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ㅣ 허밍버드 클래식 M 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한에스더 옮김 / 허밍버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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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다시 고전문학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습니다.

최근에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 에서도 『데미안』을 읽어주면서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감정이 다르기에, 소설을 통해 보이는 것이 다르기에 '고전문학'이 끊임없이 사랑을 받고 읽어야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도 다시금 고전문학을 찾아 읽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이 고전문학.

이미 뮤지컬과 오페라로 우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나 이 책을 읽게 된 점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드롭드롭드롭(DRPDRPDRP)와 컬래버레이션하여 트렌디한 디자인이고 사이즈도 휴대하기 좋은 사이즈이기에 세련되게, 부담없이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양면성을 다룬 작품들 중에서도 걸작인 이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웃음기 없는 근엄한 표정. 말수가 적고 다소 어색하고 냉정한 말투.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얼굴. 마르고 큰 키에 칙칙하고 음침한 분위기까지. 그럼에도 어터슨 변호사는 왠지 호감이 가는 사람이었다. - page 8

소설은 어터슨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일요일.

여느 때처럼 산책하던 어터슨과 그의 먼 친척 엔필드는 골목을 걷다 엔필드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저 문을 자세히 본 적이 있으십니까?"

어터슨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엔필드가 다시 말했다.

"저 문을 보면 아주 이상한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래? 무슨 얘기인가?"

어터슨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이런 얘기였습니다." - page 11


이야기는 모두가 잠든 고요한 새벽 거리.

어린 여자 아이는 키가 작은 한 남자와 부딪히고 맙니다.

그때 끔찍한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남자는 넘어진 아이를 태연하게 짓밟다가 그냥 가 버리는 것입니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엔필드는 고함을 치게 되고 그를 붙잡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증오에 가득 찬 얼굴에 둘러싸여 잠시 겁을 먹은 듯 보였지만, 이내 악마처럼 사악하고 냉정한 얼굴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 사고를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고 싶다면 원하는 대로 해 드리지. 이런 일로 얼굴이 팔리고 싶은 신사는 없으니까 말이야. 자, 원하는 금액을 불러 보시오.' - page 14

그 사람의 이름.

하이드 였습니다.


어터슨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지킬 박사의 유언장"에 지킬 박사가 사망할 경우 모든 재산을 "친구이자 후원자인 에드워드 하이드"에게 상속하여 자신이 "실종되거나 명백하지 않은 이유로 3개월 이상 연락이 되지 않을 경우"에도 즉시 에드워드 하이드가 지위를 승계하며, 박사의 저택에 함께 지내는 식솔에게 지급해야 할 소액의 금전 외에는 어떠한 채무나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뭔가 꺼림직한 유언장과 하이드의 존재......


결국 하이드의 얼굴을 보려는 호기심은 점점 커지다가 이제 집착으로 변했다. 원래 의혹이란 알고 보면 별것 아닌지라, 한 번이라도 제대로 얼굴을 보게 되면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자라는 의심도 완전히 지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또한 지킬이 그토록 하이드를 좋아하고 집착하는 이유나 괴상한 유언자아을 남기려 한 이유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 page 24


그렇게 어터슨은 하이드의 존재를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또다시 일어난 끔찍한 살인 사건.

더이상은 참지 못하고 지킬 박사에게 하이드로부터 경계를 요구하게 되고 하이드의 존재를 파헤칠수록 마주하게 되는 진실은......

​

 


지킬 박사와 하이드.

아마 이 이야기가 그들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불쌍한 지킬. 아무래도 상당히 곤란한 상황인 것 같군. 그 친구도 젊었을 때는 제멋대로 굴었었지.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역시 신의 심판 앞에선 시효가 없나 보군. 그래, 그거야. 과거에 저지른 범죄의 유령과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한 부끄러운 암덩어리가 나타나고 만 거야. 복수의 여신은 절뚝거리는 다리로 뒤늦게 찾아온다더니, 오랜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흐려지고 자신의 죄를 스스로 ㅇㅇ서한 뒤에도 끝내 찾아오고야 마는군."

...

"하이드란 자도 분명 비밀이 있겠지. 겉모습을 봐서는 아주 사악한 비밀이 있을 것 같지 않던가. 지킬이 저지른 가장 사악한 죄악도 그에 비하면 햇살과도 같겠지. 이대로 놔둘 수는 없어. 지킬의 곁에서 강도처럼 도둑질을 하다니, 생각만 해도 오싹해지는군. 불쌍한 지킬, 이걸로 큰 교훈을 얻었겠지. 만일 하이드가 유언장의 존재를 눈치챈다면 서둘러 물려받으려 무슨 짓을 벌일지도 모르지. 정말 위험한 일이야. 아무래도 부지런히 움직여야겠군. 지킬이 허락한다면 말이지만."

