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음악회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교양 클래식
이현모 지음 / 다울림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최근에 즐겨보았던 예능 <신서유기 7>에서 출연진들에게 내는 문제 중 '클래식 음악 퀴즈'가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친숙하게 들었던 음악.

하지만 막상 저도 그 음악을 듣고는 선뜻 작곡가와 제목을 외칠 수 없어 마냥 웃을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클래식에 대해......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의 매력이 이 문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하품나오는 클래식, 불편한 음악회

혼자서 제대로 시작해볼까?

읽기만해도 재밌게 빠져들게끔 가볍고 편하게 들려주는 클래식 이야기.

그래서 부담없이 클래식에 접할 수 있었습니다.

『나혼자 음악회』

 


저도 그랬습니다.

"클래식은 들어도 잘 모르겠어요"

"그게 그것 같아서, 듣다보면 졸려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해요"

그래서 더 클래식과는 멀어졌습니다.

그래도 클래식을 가장 많이 접했을 땐 '태교'를 위해서였습니다.

아이에게만은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때문일까.

그때만큼은 가요보다 클래식을 주로 들었었고 나름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좋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다시 돌아온 현실에서는 클래식과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진입장벽이 높았기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이 책은 쉽게 즐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품마다 배경 이야기와 곡 이야기로 나누어 설명하였고 특히나 이 책에 소개된 음악을 듣고싶으면 음악 제공 사이트(다울림)에서 제공하였기에 책 제목처럼 '나 혼자 음악회'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만나게 된 이는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였습니다.

세상에 나오자마자 '출판 금지'라는 운명에 처했던 음악.

특히나 그 역시도 죽기 전까지 이 곡의 출판을 거부했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그의 삶과 음악활동을 추적하고 있었습니다.


한 개인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세상에 이리저리 치이던 그.

그의 복잡한 마음이 투영된 <동물의 사육제>는 세상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더구나 그는 악보에 '동물원의 대환상곡'이란 부제까지 적어 동물원의 다양한 동물들을 낭만적인 음악으로 묘사한 것뿐만 아니라 자신을 괴롭힌 세상 사람들을 동물원의 동물로 풍자하거나 조롱까지 하였다고 합니다.

​

 


14곡으로 이루어진 <동물의 사육제>.

그는 세상으로부터 어떤 소리를 듣고,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던 것인지 가만히 귀 기울이며 들어보게 됩니다.


책 속엔 너무나도 익숙한 음악이 소개되어 있었기에 제목만으로는 '뭐지?'라고 갸우뚱하지만 듣게 되면 '아하! 그 음악!'하고 감탄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책 속의 이야기가 더 와닿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따따따단~~'하고 들리는 음악.

바로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

'천재', '악성', '영웅'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으면 오히려 어색한 그만큼 왜곡되고 악용된 음악가도 없다는 사실.

조금 의아했습니다.


이 작품이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점.

음악가로서 성공하고 싶고, 달콤한 연애도 하고 싶고, 자신 속에 있는 것을 모두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승부 근성도 있었습니다. 1801년 11월에 친구 베겔레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자신의 귓병에 대해 대놓고 이렇게 말합니다.

"운명이라는 놈의 목 줄기를 졸라버리겠네. 운명은 결코 나를 꺾지 못해..."

베토벤은 포기하거나 체녀며하지 않고 운명에 맞서서 투쟁하기로 결심합니다. 또 동생들 앞으로 1802년 10월에 쓴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에서도 그런 의지를 거듭 밝힙니다.

"죽음이 언제 오든 기쁘게 받아들일 거야. 하지만 내가 가진 예술적 재능을 모두 바루히하기 전에는, 내 운명이 아무리 가혹하게 괴롭히더라도 죽지 않을 거야..."

그의 말처럼,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온 베토벤은 자신이 가진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고 음악가로서 성공하기 위해서 운명과 맞서 싸우기 시작합니다. - page 60 ~ 61


그렇게 앞을 가로막는 운명과 끈질기게 겨루어 반드시 이기고 그 과정에서 환희를 맛보고 싶은 강한 욕망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사람들과 인류애를 나누고자 한 <영웅 교향곡>.

