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맛있고 인생은 깊어갑니다 - 다정한 문장으로 담아낸 흡족한 인생 한 그릇
최갑수 지음 / 얼론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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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얘기에 진심인 1인.

음식으로부터 오는 따스함 때문일까...

그런데 음식과 함께 다정한 문장을 전한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

섬세하고 투명한 문장으로 여행과 인생, 사랑과 위로의 감정을 그려내는 작가 '최갑수'.

그가 처음 선보이는 음식을 주제로 한 에세이라고 하는데 두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읽어야 했습니다.

​

인생, 오늘도 맛있게 지나갑니다.

​

군만두, 두부, 짜장면, 막국수, 돈가스, 고등어구이, 재첩국, 멸치국수, 주꾸미 샤부샤부,

조개찜, 반지회, 매생잇국, 맥주, 라멘, 쌀국수, 크루아상, 우동, 와플......

​

음식과 인생에 관한 매콤하고, 짭짜름하고, 끝내는 달콤한 이야기들

맛있고 행복한 순간들의 기록!

​

『음식은 맛있고 인생은 깊어갑니다』



전작으로도 느꼈었지만...

이번 에세이... 그냥 '좋다'란 말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니, 읽어보지 않으면 느껴보질 못할 이 감정.

지금까지 살아오며, 그리고 여행하며 먹었던 '음식'에 대한 이야기 속엔 때론 달콤하고 짭짤한, 먹고 난 뒤의 씁쓸함에서 결국 우리네 '인생'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사실을 저자와 함께 공감하며 위로를 얻곤 하였습니다.

​

우리 인생에서 먹고 마시는 일을 빼고 나면 뭐가 남을까. 인생은 허무한 것이고, 그 허무의 날들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사랑을 하고 여행을 떠난다. 고작 며칠 후면, 길어야 일 년 뒤면 새까맣게 잊어버릴 슬픔과 분노를 억지로 집어삼키고 잊어버리려고 애쓰느라, 우리는 소중한 시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

돌이켜보니, 인생 아무것도 없다. 열심히 일하고 악착같이 살았던 기억은 머릿속에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먹고 놀고 사랑했던 기억만이 행복했던 시절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 page 22 ~ 23

​

정말이지...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지만 어느덧 나도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맘때가 되면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는 어릴 적 바람은 그저 바람처럼 남겨졌고 이루어놓은 것 없는...

생각하니 울컥하게 되는데...

그런 나에게 전한 이 메시지가 참 울렸습니다.

​

자, 어쨌든 이만큼 왔다. 월급 말고는 얻는 게 별로 없는 인생이지만, 이젠 누구를 탓할 나이도 아니다. 열심히 해도 이룰 수 없다는 것쯤은 진작 알고 있었다. 그래도 쿠시카츠 한 입을 베어 물고 맥주 한 모금을 들이키면 인생이 무작정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쓸데없다면 쓸데없는 말 같지만,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모여 내 인생이 있는 거지 하고 생각하면서 쿠시카츠를 한 입 베어 문다. 입술에 기름기가 잔뜩 묻지만 이게 또 튀김을 먹는 즐거움이고 행복이다. 튀김 앞에서 우리는 언제나 속수무책이다. 죄책감 같은 건 생각하지 말고 두손 두발 다 들고 튀김 속으로 뛰어드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 page 146 ~ 147

​

오늘 저녁엔 튀김과 캔맥주 한 잔으로 나를 위로하고 어깨를 두드려주려 합니다.

​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위로.

​

짜장면은 다 먹었지만 만두는 반을 남겼다. 배가 너무 불렀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봐야 짜장면 한 그릇에 군만두 한 접시지만 그래도 이 한 그릇에 사람 마음이 이토록 흡족해진다. 행복이란 게 별것 있나. 마감 끝낸 후 짜장면 한 그릇이면 된다. - page 67

​

군만두를 먹을 때마다 느낀다. 군만두 접시를 사이에 두고는 적과도 즐겁게 건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만두집을 나오며 생각한다. 인생은 짧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다. 따끈한 군만두 한 접시를 마음껏 먹을 수 없다면 인생 따위가 뭐란 말인가. - page 33

​

어차피 태어난 이상 죽음은 필연적인 것을.

