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 인생이라는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기록
심혜경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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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도 많고 욕심도 많은 '나'.

그래서 뭔가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나'.

하지만 실상은 말로만 '하고 싶다...', 그걸 하는 사람을 보면 '대단하다!' '부럽다!' 라 외치고 나 자신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

소름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자극을 주실 분이 등장하였으니...

바로 '심혜경' 작가님.


"내가 봐온 10년 동안 늘 무언가를 배우는 신기한 사람

그의 독특하고 강박 없는 공부 여정"

_《아무튼, 술》 저자 김혼비 추천


이 분!

너무 멋지신 거 아닙니까!

매일매일 공부하는 할머니가 되기를 꿈꾸는 '공부 생활자'의 이야기.

그녀를 본받아보고자 합니다.


좋아서 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자

오늘도 가랑비에 옷 젖듯 무언가를 배웁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우선 책에서 말하고자 한 '공부'의 의미는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부

√즐거움을 얻기 위한 공부

√'배운다'는 말을 붙일 수 있는 일체의 행위

였습니다.

그렇기에 언어 또는 학문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중고교 시절 수학과의 관계에 쌓인 앙금을 풀기 위해 《수학의 정석》을 다시 풀어보는 것

√경건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 히브리어를 배워 성경을 원서로 읽는 것

√스윙댄스나 바느질을 배우는 것

그 모든 것이 다 '공부'였습니다.


뜨겁게 불타올라 빠르게 연소시켜야 했던 '학생의 공부'와는 다르기에

√뭔가를 시작했다 금세 그만둬도 괜찮다

(그 일이 만만치 않다는 걸 깨닫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꾸준히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하지는 말자

√우물쭈물하지 말고 대충 시작했다가 마음에 들면 최선을 다하자

그야말로 즐기면서 자유롭게 배우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부담감은 없어지고...

공부를 하고 싶은데... 어떤 걸 해야 할까...? 란 막연함이 생긴 나와 같은 독자들을 위해 저자는 해답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외국어 공부'

그 이유?


외국어 공부는 다른 공부를 하면서도 할 수 있고, 자신의 생활방식에 맞춰 충분히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공부다. 무엇보다 누구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인생 중후반기에 들어 공부를 한다고 하면 "그 나이에 그런 걸 배워서 뭐해?"라는 말을 듣기 일쑤인데, 외국어 공부를 한다고 하면 오랜 시간을 투자해도 계획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지 않는다. 다시 말해 감정노동을 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여유가 된다면 해외로 떠나서 새로 배운 외국어를 사용해본다거나(지금의 시국에서는 힘든 일일 수 있겠지만), 자격시험에 응시해 성취감을 얻기도 쉬운 공부다.


또한 엉성하게 공부해도 써먹을 수 있고, 잘하지 못해도 크게 흉이 되지 않는 것이 외국어다. 영어 공부로 익히 경험한 바, 오래도록 아마추어 단계에 머물러도 덜 부끄러운 건 외국어밖에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계속 공부해야 할 당위성을 부여해준다는 억지스러운 생각도 해본다. 모국어가 아닌 다른 나라의 언어를 몇 달 배운 것만으로 날렵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 page 58 ~ 59


역시 '외국어 공부'가 답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영어 공부'를 계획해야겠습니다!)


지치지 않고 오래하는 것.

그래서 저자는 공부하는 것을 '가랑비에 옷 젖듯'이라고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저자의 이야기 중 '독서'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특히나 <벽돌책을 치우는 방법>.

나 역시도 책장에 존재하는 몇몇 벽돌책은 독서카페를 통해 읽었었고 새책으로 존재하고 언젠간 읽을 것이란 벽돌책들이 있기에 관심 있게 읽었습니다.

그 방법은 바로 '윤독'.


텍스트를 큰 소리로 읽을 때 자신의 목소리, 호흡, 복부 근육, 횡경막 등의 신체 기관 전부가 함께 연결되며, 그 결과 텍스트를 전달하게 된 목소리와 호흡을 만들어내려는 욕구 속에서 생명력이 도약하는 것을 스스로 발견하게 된다. 큰 소리로 읽기는 단순히 발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정신과 육체의 교감이다. 이를 통해 침체된 기운을 회복하면서 자발적인 치유가 일어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책을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그 내용에 맞춰 내 앞에 놓인 책의 글줄을 따라 눈으로 읽으면 집중도가 높아져서 책에 몰입하기도 좋았다. 읽는 사람이 바뀌어 소리의 색깔이 변화하는 순간에는 책을 읽는 공간에 새로운 공기가 채워지는 것 같았다. 내가 읽을 순서에 책을 읽을 때는 내용 전달이 잘될 수 있도록 호흡을 조절하고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열심히 읽었다. 마치 무대에서 독백 또는 방백을 하는 배우의 느낌으로. - page 183 ~ 184


다음번에 한 번 도전해보아야겠습니다.