알고나니 그 음악이 더없이 웅장하게 들려옵니다.


이와 비교하여 등장한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

'내 생애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입니다. 이 기간 동안 나는 너무나 많이 늙어버렸고 몸도 야위었어요. 삶의 피로와 의기소침, 그리고 무감각한 상태가 나를 사로잡아버려 곧 죽어버릴 것만 같습니다...' - page 167 ~ 168

20대부터 나타난 우울증으로 평생 힘들어했던 그는 사랑했던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만 하는 냉혹한 운명과 처절한 비극을 가슴 시리게 아름다운 음악으로 그려냅니다.

​

 


나 혼자만의 음악회는 10곡을 끝으로 막이 내려졌습니다.

음악만 들었을 때 느꼈던 감동이 작곡가의 진심을 알고나니 더없이 깊고 풍부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더 아쉬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야 막 클래식의 재미를 느끼게 되었는데 막이 내려지니......

다음에도 나만의 음악회가 연주될지 그때까지 그들이 전한 이야기가 담긴 음악을 곱씹고 또 곱씹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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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고영 지음, 허안나 그림 / 카시오페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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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새해가 되면 등록하는 것이 있습니다.

영어 학원

헬스클럽

어쩜 새해는 말그대로 새롭게 다가오는데 왜 계획은 변함없는지 그 변함없음에 스스로를 자책하곤 합니다.


올해도 새해가 밝았을 때 운동을 등록하였습니다.

이번만큼은 등록한 개월만큼 꾸준히 하겠노라 다짐을 하였지만......

또다시 찾아온 슬럼프.

또 자기합리화부터 시작하여 천근만근해진 내 몸과 마음.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병원비 폭탄 맞고 멘탈 털린 직장인

카페인 수혈 대신 헬스로 광명을 찾다!

매일 카페인 수혈을 하고 있는 저의 상황에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병원비 아껴보려 시작한

헬스가 인생을 바꿨다."

이번만큼은 저도 운동으로 인생을 바꾸어볼까 합니다.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

내 나이가 계란 한 판을 넘고 다시 헬스자아을 찾은 건 '도저히 이대론 못 살겠다'는 일념에서였다. 사무실 의자에 앉아만 있어도 매일같이 등허리가 급체한 것처럼 아팠다. 한의원에 갔더니 척추가 C컬로 엘레강스하게 말렸다느니 이 지경이 되도록 뭘 했느냐니 꾸지람을 잔뜩 늘어놨다. 품에 용한 부적을 숨긴 보살처럼 비장한 표정을 한 의사는 총액이 수백만 원에 달하는 척추 교정 치료를 권했다. - page 39

'이 돈이면 차라리 PT를 받고 말지...'라고 생각한 그녀는 몸과 마음 모두 편하게 다닌 수 있는 곳, 매일 다니기에 무리가 없는 거리의 헬스장을 등록하게 됩니다.


솔직히 처음 헬스장에 갔을 때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을 구현한 '스쿼트' 동작, '계단을 오르는' 동작을 구현한 '런지' 동작을 시켰습니다.

너무나 힘들었고 다음날 무릎 통증과 함께 후덜덜 떨리던 몸은 점점 헬스장과 제 사이를 멀어지게 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말합니다.

회사 근처 정형외과에 다녀오던 날 '내가 운동을 잘못했나?' '건강 때문에 운동을 시작한 건데 외려 건강을 망치고 있는 건 아닌가?' 등 별 생각이 다 들어 침울해졌다. 하지만 알고 보니 내가 운동을 잘못해서 생긴 것도, 건강이 나빠져서도 아닌 무릎 주변 근육이 없다시피 해서 관절로 오롯이 무게를 받아 생긴 통증이었다. 이후 무릎과 연결된 허벅다리 앞쪽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다 보니 거짓말처럼 무릎 통증이 사라졌고, 나중엔 50킬로그램 바벨을 등에 지고 풀 스쿼트를 해도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 page 55


'근육'의 중요성.