굳이 골머리 아프게 지내기엔 그 하루가 아깝지 않은가!

그러니 맛있는 음식 먹으며 웃고, 울고, 행복해지는 것이 인생을 제대로 즐기는 것 아닐까!



그에게 음식을 먹는 일은 생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한 방법이었습니다.

덕분에 음식을 먹고 즐기는 일의 소중함을, 내 인생을 사랑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오늘밖에 없는 것이지.'

달짝지근한 인생의 맛을 음미하며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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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기행 1 -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편 ㅣ 유럽 도시 기행 1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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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

단풍과 가을바람이 내 마음을 살랑이는 요즘.

떠나고 싶다...

​

그렇지 않아도 해외여행을 많이들 떠난다는데...

아직 나에겐 나중을 기약할 뿐...

굳이 몸이 떠날 필요가 있을까? .

책으로 떠나면 되지!

하며 스스로를 달래보곤 합니다.

​

그래서 만나게 된 책에서 떠나볼 여행지는 유럽에서도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와우!

떠나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가이드까지!

이야기꾼 '유시민' .

이만하면 떠나볼 만하지 않나요!

망설이면 지체할 뿐 당장 떠나보았습니다.

​

'인생은 너무 짧은 여행'이란 말에 끌려

몇 해 전 유럽 도시 탐사 여행을 시작했다.

_유시민

​

『유럽 도시 기행 1』



저에게 여행은 그저 일상에서의 탈출이었고 유럽은 청춘이었습니다.

이십 대의 방황, 무모한 도전, 열정.

되돌아보니 그때의 '감정'만이 유럽을 대신하였기에 이번에 제대로 유럽을 느껴보고자 하였습니다.

​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데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나는 도시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 나 자신과 인간과 우리의 삶에 대해 여러 감정을 맛본다. 그게 좋아서 여행을 한다.

그러려면 도시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건축물과 박물관, 미술관, 길과 공원, 도시의 모든 것은 '텍스트(text)'일 뿐이다. 모든 텍스트가 그러하듯 도시의 텍스트도 해석을 요구하는데, 그 요구에 응답하려면 '콘텍스트(context)'를 파악해야 한다. 콘텍스트는 '텍스트를 해석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말한다. 도시의 건축물과 공간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생각과 감정과 욕망, 그들이 처해 있었던 환경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누가, 언제, 왜, 어떤 제약 조건 아래서,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살피지 않는 사람에게, 도시는 그저 자신을 보여줄 뿐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지는 않는다. - page 7

​

이제 도시에 말을 걸어보겠습니다.

​

음...

솔직히 말하자면 쉽지 않다?!

분명 가 본 곳이었는데... 심오하다!!

그땐 닫혀있던 귀가 뚫리니 묵직한 이야기가 한가득이라니!

놀라움과 감탄과...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걸 이란 아쉬움과...

오만가지 감정과 생각이 뒤섞이면서 여행이라 쓰고 서사라 읽고 싶었습니다.

​

요즘 '오버 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는 '로마'.



서구 문명의 가속 팽창 흔적을 지닌 도시답게, 고대부터 현대까지 문명의 발전 양상을 압축해 보여주고 있는 이곳의 여행은 한 번의 여행으론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

어떤 순서로 무엇을 보아야 할지, 로마 여행에 정답은 없다. 그러나 오직 로마에만 있는 것은 되도록 빠뜨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가령 콜로세오를 비롯한 고대 유적과 가톨릭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이다. 도시 전체에 널린 르네상스 시대 이후의 건물과 광장, 미술관, 박물관, 기념관들은 마음이 끌리는 곳을 골라서 다녔다. 어차피 다 볼 수 없고, 비슷한 것은 다른 도시에도 많으니까. - page 100

​

정치, 군사, 종교, 오락, 미디어 복합단지였던, 고대 로마의 뇌수와 심장이었던 이곳 황궁 테라스를 바라보면서 서울 땅에 재현한 모습은 그가 아니라면 해 보지 못할 상상이랄까.

