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생존의 법칙 ㅣ 인간 법칙 3부작
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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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살아 있음. 또는 살아남음.

-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전쟁'이라고도 부릅니다.

전쟁과도 같은 교활하고 무자비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생존의 기술'을 알아야 함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부활한 마키아벨리'라 불리는 그 '로버트 그린'.

이미 '관계', '욕망'에 이어서 마지막 키워드로 '생존'을 선택했다고 하였습니다.

그가 전하는 살아남는 '생존의 기술'이 무엇일지 기대를 해 보겠습니다.


질서와 상식이 무너지는 시대,

극한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인간 생존의 법칙』 


세상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치열한 경쟁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서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게 된 우리.

왜 그럴 수밖에 없을까...?


치열한 공격과 경쟁이 이뤄지는 이유는 우리가 평화와 이타심이 없는 비열한 동물이라서가 아니라, 현실에 부응하며 살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개개인이 국가나 대가족, 회사 등 집단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더는 그렇지 않다. 생존이 우선인 시대이다. 우리는 각자 자기 자신과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 평화와 협동이라는 낭만적인 이상과 그것이 안겨주는 혼란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접하는 전투와 충돌 상황을 다루는 방법에 관한 실제 지식이다. - page 7


생존을 위해 전략적인 '전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

그 전사가 되기 위해 저자는 우선 여섯 가지 근본 원칙을 목표로 제시하였습니다.


1.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감정을 덧칠하지 마라.

2. 행동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라.

3. 자기 자신의 무기에 의존하라.

4. 전쟁의 신 아레스가 아닌 지혜의 신 아테나를 숭배하라.

5. 전술적으로 굴지 말고 전략적으로 움직여라.

6. 정신적으로 자신과 전쟁을 벌여라.


그렇게 저자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3천 년의 전쟁사와 정치 및 협상판에서 승리를 거머쥔 인물들의 전략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어떤 전략을 통해 생존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생존의 기술'이라고 해서 딱딱하고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술술 읽혔습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잘 아는 이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풀어나가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일침을 가했던 이야기.


명심하라. 우리는 환경에 밀접하게 얽매인 존재다. 만약 우리가 처한 상황이 편안하고 느슨하다면, 사람들이 우호적이고 따뜻하다면, 우리는 긴장이 풀린다. 심지어는 지루함과 피곤함마저 느끼고, 우리의 도전 의식은 마비된다. 위험성이 높은 상황과 동적인 변화에 스스로 뛰어들어라. 당신의 육체는 들끓는 에너지로 위험에 대응하고 정신을 집중할 것이다. 긴박함이 당신을 압도하고, 당신은 도저히 시간을 허비할 수가 없다.

우리가 지쳤다면, 그것은 지루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진정한 도전에 직면하지 않는다면 심리적, 육체적인 혼수상태로 접어든다. "때로는 활기 부족으로 죽음이 찾아온다."는 나폴레옹의 말처럼 도전이 부족할 때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적게 취하려 할 때 활력이 떨어진다. 위험을 무릅쓴다면 당신의 몸과 마음은 밀려드는 활력으로 대응할 것이다. 위험을 부단한 연습 대상으로 삼아라. 당신이 계속 감수하는 위험과 지속적으로 극복하려 하는 도전은, 인생의 진가를 더욱 강렬하게 느끼게 해주는 상징적인 죽음과도 같다. - page 54


계속 나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라는...

스파르타~!!!


무엇보다 전략적 전사가 되기 위해선


전략가로서 당신의 역할은 간단하다. 당신 자신과 자신의 입장, 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황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이는 후퇴할 시기와 방법을 알고 있을 때만 가능하다. 만약 당신이 항상 전진과 공격만 일삼으며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대한다면, 전망을 따져볼 시간이 없다. 당신의 전략은 과거의 상황이나 다른 이의 경험을 토대로 세우는 취약하고 기계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후퇴란 자신을 발견하고 주변의 영향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해 가끔씩 이행해야 하는 덕목이다. 후퇴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역경과 위험에 맞닥뜨렸을 때다.

자신보다 더 강력한 적과 싸울 경우, 자신의 소유물과 직위는 물론이고 그 이상의 것을 잃게 된다. 상상도 못 할 방식으로 공격자의 감정과 폭력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럴 때는 일보 후퇴해서 내면 성찰을 위해 시간을 버는 것이 좋다. 후퇴의 결정은 나약함이 아닌 강인함을 보여준다. 후퇴는 전략적인 지혜의 정점에 있다. - page 121 ~ 122


넓게 바라볼 줄 아는 '통찰력'의 필요성을, 감정적이고 조급한 저에게 필요한 덕목이었습니다.