근육,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주는 웨이트 트레이닝이라는 운동은 건강을 생각한다면 꼭 해야 하는 운동이다. 이런 운동이 단지 남자 운동의 카테고리에 묶였기 때문에, 사회가 요구하는 아름다운 몸이 근육이 없는 날씬한 몸이기 때문에 여성의 선택지에서 지워진다면 어불성설이다. 근육이 없는 몸은 당연히 잘 다친다.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잘 다치기 위해서 운동한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다. - page 56

그렇게 그녀의 운동은 시작되었습니다.


운동은 'STEP BY STEP'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한다고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

"운동 오래하신 거에 비해선 생각보다 근육량이 적네요."

"...그러게요."

"그런데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니까. 일단 운동하는 것 좀 전반적으로 보기로 하죠. 따라 오세요." - page 109

그렇기에 운동도 배우면서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감이란 것을 깨닫곤 하였습니다.

​

 


운동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생활화하기 위해서 '습관'으로 만들었고 그녀는 운동과 더불어 다치지 않고 오래 운동하기 위해 공부도 더불어 하여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까지 따게 됩니다.

자격증을 따기 전과 따고 난 후 그녀는 변화하게 됩니다.

'앞으로 오래, 주체적으로 운동해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고, 운동의 질을 따지는 생각 근육이 조금 늘었다는 것이다. - page 222

그리고는 그녀의 삶의 모습도 보다 활기차고 당당해집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복잡한 기사와 각종 숫자들로 뒤범벅이 돼 해독조차 불가능한 공시 자료, 매일 아침같이 메일함이 터져나오도록 쏟아져 내리는 보도 자료의 홍수 속에 헤엄치다가도 마감 종이 울리면, 7년차 기자 고모 씨(32)는 마음에 든 쫄쫄이 레깅스와 형광 핑크 나시 운동복이 구석에 가지런히 말려 있는 노트북 가방을 짊어지고 동네 헬스장으로 향한다. 먼발치서 열심히 사이클이며 트레드밀을 밟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 순간부터 마치 연회자아을 눈앞에 둔 신데렐라처럼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 page 238 ~ 239


아마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

 


그 쾌감을 아직 맛보지 못한, 그래서 성장을 체감하지 못하였기에 매번 중도포기를 한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혼자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는게 저에겐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리 재미도 느끼지 못했고 운동을 하면 변화가 보여야하지만 계속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저에게 그녀는 말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운동을 해도 오랜 기간 변화가 없고, 혼자 안개 속 '헛발질'을 하는 것 같은 사람이 있다면 힘을 내시라. 당신의 안에도 열심히 '빠따' 근육이 붙고 있는 중일 테니 말이다. 그리고 수십 년 운동을 지속해가는 원동력은 아마도, 헬스장 전단지 속 애프터 몸매보다도 이런 우직한 '빠따'가 아닐까? - page 128 ~ 129

이젠 운동을 하러 가면서 내 안의 '빠따' 근육을 키우기 위해 우직이,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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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밀침침신여상 2
전선 지음, 이경민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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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자마자 바로 2권으로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궁금한 그들의 이야기.


선대부터 이어진 은원은

셋의 지독한 애증 가운데 놓이게 되는데......


『향밀침침신여상 2』

 

​

"멱아야, 멱아야!" - page 8

겨우 눈을 떴지만, 온몸이 땀에 젖어 있는 금멱.

천후의 업화 때문에 심폐에 큰 상처를 입은 그녀의 곁에 아버지는 눈 한 번 제대로 붙이지 못한 채 매일 꿈에 시달리다가 놀라서 깨는 금멱을 달래주고 약을 달여 먹이는 일을 손수 합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얼굴은 눈에 띄게 창백해져 있습니다.

그런 그가 딸에게 무언가를 건냅니다.

"이것은 익성현빙으로 만든 유엽빙도다. 제련할 때 내 영력의 반을 넣었지. 앞으로는 늘 이것을 호신 법기로 지니고 다니거라." - page 11

앞으로 그녀를 지켜줄 수 없음을 알았던 것일까.

​

삼월 초삼일,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 땅 위의 모든 생물은 간절히 봄비를 기다렸다. 하지만 올해는 봄비가 내리지 못했다. - page 24

결국 수신의 명이 유명을 달리하게 됩니다.

