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왕자 그리고 기사 - 다 알지만 잘 모르는 이야기 ㅣ 아르볼 N클래식
조제프 베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아르볼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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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동화에 아름다운 삽화를 그려 하나의 완벽한 예술로 탄생시킨 '조제프 베르노'.

그의 『마녀, 요정 그리고 공주』에 이어서 읽게되었습니다.

『영웅, 왕자 그리고 기사』

 

​

​이번에도 12편의 영웅, 왕자 그리고 기사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사실 『영웅, 왕자 그리고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몇몇만 '아~!'하고 알고 그 외엔 조금은 낯선 이들이었습니다.

롤랑, 아이반호, 바야르, 페르세우스, 베어울프, 쿠 훌린, 시구르드, 아서왕, 이웨인, 랜슬록, 가웨인, 퍼시벌 등.


첫 장을 열면 만나게 된 '롤랑'.

아마 <롤랑의 노래>로 현존하는 무훈시 중 최고 최대의 걸작이라 하였습니다.

이 시에 등장하는 기사가 바로 '롤랑'.


​샤를마뉴 대제의 군대에 항복하지 않은 도시 사라고사의 마르실 왕은 걱정이 많습니다.

프랑크 왕국의 황제 샤를마뉴가 머지않아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에스파냐를 정복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략이 뛰어난 고문관 블랑캉드랭을 프랑크 왕국 진영에 보내게 되고 샤를마뉴 대제는 그저 묵묵히 듣기만 합니다.

​

뭔가 짚이는 것이 있는 듯해 롤랑이 가장 먼저 입을 열게 됩니다.

"폐하! 마르실의 계략에 또 넘어가선 안 됩니다! 그보다는 군대를 보내 성을 포위 공격하여 사라고사를 온전히 폐하 것으로 만드셔야 합니다. 이 뱀 같은 자의 이야기는 더 들을 필요도 없습니다!" - page 12

하지만 그를 시기하던 이 가늘롱의 의견을 받아들이게 되고 가늘롱은 롤랑을 죽일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결국 가늘롱의 계획대로 롤랑은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올리비에는 롤랑에게 달려가 헐떡이며 외쳤다.

"적들이 오고 있네! 우리보다 훨씬 많아! 어서 뿔피리를 불게나! 그러면 폐하께서 그 소리를 듣고 군대를 이끌고 달려와 우리를 구해 주실 거야!"

그러나 롤랑은 두려움에 휘둘리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 그것은 명예를 포기하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사악한 가늘롱에게 명분을 제공하는 일이네. 난 결코 그러지 않겠어!" - page 16


그처럼 '두려움도 없고 나무랄 데 없는 기사'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피에르 테라이 3세, 즉 바야르 기사.

어린 나이에도 중요한 전투에서 뛰어난 무예 솜씨와 용맹함을 보여 주었고, 명망 높고 무시무시한 알론초 데 소토 마요르와 결투를 벌여 훗날 가장 유명한 무훈으로 꼽히는 업적을 완수하였었습니다.

그런 그가 1523년 밀라노 정복을 위해 전쟁에 참여하던 중 후위대를 지휘하다 그만 습격을 당해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고 맙니다.

그렇게 적군은 바야르를 붙잡고 하던 이야기는 기사로써의 미덕을 느낄 수 있게 하였습니다.

​

 

​

​그리고 《반지의 제왕》의 모티브인 '시구르드' 전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솔직히 그가 왜 영웅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이 이야기때문이겠지만......

"조심해, 볼숭 일족의 마지막 후손이자 무시무시한 용을 단칼에 베어 버린 시구르드. 복수심과 탐욕이 아직도 레긴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까! 머지않아 레긴은 보물을 독차지하기 위해 너를 죽일 거야. 처음 너를 보았을 때부터 그렇게 할 작정이었지!"

시구르드는 몸을 홱 돌려 레긴을 마주 보았다. 레긴의 눈동자가 발하는 음산한 빛을 보니 박새가 하는 말이 이해되었다. 시구르드는 지체 없이 검을 들어 레긴의 머리를 베었다. - page 99


이 책을 읽고나니 더없이 우리에게도 위대하고도 훌륭하신 영웅들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이처럼 한 권의 책으로 만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다가갔다가 그들의 진면모를 발견하기 위해 찾고 또 찾을텐데......


