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역사 -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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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하기 시작하면서 '책'과 관련된 이야기에 관심이 가는게 사실입니다.

작년에 '김영하' 작가가 <책의 운명>이란 주제로 국내부터 해외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때 '책'의 과거에서부터 현재, 앞으로의 미래를 따라가면서 결국 이 모든 과정의 중심은 '독자'에게 있음을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이번엔 한 권의 책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문자, 책, 독서, 탐닉, 금기, 분류......

6000년간의 그 은밀한 역사를 추적하다!


『독서의 역사』

 


책을 읽는 이들의 모습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젊은 날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성직자, 시인, 연인 등.

특히 한국의 독서가도 등장하였습니다.

7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팔만대장경 경판 하나를 뽑아 눈으로 열심히 읽고 있는 어느 스님의 모습.

순간 놀라움과 반가움이 교차하였습니다.

많은 이들의 독서하는 모습을 이야기하면서 저자의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이들 모두가 독서가다. 그들의 몸짓, 기술, 독서를 통해 얻는 기쁨과 책임감과 지식은 나의 그것과 똑같다. 그러므로 나는 외롭지 않다. - page 12


저자의 '읽는' 행위의 시작부터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글을 읽는다는 것.

책을 읽는다는 것.

결국은 나를 읽는다는 것.

그만큼 '읽는'다는 것의 중요성을 일러주었습니다.

어떤 대상이나 장소나 사건에서 해독 가능한 것들을 인지해 내는 것이 독서가 본인이라는 말이다. 하나의 기호 체계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판독해야 하는 사람도 독서가이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또 어디쯤 서 있는지를 살피려고 우리 자신뿐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읽는다. 우리는 이해하기 위해, 아니면 이해의 단서를 얻기 위해 읽는다. 우리는 뭔가를 읽지 않고는 배겨 내지 못한다. 독서는 숨쉬는 행위만큼이나 필수적인 기능이라고 하겠다. - page 15


그리고 이어지는 독서 행위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특히나 소리 없는 독서, 즉 눈으로만 읽는 독서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 모습이기도 하기에 인상적이었습니다.

미국의 사상가이자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이 『우파니샤드』와 『팡세』를 포함하는 '성스런' 텍스트의 목록을 만들면서 강조했던 이야기.

"이런 모든 책들은 보편적 양심의 장엄한 표현이며 올해의 연감이나 오늘의 신문보다도 더 우리의 일상 목적에 부합된다. 그렇지만 그런 책들은 밀실에서 무릎을 굻은 자세로 읽어야 제격이다. 책과의 의사 소통은 입술과 혀 끝이 아니라 두 뺨의 홍조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받아들여지거나 보내지는 법니다." 침묵 속에서. - page 84

소리 없는 독서가 지닌 의미.

저자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소리 없는 독서를 통해 비로소 독서가는 책과 단어와 아무런 제약이 없는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단어들은 이제 더 이상 발음하는 데 시간을 자바아먹지 않아도 좋았다. 이제 단어는 정확히 판독되거나 아니면 반쯤 풀이된 채 은밀한 공간에 존재할 수 있었다. 그러면 독서가들은 사고하며 단어들을 느긋하게, 그리고 면밀히 검토하면서 거기서 새로운 개념을 끄집어내거나, 기억 속에 담긴 것들과 비교하거나, 아니면 함께 펼쳐 놓은 다른 책들과 비교할 수 있었다. 독서가는 소중한 단어들을 음미하고 또 음미할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텍스트 자체는 바쁘게 돌아가는 필사원에서든 시자아에서든 아니면 가정에서든 표지에 의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보호받게 되었고, 이에 따라 독서가 자신의 소유물이 되고 독서가 개인의 지식이 되었다. - page 80


대개 책을 읽을 때 '침실'에서, 잠들기 전에 읽곤 하였습니다.

아니, 아이를 키우는 저 역시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땐 주로 침대에 나란히 누워서 읽어주곤 하는데......