아버지는 어느 날 문득 내 곁에 나타났고, 돌연 나를 떠났다. 심지어 산산이 혼백이 흩어져 다시는 내가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아버지는 내게 있어 마치 사월의 봄비와 같았다. 손 내밀어 만지면 산산이 흩어져, 과연 내 눈앞에 내리는 그것이 봄비가 맞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 그런 봄비. 그리고 그 봄비가 지나간 자리에는 또 고아가 된 나만 남았다. - page 25

하지만 그녀는 그저 가슴에 돌이 얹힌 듯 무거운 느낌을 받을 뿐, 아니 조금 아플 뿐 전혀 상심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아버지 죽음으로 미루어졌던 윤옥과의 혼례식을 진행하던 중.

"멈춰!" - page 58

욱봉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검 끝을 윤옥에게 겨누며 말합니다.

"야신은 혼례식 전날, 병력을 이동 배치했습니다. 혼례식 참석을 위해 신선들이 대전에 모여 천계의 수비가 허술해지는 틈을 타서 태사선인에게 병부를 훔칠 것도 명했습니다." - page 59

반란을 준비했던 윤옥.

"방금 저에게 불충, 불의, 불효하다고 말씀하셨습니까? 그렇다면 상대를 잘못 택하셨습니다. 불충, 불의, 불효한 이는 바로 보좌에 앉아 있는 천제이니까요. 천제는 천위에 오르기 위해 형을 죽이고, 정인이었던 선대 화신 재분을 배신했으며, 악처를 들여 많은 사달을 냈으며, 동해어왕과 혼인을 앞두고 있던 제 어머니를 농락해 그분을 욕되게 하였으며, 친자인 저를 버렸습니다. 이미 버린 저를 천계로 다시 불러들인 이유도 마계?와 전쟁을 벌일 때 쓸 화살받이를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뿐입니까! 신마대전 후 보위에 오르자마자 선대 화신을 모욕한 것도 모자라, 선대 화신과 선대 수신을 강제로 떼어 놓고 풍신과 선대 수신을 억지로 혼인시켰습니다. 악랄한 천후가 제 어머니를 모살했음을 알면서도 수수방관했습니다. 그 많은 죄를 짓고도 무사하기를 바랐다면 그게 욕심 아닙니까? 모든 것은 돌고 도는 법입니다." - page 62 ~ 63

그리고 새삼 금멱의 머릿속에 떠오른 윤옥의 말.

「멱아, 기억나오? 수신 어르신은 진상이 밝혀진 그날, 천후를 죽이려고 하셨고, 당시 욱봉은 어르신의 3장을 천후 대신 맞았소. 그후 욱봉은 어르신에게 한을 품었을 뿐 아니라 어르신이 또 제 어미를 해할까 봐 전전긍긍했소. 욱봉이 수신 어르신을 홍련업화로 멸한 이유는 그 후환을 없애기 위함이 분명하오.」- page 65

자신의 아버지는 죽인 자, 그리고 위험에 처한 윤옥을 위해 그녀는 아버지가 만든 유엽빙도로 욱봉의 등 중앙을 찌르게 됩니다.

"대...... 체 왜?"

"왜라......니요? 당신이 그 이유를 가자아 잘 알 텐데요."

내 대답에 그의 눈은 생기를 잃었다. 바닥까지 이른 절망이 어떤 것인지 보여 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나를...... 사랑한 게 아니......었어?"

"예."
"......한시도......? 어느 한순간도?"

"예, 어느 한순간도!" - page 67


그리곤 갑자기 그녀는 욱봉이 기명정에서 한 말이 떠오르면서 탁한 공기가 가슴 안을 가득 채웁니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검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지게 됩니다.


윤옥은 자신을 붙들고 있던 천장들을 제압해 천제를 생포했고 결국 천제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금멱은 자신의 심장을 잃어버린 것마냥 가슴에서만 솟아난 통증은 온몸을 범람하게 됩니다.

비로소 '사랑'을 깨닫게 된 그녀.


자신의 손으로 죽은 욱봉을 잊지 못해 죽은 이도 살린다는 구전금단을 구하게 되지만......

자꾸만 엇갈리게 되는 욱봉과 금멱.

