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 폴란드에서 온 건반 위의 시인 ㅣ 클래식 클라우드 28
김주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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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게 되는 시리즈 중 하나인 <클래식 클라우드>.

이번에 만나게 된 거장은 바로 '쇼팽'이었습니다.

 

프란츠 리스트, 로베르트 슈만, 펠릭스 멘델스존, 엑토르 베를리오즈 등과 함께 19세기 낭만 시대를 풍미했던 그.

그중에서도 피아노의 잠재력과 가치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쇼팽'이야말로 가장 널리 사랑받고 있는 작곡가라고 합니다.

그의 작품을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은 <즉흥 환상곡>입니다.

임신했을 때 태교음악으로 클래식을 찾아듣다가 피아노 선율에 빠져들었던...

감미롭고도 매력적이 이 곡은 가끔 찾아듣곤 합니다.

 

사실 쇼팽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그에 대해 알아가고자 합니다.

 

"쇼팽의 이름은 결코 퇴색하는 일 없이

그가 남긴 피아노 작품들의 예술적 가치와 함께 빛난다."

 

『쇼팽』

 

 

쇼팽의 피아노 곡들은 정말 언제 어디서 들어도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과연 그는 어떤 사람이었기에 이런 작품들을 쓸 수 있었을까...?

피아노 음악의 역사를 새로 쓴 쇼팽의 길을 따라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바르샤바에서 서쪽으로 약 46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젤라조바볼라에서 프랑스 출신의 아버지와 폴란드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둘째이자 외아들로 그가 태어납니다.

태어난 지 7개월이 되었을 때 그의 가족은 바르샤바로 이사를 하게 되고 여기서 그는 두 스승을 만나게 됩니다.

첫 번째 스승은 소년에게 피아노 음악과 그 표현의 첫발을 내딛게 해 준 '지브니'.

두 번째 스승은 대위법을 중심으로 작곡법의 기초를 확립시킴으로써 프로 음악가로서의 진취성을 길러준 '요제프 엘스너'.

이 두 스승으로부터 천재 '쇼팽'은 '방임'이라는 교육 방식으로 작곡가로써 성장하게 됩니다.

 

지브니는 소년이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멋대로 건반을 두드려도 약간의 주의만 주었을 뿐이고, 엘스너는 화성법의 기본 원리를 벗어난 진행을 작품 속에 써 놓은 것을 보아도 허용했다. 일부 비판적인 의견이 쇼팽에 대한 우려를 표시해도 엘스너의 뜻은 확고했다. "그를 그대로 내버려 두시오.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주합니다. 지금까지의 흔한 방법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 page 35

 

이 스승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가 자신만의 창법으로 연주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고전적 음악가로, 특히나 어린 시절 그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폴란드 시골 사람들의 춤과 노랫가락으로 훗날 그는 그만의 작품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그의 음악에 영향을 준 건 아무래도 조국 '폴란드'의 상황이었습니다.

10세기에 세워진 폴란드는 17세기 유럽의 강대국으로 군림하다가 18세기 들어 급격히 쇠퇴하면서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에 의해 세 차례나 영토 분할을 당하다 모조리 빼앗긴 수모를 겪게 됩니다.

​

 

 

그렇게 해서 탄생한 안타까움과 자책감, 그 모든 격정을 담은 <에튀드 c단조, Op. 10-12 '혁명'>이란 곡.

그 상황을 알고 찾아들어보니 너무나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뜨거움으로 일렁이는 파도와 같은 왼손의 움직임 위로 응축된 힘이 느껴지는 비극적인 멜로디가 오른손으로 수놓아진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16분음표의 빠른 움직임을 나타내야 하는 왼손을 위한 연습곡의 성격을 띠지만, 음악으로 울부짖는 것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작곡가의 고통이 들을 때마다 사무치게 다가온다. - page 71

 

그에게 '조국'의 의미는...

