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차로 하는 거야 - 10년간 100개국, 패밀리 로드 트립
박성원 지음 / 몽스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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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여행을 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특히나 아이가 어릴수록 '여행'에 대해 부담으로 느껴져 다음으로 미루며 그저 다른 이들의 여행에 제 마음을 실어 보내기도 합니다.


여기 10년간 100개국을 여행한 가족이 있었습니다.

우와~!

그저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들의 여행은 렌터카를 빌려서 하는 '로드 트립'이었던 것입니다.

와우~~!

더없이 놀라웠습니다.

렌터카로 전세계로 떠난 이 가족의 이야기.

무척이나 기대되었습니다.

『여행은 차로 하는거야』

 


책장을 펼치자마자 그들의 로드 트립 경로가 나왔습니다.

​

 

 


수많은 여행 동선을 보니 그들의 여행은 곧 '일상'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많은 나라를 렌터카에 의지해서 다닐 수 있다니.

정말 이 가족은 한 마디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뭉치면 뜬다!


이들이 여행을 하게 된 계기.

아마 어느 가정에서나 느끼는 '가장', '아빠'의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투명 인간이다. 가정에서 내 역할이 사라진 지 오래다. 아내는 원더우먼이다. 가족을 위해 뭐든지 하고, 아이들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 - page 18

가족을 위해 경주마로 살아간 이 시대의 아빠처럼 살던 그.

경마장에 고립되어 고독함을 느끼던 그는 경마장 밖의 세상이 궁금해집니다.

무언가 내게도 변화가 시작됐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무뎌질 즈음 여행을 마쳤고, 만약 내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갖게 된다면 내 아이도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당신은 여행할 때 가장 생기 넘쳐 보인다"는 아내의 얘기를 들으며 그때가 생각났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왜 스스로를 경마자아에 가두고 있을까.' - page 19 ~ 20

그렇게 조금씩 그는 투명 인간에서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여행은 투명 인간이던, 가정 내의 내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여행지를 선택하고 이동 루트를 계획하는 것부터 항공편, 숙소, 렌터카를 예약하는 것까지 내가 모든 걸 계획하고 실행한다. 여행이 끝나갈 즈음에는 다음 여행을 설계한다. 여행 중에도 숙소 예약과 식당 선택은 내 몫이다. 아침이면 가장 먼저 일어나 주변을 산책하면서 낯선 마을의 지리를 익힌다. 사냥하듯 식사 거리를 사 와 가족에게 아침을 먹이고, 일정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리드한다. 아내는 역사까지 줄줄 욀 정도로 여행하는 나라와 도시에 대해 공부하지만, 내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인지 도움을 청하기 전까지 절대 먼저 나서지 않는다. 매번 고행에 가까운 여행을 하느라 힘들 텐데, 생기 넘치는 내 모습을 보는 게 좋다며 짐 꾸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 page 20 ~ 21


만약 가족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책 속엔 <아빠의 팁>과 <엄마의 팁>이 있으니 참고하면 될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여행을 보면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산교육임을 느낄 수 있었고 여행이 진행될수록 가족간의 끈끈한 '정'이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도 아침에 아빠가 출근하고나면 뒤이어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에 가고 하나둘 하원하게 되면 놀고 씻고 저녁먹다보면 남편의 늦은 퇴근과 아빠를 보지못하고 일찍 잠든 아이들.

가족 간의 대화는 주말에야 잠깐이고 항상 지쳐있는 남편을 볼 때면 안쓰럽기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가족은 무슨 일이 생기면 가족회의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수렴하며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 서로 의지하며 행복한 미소를 띠는 모습을 보니 저 역시도 반성하게 되는 것이 없지않게 있었습니다.


그들의 여행 경로 중 <알프스에서 서핑을 중부 유럽 6개국 여행>이 인상깊었습니다.

아무래도 가족들이랑 같이 가 보고 싶은 곳이기에 더 유심히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그래서 아이의 현재와 제가 과거에 품었던 환상이 공존하며 서로의 추억을 쌓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들의 여행은 현재진행형일 것입니다.