결국 그녀의 붉은 실은 누구에게 매듭을 짓고 있을지......


2권에서는 그들의 뒷이야기마저 있어서 쉬이 끝낼 수 없었던 사랑을 행복으로 이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만날 사람은 만나는 것이고 인연이라는 것은 있는 것일까......

​

 


하지만 그들의 운명은 왜이리도 가혹했는지.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그의 눈 속에 사는 눈물 한 방울이었음을......

즉, 우리는 시작부터 이별이 예정된 사이였다. - page 246


순식간에 읽어버렸지만 그 여운은 마치 내 심장 속에 사는 금멱이었고, 욱봉이었으며, 윤옥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온기를 쉽게 버릴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을 드라마로 본다면 지금과도 같은 감정을 받을 수 있을까......

아마 소설이기에 더 진한 감동으로 남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꾸만 이영현의 <사랑 참 밉다>가 떠올랐습니다.

헤어져도 아프고

사랑해도 아픈데

어떡하죠

많이 그립죠

가슴 터질 듯한 우리 사랑


사랑이란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

내 하루를 망치고 내 숨을 조여와

자꾸 가슴이 저려와

그댈 사랑하지만 사랑이 참 밉다 - 이영현의 <사랑 참 밉다> 중에서

다시 이 노래를 들으며 그들의 사랑을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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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밀침침신여상 1
전선 지음, 이경민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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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국 최고 인기 드라마 <향밀침침신여상>의 원작 소설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끌었습니다.

알고보니 중국 최대 소설사이트 진강문학성 인기 연재소설이라는데 무엇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가 궁금하였습니다.


"사랑, 그게 뭔데요?

나극 그런 거 몰라요."

라는 문구가 인상적인 이 소설.

『향밀침침신여상 1』 

 


하늘에는 시리도록 흰 달이 빛나고, 땅에는 싸늘한 서리가 내리깔린 밤은 무척이나 조용하고 스산했다.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꽃을 관장하는 화신 재분의 궁전인 백화궁 안은 그보다 더 묵직한 침묵이 지배해싿. 투명한 유리가 깔린 백화궁의 대전에 모인 24방주가 숨직인 채 부복하고 있어 더욱 그랬다. - page 10

구름처럼 부드러운 이불을 덮은 채 침상에 누워 있는 그녀, 화신 재분.

세상 어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게 아름다웠지만 그녀는 이미 희미한 숨을 내쉬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품에 깊이 잠든 아기.

이 아기에게 그녀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운단'을 먹입니다.

"사랑에 얽매이면 한없이 나약해지지. 자유로울 수도 없느니라.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그러니 이 운단은 내가 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라고 할 수 있지." - page 13

자신의 아이만큼은 사랑의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라며 눈을 감은 재분.

비극과 희극이 치열하게 교차하던 그날, 세상의 모든 꽃이 속절없이 스러졌다. 그리고 꽃이 사라진 세상은 무채색으로 변해 버렸다. - page 16


24절기 중 서리가 내릴 무렵 상강에 태어난 아이.

그녀의 이름은 '금멱'이었습니다.

이 소녀는 수경 안에서만 살아가며 늘 바깥 세상이 궁금하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서산으로 떨어지는 해를 보며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숯덩이처럼 보이는 시커먼 것을 들고 선 연교(개나리)가 보였습니다.

"도도, 도도! 이것 좀 봐. 내가 네 후원에서 주웠어! 이게 대체 뭘까?" - page 22

숨을 잃고 있는 갈까마귀라고 단정하는 금멱.

하지만 자려고 침상에 누웠다가 불현듯 의문이 듭니다.

'결계가 단단히 감싼 수경 안으로 고작 새 따위가 어떻게 들어왔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 page 24

다시 후원으로 나가 묻어 놓은 까마귀를 다시 꺼내 부리를 벌려 꿀 한 방울을 안으로 떨어뜨려주고 숨을 불어넣어줍니다.

조금씩 온기가 도는 까마귀의 날개.

이 까마귀의 기운이 실로 범상치 않으니 산 상태로 고아 먹어 까마귀가 지닌 영력을 흡수하려고 합니다.


그 순간.