 

어쩌면 그가 그리워하고 돌아가고자 했던 조국은 하나의 핏줄로 이루어진 나라가 아니라 자신이 나고 자란 땅과 그 하늘이었을 것이다. 운명의 잔인함이 그가 고향을 떠나는 순간 전쟁과 혁명의 모습으로 나타나 그의 마음에 아물기 힘든 발톱 자국을 남겼지만,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폴란드어와 생활 방식을 고집했던 것은 조국에 대한 사랑보다 아름다웠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추억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page 74

 

그래서 그는 민속 춤곡인 '마주르카'와 '폴로네즈'를 많이 작곡하게 됩니다.

 

시공간적으로 참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쇼팽의 연주를 들은 파리 살롱의 지인들과, 유자왕의 연주를 듣는 바르샤바의 청중이 공유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고향을 그리워하는 작곡가의 영혼이었을 것이다. 어릴 적 추억을 한순간도 잊어 본 적 없는 쇼팽이 늘 돌아가고자 했던 음악적 고향은 바로 마주르카 리듬이었다.

...

"내 피아노는 오직 마주르카만을 들어 왔습니다." - page 190

 

끝내 그는 고국에 가지 못하고 그의 심장만이 바르샤바에 묻히게 된 것이 애잔하게 다가왔습니다.

 

쇼팽의 인생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여인이 있었습니다.

바로 '상드'.

​

 

 

마음을 터놓고 싶었던 쇼팽에게 마치 엄마처럼 감싸 안아준 그녀.

결국 둘은 마요르카섬에서 뜨거운 사랑을 나눈 만큼 주옥같은 명곡도 남기게 되지만 끊임없는 잔기침이 쇼팽의 육신을 쇠약하게 만들고 결국 이 둘은 헤어지게 됩니다.

쇼팽은 상드와 함께한 세월을 '9년 동안의 정리된 생애'라고, 상드는 '9년 동안 쌓아 온 우리만의 우정'이라 표현했다고 합니다.

유명한 예술가 커플이자 서로를 존중했던 이들.

비록 저 그림이 둘로 나누어져 팔려 나갔지만 우리에게 쇼팽이 고이 보관한 편지가, 그의 작품이 이를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겉으로만 그런 것이겠지만 쇼팽의 자세와 감정은 흔들리지 않았고 내내 평온했다. 상드가 마지막 편지를 쓰기 닷새 전 쇼팽의 어조는 차분하고 한결같았으며, 기나긴 연애의 끝을 맞이한 남자의 마음은 어디에도 드러나 있지 않았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줄 거예요. 난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언제나처럼." - page 232

 

 

쇼팽을 향해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전하였습니다.

 

천재의 죽음을 슬퍼하는 천사의 조각상 앞에서 다른 이들처럼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눈을 감아 본다. 그의 삶은 끊임없이 이어진 '갈망'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채워도 끝이 없었던 음악에 대한 열정,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픔, 돌아갈 수 없었던 폴란드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쇼팽이 떨쳐 내지 못한 갈망의 실체였으며, 육체의 한계로 인해 미완성으로 끝나 버린 그의 짧은 생 때문에 그의 갈망은 답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불운하고 아팠던 천재가 남긴 작품들이 지닌 영원한 생명력은 안식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된 그의 방황이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오늘도 수많은 이들의 손끝에서 쇼팽은 다시 살아나 시가 되고 그림이 되고 이야기가 되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기적이란 어떤 것인지 체험하게 만들어 준다. 지금 쇼팽은 행복할까? 그럴 것이라 믿는다. - page 274 ~ 275

 

내가 그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란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그의 갈망이 조금이나마 채워질 수 있게 그의 음악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닐까란 짧은 생각도 해 봅니다.

 

오늘은 왠지 그의 작품 중 하나인 <마주르카>를 들으며 그의 이야기를 곱씹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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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의 의자
사쿠라 모모코 지음, 권남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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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입니다.
호기심 많고 덜렁거리며 가끔은 애늙은이같은 매력을 가진 아홉살 꼬마 '마루코'
마루코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곤 합니다.
 
알고 보니 일본 3대 국민 애니메이션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뭐... 당연한 거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의 작가, 사쿠라 모모코.
사실 만화만 열심히 보았지 작가가 누군지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알게 된 작가분.
그래서 기대가 되었습니다.
 
