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연필을 씁니다 - 젊은 창작자들의 연필 예찬
태재 외 지음 / 자그마치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5세 여아.

이제는 저와 함께 글자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사각사각

종이와 연필이 이루어내는 하모니와 함께 오늘도 아이와 함께 글자공부를 합니다.


오랜만에 연필을 잡아보았습니다.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에 되었을 때는 필통에 연필보다는 샤프를, 중고등학생 때는 샤프와 색색이 펜을, 대학생 때부터는 키보드가 친했기에 연필을 잡아본다는 것이 실로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래서 연필과 함께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잠시 추억여행을 떠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에서도

9명의 젊은 창작자들과

단 하나의 도구,

"연필"

에 관한 에세이였습니다.

연필의 매력에 한 번 빠져보려합니다.

『여전히 연필을 씁니다』

 


책 표지에 나온 연필.

어릴 땐 그토록 소중하게 여겼던, 지우개가 끝에 달린 육각의 노란 연필.

독일제품인 스테들러(STEADTLER) 노란 연필.

필통에 넣어다니면 자랑거리여서 쉽사리 쓰지 않았던 연필을 이렇게 만나게되니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책 속엔 9명의 젊은 창작자들이 저마다의 '연필'과의 사연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첫 문을 열어준 '태재' 작가.

​

 

​

그가 말한 연필의 매력.

볼펜을 사용할 때 종이에서 볼펜심이 맞닿고 떨어지는 순간 나는 소리와는 달리, 자판을 사용할 때 입력할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얼마간의 마가 뜨는 순간 찾아오는 어색함과는 달리, 연필을 사용할 때는 내 생각이 옳든 그르든 고요한 소리 덕분에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다. 그렇게 계속 이어 나가다 마침표를 찍고 보면, 첫 줄을 쓸 때의 나는 이미 과거의 사람이다. - page 15

볼펜을 사용할 때면 느껴지는 감정은 '부드러움'이라면 연필은 촉감 뿐만아니라 청각마저 느껴지게 됩니다.

슥슥삭슥삭 소리.

이 소리를 가만히 듣게 되면 어느새 마음은 고요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연필과 종이, 그 공간 속 나는 하나가 되어버리는 그 느낌.

그것이야말로 진정 연필의 매력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

그래서 '재수'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

​

​연필의 선과 이어진 자신과의 만남.

이를 우리는 '인연'이라 일컫는 것이 아닌지......

​

저도 요새는 아이보다 더 '연필'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그 느낌이 좋아서, 왠지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하여서 어른이 된 뒤 처음으로 필통을 마련하고 연필깎이도 새로 장만하여 연필 하나하나를 돌려 깎으며 나란히 필통에 꽂아봅니다.

그리고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으면 일기장에 슥삭슥삭 기록도 해 봅니다.

그러면 그 문장은 어느새 나에게 다가와 위로를 전해주고 비로소 내가 됩니다.

'펜크래프트' 작가 역시도 저와 같았습니다.

​

 


오늘도 연필을 썼습니다.

그리고 닳아진 연필을 다시 깎아 필통에 나란히 놓아보았습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니 그야말로 '소확행'이 하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요즘은 '아날로그 감성'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아마도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그 시절의 향수와 위로를 얻기 위함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연필 한 자루와 함께 손편지를 써보려 합니다.

메신저로 전하는 것과는 사뭇 진지하게, 진심이 담긴 편지를 깊어가는 겨울 내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고자 합니다.


연필 한 자루에 추억이,

연필 한 자루에 위로가,

연필 한 자루가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음에 다시금 고히 연필을 간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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