까마귀, 아니 까치인듯한 그는 목숨을 구해준 자신에게 고맙기는 커녕 오히려 도망(?)가려합니다.

어의가 없어진 금멱.

오히려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

"은혜? 아아, 그래. 은혜가 있기는 했군. 이봐, 은공. 말해 봐. 내가 은혜를 어떻게 갚기 바라지?"

어, 생각보다 순순하게 나오네.

"천계로 데려가 주십시오. 그거면 됩니다."

말을 끝내기 무섭게 나는 다시 포도로 변했다. 또 진신으로 돌아간게 분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포도가 무슨 반항을 할 수 있겠는가. - page 41

그토록 원하던 화계 밖의 세상으로 떠나게 된 그녀.

그의 소매 안에 들어가 하늘을 나는 그의 소매 속에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아래위로 구르며 어지럼증과 멀미로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공포를 느낄 즈음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

"화신 전하께서 돌아오셨다! 이를 천제께 고하라!" - page 41


알고보니 까마귀, 아니 까치라 생각했던 이가 진신이 봉황인 화신 '욱봉'이었던 것입니다.

뭐!

그가 누구든 크게 개의치않는 금멱과의 티격태격하는 모습.

그러면서도 어느새......

"네가 나를 좋아하는 것도 알고, 나도 네가 좋아. 하지만 우리가 이래서는 안 돼. 운명의 장난이고, 하늘의 뜻이 원망스럽지만,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관계이니 말이야. 우리가 우리의 감정만 앞세워 함께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면 분명 천벌을 받고 말아. 분명히 한 줄기 연기로 변해 원신도 남지 않은 채 산산이 흩어지겠지." - page 231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금멱과 사랑에 모든 것을 건 화신 욱봉 사이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리고 그들 사이에 욱봉의 형이자 밤을 지키는 야신 '윤옥'.

"떠들썩함을 아는 사람이어야 비로소 적막함이 무엇인지 아는 법이지요. 저는 원래 고독한 운명입니다. 매일 혼자 식사하고, 혼자 수련하고, 혼자 서책을 읽고, 혼자 자마들지요. 그래서 저는 고독이 뭔지 모릅니다." - page 191

고독으로 가득 찬 그에게 어느새 한 줄기 빛처럼 스며들어 조금씩 밝히는 금멱을 연모하게 된 그.

"멱아, 한 가지만 청해도 되겠소?"

"얼마든지요."

"나를 깊이 사랑해 달라는 말은 감히 하지 않을 거요. 그저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나를 사랑해 주시오. 하루가 쌓여서 달이 되고, 달이 쌓여 해가 되고, 해가 쌓여 일생이 되듯이......"

어려운 일은 아닌 듯한데 그의 표정이 너무 진지했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그는 다시 연하게 미소 지었다.

"조금만 사랑해 줘도 상관없소. 그저 오래도록 나를 사랑해 주면 되오. 그거면 나는 충분해." - page 439 ~ 440


사랑, 대체 그게 뭐길래 야신 윤옥과 화신 욱봉이 금멱에게 그러는 것인지.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에게 그동안 몰랐던 엄마와 아빠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그리고 이어질 2권에 이 셋의 지독한 애증 관계는 어떤 전개를 맞이하게 될지 기대하며 1권이 마쳐졌습니다.


'사랑'이란 감정을 모르는 그녀.

그런 그녀가 받아들이는 '사랑'은 수련 과정 중 하나였습니다.

그렇기에 그녀를 향한 두 남자의 애정 표현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에 그만 웃음이 터지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 남자의 마음을 알기에 가슴 한 켠이 아려오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야신 윤옥의 이야기......

어릴 적부터 사랑을 받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밤을 지키는 신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

 


사랑......

참 밉다!


빨리 2권으로 넘어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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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채우는 그림 인문학
유혜선 지음 / 피톤치드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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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인문학'.

솔직히 쉽게 접할 수 없는 학문이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인문학'은 여러 책에서도 만날 수 있듯이 우리 삶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막상 이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도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인문학은 우리 삶과 먼 곳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인문학을 통해 우리 삶 가까이에 있는, 우리 인생에 기반을 둔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내가 가자아 사랑하는 그림과 예술가의 삶을 빌어서 말이다. - page 7

그렇게 미술과 인문학으로 바라본 우리 삶의 5가지 테마-자아, 사랑, 인생, 죽음 그리고 행복.