평범한 일상도 특별한 웃음으로 만드는
사쿠라 모모코의 변함없이 솔직한 날들 속으로!
 
『원숭이의 의자』

 
 
사쿠라 모모코의 일상 에세이는 총 3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원숭이의 의자』를 먼저 읽게 된 건 '여행'기가 있다는 점에서 어딘가로 떠나고픈 제 마음을 반영하여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다른 에세이들도 찾아 읽을 거라는 강한 다짐과 함께!!
 
역시!는 역시!!였습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엉뚱하고도 유쾌한 그녀의 이야기!
또 한 편의 '마루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에피소드의 무엇 하나도 허투루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읽으면서 피식! 웃음이 나면서 뒤에 잔잔히 스며드는 감동은 읽어봐야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일상에 지친 이에게 이 책으로 잠시나마 건네보려 합니다.
 
에피소드 중에서도 <대만 태풍>은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훗날 인도 여행으로 이어지기에...
사내 여행으로 가게 된 '대만'.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었는지 태풍과 함께 대만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건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모습처럼 말입니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 날 정체 모를 음식들을 먹어보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한테는 상당히 역겹다는 '빈랑'이란 씹는 담배를 쫙쫙 씹어가며 여행을 즐기던 그녀.
빈랑을 씹었더니 목이 몹시나 말라 주스 같은 것을 파는 노점상에서 모두가 만류하지만 꿋꿋이 주스를 사다 마시게 됩니다.
 
과연, 이상한 맛이 났다. 복숭아 주스에 매실을 섞은 듯한 맛이다. 평소라면 절대 마시고 싶지 않은 맛이다. 그는 미안한 듯 주스를 슬쩍 버렸다. 이것으로 배탈 친구는 없어지고, 만일의 사태는 나에게만 덮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 page  43
 
그 만일의 사태는 그녀에게 일어나게 되고 탈진에 창백해진 얼굴로 후들거리며 병원에 도착하니...
 
이윽고 병원 침대에 누워서 수액을 맞았다. 의사는 내 앞에서는 괜찮다며 웃는 얼굴로 말했지만, "저기 보호자님, 잠깐만"이라며 심각한 눈빛으로 남편을 데리고 벽 저쪽으로 사라졌다. 나는 '앗, 설마 가족에게만 알려야 하는 병인가......?' 하고 깜짝 놀랐다. 그 순간, 드라마 등에서 흔히 나오는 "실은 부인께서 살 날은 이제......" 라며 죽음을 선고하는 장면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러나 의사가 "부인께서는 식중독이네요. 어제 뭐 이상한 것이라도 드셨습니까?" 하고 묻자 남편이 나의 무모한 행위를 전부 이야기해서 대망신을 당했다. - page 45 ~ 46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지금의 이 글을 읽어보면 피식! 하고 웃음이 나지 않나요?!
저는 그만 그녀의 이 매력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또 재미있었던 일화, <엇나간 열혈 선생>.
그녀의 고등학교 시절, 국어를 담당하던 젊은 남자 선생님.
 
그는 첫 수업이 끝난 뒤, "다들 잘 들어라. 나는 너희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사는지 알고 싶단다. 고민이 있다면 뭐든 나한테 상담하렴. 지금부터 노트를 한 권씩 나눠줄 테니 나하고 교환일기를 써보자"라고 열변을 토하더니 모두에게 노트를 나눠줬다. - page 88
 
대부분의 아이들은(아마도 저라도 그렇듯이) 시큰둥하고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겠지만 그녀만은 달랐습니다.
 
'그렇구나, 저 선생님 정말 열심이시네. 좋아, 당장 오늘부터 여기에 일기를 쓰자'
 
결심을 하며 제일 먼저 자신의 취미와 함께 장래에 글 쓰는 일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길게 적어갔습니다.
다음 날 선생님으로부터의 답은...
 
'고맙다! 모모코!! 꿈을 향해 파이팅!!'
 