침대에서 책을 읽는 행위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침대 위에서 독서를 했던 이유.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침대에서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에는 오락 이외의 그 무엇이 있다. 바로 은밀함이다. 침대에서 책을 읽는 행위는 자기 중심적인 것으로, 절대 흔들림이 없고 세상에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으며 일상의 사회 전통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또 그런 책 읽기는 욕망과 죄스럽기까지 한 나태의 영역인 침대 시트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금지된 장난을 하는 듯한 스릴이 느껴지기도 한다. - page 226 ~ 227

알고나니 더없이 침대 위에서의 독서를 해야겠다고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요......


그 외에도 저자는 책의 형태에 대해, 작가, 번역가, 책 읽기와 미래 예언 등 다양한 '독서'에 대한 접근으로 많은 읽을거리를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책 속엔 따로 <독서가들의 연대표>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

 


B.C. 4000년경 진흙 조각에 10마리의 염소와 양을 상징하는 기호를 새겨 넣음으로써 인류 최초의 독서가의 탄생부터 시작부터 이어진 독서가들의 연대는 아직도 진행형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제는 책의 형태가 다양해짐으로써 '독서'와 같은 행위도 많이 변화하였음에 일각에선 걱정 어린 시각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의 '읽는' 행위는 계속될 것임을 알기에 앞으로 펼쳐질 독서가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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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인문 산책 - 느리게 걷고 깊게 사유하는 길
윤재웅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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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뜻하지 않았던 집콕생활에 열심히 보는 프로그램이 생겼습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세계 속 다양한 도시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역사와 문화, 삶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잠시나마 그곳으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기에 예전에는 잘 보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챙겨보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이 책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유럽의 작은 마을부터 대도시까지

건축과 문학, 시와 예술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

이번엔 국문학자와 함께 걸어서 유럽 속으로 떠나볼까 합니다.

『유럽 인문 산책』

 


폐허에서 피어오른 지성의 힘 '이탈리아'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가 대제국을 이루던 시절 그들은 도로를 튼튼하고 실용적으로 건설하기 위해 '돌길'을 만들었습니다.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랜 시간을 간직한 돌길을 바라보며 저자는 '신발'을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과 자연을 정감적으로 연결하는 흙길. 이에 반해 로마 돌길은 물류 신경망이지요. 개인의 느낌보다 물량과 속도가 중요합니다. 이 비정한 인프라 위를 맨발로 걸을 순 없습니다. 발과 돌 사이에, 육체와 대지 사이에, 중간지대가 있어야 합니다. 신발은 그런 숙명의 주인공입니다.

돌길과 신발. 우리가 가진 것 중 가장 낮은 것을 통해 로마의 문명을 생각합니다. - page 16

그렇게 제국의 찬란한 아이콘이지만 정복과 약탈의 상징이기도 한 돌길.

그 돌길 위에서 그의 유럽으로의 인문학적 사유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최고의 건축술과 예술 솜씨로 찬란했던 영광의 도시가 폐허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하는 곳, 포로 로마노 팔라티노.

그 폐허 속에서도 하얀 민들레, 파란 제비꽃, 붉은 양귀비 등의 봄풀과 꽃들을 바라보며 새로운 축복도 존재함을, 생명의 이치를 깨닫게 해 준 곳.

포르 로마노 팔라티노 폐허를 거닐다가 문득 발견한 풀꽃들. 변함없이 정확한 땅의 음악들. 색깔과 향기와 벌 나비 붕붕거리는 소리의 향연. 시인 정지용이 「향수」에서 노래한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같은 수수한 자태 뒤엔 또 얼마나 많은 풀씨, 꽃씨의 음표들이 태어나겠는지요. 찬란한 로마의 영광보다 작고 하잘것없는 생명이지만 세세생생 거듭해 살아가는 '오묘한 힘'입니다. - page 29

그렇게 이탈리아 돌길을 씁쓸히 거닐어 보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살아가기 '프랑스'. 