『마녀, 요정 그리고 공주』와 『영웅, 왕자 그리고 기사』를 읽고나니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곤 순수하게 그들에게서 용기와 헌신, 지혜를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종종 그들의 이야기를 펼쳐서 동화 나라에서 한껏 뛰어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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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쇄골뼈에 넣어둬
김이율 지음, 구광서 그림 / 새빛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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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서 너무나 귀여운 분이 떡 하니 계셨습니다.

마냥 빈둥거릴 것 같은 그가 전하는 메시지.

흔들리고 넘어지고 외로운 그 자리가 새로운 출발점이야

괜찮아 천천히 가도 돼

왠지 울컥하였습니다.


내 감성을 자극하였던, 그리고는 다정하고도 따듯한 위로 한 잔을 남겼던 책.

『눈물은 쇄골뼈에 넣어둬』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감성깡패'.

알고 보면 난

스뎅심장이 아니라 유리 심장이야

조심히 다뤄줘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여리고 상처받으며 때론 눈물을, 따론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그 감정들을 숨기지 않고 마주함으로써 본연의 자신을,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슬럼프가 아닌 게 이상한 거야>에서의 '슬럼프'에 관한 이야기.

흔들리지 않는 날이 있었던가요

방황하지 않는 날이 있었던가요

고민이 없었던 날이 있었던가요 - page 24

정말 하루도, 아니 지금 이 순간도 고민하고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어릴 적보단 어른이 되었을 순간부터는 '슬럼프'인 것 같았습니다.

​

 


저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다 힘겨운 인생이고 고달픈 일상의 연속일 겁

니다.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고 멋대로

살 수도 있고 뭐든지 가질 수 있고 세상에 두려울 것

도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큰 착각이었습니다. 책

임과 일과 상처를 더 담아낼 수 있는 그릇만 커졌을

뿐입니다. - page 28


그렇기에 그가 전한 위로 한 잔.

​

 


참으로 살아가는 것이 이리도 힘들다니......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이 역시도 우리의 삶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렇다. 그저 따르면 되는 것이다.

어차피 하루하루는 낯섦과 두려움의 연속이 아니겠는

가. 그 뻔한 진실을 자꾸 해석하고 고민하려다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그냥 단순히 받아들이고 그냥 움직이

면 되는 일이다.


다 살아지게 되어 있고

다 사랑하게 되어 있다.


이 도시에서 나는 또 익숙한 사람으로

익숙한 생의 한 부분으로 녹아들겠지. - page 158


그렇기에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는 자세를 갖는 것.

​

 


아마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어차피 다 똑같은 인간이야. 배고프면 밥 먹고 먹으

면 배설하고 밤이 되면 잠을 자는 다 똑같은 인간이

야. 나이가 뭐가 중요해. 신분이 뭐가 중요해. 영 자신

없으면 그냥 개미라고 생각해. 개미 앞에선 너 이러지

않잖아. 거침없잖아. 가차 없이 밟아버리기도 하잖아


...


인생, 그거 아무것도 아냐

네 멋대로 하는 거야

누가 뭐라고 해도 네 인상은 너의 거잖아 - page 147 ~ 149

담고만 있지 말고, 앞뒤 생각하지 말고 가슴이 시키는 대로, 마음이 명령하는 대로.

그렇게 살아가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왜냐고?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

당신은 그럴 권리가 있으니까.


읽고나서 그동안 가슴에 담아두었던 일들이 하나둘 정리되면서 뻥 뚫리는 듯 하였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얻게 되었습니다.

내 곁에 있어주겠다는 우리의 감성깡패 히어로.

이젠 모로 가더라도 그 발걸음을 당당히 내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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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선셋 에디션) - 개정판
곽정은 지음 / 포르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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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쎈 언니같지만 한없이 부드러웠던 그녀, 곽정은.

그녀의 거친 입담 속에 담긴 진심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녀가 전하는 이야기가 궁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은 모든 혼자들에게,

이 책이 마치 좋은 친구처럼 위로가 되길 바란다. - page 13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였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당당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그녀가 부러웠지만 그녀 역시도 아픔이 있었고 슬픔이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그 슬픔에 대해 직접적으로 부딪혔기에 비로소 인생의 맛을 알게 되었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공감과 위로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유독 인상깊었습니다. 

​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그 말.

하지만 흘러간 시간은 무엇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일까......

결국 이 모습이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참으로 씁쓸하게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요?

