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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와이프
JP 덜레이니 지음, 강경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 제 시선을 끌었습니다.
완벽하다는 것에서부터 오는 왠지 모를 꺼림직함이...
간만에 짜릿한 서스펜스를 읽어보려합니다.
나는 비밀을 가둔 상자, 진실로 향하는 잠긴 문
사라진 그녀보다 더 그녀다운 존재
당신에게 어울리는 완벽한 아내
『퍼펙트 와이프』

"애비 컬런." 그가 입을 뗀다. "그대가 내 삶에 들어온 그 순간부터 나는 우리가 함께일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소."
당신은 꿈에서 깬다. - page 10
통증과 약 기운 속(?)에서 분명 어떤 사고 같은 것을 당한 것 같은데 도통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곁에 있는 팀.
절대 울지 않는 사람인 그가 지금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은 조금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조금씩 몸을 뒤척여보지만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
그런 그녀에게 팀이 무언가 결심한 것처럼 말합니다.
"여보, 내가 설명할 게 있어." 그가 당신의 손을 감싸 쥔다. "무척 어려운 이야기지만 당신이 당장 알아야 하는 거야. 당신이 꾼 건 꿈이 아니야. 업로드였어." - page 12
5년 전에 이미 죽었던 그녀.
테크 산업계의 거물, 실리콘 밸리의 가장 혁신적인 스타트업의 창립자인 팀 스콧은 자신의 아내와의 사별의 아픔을 자신의 연구분야인 '코봇'으로 승화시켜 지금 자신의 눈앞에 사랑했던 애비의 모습 그대로 복제해서 살려놓게 됩니다.
코봇은 '컴패니언 로봇(companion robot, 동반자 로봇)'의 줄임말입니다. 시제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봇은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한 뒤 겪는 상실의 고통을 덜어주고, 곁에 함께 있어주며 위로와 정서적 지원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뭔가 석연찮은 점이 있습니다.
5년 전 시체도 발견되지 않은 점에서부터 자신의 죽음에 팀이 살해했을지도 모른다는 점.
그렇다면 굳이 자신을 로봇으로 만든 이유가 있었을까...?
그리고 팀과 그 동료들의 서로 숨기는 비밀들.
도대체 5년 전 그녀에게 무슨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가려진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그 '완벽함' 뒤에 가리워진 이야기는 충격적인 반전과 함께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데...

'소설'이라기엔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이 작품.
우리 주변 어디선가는 이런 '코봇'이 있지 않을까란 의문마저 들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공감을 하는, 사랑하는 사람의 외형을 복제한, 고유한 특성과 개성을 반영한 '코봇'을 단순한 로봇으로 치부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 저자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문제임을 넌지시 일러주었습니다.

무엇보다 팀의 광기 어린 집착이 너무나도 애처로웠습니다.
"나를 그렇게 증오하면서 왜 나를 다시 만든 거야?" 당신이 간신히 묻는다.
"난 당신을 증오하지 않았어." 팀이 참을성 있게 말한다. "나는 당신을 사랑했어. 하지만 당신은, 당신은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됐지. 내가 사랑했던 여자이기를 멈췄어. 그래서 당신을 리부팅한 거야. 데이터 초기화지. 내가 청혼하던 날의 당신으로 다시 초기화. 모든 게 신품이고 새것이고 가능성으로 가득했던 때로."
나는 당신이 팀이 하는 말을 곱씹는 것을, 당신의 정신이 빙글빙글 요동치는 것을 느낀다. 인간의 두뇌로는 따라갈 엄두도 내지 못할 일지만 나는 할 수 있다..
그가 되찾고 싶었던 건 그의 완벽한 아내가 아니었어. 그건 그의 완벽한 여자친구였어. - page 491 ~ 492
그래서 이 소설이 '피그말리온 신화'를 재해석했다고 하였나 봅니다.
이상적인 여인 그 자체를 조각상으로 만들고 자신이 만든 그 조각상과 사랑을 하는 '피크말리온'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로봇인 애비가 인간의 감정을 느끼고 점점 인간이 되고자하는 모습은 조금 소름이 끼쳤다고 할까...
로봇인 애비를 통해서 우리가 '인간'이라 불리는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정과 자아...
언젠가 이 역시도 과학 기술로 이루어진다면 우리와 로봇의 경계가 모호해질텐데...
그가 당신을 집으로 데려온 후 처음으로 당신은 사랑과 뒤섞인 즐거움을 느낀다. 특별한 한 사람, 자기 인생을 걸고 당신의 행복을 지켜주리라 믿는 그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갖는 데서만 나올 수 있는 행복을 느낀다. 사랑해. 당신은 무언가에 홀린 듯 생각한다. 팀, 당신을 사랑해. 공중을 튀어 오르는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흥분과 환희가 뒤섞인 격렬한 비명이지만 활짝 웃는 그의 모습에서 그가 이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age 54
괴담에서도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내가 아직도 니 엄마로 보이니?
뭔가 섬뜩한 이 말이 뭉클하게 다가오는 것인 왜인지...
소설을 읽고 나서 5년 전 그들의 사건의 진실은 밝혀져 시원했지만 공허한 메아리만이 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