이라는 느낌표투성이의 글씨가 지저분하게 쓰여 있었습니다.
당혹스러웠지만
 
'이 느낌표는 선생님이 정말 놀랐다는 느낌을 잘 나타내는 것 같아'
 
하고 애써 감탄하는 그녀.
또다시 노트를 펼쳐 요즘 읽는 책에 대해 그리고 거기에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고 교사의 의견을 진지하게 묻는 코멘트를 곁들여 선생님께 드리니 돌아온 답변은...
​

 
 
정말 빵! 하고 웃음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도대체 뭐가 고맙다는 건지...
 
아무튼 모든 에피소드들이 우리 일상에서도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하지만 그녀처럼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웃음으로는 만들 수 없기에 그녀의 글을 통해서 잠시나마 유쾌함을 모두가 느껴봤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책 속에서 그녀는 은근 '민간요법'을 즐겨 하였습니다.
치질의 고통 속에서 '삼백초'라는 식물을 짓이겨서 항문에 넣기도 하였고 특히나 1년을 해봤다는 '음뇨 요법(소변을 마시는 것)'을 추천하는데...
음뇨 요법은 특히나 자신의 경험을 자세히도 설명하고 있기에 읽으면서 '헉!' 하면서 읽곤 했지만...
독특하다고나 할까...
참으로 다채로운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책의 마지막엔 <즐거운 후기 대담>이 있습니다.
거기서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책에 있는 내용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실제 있었던 일을 잘도 그렇게 포장했다고 가족한테 칭찬 들어야 할 정도인걸요? 실제로는 훨씬 강도 높은 말들이 오간답니다. - page 238
 
고맙습니다. 저 자신이 웃음 요소가 없는 작품에는 흥미가 없어서 앞으로도 이대로 쭉 웃음 노선으로만 가고 싶답니다. 워낙 재미있는 걸 좋아해서. - page 270
 
그래서 그녀의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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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도 공부가 필요해 - 돈의 속성을 파악하여 삶의 가치를 높이는
이하림 지음 / 황금부엉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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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제 모습'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돈에 무관심하진 않지만...

나름 경제와 관련된 책도 찾아 읽곤 하지만...

참으로 한결같은 모습이 엿보이는 나를 칭찬해야 하는 건지...

여전히 '초보' 딱지를 달고 있는, 초보 이전인 '입문'에 있는 저에게 이 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읽어야 했습니다.

 

서른다섯 살까지 돈에 무관심했던 초보 주부,

경제 공부와 투자에 눈을 뜨다

 

『절약도 공부가 필요해』

 

 

시중에 경제 지식, 짠테크 비법에 관련된 서적은 많이 있습니다.

저 역시도 그런 책들을 읽어보았지만 솔직히 막막하고도 그들의 성공사례에 그저 존경심만 들었습니다.

딱 이 정도의 느낌만!

그런데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기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왔다고 할까...

읽으면서 마치 친구가, 언니가 나에게 조언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초보'를 위한 입문기였기에, 그리고 시중에 워낙에 경제와 짠테크 비법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있기에 이와 관련된 책을 읽은 이라면 이 책이 가볍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크게 세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1장에서는 '경제 공부'로 빚 줄이는 방법, 종잣돈 만드는 방법, 보험 군살 빼는 방법, 필요 없는 물건을 안 사는 방법,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을 하지 않는 일들.

그래서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

 

 

2장에서는 '절약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아껴 쓰고 환경보호 실천 팁들이 담겨있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맥시멈 라이프인 저에게 또다시 <미니멀리즘>은 꼭 실천해야 될 일임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예전보다 쉽게 물건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품의 용도는 점점 세분화되었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품목도 점점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미 가진 것이 넉넉한데도 무심코 구입하는 물건이 ㅁ낳아집니다. 소유하는 물건의 양이 늘어나면서 어느 순간 얼마만큼 가지는 것이 적당한지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예전에 어르신들은 물건이 고장 나면 수리를 하여 고치고, 고칠 수 없는 경우에만 버리고 새로 구입하였습니다. 요즘에는 유행이 지났거나 무언가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쉽게 다시 구입하는 것 같습니다. 이미 충분히 많은데 더 가지고 싶은 마음에 사기도 합니다. 게다가 여기저기서 무료로 주는 사은품은 또 얼마나 많은지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은품은 거의 없지만 자신의 것이 되는 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처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 물건을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 page 154 ~ 155

