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 '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추천 소설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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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진즉에 이 고전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다자이 오사무'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을.

그의 인생과 소설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닮아있기에 솔직히 읽기를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영원한 청춘 문학이라는 평과 함께 많은 젊은이들을 매료시켰으며, 출간 이후 지금까지 현대인들의 상실감을 대변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는 것인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 작품을 읽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실격임을 자처한 한 인간의 고백서


『인간 실격』



너무나도 부끄러운 인생을 살아왔다. - page 13


세 편의 수기가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세상과는 잘 어울리지 못하는 '오바 요조'.

그는 진심을 숨긴 채 익살을 부리며 어릿광대처럼 살아갑니다.

그의 표현대로 '익살스러운 괴짜'의 삶을 살아가는 그.



 

점점 연기는 능숙해져 교실에서는 언제나 학우들을 웃기고, 교사들도 이 학급은 오바(주인공의 성, 이름은 '요조')만 없다면 정말로 괜찮은 반일 텐데, 하며 말로는 탄식을 하면서도, 손으로 입을 가지고 웃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정체를 은폐하면서 살아가던 그에게


"일부러 그랬지?" - page 34


같은 반 학생인 '다케카즈'에게 들키고 만 것이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하였기에, 그에 따른 불안과 공포의 나날.

그 후 고등학교에서 미술학도인 '호리키'를 만나면서 인간을 향한 공포를 달래기 위해 술과 담배와 매춘, 그리고 좌익사상에 빠져들게 됩니다.


하지만, 단 하룻밤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나는, 원래의 경박하고 진실하지 못한 익살꾼이 되어 있었다. 겁쟁이는 행복조차도 두려워하게 마련이다. 솜에도 상처를 입는다. 행복에 상처를 입는 수도 있다. 상처 입기 전에, 빨리 이대로 헤어지고 싶다는 초조한 마음에서, 다시 익살의 연막을 치게 되었다. - page 70


그의 모습은...

'적적하다'

라고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아무튼 어느 누구도 그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이는 없었습니다.

결국 한 유부녀와 하룻밤을 보낸 후 동반 자살을 감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혼자만 살아남은 요조는 자살 방조죄로 기소유예가 되고 또다시 방황하게 됩니다.

그러다 그에게 술을 끊으라고 권하는 순결한 처녀 '요시키'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결혼하며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이 역시도 오래가지 못하고


용서고 나발이고 없었다. 요시코는 신뢰의 천재다. 남을 의심할 줄 몰랐다. 그러나 그로 인한 비참함이란.

신에게 묻노라. 신뢰는 죄악인가?

요시코가 더럽혀졌다는 사실보다, 요시코의 신뢰가 더럽혀졌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살아있기 어려울 정도로 고뇌의 씨앗이 되었다. - page 136


또다시 수면제를 먹고 자살미수를 일으킨 그.

몸은 쇠약해지고 각혈을 하게 되고 술은 끊지 못하는 그에게 약국 부인은 넌지시 그에게 모르핀 주사를 처방해 줍니다.

모르핀을 주사하자 상태가 회복되는 듯하였지만 이번엔 모르핀을 남용하다 마약 중독에 걸린 그는 결국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남들이 자신을 미친광이로 보는 것을 깨달은 그.


 

이 책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타가 쫌 있어서 요조의 고독하고도 비극적이었던 기록에 대한 몰입이 끊어지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혹시 '익살'로 표현하고자 한 것일까...?)

그럼에도...

음...

읽으면서 이 울적함이란...

이 소설은 위선으로 가득한 인간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끝내 파멸의 길을 가는 청년 요조를 통해 무거운 고뇌를 짊어진 채 자의식 과잉 속에서 자기 파괴와 기성 질서의 파괴 이외에 나아갈 길이 없는 현대인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다는데...

심연에 빠져 좀처럼 헤어 나오기가 힘겨웠다고 해야 할까...

이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란 것이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 참 싫었습니다.


이 고전 작품은 한 번은 읽어보되 되도록이면 너무 울적할 때 읽지는 않기를.