그런 그들을 보면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여행은 쉬러 가는 것이지 굳이 사서 고생을 하는지.

하지만 그들에게 '여행'은 이런 의미였습니다.

고행에 가까운 모험을 하면서 여행하는 것을 그만둘까 여러 번 고민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무엇을 위해 경제 활동을 하는가 생각한다. 답은 늘 같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우리 가족은 여행할 때 가장 행복하다. - page 23

먼 훗날 아이와 부모가 서로의 추억을 곱씹을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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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 - 올려놓고 바라보면 무럭무럭 잘 크는 트렌디한 다육 생활
톤웬 존스 지음, 한성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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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익히 알고 있지만 식물을 잘 키우는 예쁜 누나는 과연 누구~?!

『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

 


저는 무엇 하나 제대로 '키우는' 것엔 소질이 없습니다.

어릴 적 유행했던 '다마고치'도 하루이상 유지되지 못했었고 식물은 사랑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시들시들해 결국 이별을 고하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키우는게 좀처럼 되지 않아 지금은 그저 '아이' 키우기에 열중을 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책을 펼치면 prologue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어떤 것이건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해 족족 죽이는 '식물킬러'라면 선인장과 다육식물은 딱 좋은 실내화초랍니다. 보기 좋고 손이 많이 가지 않거든요. 이들은 편한 룸메이트가 되어, 여러분의 실내 공간에 독특한 개성과 활력을 불어넣어줄 거예요. - page 4

괜히 용기가 솟아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식물킬러' 저에게도 무언가를 키울 수 있다니!

그럼 선인장과 다육식물 키우기 A to Z를 알아보겠습니다.


선인장과 다육식물.

사실 그 차이는 알지 못했습니다.

둘 다 비슷하게 생겼는데......

선인장은 '엽맥'으로 알 수 있어요. 작고 납작한 방석처럼 생긴 엽맥은 선인장에만 있는데, 이는 털, 가시, 꽃, 가지 등으로 자랄 수 있어요. 다육식물 중에서 흔히 가시가 있는 것을 분류한 것이 선인장인데 선인장이라고 모두 가시가 있는 건 아니랍니다. 가시가 적거나 없는 것도 있어요. - page 10

음......

잘 모르겠습니다......

굳이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사랑으로 키우면 그만인것을!


그럼 그들의 보금자리는 어떻게 마련해야하는 것일까?

우선 장소를 정하고 여유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장소는 햇빛을 좋아하기에 따뜻한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가나 테이블 한쪽에 그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뒤 화분은 자기 몸집보다 조금 더 큰, 그리고 흙은 지나치지 않게 적당히 담아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여러분의 반려식물은 매년 새로운 화분(그리고 새 장소)으로 옮겨주면 정말 고마워할 거예요. 식물이 자랄수록 물을 주거나 비료를 줄 때 힘들고, 위쪽이 점점 무거워져서 화분이 쓰러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 page 13


아무리 선인장과 다육식물이 어떤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고 하지만 이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1. 물을 너무 많이 주지 말 것!

물을 적게 주는 것은 별로 문제되지 않아요. 물을 언제 줬는지 잊었다면 일단 기다려요! 선인장은 목이 마르면 잎이 움츠러들거나 보라색이나 붉은색으로 변해요. 잎이 쭈글쭈글해지거나 말라 보인다거나, 축 처지고 늘어진 모습으로 목마르다는 신호를 보내기도 해요. 이때 한두 번 물을 주면 다시 기운을 차릴 게예요. - page 21

2. 여름엔 조금 더운 곳을, 겨울엔 조금 추운 곳을 좋아해서 거실, 침실, 베란다, 주방에 있는 창턱 등에 머무를 수 있게 할 것!

3. 그들이 햇빛을 좋아하지만 너무 강한 햇빛은 우리들처럼 화상을 입어 완전히 갈색이 되거나 하얗게 색이 옅어지면서 시들지 모르니 직사광선이나 강한 햇빛은 피할 것!

