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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12월
평점 :
우리의 사찰.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를 통해서 우리의 역사와 그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었습니다.
사찰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아마도 자연 속에 단조로이 자리잡은 단청 건물과 온화한 표정의 불상들, 마음을 다해 기도를 올리는 이들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또한 사찰은 우리의 발길이 닿는 곳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도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조계사'가 있고 '금선사', '수국사', '진관사' 등 번잡한 도시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휴식과 사색의 장소인 '사찰'이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
이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문을 열고 기다리는 사찰을 찾아서
그 사찰 속에 들어가보려 합니다.
『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우리에게 불교가 들어온지 천오백여 년의 세월이 흐르다 보니 그 역사가 고스란히 쌓이면서 '사찰'이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전국에 사찰들이 있었고 저마다의 역사와 전설을, 그리고 각종 유산들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맞아주는 사찰은 <원효와 의상이 수행한 천삼백 년 역사의 신라 고찰 전라남도 완주 화암사>였습니다.
옛길을 오르는 사람만이 그 옛날의 정취를 떠올릴 수 있다는 화암사.
우리나라 유일의 목조 건축물인 극락전.
이 곳이 인상적인 이유.
또한 이 절의 특이한 점은 해총 스님의 제자들이 직접 흙을 빚어 만든 기와가 6백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한 조각 흠도 없이 얹어져 있다는 점이다. 옛 사람들이 절을 지었던 정성과 기술은 정말로 지극한 불심이 아니고서는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 시대 절을 짓던 사람들의 지극한 마음에 그저 감동할 뿐이다. - page 28
책 속의 사찰들, 그리고 불상들, 자연들.
그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 땅을 스치고 지나갔던 치욕과 상처들을.
하지만 이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이 있었음을.
그래서 오늘날 우리들이 존재하고 먼훗날 이 나라를 이끌어갈 이들이 존재함을.
많은 사찰들 중 저에게 이 사찰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산의 아픔을 간직한 한강의 아름다운 사찰 경기도 남양주 수종사>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하고서 양수리 근처에 올라가서 두물머리를 내려다보고 "조선에도 이런 명당이 있었나"하고 감탄했다는 두물머리.
그곳은 나라의 젖줄로서의 강물뿐만이 아니고 조선 후기 실학사상으로서 한민족을 감싸고자 했던 실학의 집대성자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고 말년을 보낸 곳이라고 하니 더없이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운길산 깊숙한 곳에 자리한 수종사.


세조가 금강산 순례 후 날이 저물어 이수두에 하룻밤을 묵게 되면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종소리를 좇아 간 곳.
종소리가 들리는 곳에는 바위굴이 있었고 굴속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종소리처럼 들려서 이곳에 절을 짓고 이름을 수종사라 하였다고 합니다.
특히나 이곳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펼쳐놓은 장관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한 폭의 산수화를 간직했다고 하니 그곳에서 잠시 마음의 위로를 얻는 것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나서 잠시 눈을 감아보았습니다.
어느새 귓가엔 자연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은은히 울리는 종소리.
사찰의 들어가는 산문 중 마지막 문인 불이문의 의미.
다시금 되새겨봅니다.
우리나라 사찰로 들어가는 산문 중 마지막 문인 불이문不二門은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부른다. 불이不二는 분명을 떠난 언어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절대의 경지를 뜻한다고 한다.
유마경의 진수를 불이법문이라고 하는데 그 법문 속에서 유마가 보살들에게 물었다.
"불이법문에 들어간다는 것은 무슨 뜻 입니까?"
이때 여러 보살들이 자신들의 체험을 통해 얻은 견해를 이야기했고 마지막으로 문수보살은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말하려고 해도 말할 수가 없고 알려고 해도 알 수 없으므로 모든 물음과 답변을 초월하는 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말을 마친 문수보살이 유마에게 물었다.
"우리들은 제각각 자신의 견해를 말하였는데 다음 차례는 유마 당신의 차례입니다. 어떠한 것을 불이법문에 들어간다고 하는 것입니까?"
그 물음에 유마는 묵묵히 말이 없었습니다. 이때 문수보살이 말했다.
"훌륭합니다. 문자와 말까지도 있지 아니한 것이 참으로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 page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