그리고 읽고 나선 그래도 지금의 세상은 살만하다는 것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다른 이보다 제 스스로에게 외쳐보며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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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선량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냉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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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도 결혼도 힘든 시대, 무엇이 우리의 결혼을 방해하는가?


결혼 7년 차.

나 역시도 '결혼'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결혼은 현실이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결혼은 무덤이다.


그 어떤 것도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는 없었기에, 다른 이와 불확실한 미래를 이끌어가야 하기에 불안함이 엄습하여 망설이고 또 망설이게 됩니다.

지금의 난 만족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지만...

(이 말줄임의 의미는 노코멘트!)


여기 '결혼'이란 문턱 앞에 선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바라보며 나의 '연애'도, '결혼'도 되돌아보고 싶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결혼이 순조롭지 않은 이유는

'오만함과 선량함'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만과 선량』



무서워서.

슬퍼서.

겁이 나서.

괴로워서.


숨을 헐떡이며 몸을 떠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니시자와 가케루의 이름을 찾아 통화 버튼을 누릅니다.


빨리, 빨리, 빨리.

가케루는 서두르고 있다. 고맙고 감사하지만 그런데도 겁이 난다. 언제쯤이면 괜찮아질지 몰라서, 그리고 두려워서 눈물이 난다.

빌었다.

제발. 무서워. 가케루 군. 부탁이야.


구해 줘.


나를 구해 줘. - page 10


젊고 잘생긴 데다가 능력과 센스도 모두 갖춘 가케루.

그는 오랜 시간 만난 연인과 결혼이라는 결론에 다다르지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남들 다 하는 결혼이 못내 하고 싶은 그는 오랜 혼활(결혼 활동) 끝에 모두가 인정하는 성실하고 착한 사람 '마미'를 만나게 됩니다.


지방에서 나고 자라 착실하게 살아온 마미.

마미의 어머니인 요코가 마미의 모든 인생에 직접 징검돌을 놓는, 그래서 그녀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지지만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제 소신을 갖고 홀로서기를 위해 도쿄로 떠나게 됩니다.


가케루와 마미.

2년의 연애 끝에 결혼을 약속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미는 홀연히 사라지게 됩니다.

처음엔 하룻밤 정도는 집에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다음날에도 돌아오지 않은 그녀.

사라진 그녀를 찾기 위해 평소 그녀가 스토커에 쫓겼다고 했기에 그 스토커를 찾고자 합니다.

하지만 단서라곤 군마에 있을 때 마미가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다는 것뿐.

자신의 무심함을 후회하며 마미를 둘러싼 사람들을 만나며 마미의 과거를 파헤치게 됩니다.

과연 가케루는 마미를 만날 수 있을까...?


결혼 앞에서 가케루의 자신의 잣대로 남을 평가하는 '오만함'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 아닐까...


 


"가케루, 그럼 지금 몇 퍼센트 정도 결혼하고 싶은 건데?"

"어?"

"그 애랑 결혼하고 싶은 마음을 퍼센트로 바꾸면 몇 퍼센트냐고."

"...... 70퍼센트 정도?"

가케루가 그렇게 대답한 순간 미나코의 얼굴에 짓궂은 미소가 떠올랐다. "너무하네" 하고 그녀가 말했다.

"너무하다니?"

"방금 내가 퍼센트로 물어봤지만 그건 그대로 가케루가 마미짱한테 매긴 점수 그 자체야. 가케루에게 그 애는 70점짜리 여자친구하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어."

"뭐? 그럴 리 없잖아. 방금 나는 결혼 생각에 대해 물어보니까 대답했을 뿐 그것과 마미짱은." - page 77


그리고 선량함으로도 다른 이와 가까워지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 마미.

그래서일까...

마미의 독백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단 하나 아는 것은.

내가 그런 식으로 무시하듯 '결혼 상대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 모두, 나 같은 사람과 결혼하지 않은 것이 필시 정답이었다는 것이다.

그들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하여 행복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가케루 군을 제대로 마주했던 걸까.