그리 어려운 내용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들이었습니다.

다만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기에, 또 그 행동을 다시 지식으로 표현하지 않았기에 힘겨운 전쟁 속에서 살아가고자 발버둥 치고 있었습니다.


주도권을 빼앗긴 채 무기력하게 끌려다닐 것인가?

아니면 빈틈없는 전략으로 무장하여 살아남아 승리할 것인가?

열쇠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 page 11


당신은 어떤 열쇠를 거머쥘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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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헌책방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다나카 미호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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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보다는 '중고서점'이 더 익숙한 요즘.

대형서점들이 저마다 중고서점을 내세워 중고책을 판매하는데 가끔 가보면

'이게 정말 중고책이야?'

할 정도로 새책과도 같은 책들이 주인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고서점에서는 헌책방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책 냄새라든지 인간미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가끔은 중고서점보다 헌책방을 가 보고 싶기도 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 '헌책방'에 대한 로망이 있기에 그와 관련된 이야기에 관심이 가는 게 사실입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일본 변방의 작은 도시에 좌충우돌하며 헌책방을 시작한 그녀의 이야기였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차렸다. 스물한 살이었다."

돈보다 더 소중한 일을 찾게 해준 <벌레문고> 20여 년의 기록


『나의 작은 헌책방』

 


"방금 직장을 그만뒀는데요. 그래서 헌책방을 하려고요." - page 17


'직장 생활은 나하고 잘 맞지 않는다'라고 깨달은 그녀는 '이제 어떻게 하지?'하면서 마음속으로 헌책방을 하자고 결정하기도 전에 먼저 헌책방을 하겠다는 말이 나와버렸습니다.

특별히 '어떤 가게를 하고 싶다'하는 건 없었고 그저 '내가 있을 곳을 갖고 싶다'라는 정도였던 그녀.

어찌 보면 '무모'한 그녀의 헌책방 차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헌책방은 그녀가 있어야 할 곳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타고난 성격이나 성별에 따른 사고방식 차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가게를 열기 전까지는 도대체 무엇부터 손을 대면 좋을지 몰라서 막막했습니다. 그래도 가게를 열고 난 뒤부터는 일단 하겠다고 결정했으니 어떻게든 해야한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벗어났습니다. 그제야 '휴, 이제 한 시름 놓고 의자에 편히 앉아 있을 수 있게 되었다'며 안심했습니다. 원래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니까요.

게다가 제가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누군가가 찾아오거나 책을 팔러 오거나 해서 점점 제법 가게다워져 갔습니다. '아, 너무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기분은 지금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점점 더 커질 뿐입니다. - page 23 ~ 24


모두가 같은 길을 걸을 때 오롯이 자신의 길을 간 그녀.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에게서 느낄 수 있는 찐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녀의 인생철학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야마 쇼헤이가 살아 있을 때와는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그러나 남보다 먼저, 남보다 더 앞으로 나아가려는 세상의 풍조가 성미에 안 맞는 사람은 어떤 시대에도 변함없이 존재할 터입니다. 아니, 서민이라고 불리는 우리는 언제나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요?

기야마 쇼헤이의 문학은 그런 우리 서민들의 마음을 문득 따뜻한 온기로 채워 주고, 세상사 아랑곳하지 않는 고양이 하품 같은 반골 기질로 우리를 슬그머니 다독여줍니다.

'잘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잘못하니까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이 말은 몸과 마음 모두 성장이 더디고 느림보라고 불려온 제가 그래도 어떻게든 세상과 이렇게 타협하게 되기까지 살아오면서 얻은 제 나름의 인생철학 같은 것입니다. - page 124 ~ 125


우리는 경쟁에서는 이기고, 세상에는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뒤처진다는 느낌에서 오는 조급함과 우울감이 '이것이 진정한 삶인가?'를 묻게 해 주는데 그녀를 보면서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삶의 의미를...


그녀는 헌책방 주인이면서 『이끼와 걷다』라는 책까지 냈습니다.

헌책방과 이끼...

묘하게 닮은 것 같은 이 느낌에 대해 책 속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책을 쓰고 나서 "왜 헌책방 주인이 이끼 책을 내?"라는 질문을 받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책을 읽거나 책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이끼가 좋아서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고서 세계에서도 잘 알려진 어느 서평가분이 "이끼를 보면 발을 멈춘다. 가까이 간다. 더 가까이 간다. 그때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인다. 고서와 닮았다"라는 감상을 주셨습니다. - page 175


정말이지... 그녀의 매력에 저도 그만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잔잔한 일상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그녀.