지인들과 함께 벽돌책 독파를!


책을 읽고 나니 너무나도 공부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아니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 

(그림 그리기, 뜨개질하기, 영어 공부하기, 운동 배우기, 요리...)

이번에는 긴 호흡으로 즐기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 배워보겠습니다.

그래서 저도 매일매일 공부하는 '공부 생활자'가 되어보겠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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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인물 가상 인터뷰집 - 소설가의 상상력으로 실감나게 풀어낸 역사속 소문의 진상
홍지화 지음 / nobook(노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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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위대한 인물들을 지금 이 순간 소환해 인터뷰를 진행한다면?


'위대한 업적'을 일궈낸 '위대한 인물'을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단순히 '기록'으로 남겨진 그들의 일화.

몇 줄의 글로만 남기엔 할 말이 많지 않았을까...?

그동안은 말할 수 없었던, 말할 기회가 없었던 그들이 입을 열었습니다.


옛 선인들과의 수다를 통해

그들이 지금 우리들에게 보내는 시그널,

지혜의 메시지에 귀 기울러 보자.


『한국의 역사인물 가상 인터뷰집』



21명의 위인들이 등장하였습니다.
이들이 다시 소환되어서 이야기를 하는데 저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처럼 당시에는 말할 수 없었던 비밀들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나 둘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진짜였다면 얼마나 속이 시원했을까...?!


아마 이 책을 읽고 나면 이런 느낌이 듭니다.


여기 호출되신 위인들도 우리와 다를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인생을 다르게 살려 노력했고, 꿈을 꾸고 쉼 없이 노력했다. 암울한 시대와 엇박자를 내면서도, 온갖 장애물에 막혀 넘어지고 쓰러져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최선을 다해 무언가를 남기거나, 지키거나, 꿈을 이루려 노력했다. 어쩌면 세상이, 난세가 평범했던 그들을 위인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말한다. 꼭 다른 사람과 같은 길을 가려 애쓸 필요는 없다고, 남들보다 조금 늦어도, 늦깎이여도 괜찮다고. - page 8


그렇기에 이 책은 누군가의 조언과 충고가 필요한 이에게, 앞으로 이 세상을 이끌어나갈 아이들에게 그들이 보내는 시그널에 귀를 기울여볼 것을 권해볼만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화된 인물들이 떠올랐고 드라마화된 인물들이 떠올라 그 역할을 했던 인물과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보다 입체적으로 다가왔다고 할까.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많은 이들의 인터뷰를 담기에 각자의 이야기가 짧았다는 점이, 그리고 진짜(?) 그들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그다지 없어 크게 차별화된 점이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있었는데 때마침 뉴스에서 들려온 정치인들의 이야기.

에휴...

이 갑갑한 마음은 무엇으로 뚫을 수 있을까나...

그들에게 '김춘추'의 말을 전해봅니다.



20세기 현대 이론물리학의 금자탑을 세운 '이휘소' 박사님의 인터뷰에서 그의 어머니가 참 멋진 분이시라는 것을, 그래서 그도 그렇게 멋진 분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사람은 누구나 죽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라는 걸 알고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왜 사람은 죽는 것일까? 며칠동안 고민했지요. 해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이지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도 어느 날 내 곁에서 영영 사라진다는 게 너무 무섭고 싫었습니다. 그래서 먹으면 절대 죽지 않는 약을 만들겠다고 결심했지요. 그 때 우리 어머니가 저에게 그런 말씀을 남겨주셨어요. "휘소야, 파란 바닷물에 빨간색 잉크 한 방울이 떨어지면 어떻게 되지? 잉크는 곧 사라져서 눈에 보이지 않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게 완전히 아주 사라진 걸까? 바닷물에 떨어진 빨간 잉크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란다. 잉크는 바닷물이 되어 온바다를 떠돌게 되지. 생각해보렴. 얼마나 신나겠어. (중략) 휘소야, 사람이 죽는다고 해서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란다. 모양을 바꿀 뿐이지." - page 113 ~ 114


나도 이런 엄마가 되어야 할 텐데...