가케루 군은 나를 제대로 마주해 주었던 걸까. - page 311


저자는 이 소설에서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


"현대사회에서 결혼이 순조롭지 않은 이유는 '오만함과 선량함'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노자토가 말했다. 매끄러운 어조였지만 가케루의 귀에 묘하게 남는 문구였다.

"현대 일본은 눈에 보이는 신분 차별은 이제 없지만 개개인이 자신의 가치에만 중심을 두는 탓에 모두가 오만합니다. 한편 선량하게 살아온 사람일수록 부모의 말에 복종하고 남이 정해 준 대로 따르기 십상이라 '나 자신이 없는' 상태가 되죠. 오만함과 선량함이 모순 없이 한 사람 속에 존재하는, 신기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오노자토가 천천히 가케루를 바라본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아무렴 어떠냐고 덧붙였다.

"그 선량함이 지나치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무지한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오노자토의 눈이 눈앞의 가케루를 통해 누군가 다른 사람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가케루와, 가케루 뒤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향한 말처럼 들렸다. - page 112


사실 이 소설을 읽기 전 떠올랐던 소설이 있었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

알고 보니 저자가 소설의 제목을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서 가져왔다고 하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오만함'.

그럼에도 두 사람의 의지만 있다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연애나 결혼은 가능하다는 것을.


읽고 나서 나 역시도 오만했었음에 반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지하게 되었다고 할까.

그래도 지금 이렇게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으니 나의 오만함을 감싸준 배우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글로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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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단단해지는 살림 - 사색하고, 비우고, 기록하는 미니멀 라이프 이야기
강효진(보통엄마jin) 지음 / 비타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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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21년도 3일 남짓 남았습니다.

올해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새해의 목표를 다시 꺼내어보니 음...

(뒷말은 생략할 수밖에 없네요...)

새로운 2022년을 맞이하기 위해 또다시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이번에도 목표엔

영어공부, 다이어트, 미니멀 라이프

아이가 생기면서 점점 늘어나는 살림에(제 책들도 한몫을 하고 있지만) 공간의 미백을 느껴보고 싶어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들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이미 살림 유튜브 크리에이터 '보통엄마JIN'으로 수많은 주부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살림하며 자신을 발견하는 기쁨을 일깨워주었다고 하니 믿고 읽을 수 있는 이 책.

그녀의 미니멀 라이프는 어떨지 궁금하였습니다.


사색하고, 비우고, 기록하는

미니멀 라이프 이야기


『마음이 단단해지는 살림』



만약 그녀를 7년 전에, 아니 4년 전에 만났었다면 지금의 내 모습도 바뀌어있지 않았을까...?

끝없이 반복되는 집안일과 육아에 지친 나.

그때의, 아니 지금의 내 모습...

축 늘어진 어깨와 무기력함, 그리고 얻게 된 병.

누군가의 눈엔 예쁜 아이들과 함께 하루 종일 보내는 것이 부럽게 느껴질 테지만 사실 저에겐 벅찼습니다.


'그런데 나를 위해서는 무얼 하며 지내온 걸까.

이제 나를 위해서도 살고 싶다.'


저 역시도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무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막막함이.

그래서 그녀는 자신에게 묻고 또 묻게 됩니다.


나의 공간, 나의 경험, 내게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나는 무얼 가장 하고 싶은지


이렇게 물음과 답이 오가는 사이, 희미하게 '자신'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오롯이 '나'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사색하고

비우고

기록하는

자신만의 '미니멀 라이프'를 터득해가며  삶을 단단하게 이루어나갔습니다.




책을 읽다가 제 자신에게도 묻게 되었습니다.

내 취미는 뭘까?

정말 뭐였을까...

'독서'라 하기엔 너무 진부한 것 같고... 그러고 보니 취미 하나 없었다는 사실이 찡하다고 할까.

그동안 취미가 없어도 지금까지 어찌어찌 살아왔다지만 막상 취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니 그래도 나만을 위한 '취미' 하나 정도는 가져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시작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30년 만에 설레고 가슴 벅참을 느꼈다고 하는데...


결혼 후 처음으로 나를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한 미술.

나에게 시간과 돈을 쓸 줄 몰랐던 나는,

매일 나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통해

나를 위해 사는 게 가능해졌다.