그녀를 통해 복잡하고도 힘겨운 일상에서 잠시나마 위로를 받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전한 그녀의 이 이야기.


"앞으로 이 가게를 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 이런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그 자리에서 알기 쉽게 한마디로 속 시원하게 대답할 수 있는 꿈이나 목표는 특별히 없습니다. '이렇게든 저렇게든 할 수 있는 데까지 계속할 뿐입니다'. 이것이 솔직한 제 마음입니다.

이것만은 정말 싫어'라든가 '무리야', '못 해' 하는 일만 피해서, 될 수 있으면 자연스레 일어나는 일은 막지 않으면서 해 온 것들이 쌓여서 모습을 갖춘 게 이 가게겠지요. - page 238


언젠간 꼭 <벌레문고>에 가야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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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헌책방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다나카 미호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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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삶의 의미를 선사해 준 책이었습니다. 지친 우리에게 건넨 헌책방 주인 그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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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 2021-05-12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 얘기신지? 취지가 이해가 잘안가요 ㅜㅜ
 
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 - 균이 만드는 지구 생태계의 경이로움
멀린 셸드레이크 지음, 김은영 옮김, 홍승범 감수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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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부패시키는 존재가 세계를 만든다!


이 문구에 끌렸습니다.

'곰팡이'라는 존재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이 세상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기에 이 이야기가 더 궁금하였습니다.


흙 속의 뿌리부터 우리가 숨 쉬는 대기까지

균이 만드는 세계에 대한 매혹적인 에세이


『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곰팡이의 의학적 잠재력에 놀라웠습니다.


미국의 균학자인 폴 스태미츠는 미국의 프로젝트 바이오실드와 합동 연구를 진행해 다수의 곰팡이가 바이러스성 질병 중에서 천연두, 포진, 독감 등에 강한 저항력을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 벌에 대한 스태미츠의 최근 연구는 곰팡이 추출물이 벌의 체내 바이러스 양을 현저히 줄여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곰팡이의 항바이러스 능력과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견된 것은 아직 없지만, 현재 상황에서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곧 연구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 - page 8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 있는 바이러스 팬데믹에 '곰팡이'가 중요한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그렇기에 '균'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함을 일러주었습니다.


사실 곰팡이는 어디에나 있지만 우리는 그 존재를 잘 알아보지 못합니다.

눈으로 명확히 보이지 않기에 또 대부분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저 역시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곰팡이는 돌을 먹고, 흙을 만들며, 오염물질을 소화시키고, 식물에 양분을 주거나 죽게 만들고, 우주에서도 살아남으며, 환각을 보게 만들고, 식량을 생산하고, 약물을 만들어내고, 동물의 행동을 조종하며, 지구 대기의 성분에 영향을 미친다. - page 23


즉, 곰팡이는 우리가 깃들어 사는 이 행성과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열쇠인 것이었습니다.


지구상에서 있었던 - 지금도 계속 일어나고 있는 - 드라마틱한 사건 중 많은 수가 곰팡이의 활동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였습니다.

특히나 놀라웠던 건 '식물'과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최초의 식물은 뿌리도 없고 특별한 구조도 갖추지 못한 초록색 조직 덩어리에 불과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초록색 덩어리가 응축되어 기관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조직이 곰팡이 동지를 수용했으며, 곰팡이는 흙 속에서 영양분과 물을 끌어다 주었다. 진화의 결과 첫 뿌리가 나타났을 즈음, 균근은 조류와 곰팡이가 지상으로 올라온 후에 생겨난 모든 생명의 뿌리를 이루었다. 균근mycorrhiza이라는 이름이 정확하게 말해주고 있다. "균mykes에 이어 뿌리rhiza가 생겨났다."

그로부터 수억 년이 흐른 오늘날, 식물은 더 가늘어지고 더 빨리 성장하며 식물이라기보다 곰팡이처럼 행동하는 기회주의적인 뿌리를 갖도록 진화했다. 그러나 그렇게 진화한 뿌리도 땅속을 탐색하는 데에는 곰팡이를 넘어설 수 없다. 균근 균사mycorrhizal hyphae는 가장 가느라단 뿌리보다도 50배나 가늘고 그 길이도 식물 뿌리의 100배까지 더 길어질 수 있다. 균사는 뿌리보다 먼저 생겼고, 뿌리보다 더 멀리 나아간다. 몇몇 연구자들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간다. "식물은 뿌리가 없습니다." 학부 시절, 은밀한 비밀을 털어놓듯 말하는 교수의 말에 강의실 안의 학생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식물이 가진 것은 균뿌리, 즉 균근입니다." - page 220 ~ 221