어터슨은 강조하듯 다시 중얼거렸다.

"지킬이 허락만 해 준다면 말이야." - page 31 ~ 32


이 소설을 읽으면서 『위대한 개츠비』소설이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소설의 흐름을 이끄는 방식이 비슷했고 결국 제목의 그들의 비참한 최후가 닮은 꼴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그들을 향해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

우리의 모습이기에 쉽게 그들을 향해 비난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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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멈추다 - 초록빛 힐링의 섬
이현구 지음 / 모요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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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꼭 가보고 싶은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아일랜드'

여러 영화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나라.

기네스 맥주와 펍의 본고장.

무엇보다 '초록의 나라' 혹은 '에메랄드 섬'이라 불리기에 그곳에서의 '쉼'을, 삶의 '여유'를 갖고파서 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일랜드의 초록빛에 물들고 싶은 이들을 위한 색다른 안내서

『초록빛 힐링의 섬 아일랜드에서 멈추다』

 


서유럽에서도 서쪽 끝에 있는 작은 섬나라, 아일랜드.

그곳으로의 여행을 떠나기 앞서 저자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아일랜드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부러워하는 친구들에게 늘 하는 말이지만, 어느 나라에서 살든 생활의 고단함, 크고 작은 일상의 문제는 똑같이 존재한다. 그것이 '여행'과 '생활'의 큰 차이일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그 나라가 편하고 가깝게 느껴져도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건 여전히 외로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노마드적인 삶이 꽤 맘에 든다. 일상과 여행의 경계에 있는 삶.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꿈꾸었던 삶이고, 그래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여기까지 흘러왔을 것이다. 비와 바람에 지쳐 다른 나라로 떠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막상 떠나면 금세 아일랜드의 초록빛이 너무나 그리워진다. 때론 미워도, 결국 사랑할 수밖에 없다. - page 6 ~ 7

이렇듯 결국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곳 '아일랜드'로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 <원스>를 보면서는 주인공들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아일랜드가 너무나 감성적으로 다가왔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프랭크>.

<프랭크>는 아이리시 영화감독 레니 에이브러햄슨의 독립영화로, 한 뮤지션 지망생이 우연히 독특한 언더그라운드 팝 밴드에 합류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영화는 그 지망생의 시선으로 전개되지만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은 밴드 멤버 중 항상 커다란 사람 머리 가면을 쓰고 있는 프랭크다. 1980년대 후반 실재했던 괴짜 키보드 연주자 프랭크 사이드바텀의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누구라도 '타고난 음악 천재였지만 사회적으로는 철저한 은둔자'였던 프랭크의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 page 45 ~ 46


그랭크의 커다란 머리를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동요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슬픔이, 엉뚱함이......

커다랗게 무언가를 응시하는 듯한 아니면 무언가에 놀라 겁을 먹은 듯한 눈이 내 마음을 응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일까......


특히나 이 영화가 보고 싶었던 이유는.

영화의 촬영지인 우리 동네 브레이의 익숙한 풍경이 그날따라 더 아련했다. 브레이 바닷가와 폐허가 된 호텔, 위클로 산자락에 위치한 고대 순례자들의 성지 글렌달록의 울창한 초록빛 나무들과 투명하게 맑은 호수...... 내 발자취가 남아 있을 아일랜드 곳곳의 그림 같은 풍경이 하나하나 눈에 밟혔다. 다시 듣는 영화 속 음악은 역시나 좋았다. 마구 갈겨쓴 낙서에서 발견한 시어 같은 가사들과 불안정한 듯 서정적인 멜로디를, 우리는 취한 듯 흥얼거렸다. - page 46 ~ 47

아일랜드의 감성적인 모습이 담겨있을 이 영화.

기회가 된다면 꼭 보려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 아일랜드의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풋풋함, 자유스러움.

자연과 역사와 사람이 공존하는 곳.

너무나도 가고 싶었습니다.


아일랜드가 유독 '초록'인 이유.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에서 그 유래를 알게 되었습니다.

 

​

 

 

 

 


저에게도 '초록색'의 나라라고 하면 '아일랜드'가 떠올랐던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성자의 기일을 기념하는 날.

아일랜드의 자유와 독립, 통합을 상징하는 색.