그저 좋고 또 좋다.

이런 용기는 내볼 만하다. - page  51


아마 여전히 난 허우적거릴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그래도 늘 시작해야지.


시작했기 때문에 기타를 좋아하게 된 것처럼.

시작한 덕분에 한 점의 그림을 남길 수 있었던 것처럼.


오늘 이 시작이

나와 우리 가족을 더 단단하게 하기를. - page  55


나를 위해 투자하기를 주저하던 저에게도 이번엔 저도 저를 위해 용기 내(이게 용기까지 내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서글프지만) 취미 하나를 만들어보는 것이 이번 새해 목표 중 하나로 세웠습니다.


그녀가 말하는 '미니멀 라이프'는 무조건적인 적은 살림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불필요한 경험(물건)'을 비우고 나와 가족에게 의미 있는 경험으로 채우는 것.

즉 '경험의 가치에 중점을 둔 살림'을 의미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녀에게서 본받을 점이 '제로웨이스트'였습니다.


미니멀 라이프 여정을 시작하면서 간결한 삶을 지향할수록 환경을 생각하는 삶에 가까워진다는 걸 깨닫고 시작하게 되었다. 물건을 비우는 일은 결국 쓰레기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며 하나의 물건을 신중히 채우는 일은 쓰레기를 덜 만들려는 노력과도 맞닿았기에 미니멀 라이프와 제로웨이스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 있었다. - page 193


그래서 그녀는 대나무 칫솔, 천연 수세미, 소프넛과 같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만드는 방법을 살펴보니 부담스럽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

누구나 미니멀리스트이자 환경지킴이가 될 수 있음을 일러주었습니다.


그녀는 말하였습니다.


그토록 벗어나고 싶던 일상에서 지키고 싶은 일상을 만나기까지 단숨에 이루어진 것은 없다. 하지만 나를 비워 나감에 따라 주어지는 그다음의 흐름을 성실히 걷는다면 누구나 원하는 길을 걷게 되리라 확신한다.


이렇게 나의 미니멀 라이프 여정이 시작되었다. - page19


이젠 제 차례였습니다.

저의 미니멀 라이프의 여정은 어떨지 기대해보며!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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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29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니멀이 뭔가요 ㅠㅠ 오늘도 한껏 장바구니에 뭔가를 담는 저를 보며 반성합니다 페넬로페님 ㅠㅠ
 
한중록 - 최신 언어로 읽기 쉽게 번역한 뉴에디트 완역판, 책 읽어드립니다
혜경궁 홍씨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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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tvN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너무나 흥미로웠기에 꼭 읽어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참 마음과는 다르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인연이 닿았습니다.

설렘과 기대를 안고 '세자빈 홍씨'의 이야기를 직접 읽어보았습니다.


시아버지 영조와 남편 사도세자 사이의 갈등에서

아들 정조를 지키기 위해 남편을 버린 세자빈 홍씨


『한중록』



와~!

이건 정말 읽어야 할 고전이었습니다.

이 감동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직접 느껴보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을묘년(1735) 6월 18일 오시.

혜경궁 홍씨가 태어나게 됩니다.

증조할머니 이씨께서는 그녀를 보고 장래를 기대하셨는데


"이 아이가 다른 아이와 다르니 잘 길러라."


역시나 그녀는 열 살에 사도세자의 세자빈으로 책봉되어 궁중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곤 영조와 남편 사도세자의 사랑을 받습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지만 열여덟 첫아들이 죽고 나서부터 한 많은 일생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영화 〈사도〉로도 알 수 있었던 영조와 사도세자 사이의 깊은 골.

어린 시절 남다른 총명함으로 영조의 기쁨이 되었지만 학문보단 예술과 무예에 뛰어나고 자유분방한 기질을 지녔던 사도세자.

아버지의 바람대로 완벽한 세자가 되고 싶었지만 자꾸만 다그치는 아버지를 점점 원망하게 되고


"마음속에서 화가 올라오면 견디지 못하여, 사람을 죽이거나 닭같은 짐승을 죽이거나 해야 마음이 풀립니다."

"어찌하여 그리하느냐?"