(난 절대 안 해봤을 상상을...)

그리고 포로 로마노 건축물들을 보며 흥미로운 신화와 역사를 품고 있다지만, 우리 눈에는 다 그게 그거 같아 보인다는, 역시 우린 같은 시선으로 보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는.

공감도 하고 배우기도 하고 이 여행이 끝나지 않기를 바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어때? 종종 만나서 놀면 괜찮지 않겠어?" 로마가 물었다. 테르미니역 승강장에서 공항 가는 기차에 오르며 가볍게 대꾸했다. "그래, 가끔 만나는 건 뭐, 나쁠 것 없겠지. 다음에 보자. 바쁜 일 좀 끝나면. 차오(Ciao, 안녕)!" - page 165

​

이제는 국가 명칭이 '튀르키예'로 바뀐 이곳 '이스탄불'에서의 여행.

이 책에 나온 도시 중 가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역사가 무려 2천700년이나 되는 이스탄불의 최초 이름은 비잔티움이었고,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이름이 바뀐 4세기부터 15세기까지는 동로마제국의 수도였으며, 그다음 500년은 오스만제국의 수도였지만...

이젠 그 면모를 다 읽고 그때 만든 몇몇 건축물만 박제당한 공룡처럼 덩그러니 남아 있는 이스탄불.

때론 난해한 텍스트들로 기묘한 불협화음이 느껴지지만 그마저도 매력적이기에 언젠간 이곳으로의 여행을 기대해 보려 합니다.

​

절망하진 마, 이스탄불. 물기를 머금은 잔 바닥의 커피 분말에서 오스만 제국의 향기를 맡는 여행자도 있어. 다음에 오면 생강가루를 섞은 커피를 청할게. 후미진 골목 구석에 조용히 엎드려 있는 그리스정교 교회와 아르메니아정교 교횡에도 들어가 보고, 파묵 하우스도 가고 말 거야. 귀츨뤼 올, 이스탄불! - page 241

​

이미 그의 두 번째 이야기가 나와있었습니다.

시대의 격랑을 이겨내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빛내는 네 도시,

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

의 이야기.

오...

다음 여행지는 너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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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에타 마리아 - 혁명을 삼킨 불굴의 왕비
헨리에타 헤인즈 지음, 김연수 옮김 / 히스토리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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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왕의 삶...

먼발치에서 바라볼 땐 부럽지만 실상은...

마리 앙투아네트도 그랬고 엘리자베스 여왕도 그랬고...

서태후 같은 이들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

그래서 이 왕비의 이야기도 알고 싶었습니다.

온갖 음모와 계략, 혁명의 소용돌이 탓에 악녀가 됐고, 악녀가 됐기에 불행했지만, 불행을 견뎌내 꿋꿋이 살아남은 '헨리에타 마리아'.

그녀의 매력과 삶, 속 사정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

국민 스스로 왕의 목을 벤 최초의 혁명,

국민의 원성이 대륙으로 둘려 퍼지는 가운데

혁명의 성패를 좌우한 여인

헨리에타 마리아가 있었다.

​

『헨리에타 마리아』





서기 1625년 5월 아침, 파리 루브르궁에 있는 어떤 소녀가 인생을 흔들 가장 중요한 사건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떠오르면 프랑스의 헨리에타 마리아는 잉글랜드의 왕 찰스와 약혼할 것이기 때문이다. - page 27

​

헨리에타의 어린 시절은 거의 기록되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헨리에타가 한 살이 채 안 됐을 때, 고결한 아버지는 라바이약의 비수에 찔려 암살당해 어머니 밑에서 자라게 됩니다.