미술과 패션의 도시.

음악가와 시인의 나라.

예술가들의 고향, 파리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로댕의 작품들이 있는 로댕 박물관.

조각품을 보면서 느낀 그의 이야기가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로댕박물관 정원에서 두 갈래의 길을 봅니다. 우골리노의 길과 칼레 시민의 길. 자기 한 몸 살려고 자손을 먹어치우는 사람. 모두를 살리려고 스스로 사형대에 나서는 사람. 결국 사람 속에 지옥의 길도 있고 천국의 길도 있습니다. 참담하고 고결한 두 갈래길. 알고 보면 우리 마음의 길이기도 합니다. - page 120


​그리고 프랑스의 중심이자 파리의 씨방 같은 시테섬에 있는 유배 순교자 기념물.

2차 세계대전 때 국외로 추방되어 나치 수용소에서 희생된 프랑스 시민들의 넋을 기리는 공동묘지로 높게 솟아있는 콘크리트 벽이 그들의 아우성을 담고 있는 듯 하여 가슴 시리게 차가웠습니다.

질식할 듯한 침묵 속에 존재하는 이 곳에서 전한 그의 이야기.

그것은 정말 감각일까요? 아니면 심층무의식일까요? 검고 긴 통로 속에 묻혀 있는 영혼의 별들은 어두운 시간의 터널을 지나 지금 내게 다가옵니다. 서럽고 안타까운 목숨의 파도들이 이방 나그네의 가슴에도 밀려오는 겁니다. 함께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햇빛 밝은 거리에 나가 마주치는 사람들과 눈빛을 나누는 일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잊을 수 없는, 잊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과도 함께 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에게도 그런 이들이 많습니다. 그들에 대한 기억이 내 삶인 겁니다. 나는 곧 당신입니다. - page 140


마지막으로 떠나게 된 세상의 모든 시가 태어나는 곳 '스페인'.

느리게 걷고 사유할 수 있는 그 길,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나를 만날 수 있는 그 길 위엔 '고독'이 있었습니다.

고독한 행인이, 가슴 절절하게 고독해본 티끌만이, 다른 티끌을 사랑하는 법입니다. - page 216

그렇게 자기의 고독 속 다른 티끌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이곳에서 저자가 전한 이야기가 요즘 사회적 거리로 서로 멀어져버린 우리에게 몸은 비록 멀어지더라도 마음만은 멀어지지 말라고 전하고 있었습니다.

인생의 목표가 아무리 근사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작지만 쉬운 답을 찾았습니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하기. 가까운 이웃 손잡아주기. 무얼 먼저 하든 괜찮습니다. 따뜻하면 됩니다. 나부터 따뜻해도 좋지만 상대를 따뜻하게 대해주면 나도 따뜻해집니다. 그러면 창백한 푸른 점이 점점 어두워져 아주 꺼져버리는 일은 없을 테지요. 비록 '햇빛 속에 떠도는 작은 먼지 천체'이지만 여전히 빛나는 별일 테지요. 다정하세요. 다정합시다! - page 218


그가 남긴 발자국에 살며시 내 발자국을 남겨봅니다.

참으로 많은 생각이 교차하였습니다.

떠나온 과거가, 지금이, 그리고 다가올 미래까지도......

그 속엔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에 생각을 더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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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관계 1
얏꽁 글.그림 / 경향BP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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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하고 밖에선 벚꽃들이 저마다 얼굴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불어오는 봄바람에 흩날리며 나들이를 오라며 손짓을 하는 듯 하지만......


여전히 바이러스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으니 따스한 봄과는 달리 마음만은 시리기만 하였습니다.

책을 읽어도 활자가 잘 들어오지 않는 요즘.

알콩달콩한 라이트노벨, 만화책을 보며 뒹굴뒹굴 거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발견하게 된 이 책!

제목부터 뭔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과연 그들은 무슨 이야기를 할지 콩닥거리는 가슴으로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이상적인 관계 1, 2』 

 

​

​우선 이야기를 이끌어갈 등장인물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

 

 


무뚝뚝한 성격의 '권사희'.