"마음이 상하여 그리합니다."

"어찌하여 마음이 상하느냐?"

"부왕께서 사랑하지 않으시기에 서럽고, 꾸중하시기에 무서워 화가 되어 그리합니다." - page 134


이 울화증은 점점 깊어져 발작으로 인해 살인까지 하게 됩니다.

결국 세자의 생모 선희궁이 영주에게 아들 사도세자의 행태를 모두 밝히고 사도세자는 뒤주에 갇히게 됩니다.


어머니로부터 버려졌고 아들을 지키기 위해 세자빈 홍씨도 남편 사도세자를 버리고 결국 스물여덟 살의 삼복더위에 뒤주에 갇혀 죽는 비극이 일어나게 됩니다.

사도세자도 안타깝지만 참 홍씨의 운명도...


당신이 이상하리만치 팔자가 험하고 기구하신 운명 때문에 타고난 수명을 다 못 누리시고, 세상에 없는 참혹한 일을 당하시려는 팔자이시니, 하늘이 이상스러이 흉악한 변을 지어 몸이 그리 되도록 만들려 하신 것이리라.

하늘아, 하늘아, 일을 어찌 이렇게 만드시나이까? - page 173


사도세자의 죽음 '임오화변'이 빌미가 되어 노론과 소론은 끊임없이 싸우게 되고 혜경궁 홍씨의 친정집이 정조의 즉위를 방해하고 홍봉한과 정후겸, 화완옹주 등이 정조로부터 배척받는 이유가 됩니다.

정조가 세상을 떠난 뒤 손자 순조를 향하여 임오화변 일과 정조 즉위를 방해한 일로 죄를 받은 친정집의 죄를 씻어달라고 청하면서 그녀의 한많은 삶의 이야기는 끝이나게 됩니다.  

 


조카의 부탁으로 친정집으로부터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작성하였던 그녀의 자전적인 회고록.

아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집안의 안위를 위해 남편을 버린 그녀.

그녀에 대해

'비극적인 여자'

'너무나 정치적인 여자'

라며 이 기록 역시도 위선과 허무로 가득하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도 우리의 역사의 일부이기에 받아들이고 각자가 판단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그녀의 글에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슬프고 슬프도다.


아! 이렇듯 원통하고 가혹한 일이 어디 있으리오.


그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속에서 겪었을 슬픔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먹먹하다고 할까...


"나는 붓을 들어 피눈물로 지센 세월의 한 많은 생애를 쓴다"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긴 말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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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 매일 쓰는 사람 정지우의 쓰는 법, 쓰는 생활
정지우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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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렇지만...

책을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막상 책을 읽고 난 뒤의 감상문(?)을 남겨보고자 키보드 앞에 앉아있으면...

비어있는 페이지

커서의 깜빡임

그리고 정적...

한동안 그저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은 채 멍하니 바라만 보곤 합니다.


그래서 작가님들을 존경합니다.

아니, 글을 쓰는 모든 이들을 존경합니다.

어쩜 글을 그리도 술술 쓰시는지 그 비결이 궁금하였습니다.


여기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의 '정지우' 작가님.

20여 년 동안 작가로 활동하며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했던 것들을 오롯이 담아낸 '글쓰기에 관한 증언'들이라고 하니 솔깃하였습니다.

숨 쉬듯 글을 쓰고, 글쓰기가 곧 삶이 된 작가 '정지우'.

그가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쓰고자 하는 사람이 쓸 수 있도록,

'글쓰기'를 둘러싼 거의 모든 이야기


삶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쓰는 법, 쓰는 이유, 쓰는 생활, 쓰는 고통에 관하여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그는 글쓰기를 '바다를 헤엄치는 일'이라 하였습니다.