그리고 남긴 저자의 이야기.

일단 생명력을 얻은 축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스스로 새로운 옷을 덧입는다. 그러므로 그 변화를 환영하건 환영하지 않건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도 어떤 모습으로든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바라기로는 어떤 모양, 어떤 색깔로 이 축제를 즐기든, 아일랜드를 목숨처럼 사랑했던 성자 패트릭의 숭고한 정신만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꼭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 page 132


이 책이 여느 아일랜드 여행기와 다른 것은 아마도 저자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알던 아일랜드에서도 숨겨진 면모를 보여주기에 책을 읽으면서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는 것 마냥 새로 알게된 사실에 대해서는 어찌나 기쁘게 다가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저자가 앞서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아일랜드를 제대로 즐기려면 날씨가 적당한 때를 기다리지 말고, 적당한 장비를 갖추고 밖으로 나가라"는 말이 있다. 아일랜드에서 잠깐이라도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해가 반짝 떴다가 햇빛 사이로 폭우가 내리기도 하고, 오전 내내 흐리고 비가 오다가 또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해가 나니, 멋은 덜해도 비바람을 막아주는 옷을 자주 찾게 된다. 어차피 강한 바람을 수시로 만날 테니 머리를 단정히 빗을 필요도 없다. 그래도 좋은 점은 아일랜드 어느 곳을 여행하든 햇살 속에서 반짝이며 쏟아지는 여우비와 크고 선명한 무지개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 page 19

무지개를 좋아하는 저에게, 무지개를 좇아다니던 어린 소녀가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저에게 아일랜드를 가야 할 이유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아일랜드의 '초록색'에 물들었습니다.

그 빛이 잠시라도 내 곁에 오랫동안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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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요정 그리고 공주 - 다 알지만 잘 모르는 이야기 ㅣ 아르볼 N클래식
조제프 베르노 지음, 이정주 옮김 / 아르볼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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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보니 자연스레 '공주', '왕자' 이야기를 읽곤 합니다.


그러다 우연치않게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아기자기한 동화책과는 사뭇 다른, 마치 어른인 '나'를 위한 동화책이었습니다.

환상적인 일러스트와 충실한 내용으로 어린이,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감동을 선사해줄 이 책.

『마녀, 요정 그리고 공주』

 

​

12편의 마녀, 요정 그리고 공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우선 맞이한 공주는 <아름다운 바실리사>였습니다.

사실 이 동화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아빠와 단둘이 사는, 아주 어여쁘고 마음씨가 착한 '아름다운 바실리사'.

어느 날, 소녀에게 새엄마와 두 언니가 생기게 됩니다.

우리의 동화 속 새엄마들은 미모에 질투가 많고 언니들은 못생이고 마음씨가 고약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공주들은 아무리 구박을 받아도 늘 밝았고 상냥하고 예쁘게 자라납니다.

​

몇 년이 흘러 눈엣가시인 바실리사를 없애 버리고 싶었던 새엄마.

늘 그렇듯 나쁜 지시를 시키고 또 착한 바실리사는 그 일을 하러 떠나게 됩니다.​

​

 


"어디서 사람 냄새가 나는데?"

바실리사는 바들바들 떨면서 덤불에서 나와 마녀에게 나아갔다.

"저예요. 할머니, 제 이름은 바실리사예요. 의붓언니들이 불을 구해 오라고 해서 왔어요."

바실리사가 모기만 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새엄마와 두 의붓언니는 익히 들어서 알지. 네가 찾는 불을 주도록 하마. 내 집에서 먹고 지내도 돼. 대신에 나를 위해 일을 해야 한다."

바바야가는 기분 나쁘게 웃으며 말했다. - page 14 ~ 16

집에서 받는 구박도 모자라 이젠 마녀에게까지 온갖 궂은일과 구박을 받는 바실리사.


바바야가가 말을 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질문을 하마. 넌 어떻게 내가 시킨 일을 빠짐없이 다 해 놓을 수 있었지?"

"엄마의 축복 덕분이에요."

바실리사는 부드럽게 말했다. - page 18 ~ 19

결국 바실리사는 새엄마와 의붓언니들에게 불을 전달해 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해골의 불빛이 강해지면서 뜨거워졌다. 해골의 두 눈이 새엄마와 두 언니를 쏘아보았다. 곧장 불길이 옮겨붙어 그들을 완전히 잿더미로 만들었다. 그제야 해골의 불빛은 꺼졌고, 모든 것이 다시 조용해졌다. 바실리사만 살아남았다. - page 19 ~ 20


이렇게 되면 우리의 바실리사가 너무나 불쌍해지지 않나.