이 세 가지만 지킨다면 누구나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키울 수 있다는 점!

우리 모두 기억해요~!


그리고나면 여러 선인장과 다육식물들이 소개되면서 그들을 가꾸는 방법, 스타일링이 적혀 있었습니다.

만약 자신이 어떤 선인장이나 다육식물을 키워야할지 고민이 된다면 이 부분을 참고하여 자신의 반려식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저에겐 '성미인'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름처럼 소문난 미인이지만 이끌렸던 이유.

멕시코의 암벽에서 은색의 초록 잎이 나선형으로 자라는데, 방치해두어도 혼자서 쑥쑥 잘 자라요.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해요. - page 57

​


책은 단숨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나 멋진 초록 친구들이 있었다니......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제 무지가 한심하였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으로 아이들에게도 식물을 키우게 하는 것, 식물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교육상으로도, 정서상으로도 좋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식물킬러' 였기에 선뜻 용기내지 못했는데 이번을 계기로 아이와 함께 각자 선인장이나 다육식물을 집으로 초대해야겠습니다.

그렇게 우리 가족과 초록 가족이 어우러져 또 하나의 큰 가족을 이루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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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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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이 읽기 전 흥미로웠던 점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후추 때문이었다"

사실 조금은 의아했습니다.

돈, 권력, 업적이 아닌 '식물'이, 그것도 '후추'로 인해 오늘의 세계지도가 만들어졌다니!

그래서 더 궁금하였습니다.

과연 '후추'로 인해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책장을 펼치니 또다시 만나게 된 '후추'.

모든 것은 '후추'때문이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후추를 향한 인간의 '검은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유럽인들에게 가축을 키워 얻은 고기가 중요한 식량이었고 겨울이 닥치기 전 고기의 부패를 막거나 지연시키기 위해 소금에 절이거나 말리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게 됩니다.

여기서 '향신료'가 그 방법 중 하나가 됩니다.

향신료가 있다면 고기를 어느 정도 양호한 상태로 보존할 수 있었다. 조금 과장하면 향신료는 '언제나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해주고 풍요로운 식생활을 구현해주는 마법의 약이었다. - page 76


후추는 남인도가 원산지인 아열대 식물로 중동의 아랍지역과 유럽에서는 재배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후추를 들여오는 방법은 머나먼 길을 돌아와야 했고 그 과정에 여러 가지 위험요소, 어마한 운송비로 인해 후추가 금과 맞먹는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후추는 고기를 오래 보존하는 데 필요했으나 단지 이 용도 때문에 그렇게 비싼 가격에 팔린 것은 아니었다. 사실 사치스러운 식생활을 즐긴 귀족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신선한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가축의 먹이만 충분히 확보해두면 굳이 가축을 미리 도축해 보관해둘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귀족이나 상류층에서 후추의 인기가 치솟고 그에 따라 엄청난 가격이 형성된 데는 사실 실용적인 목적보다는 자신의 높은 지위와 부를 과시하기 위한 상징적 목적이 더 크게 작용했다. - page 90


후추 반입을 위해 유럽인들은 지중해 바깥의 넓은 바다로 진출하게 되고 그로부터 대항해의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이로 인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하게 되고, 바스쿠 다가마가 희망봉을 돌아 인도까지 가는 항로를 개척, 마젤란의 세계 일주 등 세계 식민지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는, 인간의 '검은 욕망'이 세계 역사의 한 획을 장식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초강대국 미국을 만든 '악마의 식물' 감자>

오늘날 유럽 요리에서 빠지지 않는 '감자'.

감자의 존재를 몰랐던 유럽인 중에는 처음에 실수로 덩이줄기가 아닌 감자 싹과 초록색으로 변한 부분을 먹는 사람도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나 16세기 이 작물을 먹고 중독되는 사건이 일어나자 '감자는 독성식물'이라는 꼬리표까지 붙게 됩니다.