 

우리는 물질이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잡화점에 가면 과자 한 봉지 값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이 정말 다양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삶에 필요한 물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트가 총 몇 벌인지, 신발은 몇 켤레인지, 텀블러는 몇 개 가지고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가진 모든 소유물을 세어 보면 생각보다 많아 깜짝 놀랄지도 모릅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짐의 반을 줄여도 사는 데 아무 불편이 없을 거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 page 155

 

저에겐 3장의 이야기가 제일 인상 깊었습니다.

그 어떤 공부보다 더 의미 있는 '마음 공부'.

​

 

선한 영향력의 힘을 알기에 선(善)은 돌고 돌아 내게로 오기에 선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는 다짐은 하지만 막상 실천을 못하고 있었는데...

이 역시도 구차한 변명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돕다'의 사전적 의미는 다양합니다. 남이 하는 일이 잘 되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 돕는 것이기도 하지만 서로 의지하는 것도 돕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도울 때 나도 그에게 받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인간은 모두 서로를 의지하도록 연결되어 있고 남을 도울 때 기쁨을 얻습니다.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지구 공동체입니다. 베푸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건물을 들어설 때 뒤따라 누군가 들어온다면 문을 잠시 잡아 주는 일도 종업원에게 친절히 인사하는 것도 돕는 일입니다. 누군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마음속으로 잠시 기도하는 것도 돕는 일입니다. 길을 걷다 쓰레기통이 보이면 주변에 떨어진 쓰레기 하나를 주워 통에 넣는 행위도 돕는 일입니다. 택배 기사님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를 건네고 길을 걷다 낯선 아이와 눈이 마주칠 때 활짝 웃어 주는 것도 돕는 일입니다. - page 188

 

이렇게나 도울 방법은 많기에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을!

 

미국의 유명 사회자이자 개그맨인 코넌 오브라이언은 2011년 다트머스 대학교 졸업식 축사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Work hard, be kind, and amazing things will happen(열심히 일하고 친절을 베푸십시오. 그러면 엄청난 일이 생길 것입니다)."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선을 베푸는 가장 쉬운 방법인 것 같습니다. - page 189

 

역시나 돈을 모으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절약'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절약이 습관이 되어야 하고 공부하는 만큼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어려운 경제 서적이라든지 무작정 짠테크 비법만 가득한 책보다는 가끔 이런 경제 에세이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지.

부담 없이 공감하면서 읽고 나면 뭔가 하나 이상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에 막 경제에 눈을 뜨기 시작한 이들에게 좋을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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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방 - 법의인류학자가 마주한 죽음 너머의 진실
리옌첸 지음, 정세경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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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3월 26일.

대구에 살던 5명의 초등학생이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가 실종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수사인력으로도 아이들의 행방은 묘연했었고 시간은 흘러흘러 2002년 9월 26일.

실종된 지 11년 6개월 만에 유골로 발견되었습니다.

 

저체온증으로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부검을 맡은 법의학팀은 명백한 타살로 결론을 내렸었고 안타깝게도 공소시효 만료로 범인은 끝내 잡지 못한 채 사건은 우리의 기억 속에 남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가끔 유골들이 발견되는 사건들을 바라보면 안타까움과 함께 그나마 유골이라도 발견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무엇보다 그 유골들의 존재를 밝혀주는 이들이 있기에 어쩌면 이름 없이 묻힐 뻔한 억울함은 면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죽은 이의 신원, 사소한 습관, 다잉 메시지까지...

뼈에 새겨진 기억을 읽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다

 

『뼈의 방』

 

 

'뼈의 방'의 의미가 궁금했습니다.

첫 장을 펼쳐보니 그 궁금증은 금방 풀렸습니다.

