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대여점 - 무엇이든 빌려드립니다
이시카와 히로치카 지음, 양지윤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런 대여점이 있다면...

저도 한 번은 대여하고 싶습니다.

예뻐지고 싶은...

(이 생에선 안 되겠지만...)

​

무엇이든 빌려준다는 이 대여점.

소설 속에서라도 대리만족해 보려 합니다.

​

"희망하신 외모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이 외모로 대여하시겠습니까?"

​

『​외모 대여점』



대여점에서 일하는 이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점장과 4명의 변신 여우들(?).



벌써부터 판타지 같은 느낌이 느껴지지 않나요?!

'여우'라는 동물은 참 묘한 매력을 지닌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들과 함께 벌어지는 신비로운 이야기 속으로!!

​

외딴 마을 변두리에 평범한 대여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세상 그 어떤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특별한 대여 서비스가 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원하는 '외모'를 하루 동안 자유롭게 대여해 주는 '무엇이든 대여점 변신 가면'.

대부분 이 '외모' 대여라는 콘셉트 자체가 사람의 이목을 끌기 좋은, 기껏해야 화장이나 의상 따위를 빌려줄 게 뻔할 거라 생각하고 예약하는 이들이었지만 실제 그곳을 찾아가면

​

"지금 바로 가능합니다. 기껏해야 1분 정도면 대여 가능합니다."

"...... 외모를, 바로요?"

​

그리곤 느닷없이 점장 안지가 영문 모를 말을 내뱉습니다.

​

"이 직원의 '외모'로 하시겠어요?"

​

설마... 이게 가능한 일인가?!

미심쩍은 것이 사실인데 더 황당한 건

​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오히려 간단해요. 혼을 맞바꾸기만 하면 되니까요."

​

외모 대여는 여우 술사인 안지가 손님이 원하는 외모로 둔갑한 여우의 혼과 손님의 혼을 바꾸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단!

꼭 지켜야하는 두 가지 규칙이 있었는데!

​

첫 번째, 범죄 행위에 사용하지 말 것.

두 번째, 혼이 뒤바뀐 상태에서는 서로 가까이 있을 것.

​

그렇게 각각의 이유와 사정으로 외모를 대여하는 손님들을 만나게 되고 외모를 대여한 손님과 그 손님의 모습을 한 여우가 동행하며 경험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

저마다 '왜' 다른 외모를 필요로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우리 모두 한 가지쯤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깨닫게 되는 것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잘 알지만... '그래도'라는 심정이랄까...

​

10명의 대여인들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 인상적인 '아즈마 하루히', 안지의 엄마 이야기였습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외동아들이 독립하기가 무섭게 집을 정리하고 멕시코로 이민을 가 버린 엄마.

그 엄마의 속사정과 함께 아들에게 전한 진심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

"안지 군은 아이가 아냐. 앞으로 네가 좋아하게 될 사람도 분명 이미 아이가 아닐 테고. 그러니까 이젠 괜찮아. 무서워할 필요는 없어. 마음 가는 대로 살아도 돼, 이제."

...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 인생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간다. 부모님이 자신에게 바란 건 그것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보다 커다란 애정이 또 있을까. 이토록 크나큰 사랑을 받았으니 되는 대로 살아갈 수는 없다.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자. - page 245

​

이 소설을 읽으면서 최근에 재미나게 읽었던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과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그래서 애니메이션으로 나와도 괜찮을 것 같고...

무엇보다 이 소설은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었습니다.

외모보다 중요한 것을 일러주기 위해.

​

만약 내가 이 대여점에 예약한다면 어떤 외모를 대여해 볼지...

한번 재미난 상상도 해 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 - 그림으로 사랑을 말하고, 사랑의 그림을 읽다,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선정도서
김수정 지음 / 포르체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문구가 설렜다고 하면...

​

그림으로 사랑을 말하고,

사랑의 그림을 읽다

​

계속 읊조릴 때마다 울리는 이 느낌과 감정은...

무어라 표현해야 하는 걸까...

제 짧은 언어적 표현으론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사랑'이라 말하고 '그림'이라 한다는...

그래서 그 그림들을 통해 저도 '사랑'을 읽어내고 싶었습니다.

​

사랑으로 살고 사랑으로 아름답기를 선택한

순전한 사람을 위한 그림 이야기

​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우리가, 아니 제가 왜 이토록 '사랑의 얼굴'을 보고 싶어 했을까...?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간곡함이.

담백한 맑은 안색으로 상대를 마주 보고픈 그 열망이.

뜨거운 혹은 따뜻한 사랑의 가능성이 지나고 진득한 사랑의 가능성을 바라는 그 '사랑'을 마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음을.

음...