심지어 성서의 기록에 나오지 않는 식물을 사악한 존재로 여겨 '악마의 식물'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이런 감자를 대중에 보급하게 된 근거는 유럽의 대기근이었습니다.

독일 프리드리히 2세는 감자 보급을 위해

"앞으로 이 나라에서 감자는 귀족만 먹을 수 있다."는 공고를 통해 인간뿐 아니라 돼지의 식량 문제도 해결함으로써 그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채웠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루이 16세는

"여기에 심은 것은 감자라는 작물로 맛이 좋고 영양이 풍부해 앞으로 왕족과 귀족의 먹을거리로 삼고자 한다. 따라서 이를 훔쳐 먹는 자는 엄하게 처벌할 것이다." 라며 감자 보급에 힘을 썼고 이러한 감자 보급으로 인해 다양한 고기 요리가 발달하면서 유럽의 많은 나라는 육식 문화 국가로 거듭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감자가 아일랜드에선 감자 역병이 창궐해 지독한 흉작으로 고통받던 아일랜드 사람들이 고향을 버리고 신천지 미국으로 가면서 감자라는 식물이 미국 역사와 더 나아가 세계 역사를 그리고 우주과학의 역사를 송두르째 뒤바꿔놓게 됩니다.


또한 인상적이었던 <거대한 피라미드를 떠받친 약효 양파>.

양파는 고대 이집트 왕실에서 피라미드 건설 노동자들에게 강장제로 양파를 지급했다고 합니다.

또한 미라 제작에도 활용해 가령 미라의 눈구멍과 겨드랑이에 양파를 채워 넣거나 붕대를 감을 때 양파를 끼워 넣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양파.

사실 이 양파는 중앙아시아에서 시작됩니다.

탁월한 효능과 함께 뛰어난 보존성이 있기에 전 세계의 여러 대륙과 여러 나라에서 재배가 가능하게 되고 우리와 함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먹는 동그란 양파가 사실은 '잎'이라는 것.

양파를 세로 방향으로 반으로 자르면 가장 안쪽에 '심' 같은 게 들어 있는데, 그 부분이 바로 양파의 줄기다. 그 줄기에서 차곡차곡 포개지며 잎이 나온 것이다. 양파는 건조지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 잎 부분을 두툼하게 만들어 영양분을 저장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마트에서 사다 반찬으로 해 먹고 즙을 짜서 먹는 양파는 줄기와 잎으로 구성된 먹을거리인 셈이다. - page 129


그 외에도 여러 식물들이 등장합니다.

토마토, 고추, 차, 사탕수수, 목화, 볏과 식물 밀, 벼, 콩, 옥수수, 튤립.

이 식물들과 인간, 그리고 역사.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인류에게 식물은 어떤 존재일까? 인간은 언제나 식물을 자기 욕망을 충족하는 도구로 여기며 이용해왔다. 동물처럼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은 거부하지 못하며 인간의 욕망을 채우는 도구로 살아야 했다. - page290

하지만 그 식물은 단순히 도구로만 산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식물이 우리를 이용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류 역사는 인간이 식물 재배를 시도한 그 시점부터 시작되었다. 즉, 인류는 비탈립성 돌연변이 밀 씨앗을 맨 처음 땅에 심어 농경을 시작한 뒤 '부'를 창출하는 방법을 터득해갔다. 이후 빈부 격차가 발생하고 갈수록 커져 왔으며, 인류는 부를 얻기 위해 평생을 바쳐 일해야 했고 지금도 뼈 빠지게 일하고 있다. - page 293

그렇다면 인간과 식물, 누가 진정한 지배자일까?

아마 지배자라는 의미보단 서로의 애증관계가 그 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씨앗으로부터 시작하여 세계사를 바꾼 식물들.

그들의 잠재된 파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 식탁에 있는 이 식물들이 왠지 대단하면서도 두렵게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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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도 좋아 - 성덕의 자족충만 생활기
조영주 지음 / Lik-it(라이킷)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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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 자신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좋아하는 게 뭐니?"