 

법의인류학자에게는 '놀이동산'이라고 부를 만큼 특별한 공간이 있다. 이곳을 '뼈의 방'이라고 부른다. 뼈의 방은 기증받은 유골을 모아둔 곳이다. 대부분 신원을 알 수 없거나 가족이 인수하지 않으려 하는 시신, 혹은 단체에서 연구 용도로 기증한 시체다. 뼈의 방에는 유골이 담긴 상자가 수백, 수천 개나 있다. 상자 하나하나가 한 사람을 상징한다고 생각하면 뼈의 방에는 수백, 수천 명이 머무는 셈이다. 덕분에 연구자들은 망자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가려진 진실을 읽어낼 수 있게 되었다. 여느 사람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유해일 수도 있겠지만 연구자들에게는 소중한 보물이다. - page 8

 

여기서 또 하나 의문이 들었습니다.

'법의인류학자'

사실 '법의학자'가 시신을 연구한다고 생각했고 또 대부분의 사건 현장에서도 '법의학자'의 의견이 주로 나온다고 알고 있었기에 '법의인류학자'란 단어는 생소하였습니다.

알고 보니 '법의학자'와 '법의인류학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법의인류학자의 임무는 뼈를 분석하여 유골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다. 법의인류학자는 사람들이 흔히 아는 법의학자와 다르다. 법의학자가 주로 시체에서 사망 원인을 찾는다면 법의인류학자는 뼈에서 사망의 종류와 사망 원인을 관찰해낸다. 법의학자들은 연조직이 남아 있는 시체를 다루기 때문에 부패 단계에 들어서거나 백골화된 시체를 접할 일이 거의 없다. 그에 비해 법의인류학자들은 이미 부패가 진행된 시체를 다룬다. 심지어는 미라화된 시체를 접하기도 한다. - page 20

 

그렇게 해서 책은 법의인류학자의 관점으로 뼈에 새겨진 기억을 읽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미국의 의사 프리저브드 포터 박사가 자신의 후손들이 인체에 관련된 지식을 가르치는데 써달라고 부탁한 노예 유골을 밝혀낸 이야기였습니다.

뼈를 분석하여 유골의 '포춘'이라는 이름을 알아내고 손발 뼈에 남은 흔적을 통해 그가 압력이 높은 환경에서 오랫동안 일하다가 인대가 손상되거나 찢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사망 원인이 사고로 인하나 익사라고 기록되어 있었지만 목뼈의 외상으로 그의 죽음의 원인은 특정한 충격으로 넘어져 경추 한 마디가 부러진 것이라는 점도 밝혔습니다.

법의인류학자들이 뼈를 통해 이름이 없었던 유골에게 잊혔던 신원을 되돌려주고 그가 세상을 떠났지만 가족의 품에서 편히 잠들 수 있게 도왔다는 점에서 그들의 업적이 참으로 존경스러웠습니다.

 

책 속에는 우리의 사건도 있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

 

우리 모두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함을 또다시 가슴에 새겨보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우리의 몸을 지탱하는 것으로만 여겼던 '뼈'.

알고 보니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뼈는 다양한 문화의 종족들에게 느끼고 행동하며 기억을 불러일으키도록 만드는 중요한 상징물이다. 뼈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개인의 유골도 마찬가지다. 뼈는 매우 독특한 매개체로써 한 사람의 일생을 확장한다. 뼈는 늘 우리에게 삶을 생각하게 만드는 존재였다. 종교와 철학에서도 뼈를 통해 죽음 뒤에 무엇이 있을지를 생각해왔다. - page 120 ~ 121

우리 몸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으로 우리의 인생을 일깨우며 삶의 마지막 순간을 알려주는 '뼈'.

이러한 '뼈'와 마주할 때 우리는 한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살아 있는 사람처럼 존엄하게 대우받아 마땅함을 일깨워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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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안아준다는 것 - 말 못 하고 혼자 감당해야 할 때 힘이 되는 그림책 심리상담
김영아 지음, 달콩(서은숙) 그림 / 마음책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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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랬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울컥하고 감정 조절이 힘들어서 주저앉아버리는...

그러고 나면 밀려오는 공허함이란...