그 답을 찾으러 떠나봅니다.

『나를 채우는 그림 인문학』

 


이 시대의 유능한 사람이란......

가끔 드라마나 뉴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곤 합니다.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사람.

돈과 권력을 가진 자.

그래서 더없이 세상을 살아가기가 벅찬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에 '알브레히트 뒤러'의 초상화가 등장합니다.

값비싼 모피와 근엄함 표정, 도발적인 눈동자와 굳게다문 입술.

당시 한낱 장인에 불과했던 화가의 위상을 끌어올리고 예술가를 향한 인식의 변화를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그의 <모피코트를 입은 자화상>.

​

 


그리곤 저자는 말합니다.

유능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 강한 호기심에 이끌려서 무모한 일에 도전한다. 그들은 다소 위험과 어려움이 있어도 자신의 길을 만들고 새로운 세상을 개척하는 도전 정신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세인의 비난과 욕설에도 굴하지 않는 강직함이 있다. 그들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큰 목표를 쟁취하는 데는 성실함이나 평범한 진리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영혼 없는 성실함을 싫어한다. 그 대신에 온 영혼을 다 받친 열정을 따르고 천재적인 영감을 따른다. - page 58

자신의 열정과 영혼을 불태우는 '유능한 사람'.

과연 나는 유능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저 열심히,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이라 또다시 주저하게 됩니다.

도전과 열정.

잘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그래서 또다시 내 삶의 허무함을 느끼는......

못난 나를 응시하는 것같았습니다.


그리고 유독 제 눈길을 끄는 그림이 있었습니다.

'줄 바스티엥 르파주'의 <건초 만드는 사람들>.

건초더미 위에서 쉬고 있는 여자의 모습.

넋을 놓고 앉아있는 그녀에게서 고단한 삶의 탄식과 한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마치 지금의 내 모습과도 같았습니다.

​

 

​

​'열심히 살았는데 지금 난 잘 살고 있는 걸까?' - page 171

이 그림과 함께 소개된 저자의 지인 모습이 마치 '82년생 김지영'과도 같았습니다.

맏딸 콤플렉스, 착한 여자 콤플렉스, 거기다 모든 일을 알아서 해야 한다는 슈퍼우먼 콤플렉스, 학벌 콜플렉스, 그리고 성 콤플렉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그녀의 모습은 쉬이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이제 내 삶은 어디로 가야 하니? 언제 멈추고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야 할까?" - page 174

이 물음에 저자는 '떠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메마른 건초더미 위에서 일어나 미지의 여행길 위에서 누구도 아닌 그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찾아가는 그녀.

이와 더불어 인용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의 구절이 와 닿았습니다.

"새는 자신의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 page 175


첨단의 AI와 인공지능으로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점점 기계가 인간의 육제척, 정신적 능력을 능가하면서 인간의 존재 범위를 침범하고 있는 요즘.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를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바쿠스 축제>에 빗대었습니다.

​

 


술에 취해 몸은 마비되지만 감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 그림의 '실레노스'.

그리고 이어지는 저자의 이야기.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경영의 시대'는 가고 MFA(Mast of Fine Art) '예술의 시대'가 오고 있다. 집단적으로 사고하고 체계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시대가 아니라 인문학적으로 사고하고 예술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예술이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예술적으로 산다는 것은 자신의 본능과 감정에 충실하며 사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유일한 나의 존재 가치를 인식하며 나로부터 출발하는 영향력을 이해하고 나누고 어우러지는 삶을 사는 것이다. - page 257


그림 한 점과 함께 전한 저자의 이야기는 때론 흔들리고 자아를 잃고 휘청거리는 이들의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위로이자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다독여주는 손길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없이 그림에 눈을 머물게 되고 이야기에 가슴을 내어주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안에 가지고 있던 질문들.

그 질문에 대해 끝없이 자신에게 되묻기 보다는 그림 한 점에 기대어보는 것, 다른 이가 전하는 위로에 기대어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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