그리고 무엇보다 이휘소 박사님의 억울함이...

책을 좋아하고 읽는 독자로써 보다 현명한 태도를 지녀야 함을 깨닫게 해 준 사건.


학자나 작가는 본인이 공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오. 파급력에 따라서 한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문제요. 그래서 사실 확인이라는 게 꼭 밑바탕이 되어야 하오.  아무리 픽션이 가미된 소설이라 해도 말이오. 근데 1993년에 한 작가가 발표한 소설에 내가 마치 핵물리학자처럼 묘사되었소. 결말에는 한국이 핵을 갖는 것을 용인할 수 없었던 미국이 주인공을 의문의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이는 걸로.

이 책은 곧 베스트셀러가 됐고, 영화로도 만들어졌소. 엄청난 파급력에 이휘소는 핵물리학자다, 군사정권을 도와주다가 제거됐다, 이렇게 사실인양 굳어져 사람들에게 인식돼버린 겁니다. 내 유족이 작가를 상대로 법적 소송도 벌였지만 모두 허사였습니다. 작가는 핵물리학자가 어때서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킨 게 되냐며 적반하장 격으로 나왔고, 법원은 작가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다며 원고패소판결을 내렸지요. 꼼짝없이 나는 그토록 경멸하던 핵을 만드는 핵물리학자로 낙인찍혔지요. 다행히 근래에 내 제자들과 학계의 노력으로 오해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있지요. - page 116


안타까웠던 한 여성의 인터뷰가 남았습니다.

한국 최초의 여성경제학사, '최영숙'.

여성인권과 노동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

동양인 최초로 스톡홀름대학 정치경제학과에 입학하고 경제학 학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조국은 피폐 그 자체였습니다.

자신의 지식보다는 너무나도 어려운 생계를 일으켜야 했습니다.

그리고 사회를 위해 발 벗고 나서서 솔선수범하는 그녀의 모습.


낙원동 여자소비조합이 곤란을 겪고 있다는 소리를 듣자,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손해 볼 줄 빤히 알고서도 자금을 융통해 인수하기도 했고, 이화학당 은사 김활란이 공민학교를 세울 계획을 말하자 만사를 제쳐두고 밥을 굶어가며 도서관에 드나들면서 공민독본 편찬에 적극 나서기도 했지요. 스톡홀름대학 경제학사인 내가 '콩나물장사'에 나선 것은 생계유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소비자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였어요. 장사가 그리 어렵고 힘든 일인지 그때 비로소 몸소 깨달았지요. - page 130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너무나도 짧게 생을 마감한 그녀.


 


이 먹먹함이 쉬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파노라마처럼 지나쳤습니다.

그들이 했던 이야기들.

어릴 적에 위인전을 읽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제와 새삼 깨닫게 됨이란...

가끔 위로를 용기를 얻고 싶을 때 무전기로 외치면 그들이 대답할까요?


'혹시 ○○○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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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팅 게임
샐리 쏜 지음, 비비안 한 옮김 / 파피펍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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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로코' 장르를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콩닥거림...

상상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은 이 느낌.

고스란히 느낌을 간직하며 책장을 펼쳤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그를 사랑하는 마음과 짜증날 정도로 비슷하다"


『헤이팅 게임』

 


옛날 옛적(?) 조그만 가민 출판사가 있었습니다.

엄혹한 경기 속에서 집 대출금 갚은 돈도 없는 이들에게 문학은 사치일 뿐이었으니, 도시 곳곳의 서점들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줄줄이 스러졌고, 이 출판사 역시도 폐업을 앞두고 있었던 찰나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해야할까!

아닙니다.

마치 정략결혼같이, 버럭맨 리처드 벡슬리 대표가 이끄는 벡슬리북스와 합병을 하게 됩니다.

서로 달갑진 않지만 어쩔 수 없기에...


책은 상품! 상품은 판다! 팔아치웠으면 팀원과 하이파이브! 이 과정의 반복인 벡슬리인들.

책은 작은 마법이다!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라는 가민인들.


사사건건 맞부닥칠 수밖에 없는 두 출판사.

출판사도 그런데 출판사 수석비서인 그들도 사사건건 부딪히게 됩니다.

헬렌 파스칼 대표의 직속 비서 '루시 허튼'과 리처드 벡슬리 대표의 직속 비서 '조슈아 템플먼'.

이 둘의 관계에 딱 어울리는 단어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앙숙'.