그래서 어떤 식물이 어디서 잘 자랄지는 곰팡이로 인해 정해진다는, 곰팡이로 인해 식물 집단을 서로 격리시킴으로써 새로운 종의 진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 역시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식물과 균근 곰팡이 간의 '서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창조해내는' 유기적인 관계는 우리에게도 서로 협력하면 원래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갈 수 있음을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에게 '곰팡이'란 '분해시키는 것'을 떠오르게 되는데 이 능력을 활용해 인간이 만든 쓰레기를, 오염된 생태계를 복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인간이 제가 그들 앞에 한없이 작고 무의미한 존재가 된 것 같았습니다.


맥코이는 한 워크숍에서, 세상에서 가장 흔한 쓰레기 중 하나인 담배꽁초를 느타리버섯 균사체가 소화시킬 수 있도록 훈련시킨 사례를 들려주었다. 인간이 내버리는 담배꽁초는 매년 75만 톤이 넘는다. 피우지 않은 담배는 시간이 흐르면 분해되지만,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는 독성 잔류물에 찌들어 있기 때문에 분해과정이 더디다. 맥코이는 처음에는 다른 먹이로 느타리버섯을 기르다가 조금씩 담배꽁초로 바꾸는 방법으로 느타리버섯을 훈련시켰다. 시간이 흐르자 느타리버섯은 담배꽁초만을 먹이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했다. 저속촬영 동영상을 보면, 타르로 얼룩진 담배꽁초가 가득한 병에서 균사체가 천천히 위로 뻗어 오르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병 주둥이 부근에서 통통한 느라티버섯이 터져 나올 듯이 자란다. - page 307


맥코이는 제초제 글리포세이트를 몇 방울 떨어뜨린 배양접시에서 여러 계통의 느타리버섯 균사체를 길러본 경험을 이야기해주었다. 그중 일부 균사체는 제초제를 피해서 뻗어갔지만, 일부는 제초제를 그대로 통과했다. 또 다른 일부는 제초제 가장자리까지 자라다가 더 이상 생장을 멈추었다. "그렇게 생장을 멈추었던 균사체는 일주일쯤 지나자 그 제초제를 분해하는 방법을 터득했어요." 맥코이의 회상이다. - page 308


근본적으로, 곰팡이는 환경을 복원하는 데 최고의 능력을 가진 유기체다. 균사체는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의 역사에서 단 한 가지 목적만을 위해 단련되었다. 바로 소비다. 균사체는 몸을 가진 식욕 그 자체다. 석탄기에 식물의 붐이 일기 전 수억 년 동안 곰팡이는 다른 유기체가 남긴 부산물을 분해할 방법을 찾으면서 생명을 이어갔다. 곰팡이는 균사의 고속도로를 놓아서 그 고속도로가 없었다면 닿을 수 없었던 곳까지 박테리아가 이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분해의 속도를 더욱 증가시킬 수도 있었다. 그러나 분해는 전체적인 이야기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곰팡이의 조직 내부에 축적된 중금속은 안전하게 제거될 수 있다. 그물처럼 얽힌 조밀한 균사체는 물을 거르는 필터로도 쓰일 수 있다 균류여과mycofiltration 과정은 E.콜리 같은 감염성 질병을 없애거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중금속을 흡수할 수도 있다. 핀란드의 한 기업이 폐전자제품에서 금을 회수하는 데 이 방법을 쓰고 있다. - page 312 ~ 313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균사의 마음 - 곰팡이가 우리의 마음을 조종한다면>이었습니다.

가장 능수능란하고 창의적으로 동물의 행동을 조종하는, 곤충의 몸 안에 사는 곰팡이 집단 '좀비 곰팡이'.


좀비 곰팡이는 숙주 곤충의 행동을 대단히 정밀하게 제어한다. 오피오코르디셉스는 자실체를 생성하기 좋은 온도와 습도를 갖춘 곳에서 개미가 식물을 물고 버티게 만든다. 대개 숲의 바닥으로부터 25센티미터 정도 높이다. 이 곰팡이는 개미가 태양의 방향에 맞추어 행동하게 만드는데, 이 곰팡이에 감염된 개미는 정오에 맞춰서 식물을 문다. 나뭇잎 아랫면은 물지 않고, 감염된 개미의 98퍼센트가 주요 잎맥을 문다. - page 172 ~ 173


숙주의 행동을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조종하는 이 곰팡이.

