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가입니다, 밥벌이는 따로 하지만
김바롬 지음 / 에이치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남얘기 같지는 않았습니다.

다들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정말 아무렇지 않은 사람은 없다


아마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안쓰러웠지만......

그래도 오늘도 살아가고 있기에 공감과 작은 위로를 받으며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나는 작가입니다, 밥벌이는 따로 하지만』

 


그의 장래희망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굶어 죽을 수 없기에 여러 가지 밥벌이를 전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야기합니다.

서른이 되도록 그렇게 살았어요.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언젠가 글 써서 먹고살겠다는 꿈 덕분이었어요. 내가 미처 깨닫지도 못할 만큼 느린 속도지만, 꿈을 이룰 날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었죠. 아무 근거도 없이 말이에요. 그게 그냥 허황한 희망이란 걸 바로 어젯밤에 깨달았어요. 정확히는 이제야 인정하게 된 거죠. - page 15

인정은 하지만......

왈칵 쏟아지는 눈물.

'대체 뭐가 그렇게 억울한 거지?' - page 17


그는 참으로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는 그저 무너지고 맙니다.

"무슨 일 하세요?"

그런 그가 '볼거리녀'를 통해 깨닫게 됩니다.

나는 그제야 우리가 볼거리녀를 미워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우리를 불안하게 한 것이다. 식당에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알바생이 아닌 화가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에겐 이방인이었고, 그 사실을 숨기지 않았고, 또한 그 사실에 열등감을 느끼지도 않아 도리어 우리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했다. 남의 말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을 믿었고, 자신의 밥벌이를 존중했지만 존경하진 않아씅며, 최선을 다해 성의껏 일했지만 절대 무리하지 않았다.

간단히 말해, 그녀에겐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 page 30 ~ 31

그는 이후부터 누군가 '무슨 일 하세요?'라고 물으면 우물쭈물하며 말끝을 흐리지 않고 이렇게 답한다고 하였습니다.

"글 써요. 밥벌이는 따로 하지만." - page 31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들>에서는 예전의 '갑질사건'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곤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나 역시도 어디선가 이중적인 모습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닐지......

​

 


그리고 요즘 말하는 '꼰대'라는 의미.

오죽하면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까지 등장하니......

참으로 씁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

​각박한 현실.

저마다 꿈은 접어두고 현실의 칼바람을 맞으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주저앉을 수는 없기에 그가 전한 이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

 


그러나 해가 갈수록 아이들은 비 맞은 죽순처럼 자라는데 급여는 늘 제자리였다. 사마천은 숙고 끝에 지난 수년간 미뤄두었던 연기와 무대에 대한 꿈을 되찾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체 왜 그런 결론이 나와?" 사마천은 기세 좋게 답했다.

"어차피 생활 전선에 뛰어들든 내 꿈을 좇던 굶어 죽는 건 마찬가지잖아요. 이왕 굶어 죽는 거, 난 하고 싶은 거 할래요." - page 218


결국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 역시도 내가 만든 하나의 굴레였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은 나에게 그리 각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가 세상을 두렵게 바라보았기에 방황하고 숨으려고만 하였다는 것을.

어차피 한 번 뿐인, 굶어 죽더라도 그 몫은 '나'이기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꿈'을 향해 용기를 내 도전하는 것은 당연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굳이 남과 나의 처지를 비교하며 조급할 필요도, 혹은 안심할 것도 없다. 삶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운동 경기가 아니다. 따져보면 여행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공항이나 터미널에 모인 수많은 여행객 중 최종 목적지가 같은 사람은, 그리고 각자의 목적지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같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나의 길을 걸을 뿐이다. 때론 길을 잃고 우왕좌왕하느라 돌이켜보면 한심할 만큼 구불구불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더 가치 있을지도 모르는 나만의 여행길을. - page 144 ~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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