앙숙(명사)

1. 앙심을 품고 서로 미워하는 사이

2. 개와 고양이

3. 루시 허튼과 조슈아 템플먼


이들은 오늘도 10층 사무실 안에서 서로 마주 앉아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디스 배틀'


그러던 어느 날 회의가 끝나기 전 벡슬리 대표가 운을 띄웁니다.


"회의 마치기 전에 한 가지 전달 사항이 있는데."

"금번 우리 B&G에 새로이 최고경영책임자 자리가 생깁니다."

"두 공동 대표의 바로 아랫자리입니다. 우리가 최고 경영자로서 좀더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운영을 감독할 수 있는 자리를 공식화하고자 합니다."

"기회는 내부와 외부 지원자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반드시 조슈아 템플먼에게 패배를 안겨주겠다고 다짐하는 루시 허튼.

그를 깎아내리기 위해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할수록 '어?' 새로운 면모에 놀라게 되고 조금씩 마음이 바뀌게 되는데...


차라리 조슈아 템플먼을 그저 싫어하기만 했더라면 모든 게 더 편했을 텐데. 그의 빈 의자를 바라보다가 눈을 감자, 그의 티파니블루색 침실이 내 안을 휘젓는다.

시작도 못 해보고 잃을 판이었다. - page 251


이 둘의 라이벌 앙숙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최고경영책임자 자리는 누가 차지하게 될지...

티키타카하는 이 둘의 모습을 보면서 로맨틱코미디의 진수를 느껴보는 건 어떨지요!


역시나!

연말에 '로코가 진리'였습니다.

뻔하기에 그 뻔함이 좋다고 할까!

특히나 조슈아 템플먼은...

잘생기고 큰 키에 능력도 있고 사랑에 직진인 이 남자.

어쩜 좋아!

읽으면서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면서 핑크빛으로 물듦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었는데 이번에 영화로도 개봉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코로나로인해 싱숭생숭했던 마음을 이 달달한 로코로 달래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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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이후 8년, 더 깊어진 성찰과 사색
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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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이라는 단어에 이끌렸습니다.

소박할 듯한 느낌이랄까...

고소한 빵 냄새로부터 느끼게 되는 아늑함이랄까...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만으로 이 책에 관심이 갔습니다.


알고 보니 이미 이 책의 저자인 일본 변방의 시골빵집 주인이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를 통해 삶과 노동이 하나 된 인생을 추구하며 자본주의의 부조리에 맞서는 모습으로 큰 감동을 주었다고 하였습니다.

이 책도 장바구니에 넣어보고...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또다시 우리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새로운 도전과 변화, 더 깊어진 성찰을 담았다는 이 책.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균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면서부터 진정한 삶의 균형과 나다움을 되찾게 되었다!


『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



돗토리현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마을 '지즈초'.

빵과 맥주를 만들고 '다루마리'라는 가게를 꾸리며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


사실 이 부부 빵집의 주 무대는 오카야마현 가쓰야마였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왜 지즈초로 이주를 하게 되었을까?

책을 출간한 뒤 몰려드는 손님을 맞이하고 잡지와 텔레비전 등 미디어에 대응하느라 더할 수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던 그들.


"그만두겠습니다. 전 그냥 즐겁게 살고 싶어요.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수련'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즐겁게 빵을 만들고 싶습니다." - page 19


자연 재배(무비료 무농약)한 재료가 아니면 빵에 넣을 수 없다는 생각.

제조 과정에서도 세세한 데 집착하면서 '이런 게 장인 정신이다!'란 고집

이 더해져 제빵팀 핵심 직원이 그만두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빵 만드는 일은 중노동의 연속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진과 원전 사고까지.

더 이상은 안되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깨끗이 문을 닫겠다고 선언하지만 엄청난 불안에 시달리게 됩니다.


다음 가게는 어떡하나?

이사 비용은 얼마나 들까?

처음부터 돈 관리는 전적으로 마리에게 맡겼는데 통장에 돈은 얼마나 있을까?

그 돈으로 앞으로 몇 달이나 버틸 수 있을까?


그렇다고 마냥 주저앉을 수만은 없기에 몸을 움직이게 되고 그러면서 사고가 낙관적으로 변하면서 새 터전에서 새출발을 하고자 합니다.


 


제빵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 맥주 양조까지.

