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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생 - 우리가 살지 않은 삶에 관하여
앤드루 H. 밀러 지음, 방진이 옮김 / 지식의편집 / 2021년 8월
평점 :
30대 후반이 지나면서...
누군가의 시선엔 아직도 한창으로 보이겠지만...
나름 힘겨웠고 벅찼던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다가올 생에 대해 기대보단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누군가로부터 조언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다른 길로 갔으면
어땠을까?"
우리가 살지 않은
삶에 관하여
『우연한 생』

우리의 생엔 여러 갈래의 길들이 있습니다.
그 길들 중 선택한 길을 따라 우리의 삶이 채워지고 있지만 한편으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 남곤 합니다.
이에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두 길은 같았을까, 달랐을까?
한쪽 길이 다른 길보다 더 사람들이 많이 지나간 길이었을까, 아니었을까?
그 무엇도 확실하지 않지만 이 나그네는 자신이 그날 한 선택이 다른 결과를 낳았다는 것을, 그날의 선택이 그의 모든 것을 결정했다는 것을 압니다.
또한 "길은 길로 이어지는걸" 알고 있고, 그 길로 가다 보면 미래의 어느 시점에 자신이 그날 한 선택과 그 선택의 결과에 관해 이야기하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길은 길로 이어져 계속 더 멀어졌지만, 그리고 비록 화자 자신은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의 이야기는 그 여정을 되짚을 수 있다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아무튼 가지 않은 길, 살지 않은 삶에 대해 로버트 프로스트부터 샤론 올즈까지, 버지니아 울프에서 이언 매큐언까지 그들의 시, 소설, 영화, 철학, 심리학을 바탕으로 다른 삶을 탐구하며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끔 해 주었습니다.
사실 쉽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주제 자체도 우리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탐구이기에 끊임없이 생각에 생각을 더하고...
잡념과 사색으로 책을 읽는 것인지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인 것인지 방황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전하고자 한 이야기는 이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나 자신과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친밀하고, 그 친밀함 안에서 나는 혼자다. 내 기억은 나만의 것이다. 그해 초봄 어느 저녁에 리치먼드가의 들판을 가로질러 막 꽃망울을 터뜨린 개나리들을 헤치고 달렸고, 친구가 바로 등 뒤까지 바짝 따라붙었고, 종아리가 터질 것 같았고, 휘어진 가지가 날아들어 온몸을 때렸고, 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굴렀고... 나 이외에는 그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은 기억들이다. 그런 경험들이 곧 나다. 그렇게 말하고 싶다. 그런데 그 경험들은 아주 다를 수 있었고, 그랬다면 나도 지금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순간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중 하나만 달랐어도 나는 다른 방향으로 굴렀을 것이다. 나는 지금 여기로, 이 도시로, 이 집으로, 이 방으로, 이 책상 앞으로, 이 문장으로 이어진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의 내 삶은 기막힌 우연이면서도 좀처럼 벗어날 수 없는 삶이다. - page 18
지금의 자신이 가는 길을 그대로 직시하는 것 역시도 우연이자 인연인 것을.
그렇기에 유일하면서도 특별한 현재의 삶에서 그 의미를 가져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일러주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한 번으로 읽기엔 그 의미가 방대하면서도 심오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두고두고 여러 번 그 여정을 따라가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