"음......"

선뜻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분명 좋아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도 많이 있을텐데 왜 머릿속은 텅 비어버리는거지......


저자 '조영주'씨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도 좋아』

 


'적당히 대충 산다'가 삶의 모토이나

일단 꽂혔다 하면

순식간에 덕후의 경지에 오르고야 만다!


그녀의 좋아하는 것은 그것으로 그치지않고 완전히 빠져들어 나중엔 '덕질'의 모습까지 보이고 있었습니다.

덕질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

- 우리말샘


셜록 홈즈를 좋아해서 《홈즈가 보낸 편지》작품까지 쓴 그녀.

일본 만화를 좋아해 일본어 공부를 하고 어느 정도 일어를 외칠 수 있는 그녀.

책 읽는 것을 좋아해 결국 작가가 된 그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진정한 '덕후'란 이런 것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마냥 유쾌한 이야기만 있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친구 하자고 다가오면 경계부터 했다는 그녀.

친구를 만드느니 그냥 어딘가에 처박혀서 안전하게 책이나 읽는 게 낫다고 여겼다는 그녀.

결과적으론 좋게 작가가 되었지만 말입니다.


그녀의 옆엔 항상 '책탑'이 쌓여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 눈에 띈 책 《미래를 여는 핵의학과 함께 핵의학 외길 반세기》.

그녀가 카페에서 일할 때 오후 2시 10분 전쯤하여 매일 오시는, 평일엔 늘 양복 차림이고 주말엔 풀로 티셔츠에 면바지를 입는 멋쟁이 할아버지가 카페에 놓으라며 시집이며 자신의 자서전을 주고 가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그녀 또한 자신의 책을 건네니 답례로 건넨 자서전《미래를 여는 핵의학과 함께 핵의학 외길 반세기》와 작은 봉투.

그 책에 적힌 글귀.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왜 사는가에 대한 답을 놓지 ㅇ낳는다면 자신만의 길을 걸을 수 있고 삶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김철종,《미래를 여는 핵의학과 함께 핵의학 외길 반세기》, 새한사업, 2014, 7쪽)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이야기.

내가 사는 까닭은 뭘까. 그야 자명하다. 내 삶은 실비아 플라스와 마찬가지로 의문형이다.


내가 글을 쓸 수 있을까? 많이 써보면 작품을 쓸 수 있을까?

작품을 잘 쓸 때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해야 할까?

(타니아 슐리, <실비아 플라스>,《글쓰는 여자의 공간》, 이봄, 2016, 118쪽)


나는 이 모든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산다. 아직 답은 찾지 못했다. 그런고로 나는 지금 '살아 있다'. 지금 이 순간 또 한 번 작품을 잘 쓰기 위해 책탑을 쌓는다. 누가 뭐라 하든 간에 삶을 걱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기 위하여 아마 나는 계속 덕후의 삶을 살 듯하다. - page 30 ~31

​


그렇게 그녀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느긋하게 살자. 너무 조급하게 읽어치우려고 하지 말고 언제나 지금, 당신이 재미난 책을 읽으라. 재미가 없고 잘 읽히지 않으면 무리하지 마라. 분명 재미가 있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을 기다려라. 하지만 기다리는 동안 손 놓고 지내진 마라. 찰나는 그냥 오지 않는다. 기다린다는 것과 노력한다는 것은 같은 말이다. 나는 수많은 책에서 그것을 배웠다. - page 97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희망이 없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편히 살아남자>

친구가 생일선물로 챙겨준 《시의 힘》이 마음에 들어 책의 저자 서경식 선생님을 만난 그녀.

선생님의 다큐멘터리 영화 <아우슈비츠 증언자는 왜 자살했는가: 프리모 레비를 찾아서>를 본 후 강연에서의 질의응답.

"희망이 없는 헬조선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선문답 같은 이 질문에 선생님은 의문형으로 답했다.