어머니의 총애를 받지 못했지만 대체로 건강하고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의 삶엔 계속해서 먹구름이 드리워지는데...

​

자신보다 9살 연상인 찰스 1세와 결혼 준비가 끝났을 때, 예전과 결이 다른 사건이 발생해 결혼식이 다시 지연되기도 하였습니다.

제임스 1세의 서거.

그리고 자신의 종교적 이유로 왕의 측근들은 왕과 왕비 사이를 이간질했고 그녀의 앞날은 순탄치 않았음에.

​

그녀를 호위한 더프린스호와 다른 배들은 아주 노련한 조타수들이 워낙 능숙하게 조종하나 덕택에 [불행히도 돈은 못 받았지만] 24시간 안에 영국 해협을 건넜다. 도버 항도 안전했고, 헨리에타 마리아는 눈을 번뜩이는 군중에게 관심ㅇ을 받으며 새로운 왕국의 땅을 밟았다. 그녀가 도착하자마자 예전처럼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바다는 다시 으르렁거리니, 마치 혼자 계속 자연의 분노를 받는 듯했다. - page 52 ~ 53

​

특히나 이들 사이를 냉담하게 만든 이는 찰스 1세가 가장 총애하는 신하였던 버킹엄 공작이었습니다.

남편의 머리와 가슴을 사로잡았던 버킹엄 공작.

1628년 8월 23일 휘황찬란한 업적을 쌓던 버킹엄 공작은 펠턴의 칼에 찔려 생을 마감한 뒤에야 두 사람의 애정이 점점 커져 유럽인들이 감탄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왕비는 왕인 남편에게 왕위를 물려받을 후계자를 안겨주고팠지만 태어난 남자아이가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자마자 죽자 매우 괴로웠지만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기운 차리려 했던 그녀.

그 후로 후계자 찰스를 비롯해 여러 아이를 낳으며 남편의 사랑과 아이들 사이에 안정적인 왕비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됩니다.

그 행복이 지속되면 참 좋으련만...

​

찰스 1세와 왕비의 궁정에서 가톨릭교도가 활동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토록 당당하게 제 나라의 종교를 믿는다고 설파하다가 종교를 믿는다고 설파하다가 종교를 포기한 사람(남자든 여자든)이 가끔 나타나도 놀랍지 않았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면 개신교도는 감정이 격해지기 일쑤였고, 왕은 괜히 봐줬다가 문제가 터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친히 경악하고 격분하며 함부로 개종한 범법자를 한동안 멀리하곤 했다. - page 163

​

그렇지 않아도 눈엣가시처럼 보였던 앙리에트 마리.

찰스 1세와 의회의 갈등은 최악으로 치닫고 내전이 발발하게 됩니다.

그녀는 누이 크리스틴에게 편지를 썼었는데 얼마나 절망에 빠졌는지...

​

"난 갑작스레 운명의 변화를 겪고 미친 게 분명해요. 여태 누리지 못한 행복에 겨워 불행을 모두 겪었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까지 힘들어했어요. 가련한 가톨릭교도와 제 폐하의 신하들이 고통을 겪을 때마다 제 가슴도 아파서 떨립니다. 폐하의 권력이 빼앗기고, 신자가 박해당하고, 사제가 교수대에 오르고, 우리에게 헌신한 사람이 폐하를 모셨다는 이유로 내쫓기고 목숨을 갈구하는 모습을 보는 제 심정을 상상해보세요. 전 아직 죄수이기에 폐하께서 스코틀랜드로 가면 그들은 제가 동행하면 안 된다고 할 거예요."

...

"전 왕국에서 행복을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왕은 불행하고 가끔은 누구보다 더 불행하다는 사실을 잘 알아요." - page 224 ~ 225

​

외국에 피신한 그녀는 남편을 돕고자 노력을 하지만 그 노력은 오히려 더 그녀의 평판을 나쁘게 만들었고 사실상 전 세계에 유례없는 반향을 일으킨 찰스 1세의 처형.

