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의 의자
사쿠라 모모코 지음, 권남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입니다.
호기심 많고 덜렁거리며 가끔은 애늙은이같은 매력을 가진 아홉살 꼬마 '마루코'
마루코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곤 합니다.
 
알고 보니 일본 3대 국민 애니메이션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뭐... 당연한 거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의 작가, 사쿠라 모모코.
사실 만화만 열심히 보았지 작가가 누군지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알게 된 작가분.
그래서 기대가 되었습니다.
 
평범한 일상도 특별한 웃음으로 만드는
사쿠라 모모코의 변함없이 솔직한 날들 속으로!
 
『원숭이의 의자』

 
 
사쿠라 모모코의 일상 에세이는 총 3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원숭이의 의자』를 먼저 읽게 된 건 '여행'기가 있다는 점에서 어딘가로 떠나고픈 제 마음을 반영하여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다른 에세이들도 찾아 읽을 거라는 강한 다짐과 함께!!
 
역시!는 역시!!였습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엉뚱하고도 유쾌한 그녀의 이야기!
또 한 편의 '마루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에피소드의 무엇 하나도 허투루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읽으면서 피식! 웃음이 나면서 뒤에 잔잔히 스며드는 감동은 읽어봐야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일상에 지친 이에게 이 책으로 잠시나마 건네보려 합니다.
 
에피소드 중에서도 <대만 태풍>은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훗날 인도 여행으로 이어지기에...
사내 여행으로 가게 된 '대만'.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었는지 태풍과 함께 대만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건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모습처럼 말입니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 날 정체 모를 음식들을 먹어보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한테는 상당히 역겹다는 '빈랑'이란 씹는 담배를 쫙쫙 씹어가며 여행을 즐기던 그녀.
빈랑을 씹었더니 목이 몹시나 말라 주스 같은 것을 파는 노점상에서 모두가 만류하지만 꿋꿋이 주스를 사다 마시게 됩니다.
 
과연, 이상한 맛이 났다. 복숭아 주스에 매실을 섞은 듯한 맛이다. 평소라면 절대 마시고 싶지 않은 맛이다. 그는 미안한 듯 주스를 슬쩍 버렸다. 이것으로 배탈 친구는 없어지고, 만일의 사태는 나에게만 덮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 page  43
 
그 만일의 사태는 그녀에게 일어나게 되고 탈진에 창백해진 얼굴로 후들거리며 병원에 도착하니...
 
이윽고 병원 침대에 누워서 수액을 맞았다. 의사는 내 앞에서는 괜찮다며 웃는 얼굴로 말했지만, "저기 보호자님, 잠깐만"이라며 심각한 눈빛으로 남편을 데리고 벽 저쪽으로 사라졌다. 나는 '앗, 설마 가족에게만 알려야 하는 병인가......?' 하고 깜짝 놀랐다. 그 순간, 드라마 등에서 흔히 나오는 "실은 부인께서 살 날은 이제......" 라며 죽음을 선고하는 장면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러나 의사가 "부인께서는 식중독이네요. 어제 뭐 이상한 것이라도 드셨습니까?" 하고 묻자 남편이 나의 무모한 행위를 전부 이야기해서 대망신을 당했다. - page 45 ~ 46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지금의 이 글을 읽어보면 피식! 하고 웃음이 나지 않나요?!
저는 그만 그녀의 이 매력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또 재미있었던 일화, <엇나간 열혈 선생>.
그녀의 고등학교 시절, 국어를 담당하던 젊은 남자 선생님.
 
그는 첫 수업이 끝난 뒤, "다들 잘 들어라. 나는 너희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사는지 알고 싶단다. 고민이 있다면 뭐든 나한테 상담하렴. 지금부터 노트를 한 권씩 나눠줄 테니 나하고 교환일기를 써보자"라고 열변을 토하더니 모두에게 노트를 나눠줬다. - page 88
 
대부분의 아이들은(아마도 저라도 그렇듯이) 시큰둥하고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겠지만 그녀만은 달랐습니다.
 
'그렇구나, 저 선생님 정말 열심이시네. 좋아, 당장 오늘부터 여기에 일기를 쓰자'
 
결심을 하며 제일 먼저 자신의 취미와 함께 장래에 글 쓰는 일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길게 적어갔습니다.
다음 날 선생님으로부터의 답은...
 
'고맙다! 모모코!! 꿈을 향해 파이팅!!'
 
이라는 느낌표투성이의 글씨가 지저분하게 쓰여 있었습니다.
당혹스러웠지만
 
'이 느낌표는 선생님이 정말 놀랐다는 느낌을 잘 나타내는 것 같아'
 
하고 애써 감탄하는 그녀.
또다시 노트를 펼쳐 요즘 읽는 책에 대해 그리고 거기에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고 교사의 의견을 진지하게 묻는 코멘트를 곁들여 선생님께 드리니 돌아온 답변은...
​

 
 
정말 빵! 하고 웃음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도대체 뭐가 고맙다는 건지...
 
아무튼 모든 에피소드들이 우리 일상에서도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하지만 그녀처럼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웃음으로는 만들 수 없기에 그녀의 글을 통해서 잠시나마 유쾌함을 모두가 느껴봤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책 속에서 그녀는 은근 '민간요법'을 즐겨 하였습니다.
치질의 고통 속에서 '삼백초'라는 식물을 짓이겨서 항문에 넣기도 하였고 특히나 1년을 해봤다는 '음뇨 요법(소변을 마시는 것)'을 추천하는데...
음뇨 요법은 특히나 자신의 경험을 자세히도 설명하고 있기에 읽으면서 '헉!' 하면서 읽곤 했지만...
독특하다고나 할까...
참으로 다채로운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책의 마지막엔 <즐거운 후기 대담>이 있습니다.
거기서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책에 있는 내용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실제 있었던 일을 잘도 그렇게 포장했다고 가족한테 칭찬 들어야 할 정도인걸요? 실제로는 훨씬 강도 높은 말들이 오간답니다. - page 238
 
고맙습니다. 저 자신이 웃음 요소가 없는 작품에는 흥미가 없어서 앞으로도 이대로 쭉 웃음 노선으로만 가고 싶답니다. 워낙 재미있는 걸 좋아해서. - page 270
 
그래서 그녀의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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