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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 '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추천 소설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진즉에 이 고전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다자이 오사무'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을.
그의 인생과 소설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닮아있기에 솔직히 읽기를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영원한 청춘 문학이라는 평과 함께 많은 젊은이들을 매료시켰으며, 출간 이후 지금까지 현대인들의 상실감을 대변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는 것인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 작품을 읽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실격임을 자처한 한 인간의 고백서
『인간 실격』

너무나도 부끄러운 인생을 살아왔다. - page 13
세 편의 수기가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세상과는 잘 어울리지 못하는 '오바 요조'.
그는 진심을 숨긴 채 익살을 부리며 어릿광대처럼 살아갑니다.
그의 표현대로 '익살스러운 괴짜'의 삶을 살아가는 그.

점점 연기는 능숙해져 교실에서는 언제나 학우들을 웃기고, 교사들도 이 학급은 오바(주인공의 성, 이름은 '요조')만 없다면 정말로 괜찮은 반일 텐데, 하며 말로는 탄식을 하면서도, 손으로 입을 가지고 웃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정체를 은폐하면서 살아가던 그에게
"일부러 그랬지?" - page 34
같은 반 학생인 '다케카즈'에게 들키고 만 것이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하였기에, 그에 따른 불안과 공포의 나날.
그 후 고등학교에서 미술학도인 '호리키'를 만나면서 인간을 향한 공포를 달래기 위해 술과 담배와 매춘, 그리고 좌익사상에 빠져들게 됩니다.
하지만, 단 하룻밤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나는, 원래의 경박하고 진실하지 못한 익살꾼이 되어 있었다. 겁쟁이는 행복조차도 두려워하게 마련이다. 솜에도 상처를 입는다. 행복에 상처를 입는 수도 있다. 상처 입기 전에, 빨리 이대로 헤어지고 싶다는 초조한 마음에서, 다시 익살의 연막을 치게 되었다. - page 70
그의 모습은...
'적적하다'
라고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아무튼 어느 누구도 그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이는 없었습니다.
결국 한 유부녀와 하룻밤을 보낸 후 동반 자살을 감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혼자만 살아남은 요조는 자살 방조죄로 기소유예가 되고 또다시 방황하게 됩니다.
그러다 그에게 술을 끊으라고 권하는 순결한 처녀 '요시키'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결혼하며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이 역시도 오래가지 못하고
용서고 나발이고 없었다. 요시코는 신뢰의 천재다. 남을 의심할 줄 몰랐다. 그러나 그로 인한 비참함이란.
신에게 묻노라. 신뢰는 죄악인가?
요시코가 더럽혀졌다는 사실보다, 요시코의 신뢰가 더럽혀졌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살아있기 어려울 정도로 고뇌의 씨앗이 되었다. - page 136
또다시 수면제를 먹고 자살미수를 일으킨 그.
몸은 쇠약해지고 각혈을 하게 되고 술은 끊지 못하는 그에게 약국 부인은 넌지시 그에게 모르핀 주사를 처방해 줍니다.
모르핀을 주사하자 상태가 회복되는 듯하였지만 이번엔 모르핀을 남용하다 마약 중독에 걸린 그는 결국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남들이 자신을 미친광이로 보는 것을 깨달은 그.

이 책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타가 쫌 있어서 요조의 고독하고도 비극적이었던 기록에 대한 몰입이 끊어지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혹시 '익살'로 표현하고자 한 것일까...?)
그럼에도...
음...
읽으면서 이 울적함이란...
이 소설은 위선으로 가득한 인간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끝내 파멸의 길을 가는 청년 요조를 통해 무거운 고뇌를 짊어진 채 자의식 과잉 속에서 자기 파괴와 기성 질서의 파괴 이외에 나아갈 길이 없는 현대인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다는데...
심연에 빠져 좀처럼 헤어 나오기가 힘겨웠다고 해야 할까...
이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란 것이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 참 싫었습니다.
이 고전 작품은 한 번은 읽어보되 되도록이면 너무 울적할 때 읽지는 않기를.
그리고 읽고 나선 그래도 지금의 세상은 살만하다는 것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다른 이보다 제 스스로에게 외쳐보며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