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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루션 맨 - 시대를 초월한 원시인들의 진화 투쟁기
로이 루이스 지음, 호조 그림, 이승준 옮김 / 코쿤아우트 / 2019년 12월
평점 :
"지난 50만 년 동안 나온 책 중 가장 재미있는 책이다!"
_ 테리 프래쳇
이토록 극찬을 받은 책이기에 무조건 읽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한 원시인 가족의 삶으로 축약한 예측불허 문제작!
『에볼루션 맨』

우선 책을 펼치면 한 원시인 가족 구성원들의 '인물관계도'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우리의 주인공은 '어니스트'로 에드워드의 둘째 아들이자 이 소설의 화자입니다.
그의 아버지 '에드워드'는 인류의 진화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과학자입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형이자 항상 에드워드를 비난하는 '바냐' 삼촌.
그들은 만나면 티격태격입니다.
비록 가치관이 달라서 일평생 티격태격해 온 두 사람이지만, 나는 아버지와 삼촌이 마음속으로는 서로를 깊이 신뢰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두 분 모두 각자만의 확고한 원칙을 가진 원시인이라서 자신의 신념을 철저히 고집하며 살았고, 그런 원칙은 모든 면에서 대립했기 때문에 다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삼촌이 인류의 진화 방향을 완전히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확신했고, 삼촌도 마찬가지로 아버지를 그렇게 평가했다. 이 때문에 아버지와 삼촌은 끝까지 각자의 소신대로 살아갔다. - page 10 ~ 11
그런 그들이 처음으로 심하게 말다툼했던 주제.
'추운 밤에 불을 피워도 되는가'
처음에는 서툴러 불에 데기도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 끝에 그들은 또 한번 진화하게 됩니다.
불을 쓰기 전 지상 동물로부터의 위협에 궁지에 몰리기도 하고 식사의 상당 부분을 열매나 풀뿌리로 충당해야 했습니다.
예전보다 커진 체격을 유지하기 위해 채식주의 식성에서 잡식성으로 옮겨감으로써 번번이 소화불량에 시달리게 되고 끝내 죽음에 이르기까지 했으니 불을 자유로이 사용하게 된 그들은 한 단계 '진화'하게 되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었습니다.
"자연이 언제나 육체적으로 힘센 자들의 편단 드는 것은 아니야. 오히려 기술적으로 앞서있는 자들의 손을 들어줄 때도 있지. 지금은 그게 바로 우리야."
아버지는 경고하는 듯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난 방금 '지금은'이라고 말했다. 한 번 이겼다고 자만하지 마라.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어. 어쨌든 일단은 이 멋진 동굴에 정식으로 입성하자꾸나." - page 38
그리고 그들은 불을 이용해 새로이 창을 만들면서 사냥 방식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세상에! 너희들한테 이야기하는 동안 나도 모르게 정말 중요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불로 창끝을 벼리면 지금보다 훨씬 더 튼튼한 사냥용 창을 만들 수 잇을 것 같구나!" - page 56
그렇게 시작하여 그들은 인간이 사냥하는 동물과 인간을 사냥하는 동물에 관한 것, 먹을 수 있는 열매와 버섯, 뿌리와 먹지 말아야 할 것, 사냥 등에 대해 교육을 하게 되고 보다 나은 삶으로의 진입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또 바냐 삼촌과 에드워드와의 갈등.
"넌 결국 대형사고를 친 거야."
바냐 삼촌이 말고기를 씹으면서 말했다.
"형은 전에도 그렇게 말했지."
아버지는 멧돼지의 갈빗살을 자르면서 대꾸했다.
"도대체 진화나는 게 뭐가 그렇게 문제인데? 형 얘기나 좀 들어보자."
"진화는 무슨 진화."
바냐 삼촌이 도저히 씹히지 않는 힘줄을 불에 던지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 그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위일 뿐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냐? 지구상 그 어떤 동물도 산꼭대기에서 불을 훔치려고 한 적은 없었어. 너는 자연법칙을 위반한 거야. 오스왈드야, 그 사슴고기 좀 이리 줄래?"
"위반이 아니라 진화라니까."
아버지는 강경하게 말했다.
"한 걸음 나아가는 거라고. 어쩌면 이 걸음이 인류에게는 큰 도약일 수도 있어. 그런데도 이게 자연법칙에 어긋난다고?"
바냐 삼촌이 먹던 뼈다귀로 아버지를 삿대질하듯 가리키며 말했다.
"왜냐면 네가 한 짓은 어딜 봐도 '자연'스럽지가 않거든. 주제를 넘어도 한참 넘었단 말이야. 알겠어? 이렇게 말하는 것도 순화한거야. 너도 한때는 대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의 축복과 재앙을 겪으며 희로애락 속에 살아가던 소박한 아이였어. 착하고, 머리도 좋고, 더할 나위가 없었단 말이야. 완벽한 공생 관계 속에서 살며 느리지만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과 함께 그냥 동식물의 일원이었던 거라고. 그런데 대체 왜 이렇게 변한 거야?"
"내가, 변했다고?"
아버지가 되물었다.
"단절된 거지." - page 71 ~ 72
만약 바냐 삼촌만이 존재했다면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땠을까......
'자연'스러운것과 '단절'.
'위반'과 '진화'.
이 둘의 차이가 그들 나름의 삶의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무엇도 비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가르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려면 도덕적인 가치관 문제나 개인적인 어려움을 두고 주기적으로 골머리를 앓으며 생각해야 해. 물론 가끔 스트레스를 받으면 괜히 주변에 화풀이를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말이지."
"그럼 저는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포기해버릴 거예요."
내가 말했다.
"사는 게 계속 행복해야 열심히 살 맛이 나지 않을까요?"
"아니, 전혀 그렇지 않아."
아버지가 들뜬 어조로 말했다.
"그렇게 되면 하염없이 나태해질 뿐이다. 오히려 적당히 스트레스가 있어야 그만큼 일을 열심히 하게 되고 삶의 추진력도 얻을 수 있는 거야." - page 134 ~ 135
그렇게 아버지는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연구하게 됩니다.
그들의 삶은 소설의 초반과 후반을 비교해보면 과연 '진화'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진화과정이 마냥 긍정적인 변화만 있지 않았습니다.
바냐 삼촌이 넌지시 언급한 것처럼 '자연'스러움을 거스렸기에 최후엔 '죽음'이 도사리고 있었음에 '발전'의 그림자가 '희생'도 있었음을 기억해야했습니다.
아들의 마지막 외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는 우리가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해 꼭 해야 할 일과 아버지가 우리 모두에게 보여준 모범적인 본보기, 그리고 신중하게 발전 속도를 통제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나는 내 몸 속에 들어온 아버지가 나와 하나가 되어 한바탕 열변을 토하고 마침내 연설을 마무리하는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 page 266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는 건 아마도 그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진화'에 관해 좀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한 원시인 가족을 통해서 흥미롭게 그 의미를 느꼈다면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가 궁금하였습니다.
그렇기에 다윈의 '진화론'에 관한 책을 읽어야함을, 오늘날까지 '고전'으로 존재함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