이 표현이 정말 딱! 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백지라는 바다를 헤엄치는 해녀들과 같다. 해녀들도 때로는 저 요동치는 바다가 두렵고,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해저에 들어가기가 망설여질 것이다. 몸이 바닷물에 닿는 순간부터 짙어지는 차가움, 빛이 옅어지고 시야가 흐려지는 바닷속, 언제든 몸에 생채기를 내거나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지 모르는 바위와 언제 자신을 휩쓸어가버릴지 모를 파도에 막막함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바닷속으로 뛰어들고, 평생 해온 일을 오늘도 해낸다. 글 쓰는 사람도 때로는 백지 앞에서 느끼는 공포와 막막함에 몸부림치다가도, 손을 키보드에 올려놓고, 첫 문장을 적어내고 또 다음 문장을 적어내다보면, 어느덧 자신이 그 익숙한 바닷속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 page 8 ~ 9


바다에 들어가는 일.

그렇게 바다를 헤엄치는 일.

그러고 나서 무언가를 건져내어 바다 밖으로 나오는 일.

이 일들에 대해 다정스럽게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글쓰기에 막막함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도 글쓰기란 참 매력적인 일이라는 것을, 어느 순간 나도 한 번 글을 써볼까란 용기도 얻곤 하였습니다.


글쓰기란 무엇일까...?


결국 글쓰기는 우리의 고유한 시선을 찾아나가며, 그 시선 안에 머무르는 일이다. 우리는 시선의 존재가 되기 위해 글을 쓴다.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 모든 것을 응시하고, 그 응시의 기록을 남기고자 글을 쓴다. 관념으로 도피하지 않기 위해여, 끊임없이 대상 곁에 살아 있기 위하여 글을 쓴다. 글쓰기는 관념의 유희, 당위의 강요, 기준의 폭력을 재생산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기 위해 하는 것이다. 매일 매 순간 살아 있다는 것은 나의 시선이 나만의 것으로 생생하게 유지된다는 것으로 증명된다. 그래서 글 쓰는 일은 곧 가장 생생하게 살아가는 일이다. - page 27

 

어쩌면 '나'를 표현하는 가장 진실한 방식이기에 우리 모두에게서 '글쓰기'란 작업은 필요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글'의 매력이 아마 이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닿는다. 내가 가장 밀도 있는 순간들로 써 내려간, 나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믿었던 그 시간을, 그와 같은 밀도로 받아들이고 있는, 고요한 밤에 읽어내려가고 있는, 내가 있던 그 쓰기의 시공간에 함께 속하게 되는 한 사람이 있다. - page 153


반드시 누군가에겐 닿는다는 그 믿음.

그래서 '연결되었다'라는 그 느낌에서 오는 안도감.

그것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자의 이야기 중에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글 쓰는 삶'에는 '내가 글을 쓴다'라는 의미도 있지만, '삶이 글을 쓴다'라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나는 삶이라는 거대한 무엇이 써나가는, 그리하여 그것을 그저 받아적은 뿐인 존재일지도 모른다. 존재이지만 존재가 아니기도 한, 삶이 옮겨지는 유령 같은 백지가 '나'라는 사람일는지도 모른다. 어째서인지 이런 생각은 아주 깊고 고요한 위안을 준다. 내가 돌아갈 곳이란 이 새벽과 다르지 않고, 결국 어떤 시간이 흐르든 또 이곳으로 돌아오겠구나. 이곳이 삶이 글을 쓰는 자리구나. 그렇게 언젠가는 내 삶과 함께 이 글쓰기도 끝날 날이 올 텐데, 그날 역시 이곳에 있겠구나, 하는 묘한 생각이 든다. - page 221


의미심장하게 들렸던 이 이야기.

그가 '글쟁이(?)'일 수밖에 없음을, 그래서 앞으로도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여전히 백지를 보면 막막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글쓰기가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의 한 부분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어릴 적 그토록 쓰기 싫었던 '일기'.

그래서 숙제가 아니게 되었을 때부터 쓰지 않았었는데 이제 와 돌이켜보니 내 '삶의 일부'를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거창한 글 대신 나만의 소소한 글을 꾸준히 써보는 것.

이 책을 읽고 제가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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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28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글 넘 좋은걸요. 제가 읽어야 할 책 같습니다. 북플의 너무나 좋은 글들 속에 자꾸만 작아지는 ㅎㅎㅎ 그럼에도 꾸준히 쓰는 것이 정답?! 이겠지요 페넬로페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