여기서 더 확장해 인간에게도 '실로시빈 버섯'으로부터 환각이 일어나는데 이에 대해 테렌스 맥케나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곰팡이나 버섯은 세상을 주무를 손이 없다. 그러나 화학적 메신저인 실로시빈은 인간의 몸과 두뇌, 그리고 감각을 빌려 생각하고 말할 수 있다. 맥케나는 곰팡이가 우리의 정신을 입고, 우리의 감각을 점령해서 바깥세상에 대한 지식을 나눠준다고 생각했다.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파괴적인 습관을 완화하기 위해 버섯은 실로시빈을 이용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맥케나에게 이는 인간이나 버섯이 혼자서 해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풍요롭고 독특한'가능성을 약속하는 공생 관계였다. - page 197



너무나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우리는 '공생'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균이 만들어낸 세상.

그 놀라운 세상 속으로의 초대에 또다시 응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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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 - 만능 백신은 없다
홍윤철 지음 / 포르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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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어제(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코로나 19는 몇 번의 예방접종으로 근절 가능한 감염병으로 관리하기 어렵다고 보고, 어느 정도는 매년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를 일으켜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유행이 발생을 지속할 수 있는 상황"

 

예방접종으로 근절 가능한 감염병이 아닌 마치 독감처럼 사라지지 않고 발생을 거듭하는 '토착화'양상을 나타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또다시 '코로나'의 위협에 두려움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백신이 개발되면 이런 사태가,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종식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자꾸만 변이를 하며 그 세력은 좀처럼 줄어들지가 않았습니다.

2020년 코로나로 '감염병 팬데믹'을 경험한, 현재도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이 책을 통해 해답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백신은 우리를 구원하지 않는다!

전염병을 예방하는 도시의 해답에 대한 고찰

 

『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

 

 

문명이 시작되면서 도시 안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고 도시 공동체 내에 질서와 규율이 체계적으로 만들어지면서 도시와 좀 더 확대된 공동체인 국가나 제국이 나타나게 됩니다.

도시는 단순한 생활 터전이 아닌 사람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만 도시가 발전해가면서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도시가 거대화되고, 또 서로 연결되면서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전염병이 짧은 시간 안에 전 세계로 확산되는 환경을 만들었다. 코로나 19가 확산되자, 스페인 독감으로 5천만 명 가까이 희생된 지 100년 만에 다시 전 세계가 엄청난 규모의 팬데믹으로 몸살을 앓았다. 사실 신종 전염병뿐 아니라 만성질환의 유행까지 세계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질병에서 국경은 이미 사라졌다. - page 7

 

불현듯 대유행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병.

사망 요인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만성질환.

그리고 노령인구가 늘면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 등.

앞으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들로부터 우리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인류 문명의 기원인 도시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예측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코로나 팬데믹처럼 과거의 '페스트'를 대처하는 방법이 비슷하였습니다.

급속도로 발병하고, 심히 고통스럽고 비참한 증상을 일으키며, 치료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질병 대비 사망자 수의 비율을 뜻하는 치명률이 매우 높았던 '페스트'.

특히 베네치아는 해양에 대한 의존성과 교역 관계로 인해 감염병이 육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격리 시스템'을 실시했다는 점이 우리와 닮아있었습니다. 

​

 

 

또한 생활환경과 질병의 상관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이에 대해 '사회의학'이란 학문 영역을 만든 '루돌프 피르호' 덕분에, 도시의 위생적인 개선이 직접적으로 건강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증명한 '히람 밀스' 덕분에 도시의 위생시설과 환경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는 점이,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이고 소망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상태이지만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건강, 소득과 부, 지적 능력 등이 필요하며 그중에서도 건강은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따라서 자유가 인간의 기본권이라면 건강 역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고 할 수 있다. - page 177

 

사회는 새로운 의료기술을 이용하는 의료기술의 발전 전략과 함께 건강 격차를 줄이는 전략을 함께 모색해야 합니다.

이 두 개의 전략을 같이 사용해야 수준 높은 의료를 제공함과 동시에 모든 사람이 건강을 누리는 것이 기본권이 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도시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걷고, 운동하고, 만나고, 이야기하고, 서로 돕는 환경이 되도록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아니, 강조하지 않더라도 이번 코로나를 겪으면서 우리 역시도 느꼈을 것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람 간의 마음의 거리마저 두었기에 '코로나블루' 마저도 생겼다는 것을...

 

우리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다른 나라보다 뛰어난 'K-방역'을 몸소 보여주었습니다.

이건 아마도 다른 도시에 비해 우리 모두가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재난과도 같은 이 상황을 헤쳐나갔기 때문이었습니다.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 19 팬데믹.

하지만 우리는 또다시 이겨낼 것이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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