예전에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솔직하게 표현하지만 이젠 까칠도도하게 된 그녀의 속사정.

붉은 팔찌가 뭔가 사연이 있나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도 같은 곳에 입학하게 된 그들.

권사희, 도세빈, 그리고 쌍둥이 남매 유노아와 유지아.

어릴 때 약속처럼 같이 살게 됩니다.


그러다......

사희는 뭔가를 목격하게 됩니다.

자신이 짝사랑 했던 세빈과 남사친인 노아의 키스 장면.

아악-!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그들과의 관계가 조금씩 꼬이기 시작합니다.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세빈의 모습.

사희는 차마 그에게 다가가질 못합니다.

이유는 중학교 때 고백 팔찌로 인해, 사희가 세빈에게 준 빨간 팔찌는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었기에 그 후론 연애 한 번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OT에서 세빈이 전한 고백.

나, 중학교 때 고백 팔찌.

원래 너한테 주려고 했었거든.

아니~~이게 뭔 일인지......

사희는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때 내가 준 팔찌는 버렸으면서...

그게 대체 무슨 말이냐구우~!!


그렇게 그들 사이에서 꼬인 실타래가 하나 둘 풀리기 시작하면서 풋풋하고도 알콩한 사랑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마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이상적인 관계'에 대한 이야기. 



읽는내내 조금씩 물든던 핑크빛은 책을 덮는 순간 제 심장을 핑크빛으로 물들게 했습니다.

네 명의 주인공 중에서도 유독 눈길이 갔었던 '유노아'.

그의 모습은 이야기가 끝난 지금에도 제 가슴에 아련히 남는 건, 그의 천진난만한 미소 뒤에 가려진 슬픔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명 덕분에 '봄'을 마음껏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슴이 시릴 때마다 그들의 이야기를 펼쳐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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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순정 - 그 시절 내 세계를 가득 채운 순정만화
이영희 지음 / 놀(다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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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 적.

(이러면 '꼰대'라고들 하던데......)

10대 시절엔 책 대여점이 아파트 단지마다 하나씩 있었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와 함께 대여점에 가서 이달의 추천작이나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빌려 친구와 돌려가며 읽곤 하였습니다.


그땐 '순정'보단 '코믹'만화를 좋아하였고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아했던 <명탐정코난>.

내가 성장한만큼 코난도 성장하는 것이 당연할 것 같지만 여전히 어린 아이로 사건을 해결하기에 언제쯤이면 다시 성인으로 돌아온 코난을 만날 수 있을지......

(조금은 기다리다 지쳤다는......)


20살이 되던 무렵부턴 동네의 대여점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저 역시도 만화책과의 인연은 끝이 나버렸습니다.


그러다 다시 만화책을 찾아 읽게 된 건30대가 되면서였습니다.

괜스레 옛 생각이 나면서 만화책이 너~무나도 보고싶어 한 권 한 권 사다가 책장을 채웠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코믹보다는 순정이 보고 싶었습니다.

어릴 적 친구들이 그토록 열광했던 그 순정만화들을.

그때의 그 갬성!

레트로 감성으로 빠져들고 싶었습니다.


이 책!

무조건 읽어야했습니다.

순정만화를 읽던 소녀는 어른이 되었고,

순정만화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안녕, 나의 순정』

 


책을 받자마자 밀려오는 추억에 허우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제목만으로도 설레는 만화책.

그리고 그림체.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맞아! 내가 찾던 건 이거였어!

반갑다! 나의 순정 만화들!'


역시나 첫 등장부터 거장이 나타났습니다.

'황미나'

보자마자 소름마저 돋았습니다.

특히나 『굿바이 미스터 블랙』.

누명을 쓰고 복수를 하게 되는, '미스터 블랙'이라는 별명을 간직한 '에드워드 다니엘 노팅그라함'.

