탐정' 못지않게 활약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마치 7편의 만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짧은 호흡으로도 하나의 사건과 그 해결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단편 추리소설의 매력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왠지 이 환상의 스튜어디스 명탐정 콤비는 오늘도 비행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이 있는 곳에 사건이 벌어졌을텐데......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