그래서 동화는 끝이 아닌 계속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길을 걷다 자신에게 따뜻이 대해 주는 할머니 한 분을 만나게 되고 그분의 애정 어린 보살핌에 보답하기 위해 아주 얇은 천을 만들어드립니다.

그때 할머니는 이 훌륭한 옷감은 차르(옛 러시아 황제를 가르키는 칭호)에게 어울리겠다고 생각하고 차르에게 받치게 되고 차르는 솜씨 좋은 아가씨인 바실리사를 보고 한눈에 반해 결혼하여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역시나 동화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고 끝나야 진정한 '동화'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던 이야기, 혹은 한 번쯤 들어 봣지만 정확히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그 뒤를 이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동화에서 전하는 메시지.

아무리 고난과 역경이 있더라도 결국은 헤쳐나갈 수 있음을.

나쁜 마음을 가지고 욕심을 내며 살아가면 결국은 자신에게 화를 부르는 일임을.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그라시외즈와 페르시네>의 이야기 속 공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결국 진정한 사랑으로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지만 말입니다.


다시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동화처럼 우리의 삶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가 되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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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손바닥 친구 ㅣ 푸른숲 새싹 도서관 16
게르다 크루셰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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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무래도 아이책을 선택할 땐 아이와 책 읽기 후의 활동까지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우리 아이는 5세라 아직은 책 읽기도 서툴지만 책을 읽고 난 뒤 같이 노는 건 어찌나 좋아라하는지......


이번에 선택하게 된 이 책은 딱! 책을 읽고 난 뒤에 할 수 있는 활동이 떠올랐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도 이 책을 받자마자 종이와 색연필을 가지고 오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우리의 마음이 통한건가!


색감도 알록달록해서 제 눈에도 예뻐 보이는데 아이의 눈엔 얼마나 예뻐 보일까요!


이제는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알록달록 손바닥 친구』

 


알고보니 이 책!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손바닥으로 그려낸 친구 이야기!



'우정'이라는 주제로 손도장을 찍어 만들었다는 이 책.

그 아이들 역시도 특수 교육 진흥 센터에 다니는 아이들이라니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어쩜 이렇게 멋진 작품을 그려낼 수 있는지!

그 순수함에 아이보다 제가 먼저 감동의 바다 속에 풍덩~!


책을 펼치면 만나게 되는 이야기.

​


손바닥 도장으로는 많은 동물들이 있었습니다.

원숭이 친구들도 있었고 거미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 중의 코끼리 친구.



코끼리 친구는 예전에 <딩동댕 유치원>에서 그리는 법을 알려준 적이 있었기에 아이와 함께 그 기억을 소환하며 우리도 그림을 그렸습니다.

 


아이 말로는 다른 친구는 밥 먹으러 집에 갔다고......

저 코끼리가 외롭지않게 많은 꽃들과 하트를 그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하는 말

"우리는 무지개 코끼리를 그려준거야. 그래서 나중에 무지개처럼 많은 친구들이 나타날거야."

아이의 동심이란......

또다시 감동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림책 속 친구들은 킥킥거리며 웃기도 하고 숨바꼭질 놀이도 합니다.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를 정말정말 좋아합니다.


책을 읽고나서 아이는 또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친구도 그린다고하니 내심 기대를......


'친구'에 대해, '우정'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은 아마도 그 진심이 가슴으로 통하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알록달록한 친구들.

그 우정이 변치 않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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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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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죽음'이라는 단어만으로도 꺼리곤 하였습니다.

아직은 나와는 먼 얘기니까......

생각만으로도 슬프니까......


나이가 들면 좋을 줄 알았습니다.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도 자리를 잡고 동화에서처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처럼 살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내 주변 사람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죽음은 더 이상 나에게 먼 얘기가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도 그러했습니다.

"죽음이라, 그건 참으로

우습고도 현실적인 농담이지"

이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죽음을 농담으로 여길 수 있다니......

과연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어떨지 기대되었습니다.

마냥 슬프지 않기를 바라며 읽어보았습니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

첫 문장은 이러했습니다.

빅 엔젤은 어머니의 장례식에 지각했다. - page 9

데 라 크루스 집안의 가장 '미겔 엔젤'.

가족들 사이에선 '빅 엔젤'로 불리는 그.