그토록 원했던 복수를 성공적으로 했지만 그 뒤의 씁쓸한 그의 모습.

내가 태어났을 때 등장했던 이 작품은 10년 후 내가 읽을만큼 그 명성은 오랫동안 계속되었었는데......

이젠 20여년이 흐른 지금의 내가 다시 읽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리고 읽어보진 않았지만 익히 이름만은 알고 있었던 작품도 등장하게 됩니다.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


​


이 책을 통해 이 만화가 너무나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특히나 이 만화가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멋진 왕자님과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전통적인 공주들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였습니다.

마치 <겨울왕국>처럼 말입니다.

여성들을 자신의 운명을 헤쳐가는 주체적인 인간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 대사때문에.


이것은 '만화책'이라고 쓰고 '명작'이라 일컬어야했습니다.

조만간 제 책장으로 모셔올 예정입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순정만화'들이 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이름만 익숙할 뿐 읽어보지 않은 작품들이었기에 이번 기회를 빌어 꼭 읽어보리라 다짐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의 학창시절에, 제가 읽었던, 그래서 제 다이어리 속에서도 존재했던 만화책이 등장하였습니다.

천계영의 『오디션』.

드디어 제 기억 속의 만화가 소환되어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어느 캐릭터도 버릴 수 없었던, 너무나 애정했던 4명의 '재활용 밴드'.

순간 소리도 질렀습니다.

이 대사.

저 역시도 다이어리에 썼기 때문이었습니다.

자 이럴 땐 좋은 방법이 있어.

머릿속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려봐.

관객이나 심사위원들은 잊어버려.

자기가 좋아하는 오직 그 한 사람만을 생각하며 연주하면

절대로 떨리지 않아.

그리고 무대에 오른 그들의 모습.

또다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더 그리웠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왜 어른들은 옛날의 이야기를 하는지,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지를 이제야 조금씩 느끼곤 합니다.

드라마 <응답하라>시리즈를 보면서 공감하게 되고

'나때는 말이야~(라떼는 말이야 라고도 하지만......)'하고 현실에서 과거를 소환하는지를.

그 때의 그 감성이 그리워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요즘의 그림보다는 투박하지만 또 그 맛에 그때의 순정만화를 찾아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여백과 함께 울리는 명대사들......

그 만화와 함께 어린 시절의 내 모습도 보여지는 것 같아 또다시 그립기도 하였습니다.


올해엔 『안녕, 나의 순정』에 소개된 만화들을 읽으면서 지금의 나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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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위로 - 산책길 동식물에게서 찾은 자연의 항우울제
에마 미첼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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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아닌 격리로 살아간지 어느새 한 달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불필요한 외출 금지.

그렇게 지내다보니 차가운 바람이 불던 겨울이 지나 따스한 봄바람에 꽃들도 얼굴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더없이 안타까운 것은......

'봄'에만 맞이할 수 있는 '꽃'들의 환영을 몸소 맞이하지 못하고 스치듯 안녕을 외쳐야하는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가슴 한 켠엔 '우울함'이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울, 불안,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일면 '코로나블루'가 등장하면서 저 역시도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아이들이 있기에 낮엔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가도 밤이 찾아오면 한없이 무너지는 제 자신에 '위로'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25년간 우울과 싸워온 박물학자가 수집한

꽃과 식물, 자연물에 관한 열두 달의 기록

특히나 저자 역시도 반평생을 걸쳐 우울증을 앓았기에, 우울 증상을 겪는 동안 만난 자연의 위안을 기록하였기에 지금의 우리에게 더없는 위로를 선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우울한 날에도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은 확실히 위로가 된다


『야생의 위로』

 


저자의 고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지난 25년 내내 우울증 환자였다. 어떤 날은 머릿속에 음침하고 부정적인 모래 진창이 가득 찬 것처럼 느껴진다. 또 어떤 날은 짙은 먹구름이 겹겹이 피어나 내 생각을 짓누르고 의욕을 빼앗아가는 것만 같다. - page 13

자신의 우울함을 떨쳐버리기 위해 밖으로 나가 숲속을 산책하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일 년 동안 관찰한 자연의 변화.