이해했다고 말하기엔 어딘가 허전한 무언가 채워지지 않음에...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한 가지 명확한 점은 있었습니다.

'사랑은 참 다정하다'는 것.

​

김환기, 빈센트 반 고흐, 마르크 샤갈, 앙리 마르탱...

거장들의 그림 속 사랑엔 터치마다 애정이 샘솟고, 색채마다 다정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나의 작품엔 '온전한 사랑의 가치'가 담겨있었습니다.

​

이 작품을 한참을 바라보곤 하였습니다.

알베르트 에델펠트의 <파리지앵>.



사랑에 푹 빠진 여자의 눈빛.

어쩜 이렇게 사랑이라는 바다에 푹 빠져들어 있는지 보고 있는 저마저도 그 사랑이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

그녀의 충만한 행복만큼 나는, 저 촉촉이 젖어 반짝이는 검은 눈을 바라보았을 남자의 행복감이 더욱 부럽다. 백 년이 훌쩍 지나도, 여전히 격한 기쁨이 반짝거릴 만큼의 그런 사랑이다. - page 95

​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만 그려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비참을 통해 사랑하게 되는 사람의 모습을 그린 빈센트 반 고흐의 <슬픔> 속 아래 쥘 미슐레의 글을 인용한 이 문구가 참 가슴을 아리곤 하였습니다.

​

"대체 어떻게 이 땅에 여자가 혼자 있을 수 있는가? - '버러져'" (쥘 미슐레, 《여인》('버러져'부분은 고흐가 첨가하여 인용))

​

슬픔이 슬픔과 하나가 될 때, 슬픔은 제 얼굴을 얻는다. 그제야 슬픔은 고개를 들고 저 너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그림에서처럼 주저앉아 얼굴을 들지 못하던 시엔이 고흐를 만나고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었던 것처럼. 슬픔이 사랑을 만나면 아름다워 이리 그림 같다. 슬픔을 구원하는 이름은 오직 하나뿐이다. - page 128 ~ 129

​

그리고 '달뜬 밤' 아래에 그려진 두 작품.

콘스탄틴 소모프의 <밤의 만남> 과 신윤복의 <월하정인>.



저에게 연인의 모습이 더 애틋하게 보인 건 신윤복의 <월하정인>이었습니다.

아마도 신윤복 그림의 중심부에 떡하니 적혀진 화제 때문일까.

​

"밤은 침침한 삼경인데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알겠지."

​

'마음으로 정한 사람'.

달 뜨면서 달뜬 이 밤에 이 둘은 짙은 어둠보다 뜬 달빛에 처량함이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

복잡 미묘한 이 감정.

쉽게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사랑의 스펙트럼이 넓기에,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도 참 다양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사랑, 저 사랑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동요되고 꿈도 꿔보기도 하고...

내가 사랑에 빠졌을 때 저 표정이었을까...

지금의 사랑은 이렇게 표현될까...

이런 상상과 작품을 비교하며 저만의 작품도 만들어보고...

나름 재미난 상상의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

사랑하고 사랑하며 살기 위해

한 번은 만나야 할 사랑의 얼굴들

​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여름의 피부 - 나의 푸른 그림에 대하여
이현아 지음 / 푸른숲 / 2022년 7월
평점 :
품절


청량감이 느껴지는 색, 블루.

하지만 한편에선 우울함을 표현하는 단어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 '블루'를 이현아 작가는 유년과 여름, 우울과 고독에 관해 '푸른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하였습니다.

블루...

이젠 그 어떤 색보다 따뜻한 색이 될 것 같았습니다.

​

내 안의 고독과 불안에 위로를 건네는

푸른 그림에 관한 이야기

​

『여름의 피부』



나 같아서, 너무 나 같지 않아서 몇 번씩 읽어보는 문장들은 몇 가지 질문들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내 펜을 놓는다. 그리고는 그저 내게 남은 아름답고 푸른 기억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_이와 (영화감독)

​

책을 읽으면서 저도 공감했었습니다.

때론 너무 날카롭게 다가와서.

때론 너무 포근히 다가와서.

뭔가 두리뭉실 하면서도 확실한 그런 느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결국 마지막에 남은 건 '블루'였습니다.

​

이렇게 한 가지 색을 통찰해 본 적이 있었나...

푸른색이 가진 오묘하고도 복잡한 스펙트럼은 우리 모두의 감정 중 하나를 그려내고 있었고, 그래서 가슴이 아팠었고 눈물도 났고...

이토록 투명했던 블루에 저 역시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

나는 그의 그림을 볼 때마다 푸른 기운을 감지한다. 그것은 자신 안으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자의 시선에서 비롯한다. 앞이 아니라 뒤로 발걸음을 디딜 때 생기는 약간의 공간과 그늘. 그 물러남의 태도가 발하는 색. 그것이 내가 사랑하는 블루다. - page 94

​

제 시선을 오랫동안 붙잡았던 그림.