 

이를 채우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전히 책을 읽으며 위안을 받곤 합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사실 제 책보다는 아이의 그림책을 많이 읽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 아이보다 어른인 제가 울컥하고 위안을 받는 그림책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책들은 제 책장에 꽂아두곤 하지만...

 

이 책이 끌렸던 건 '그림책 상담'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어떤 그림책들이 상처있는 어른들을 헤아려줄지 궁금해서, 그리고 그 그림책들을 저도 만나보고픈 마음에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말 못 하고 혼자 감당해야 할 때

힘이 되는 그림책 심리상담

 

『마음을 안아준다는 것』

 

 

저 뿐만 아니라 누구나 가슴속에 한두 가지 상처는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나름의 방식으로 무던히도 노력하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이들의 상처 극복기가 담긴 책이었습니다.

내담자들의 문제를 상담하며 그에 맞는 책을, 그림책을 권해주면서 내담자의 마음을 그림책을 통해 스스로 느끼게 해 말 못하고 혼자서 감당해야 했던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심리적으로 수월해지는 과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결혼을 앞둔 신부부터 교사, 회사원, 군부대의 관심사병, 재소자, 가정주부 등 우리의 이웃이자 친구인 이들의 이야기는 결코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나의 이야기였고 우리의 이야기였기에 그들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저도 공감하며 같이 치유하는 방법을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읽고 난 뒤 누군가가 나를 안아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따스한 여운...

 

예전의 내 모습이, 아니 요즘도 가끔씩 엿보이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

 

 

그럴 때마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란 생각으로 그렇게 지내기만 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두 그림책을 읽어보려 합니다.

서아프리카 가나 작가 제임스 애그레이의 《날고 싶지 않은 독수리》와 차재혁 작가의 《이 선이 필요할까?》그림책.

 

책 속에 십여 년 전에 일어났던 엽기적인 존속살해사건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알쓸범잡>에서도 이야기를 했었기에 자연스레 더 눈길이 갔는지도 모르겠지만...

참으로 안타까웠던 건

 

"나는 왜 나를 이렇게 욕해야만 하는가?"

그리고는 스스로 대답한다.

"내가 정말이지 형편없는 인간이므로, 멍청한 겁쟁이에 비굴한 인간이므로 그럴 것이다." - page 137 ~ 138

 

라며 움츠리고 앉아있었던 그의 모습이...

만약 그를 헤아려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런 사람을 찾는 데서 나아가 우리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어보자.

내가 간절히 바라던 그런 사람이 멀리 있지 않다고 하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으로 손을 내밀어 보자.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나와 똑같은 것에 아파하고 똑같은 것을 그리워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바라본다면 그 사람의 어색한 몸짓 하나에서도 그가 지닌 가장 빛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교양에서 나온 배려심이 아니라 내 마음이 가는 그대로를 따라 그 사람의 손을 잡아주게 될 것이다.

 

"얼마나 아팠니. 얼마나 힘들었니."

 

그렇게 말하며 손을 잡아주는 마음이란 얼마나 고결한가.

사람은 누구나 신의 손길을 기다리지만 이런 것이 곧 신의 손길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는 신이 될 수 없지만, 타인의 아픔에 대해서는 신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역할 속에서 사실 자신도 치유를 받는다.

사람이 사람을 위로할 때, 신도 자기가 인간을 창조한 게 잘못은 아니었다고 위로받을 것이다. - page 144 ~ 145

 

이 대목에서 권한 제시 밀러가 쓰고 바버라 바커스가 그린 《청바지를 입은 수탉》과 미국의 그림작가 피터 레이놀즈가 쓴 《점》그림책을 사다가 꼭 아이와 함께 읽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솔직히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읽으면서 쉬이 읽히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 내면을 조금씩 들여다보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제 내면의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주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또 만나게 되니 아니었나 봅니다.

낯설기도 하고 마주한다는 것이 참...

특히나 아이를 키우기에 내 행동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생각하게 되니 더없이 복잡하기도 하였습니다.

책 속에 소개된 그림책들을 하나둘 찾아보면서 아이와 함께 서로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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