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

 


<있는 힘닿는 데까지 살고 싶다>에서 그녀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 이제야 내 인생이 너무 귀하다. 나는 이제야 내 몸이 진심으로 귀하다. 그리고 흔한 '자기 관리'라는 단어로는 이 태도를 담을 수 없다고 느낀다. 나의 몸에 진정한 주인이 된다는 자각은 자신의 인생에 관한 태도의 변환이며 삶의 핵심에 좀 더 집중하게 하는 깨달음과 같기 때문이다. 마흔두 살, 나는 더 정교한 존재가 된 것 같다. 배터리 성능은 예전 같지 않지만 처리 속도는 더없이 빠르고 정확한 시스템에 비유하면 될까. 언젠가 '툭'하고 남은 젊음, 그 조차도 꺾이는 날이 올 때 아쉬움이나 비탄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내 몸의 에너지를 최대한 잘 쓰면서 살아 봐야지.

"난 말이야, 길고 굵게 살다 갈 거야." - page 241 ~ 242

그래서 혜민 스님이 이런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나를 사랑할 때,

삶도 나를 사랑하기 시작합니다.


이 책이 주는 위로,

'마음챙김의 지혜'를 권합니다.

_혜민스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저자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

중요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던 것.

그렇기에 다시 스스로를 사랑하며 성장하는 법을 배워야하는 것.

을 이 책에서, 그녀가 담담하면서도 애정 어리게 일러주었습니다.


며칠 뒤면 어느새 새해가 밝아옵니다.

새해가 온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여 나쁜 여자로 세상에 당당히 살아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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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 ㅣ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젠 캘로니타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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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어서 애니메이션을 굳이 영화관에서 찾아 보지 않는데......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을.

그리고 이제는 아이와 함께 보게 된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겨울왕국>.


사실 그동안의 공주와 왕자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이라 하면 주인공은 대부분 '왕자'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결말은 공주와 왕자의 해피엔딩이었습니다.


그런데 <겨울왕국>은 달랐습니다.

언니와 동생 간의 '자매애'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전한 '진정한 사랑'.

아마 나에게도 동생이 있기에 더없이 공감을 하면서 보았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 겨울.

또다시 그들이 우리의 곁에 다가왔습니다.

영화 <겨울왕국 2>.


이번에는 아이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영화라 생각되었습니다.

전편에서 말하지 못했던 속사정이 드러나면서 보다 진실을 향해 가는 모습은 어린 아이가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렵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도 이해는 못하지만 결국 노래만 따라하는......)


영화 1, 2편의 만남.

짧지만 강한 여운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겨울왕국> 영화를 사랑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_ 아마존 독자평

정말 운명이었을까!

긴 여운을 장식할, 나의 필독서였습니다.

『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

 


영화로 알던 '안나'와 '엘사'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기억없이 서로 다른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아렌델의 '엘사' 공주님으로, 아렌델이 내려다보이는 마을 하몽에서 빵집 양녀 '안나'.


어느날 엘사는 부모님의 대화를 엿듣게 됩니다.

엘사의 어머니가 저항하듯 말했다.

"그 방법밖에 없었지. 그건 당신과 내가 잘 알잖아. 마법은 곧 풀릴 거요."

"1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잖아요! 우리에게, 특히 엘사에게 부당해요."

엘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엘사는 괜찮아."

"그렇지 않아요, 아그나르. 그 앤 왜로워하고 있어요."

'맞아요! 전 외로워요.'

엘사는 크게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부모님의 언쟁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엘사는 이해되지 않았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엘사를 소개시킬 거요. 위즐튼 공작이 엘사와 어울릴 만한 왕자에 대해 말해주더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엘사가 안전하다는 사실이야. 두 아이 모두. 우리가 원했던 게 바로 이것 아니었나?" - page 29 ~ 30


그리고는 영화와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어서 보다 흥미롭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소설과 영화의 전개방식은 조금 다르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


사악한 음모가 있더라도, 엘사의 신비한 능력이 있더라도, 안나와 엘사에게 내려진 잔인한 저주마저도 결국 '자매애'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임을 영화로써가 아닌 소설로써 또 한 번의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엘사가 움츠러들때마다 떠올리는 이 문장.

​

 

​

여동생이 있기에, 진정한 사랑을 깨달았기에 그들은 저주에서 풀려나게 됩니다.

​

​

이 소설의 마지막도 영화처럼 행복했습니다.

엘사는 미소를 지었다. 사람들은 모두 행복했고 엘사는 만족스러웠다. 마침내 그녀 곁으로 돌아온 여동생에게 엘사는 아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모든 것이 원래 있어야 했던 곳에 정확히 있었다. - page 402

​

영화보다 오히려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그들이 처한 상황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행복해진 모습에 그저 미소만이 지어졌습니다.