"아우슈비츠에 갇힌 인간에게 희망이 있었을까?"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아우슈비츠에서 인간은 사고가 불가능했다."

선생님은 말을 연이었다.

"인간답지 않고 무기력에 익숙해지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이걸 병리학적으로 풀이한 사람이 바로 프리모 레비였다. 하지만 그 프리모 레비조차 아우슈비츠를 바꾸지 못했다. 우리라면 어땠을까."

...

선생님의 말은 계속됐다.

"희망은 의문형이다. 왜인 줄 아느냐. 희망이 있다고 쉽게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라. 원한다면 무기력하게 살아도 좋다. 희망이 없더라도 조금이라도 편히, 살아남자." - page 124 ~ 125

희망이 없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도 좋다고 말씀하신 선생님의 말이 저에게도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

잠시 희망과 꿈이 없었던 저에겐 하고 싶은 일마저도 생각이 나지 않아 한참을 생각 또 생각에 잠기게 하였습니다.

 


앞서 그녀는 어린 시절 자신에게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답고 신비한 것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빨랫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아버지의 만화 원고.

그러면서 그녀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는 여전히 바란다. 나의 글 역시 누군가에겐 빨랫줄에 매달린 만화 원고처럼 보이길,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알려주는 북극성이 되어주길, 하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읽고 쓴다. - page 8

이 책은 그녀가 북극성이기 보단 아직 같이 어둠을 밝히는, 우리와 같은 별이었습니다.

언젠가 북극성이 된 그녀의 이야기를 읽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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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았다, 그치 - 사랑이 끝난 후 비로소 시작된 이야기
이지은 지음, 이이영 그림 / 시드앤피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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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끝났을 때.

처음엔 받아들이기가 힘들곤 합니다.

울면서 왜 그 사람은 나에게 이별을 고했는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나면 깨닫곤 합니다.

맞아!

그 사람도 좋았어!


아마 그 마음인 것 같습니다.

사랑이 끝난 후

비로소 시작된 이야기

『참 좋았다, 그치』

 


책 표지를 열면 마주하게 되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것만 기억해줘요. 당신은 틀리지 않았고

이별은 잘못도 아니며, 나는 여기에 있어요.


혼자서 견디기 힘든 날에는 마음껏 기대어와도 좋고

나조차 도움이 되지 않을 땐 잠깐 숨어버려도 괜찮아요.


그랬습니다.

저자 '이지은'이 전한 이야기는 사랑이 끝난 후 텅 비어버린 가슴을 가진 이, 여전히 가슴이 시린 이들에게 자그마한 위로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안아주는 것 같은......

백 마디 위로의 말보다 더 공감이 주는 위로가 더 크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이 에세이.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더 진한 여운이 남곤 하였습니다.

마치 에스프레소처럼 진하지만 짧은 맛을 남기고 빈 잔엔 그 커피의 찌꺼기가 있듯이......


그리곤 이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테이의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I miss the love that I shared with you
그 언제쯤 자유로울까
나 이별도 못한게 있어 내 안에 널 데려가는 일
난 그래 괜찮아 오늘도 너 땜에 힘겨워도
이 지독한 내 아픔도 우리가 사랑한 흔적인걸 - 테이의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중에서


그래서 책을 읽고난 뒤 작은 에스프레소 한 잔과 노래를 들으며 그 향기를, 그 흔적을 되짚어보았었습니다.


이별이 그리 슬프지만은 않았습니다.

때론 사랑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때론 그 모습도 '우리'였음을 일깨워주곤 하였습니다.


많은 이야기 중에 저에겐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언젠간 사랑이었고, 이제는 남이 된 그 사람에게 전하는 이 이야기가 진정으로 그 사람을 사랑했노라 말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또 다시 이별로 눈물을 흘릴지언정 그 눈물이 너무 아프지만은 않았으면 합니다.

아니, 그 아픔도 결국 추억으로 남아 언젠간 웃으며 마주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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