피에르 본콩팽 <태아처럼 웅크린 여인>.



그림 속 여자는 잠으로 낙하한다. 마치 빗방울처럼. 수면이라는 단어의 '수'라는 글자에는 졸음과 잠 외에도 꽃이 오므려지는 모양이라는 뜻이 있다. 자기 안으로 웅크리고, 동시에 자기를 내던져도 잠의 종착역은 안전하다. 웃기지 않은가. 추락해도 죽지 않는 절벽이라니. 세상에 그런 게 또 있을까? 오직 잠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닌가. - page 120

​

여름, 한낮, 잠으로 뛰어든 여인.

묘하게 빠져들어 오랫동안 바라보곤 하였습니다.

​

실제로 푸름은 손안에 쥘 수 없는 색이다. 다만 시선을 멀리, 그리고 높이 가져가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멀리 있는 산, 거리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하늘과 바다, 그 너머의 수평선과 지평선. 그곳에 펼쳐진 푸름은 우리가 다가갈수록 뒤로 물러난다. 투명하게 사라진다. 푸름은 여기와 거기의 사시에, 그 거리 속에 존재하며, 바라보고 가까워지려는 시도 속에서만 유효하다. - page 14

​

푸른 기운은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제 주변을 맴돌고 있었습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푸른색들.

오늘은 조심스레 푸른 그림 속에, 푸른 하늘에 시선을 머물러보려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사울 레이터 지음, 송예슬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디선가 어렴풋이 들었던 이름, '사울 레이터'.

그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사진작가'가는 것뿐...

알고 보니 서울에서도 전시를 했었는데...(끝난 이 시점에서 알게 되다니...)

​

그래서 이번에 정식으로 그와의 만남을 가져보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간직하는 것이니 두고두고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위로를 받겠지만...

언젠간 꼭 전시회에 가서 직접 봐야겠습니다.

​

아무튼 이 책은

오직 흑백 사진만을 '예술'로 여기던 1940~1960년대!

갓 뉴욕에 정착한 스물다섯 살의 사울 레이터가 홀로 거리로 나가 뉴욕의 일상을 컬러 필름에 담았던!!

오늘날 그를 '컬러 사진의 선구자'로 만든 전설적인 초기작!!!

'레이터 스타일'의 시작을 알리는 아름답고 시적인 컬러 사진 76점을 엄선해 수록한 사진집이었습니다.

​

이 책을 받는 순간 그 느낌!

뭐라 형언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읽고 난 뒤의 이 느낌!

와...

강렬히 다가와 뭉클하게 남은...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우리는 색채의 세상에서, 색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색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료다."

_사울 레이터

​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그는 일상적인 순간에서 어떻게 찰나의 숭고함을 포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합니다.

​

"아주 평범한 것들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게 즐겁다"

​

길을 걷는 사람, 일을 하는 사람, 자동차를 타는 사람 등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렴풋' 하지만 더 진한 인상을 남기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더 오랫동안 시선이 머물게 되는...

한참을 바라만 보고 또 보곤 하였습니다.

​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카메라가 있을 뿐"

​

"사진가는 세상이 미처 알지 못했던 근사한 것을 발견하는 사람"

​

이라고 말하던 사울 레이터.

그는 '세상으로부터 잊히길' 바랐지만, 세상은 그를 오래도록 기억할 수밖에 없음에.

특히나 그가 갓 뉴욕에 정착하여 사진을 시작했던 25세부터 40대 초반에 이를 무렵엔 오직 흑백 사진만이 예술로 인정받았고 사진가들과 평론가들 역시도 컬러 사진이 '광고에나 어울린다'며 폄하하던 그때.

그는 이에 동의하지 않고 활동했던 레이터는 2002년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예술의 역사에서 색은 언제나 홀대당했습니다. 색을 피상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늘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드로잉과 형태 같은 요소는 중요하게 여겨졌지만, 색은 너무 자주 의심받았습니다."

​

"어째서 색을 홀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색은 삶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며, 사진에서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합니다."

​

컬러 사진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인 그가 담아낸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신비롭고 마법 같은 순간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젊음과 자유로움, 고유의 '레이터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좀처럼 보지 못하는, 초월적이고 어쩌면 덧없는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는 사울 레이터.

그가 없었다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의미를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거침없고, 아름답고, 참신했던 그의 컬러 사진들.

아니 그가 그려낸 회화가, 예술이 저의 시선에, 가슴에 오랫동안 머물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사울 레이터 지음, 송예슬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울 레이터가 사진들을 통해 건넨 다정한 인사에 마음을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