영화 <겨울왕국>을 좋아하는 이라면 분명 이 소설을 좋아하리라 장담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

이 소설을 읽고나면 영화보다 이 소설을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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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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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찰.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를 통해서 우리의 역사와 그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었습니다.


사찰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아마도 자연 속에 단조로이 자리잡은 단청 건물과 온화한 표정의 불상들, 마음을 다해 기도를 올리는 이들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또한 사찰은 우리의 발길이 닿는 곳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도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조계사'가 있고 '금선사', '수국사', '진관사' 등 번잡한 도시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휴식과 사색의 장소인 '사찰'이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

이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문을 열고 기다리는 사찰을 찾아서

그 사찰 속에 들어가보려 합니다.

『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우리에게 불교가 들어온지 천오백여 년의 세월이 흐르다 보니 그 역사가 고스란히 쌓이면서 '사찰'이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전국에 사찰들이 있었고 저마다의 역사와 전설을, 그리고 각종 유산들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맞아주는 사찰은 <원효와 의상이 수행한 천삼백 년 역사의 신라 고찰 전라남도 완주 화암사>였습니다.

옛길을 오르는 사람만이 그 옛날의 정취를 떠올릴 수 있다는 화암사.

우리나라 유일의 목조 건축물인 극락전.

이 곳이 인상적인 이유.

또한 이 절의 특이한 점은 해총 스님의 제자들이 직접 흙을 빚어 만든 기와가 6백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한 조각 흠도 없이 얹어져 있다는 점이다. 옛 사람들이 절을 지었던 정성과 기술은 정말로 지극한 불심이 아니고서는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 시대 절을 짓던 사람들의 지극한 마음에 그저 감동할 뿐이다. - page 28


책 속의 사찰들, 그리고 불상들, 자연들.

그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 땅을 스치고 지나갔던 치욕과 상처들을.

하지만 이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이 있었음을.

그래서 오늘날 우리들이 존재하고 먼훗날 이 나라를 이끌어갈 이들이 존재함을.


많은 사찰들 중 저에게 이 사찰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산의 아픔을 간직한 한강의 아름다운 사찰 경기도 남양주 수종사>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하고서 양수리 근처에 올라가서 두물머리를 내려다보고 "조선에도 이런 명당이 있었나"하고 감탄했다는 두물머리.

그곳은 나라의 젖줄로서의 강물뿐만이 아니고 조선 후기 실학사상으로서 한민족을 감싸고자 했던 실학의 집대성자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고 말년을 보낸 곳이라고 하니 더없이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운길산 깊숙한 곳에 자리한 수종사.

​

 

 


세조가 금강산 순례 후 날이 저물어 이수두에 하룻밤을 묵게 되면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종소리를 좇아 간 곳.

종소리가 들리는 곳에는 바위굴이 있었고 굴속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종소리처럼 들려서 이곳에 절을 짓고 이름을 수종사라 하였다고 합니다.

특히나 이곳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펼쳐놓은 장관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한 폭의 산수화를 간직했다고 하니 그곳에서 잠시 마음의 위로를 얻는 것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나서 잠시 눈을 감아보았습니다.

어느새 귓가엔 자연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은은히 울리는 종소리.

사찰의 들어가는 산문 중 마지막 문인 불이문의 의미.

다시금 되새겨봅니다.

우리나라 사찰로 들어가는 산문 중 마지막 문인 불이문不二門은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부른다. 불이不二는 분명을 떠난 언어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절대의 경지를 뜻한다고 한다.
유마경의 진수를 불이법문이라고 하는데 그 법문 속에서 유마가 보살들에게 물었다.
"불이법문에 들어간다는 것은 무슨 뜻 입니까?"
이때 여러 보살들이 자신들의 체험을 통해 얻은 견해를 이야기했고 마지막으로 문수보살은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말하려고 해도 말할 수가 없고 알려고 해도 알 수 없으므로 모든 물음과 답변을 초월하는 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말을 마친 문수보살이 유마에게 물었다.
"우리들은 제각각 자신의 견해를 말하였는데 다음 차례는 유마 당신의 차례입니다. 어떠한 것을 불이법문에 들어간다고 하는 것입니까?"
그 물음에 유마는 묵묵히 말이 없었습니다. 이때 문수보살이 말했다.
"훌륭합니다. 문자와 말까지도 있지 아니한 것이 참으로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 page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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