그러면서 '균'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균의 움직임

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균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전에는 빵 공방 내부 환경에만 관심을 쏟았던 나에게 균들은 '빵 공방 외부 환경도 생각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아'라고 말해주었다. - page 53


다루마리에서는 다섯 종류의 자가 배양 효모를 이용해 빵을 굽습니다.

v 맥주 효모

v 건포도 효모

v 통밀가루(전립문) 효모

v 화이트 사워

v 주종

이 효모들을 만들 때 공기 중에서 채취하는 야생의 균은 주로 효모, 유산균, 누룩균 세 종류였습니다.

특히나 채취가 어려운 '누룩균'은 우리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하였습니다.


"전 세계의 인간 활동이 당신 주위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네!"

...

나는 이제껏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만 답을 찾으려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복잡하게 얽힌 관계성을 따지기 귀찮았던 것이다. 그래서 누룩균은 오래된 전통 가옥에서만 채취할 수 있다고 단정 지었다. 누룩균이 서식하는 환경은 끊임없이 변했는데 말이다. 그렇게 단정 지음으로써 나는 스스로 고착된 사고를 머릿속에 주입했다.

자연은 항상 변한다. 자연을 대변하는 균과 대화함으로써 늘 변하는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복잡하게 얽힌 거대한 현실 세계와 머릿속 이상의 간극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 page 61 ~ 64




'맥주'를 만들면서 '신선도가 생명!'이라는 획일화된 가치관에서 '숙성'이라는 더 큰 사회적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시간 단축에 모든 힘을 쏟는다. 그 결과 사람들은 기계의 속도에 맞춰야 하는 노동을 고통으로 여기게 되었고, 생산품의 수명도 짧아졌다. 가격이 싸진다 한들 금세 망가지기에 다시 사야하고, 결국 쓰레기만 잔뜩 쌓인다.

그에 반해 나는 전통적인 제빵 방식으로 좋은 상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차례 개량해야 했고, 완성하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고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이야말로 가치 있는 물건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 그런 생산 방식과 기술이 유지될 것이다. 그리고 오래가는 물건을 만들려면 그 재료의 질도 좋아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생산 현장에서 긍정적인 연쇄 반응이 일어날 것이다.

그렇게 '오래가는 상품'을 많은 소비자가 찾고 많이 살수록 지역 경제와 환경은 좋아질 것이다. 그리되면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도 가치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다. - page 131 ~ 132


'빵'을 만들면서 '나다움'을 발견하게 되고...


잘난 사람만 '올바르게' 대접받는다면 숨 막히는 세상이 되고 말 것이다. 만약 그런 세상이 있다면 잘난 사람에 대한 평가도 정량화되어 얼마나 잘났는지가 점수로 매겨지지 않을까? 그리되면 나 같은 사람은 남 앞에 나서지도 못할 것이다.

나는 제빵을 배우는 과정에서 다양한 개성을 지닌 사람과 재료를 만났고, 야생의 균이라는 엄청난 자연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천천히 시간을 들여 노력했기에 비로소 '나다움'을 깨달았다.

작아도 좋으니 틀을 깨고 '자기답게' 표현할 때 사람은 만족할 수 있다. 자기답게 표현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사회는 다양성이 보장되는 열린 형태를 띨 것이다. 그런 사회에는 분명 틀을 깰 기회가 여기저기 널려 있어서 애초에 자신을 틀에 끼워 맞출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 page 159


'균'이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차분히도 일러주어서 여느 책보다 강한 울림으로 남았다고 할까...

왜 이 작은 시골빵집 주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목숨을 유지하려면 자기 외의 존재를 파괴할 수밖에 없을까?

다른 이를 망가뜨리지 않고 공존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인생을 되돌아보며 책을 썼다는 부부.

그리고 그 해답을 우리에게 제시해주었습니다.


"균을 통해 세상을 보면 생명은 참으로 신기하다. 각자가 다른 방식으로 살지만, 전체적으로는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결과물로 빵과 알코올이라는 이로운 물질을 만들어낸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봅니다.

어디선가 누룩균이 우리의 귓가에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균이 이끄는 대로 한번 살아보는 것은 어떨지.

그럼 당신은 진정한 삶의 균형과 나다움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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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사
유디트 타슐러 지음, 홍순란 옮김, 임홍배 감수 / 창심소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

16년 전의 비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캬~

너무 쫄깃하지 않은가!

이 끝나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

추리소설은 이 맛에 읽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이 소설에서는 어떤 비극이 있었기에... 그리고 그 진실은 무엇일지 읽어보았습니다.

 

잊혀진 사랑, 묻혀진 과거,

지울 수 없는 낙인

 

『국어교사』



2012년 여름학기.