암 선고를 받고 마지막 생일 파티를 준비하던 그의 생일 일주일 전, 100세의 모친이 돌아가시고 맙니다.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자신이 살아있을 때 모든 이들이 모일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자신의 생일 전날 어머니의 장례를 치루기로 합니다.


재혼한 어머니 아래에서 태어나 빅 엔젤보다 훨씬 젊은 이복동생 '리틀 엔젤'.

두 번의 이혼과 세 번째 결혼을 한 여동생.

재혼으로 얻은 아들은 불법 체류자.

사위는 누군지 모르지만 아들만 셋인 딸.

데드메탈에 빠져 소리만 질러대는 손자.

4대를 아우르는 대가족.

이들이 빅 엔젤의 집에 모여 지낸 이틀 동안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빅 엔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7080년 '아버지'의 모습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자신이 거느린 식구를 위해 투잡은 물론 그 이상의 일을 했던 그.

그리고 사랑 표현이 서툴렀던 그.

그는 페를라나 그녀의 아이들을 모욕하는 이들이라면 그게 누구든 맞서 싸웠다. 심지어 자기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와 결혼한 다음, 그들을 미국으로 몰래 밀입국시켰다. 그들이 이제껏 살아온 곳이 식민지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곳이라, 굶주림과 더러움과 쥐떼들과 사악한 경찰관밖에 찾아볼 수 없다는 게 명백해졌을 때의 일이다.

어쩌면 그의 가장 큰 실수는 분노를 통해 완벽한 아버지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분노하는 모습을 빼면 아버지다운 모습이 뭔지 빅 엔젤은 몰랐다. - page 69

그의 가족을 향한 희생이 너무나 덤덤히, 당연하게 여겼기에 더없이 그의 죽음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

​

 

 

​

​죽음이 다가와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소중함.

왜 우리는 그 전에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

 


여느 '죽음'에 대한 에세이보다 더 깊게 와 닿았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뒤돌아본 빅 엔젤.

그리고 생일 당일.

그는 딸과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보지 마라."

그는 딸에게 말했다.

"안 봐요. 난 아빠 겨드랑이 닦느라 정신없어."

그는 물속에 등을 대고 누워 눈을 꾹 감았다.

"멋지고 깨끗하게. 멋진 남자처럼."

빅 엔젤은 축 처진 자기의 가슴을 거뭇거뭇한 손으로 가렸다.

"얘야."

"아빠, 왜요?"

"날 용서해주겠니?"

"뭘요?"

그는 허공에 손을 저었다.

"미안하다."

"그러니까 뭐가요, 아빠?"

"다 미안해."

그는 눈을 뜨고 딸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네가 아기였을 적에, 내가 널 씻겨주었는데."

미니는 눈이 따갑지 않은 베이비 샴푸를 짜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네 아버지였어. 그런데 지금은 네 아기가 되었구나."

빅 엔젤은 훌쩍였다. 물론 딱 한 번뿐이었다.

그녀는 눈을 빠르게 깜빡이고는 손바닥에 샴푸를 짰다.

"괜찮아요. 모두 다 괜찮다고요."

그는 눈을 감고 딸의 손에 머리카락을 맡겼다. - page 308 ~ 309

그냥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아버지의 덤덤했던 고백 아닌 고백이 왜이리 가슴 미어지게 다가오는지......


그러다 아들 랄로의 위험을 자신의 편치 않은 몸으로 지켜내곤 끝내 가족에 둘러싸인 채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소설에선 그는 멕시코 부모에게서 태어나 미국으로의 이주를 결심합니다.

멕시칸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강제 추방등을 당하기도 하지만 그는 꿋꿋이 미국에 살면서 영어를 익히고 미국 시민증을 소중히 간직하곤 합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트럼프 장벽'이 떠올랐습니다.

보이는 장벽보다 더한 보이지 않는 장벽.

그로인해 희생되는 이들은 누구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인지......


빅 엔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자꾸만 나의 '아버지'의 모습이 보여서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비록 소설은 유쾌하게 진행되었지만 그 속에 담긴 가족의 의미, 아버지의 의미, 그리고 죽음.

쉽게 읽혀지지 않았기에 더 진한 여운과 감동이 남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소설 속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가족은 헤어졌다가도 다시 만나는 법이지,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마치 물처럼 말이다. 이 사막 같은 삶에서, 가족이란 바로 그 물이었다. - page 70

나 역시도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기에 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말에 '가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소설이었습니다.

그의 마지막 생일.

초대받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초대를 내 지인들에게도 하려합니다.

올해의 마지막.

다가올 새해.

자신의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돌아보며 사랑을 전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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