햇살과 새들의 지저귐, 숲속에 서식하는 초목과 야생동물의 미세한 디테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모든 감정이 자연 속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저자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낙엽이 땅을 덮고 개똥지빠귀가 철 따라 이동하는 10월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들장미, 산사나무, 자두 관목 모두 열매를 주렁주렁 맺은, 밝은 빛깔을 띠는 낙엽들과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는 10월의 숲.

풍성한 자연의 저장고에 마냥 흐뭇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야생초가 작고 섬세한 이파리로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다음 해 5월에 꽃을 피울 것을 알기에 그들의 강인함을 바라보며 자신의 겨울 동안의 우울함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찾아보곤 합니다.


그렇게 가을이 지나 어느덧 겨울이 되면 우울증이 자신을 뜯어 먹으며 침묵 속에서 점점 자라나고 무기역과 부동 상태, 이에 따른 기분의 급락과 더욱더 길어지는 정지에 조금은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가봅니다.

다만 두 발로 숲을 걷는 것과 맞먹는 차를 몰고 펜랜드 지대를 돌아다니며 정신적 위안을 발견합니다.

딱히 목적지도 없이 차를 몰고 다니는 게 생태학적으로 건전하지 못한 일이란 걸 알기에 죄책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잿빛 하늘을 배경으로 앙상하게 서 있는 나무들, 길가를 선회하는 황조롱이, 들판에서 꽥꽥 울어대는 굳센 뇌조 무리를 발견한다면 내 마음속에 미묘하지만 거대하고 간절한 전율이 일어나리라는 것도 잘 안다. 마치 은신처로부터 날아오르는 찌르레기 몇 마리를 보았을 때처럼. - page 79


그러다 조금씩 오두막집 근처에 꽃들이 피어나는 봄이 다가오게 됩니다.

차츰 저자 역시도 우울증을 제어하기 위해 따뜻한 나날과 펜랜드의 햇살을 찾아갑니다.


하지만 좀처럼 우울증은 탐욕스러운 잿빛 민달팽이처럼 마음을 갉아먹고 파국으로 이끌어가게 됩니다.

내 마음은 우울증이 갈망하는 자기소멸을 향해 비틀비틀 나아간다. 나는 그것을 실행에 옮길 방법들을 생각한다. 그 생각이 어찌나 강렬한지, 일 년의 대부분을 절벽에서 멀리 떨어져 있게 해주던 이런저런 기분 전환 요령들도 떠오르지 않는다. 조그만 뗏목 하나에 의지해 나이아가라 폭포 꼭대기에 놓여 있는 기분이다. - page 134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나아진 저자.

검은지빠귀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나는......그렇다, 행복하다. 서정적이고 덧없는 그리운 노랫소리가 머릿속에 현란한 색의 불꽃을 터뜨린다. 모든 것이 평온하다. - page 143

우울증을 완화하기에 주변 경관에 새가 있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엑서터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라 저자는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예쁜 새 모이 보관소를 사 자신의 집 창가에 놀러올 새들을 기다리곤 합니다.

새들의 끊임없는 에너지와 활력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싶지만, 몇 주나 병을 앓는 중에 이처럼 단순하고 기분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반갑다. - page 151 ~ 152

그렇게 새들을 통해, 그리고 식물들을 통해 우울 증상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새들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우울증을 달래는 것에 도움이 되긴 했지만 숲이 주는 효력 '산림욕'의 효력, 작은 생명체들이 숨쉬는 자연이 영혼을 치유해주는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을 지내면서 저자는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

 


우리 인간은 자연 앞에 한없이 작음에, 그리고 자연으로 하여금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또다시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자연으로의 산책.

더없이 그리운 요즘에 책으로 잠시나마 자연 속으로 산책을 할 수 있어 위안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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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2 11: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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