각 학교에서는 '학생과 작가의 만남'이라는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워크숍이 실시됩니다.

워크숍 강사로 오스트리아의 유명 청소년문학 작가인 '크사버 잔트'는 프로그램을 맡은 국어교사에게 연락을 하게 되는데...

그녀는 16년 전 헤어진 옛 연인이었던 '마틸다'였습니다.

 

이런 우연이 있나!

그는 반가운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메일을 써서 보내지만 그녀는 냉랭하기만 합니다.



사랑을 했었고 '천사 3부작'이란 작품을 같이 대화를 나누며 완성하게 되었고 출판사에서 출간 승낙이 나면서 이젠 무명작가에서 벗어나게 되는, 이 기쁨을 나누고 싶었는데...

 

그는 그녀에게 그 어떤 말도 남기지 않은 채 떠납니다.

영문도 모른 채 헤어진 그녀.

알고 보니 신분 상승을 하기 위해 대부호의 딸과의 결혼을, 이미 뱃속엔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이 사실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된 그녀는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려 오랜 시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간신히 교단에 복귀한 그녀와 달리 크사버는 아기를 안고 아내와 전원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방송으로 비추며 행복해 보입니다.

하지만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내 눈에 피눈물 난다'라는 말처럼 부인이 여행을 가고 크사버와 보모가 농장 저택에서 한 살 반 된 아기를 돌보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 실종사건은 해결되지 못한 채 시간은 흐르고...

그리고 16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크사버와 마틸다.

그 공백의 시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서로에게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소설은 크사버가 '자신의 외할아버지 리하르트의 이야기'와 마틸다가 '어린아이를 납치해 지하실에 감금한 뒤, 언어를 가르치지 않으며 사육하는 한 여자교사의 이야기'를 교차 서술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별개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었겠지만 조금씩 교차점을 만나게 되고 결국 끝을 향해 나아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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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서 저자는 우리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였을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모티브를 가지고 산다. 모티브는 인생이라는 악보와 멜로디를 형성하는 하나의 주제다. 대부분의 경우 모티브는 그 사람의 성장과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삶을 통해 퍼져나가고 점점 커져간다. 그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약화시키려고 열심히 노력해도 거기서 벗어날 수는 없다. 자신의 인생 모티브를, 적어도 삶의 한 귀퉁이에서 제대로 자각하는 인간도 있다. 한편으로는 전혀 자각하지 못하는 인간도 있다. 자각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두 번째 모티브가 첫 번째 모티브와 얽히고설켜서 첫 번째 모티브가 다르게 보이도록 영향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 page 238

 

크사버에게서 일어난 일들이 결국은 '허영'이란 모티브에서 비롯된 것임이 안타깝게도 여겨지곤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모티브를 가지고 살고 있을까...?

지금까지의 내 삶도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크사버와 리하르트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 그리고 잘못된 선택으로 어긋났던 조각을 다시 마춰가는 모습에서 보인 화해와 용서.

 

그렇지만 어떤 인간이든 또 다른 기회는 필요해! 나이가 들면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이 좋았는지 알게 돼. 죽어서 끝이 아니라, 그렇게 알고 난 다음에 어떤 물을 통과해서 또다시 스무 살이든, 열다섯 살이든, 스물일곱 살이든 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면 좋을 텐데. 누구나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하는 지점으로 돌아갈 권리 말이야. 누구나 다시 한 번 삶을 살아갈 수 있어. 처음 태어날 때와 똑같은 인간으로서 말이지. 첫 번째 인생과 다른 조건은 하나도 없어. 그저 첫 번째 인생에서 뭘 잘못했냐는 의식은 가지고 있어. 그리고 첫 번째 인생이 끝났을 때 얻은 지혜를 가지고 두 번째 기회에 도전할 수 있는 거야. 그럼 공평하잖아? 왜 이런 말들 많이 하잖아 - 그래, 자네에겐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해! 라거나, 자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라고 말이야. 왜 인생 그 자체에 이걸 적용할 수 없는 걸까? - page 272

 

과거의 망령에 시달리지 않는, 당신의 새로운 삶에, 많은 행복이 찾아오기를 기원해요. 크사버, 계속 당신을 사랑했어요. - page 333

 

저에겐 마냥 아름답게만 그려지지 않았기에 아쉬웠다고 해야 할까...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임팩트가 약했던, 하지만 '인생'이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라면 의미 있었던 작품이라 생각이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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