수많은 불행에 시달린 탓에 헨리에타는 괴로운 나날을 보내며 여느 때보다 종교를 가지고 사람을 더 편협히 대하게 됩니다.

남편이 떠났으니 더 이상 남편의 종교를 지킬 의무는 끝났다고 생각하며 장남과 차남에게 가톨릭으로 개종시키고자 했고 이후엔 수도원을 지어 그곳에서 생활합니다.

​

"눈은 피로하고 체념했지만,

영혼은 예전처럼 눈물 흘리며"

​

여전히 반반하고 아름다운 흔적이 있기에 더없이 처연한 그녀의 모습.

그렇게 그녀는 조용히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

아버지와 오라비처럼 남편이 강력한 왕권을 토대로 백성들을 보살피기를 바랐던 그녀.

하지만 국민들은 그녀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았고, 역사는 그녀를 '남편을 홀려 나라를 도탄에 빠뜨린 악녀'로 기록한 그녀의 이름, 헨리에타 마리아.

​

"나는, 나는 왕비 중 가장 행복하고 다복한 사람이에요.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는 데다가, 무엇보다 남편의 사랑을 받고 있잖아요." - page 91

​

슬픔으로 지새운 나날을 떠올리며 이 말을 전했던 그녀의 모습이 지난 역사 속 평가에 다시금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녀를 비난했던 그 손가락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녀가 악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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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2 (10주년 기념 김창열 특별판) - 최고의 나를 만드는 62장의 그림 습관 ㅣ 그림의 힘 시리즈 2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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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체만으로도 예술작품인 이 책.

잠들기 전 한 작품이 전하는 위로와 용기.

손이 닿는 곳엔 항상 『그림의 힘』이 있었습니다.

​

그리고...

다시 우리에게 최고의 매일을 보내도록 도와줄 62점의 그림과 함께 다가왔습니다.

미술치료계 최고 권위자 김선현 교수가 전하는 그림의 힘.

또다시 마음을 기대어 봅니다.

​

이 그림들은 효과적인 매일을 보낼 수 있도록 여러분을 지지해줄 것입니다. 다시 그림의 힘을 믿습니다.

- 저자의 말, 다시 그림의 힘을 믿습니다.

​

『그림의 힘 2』



책 표지의 그림은 앙리 루소의 <잠든 집시>.

​

'아무리 사나운 육식동물이라도 지쳐 잠든 먹이를 덮치는 것은 망설인다.'

​

지쳐 잠든 집시의 곁에는 마실 물과 만돌린이 있다.

사자는 위협의 대상이기보다는 집시를 지켜주는 파수꾼처럼 든든하다.

이 그림은 가장 혼자인 순간에도 곁을 지키는 존재들을 일깨워주며,

혼자만의 밤을 견디는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다.

​

정말이지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위험한 순간이지만 평화로워 보이는 이 모습이 역설적이기에 더 안정감을 느꼈던 것일까.

그렇게 보고 나니 이번 책 속의 작품들이 매일의 시간들을 조금 더 충실하게, 더 좋게 만들어줄 것이란 믿음이 생겼습니다.

​

이 그림은...

크게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

"당신은 충분합니다"



막시밀리안 렌츠의 <세계>.

그림 속 푸른 드레스를 입은 여인들의 열렬한 응원.

그 응원에 힘입어 같이 힘을 내보는 건 어떨지.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

걱정, 근심, 불안을 잠재워줄 그림 한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색채의 마술사인 고흐가 건네는 따뜻한 어둠에

불안과 근심을 내려놓으세요.

아를의 강가는 어느덧 편안한 꿈길의 배경이 되어줄 것입니다.

​

책 속의 그림들을 바라보던 중 제가 끌렸던 그림들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불안, 걱정, 근심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그림들.

이를 통해 그동안 몰랐던 제 심리상태를 알게 되었습니다.

많이 힘들었구나...

많이 지쳤었구나...

그래서 그림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다시 전한 그림의 힘.

그림을 통해 나 자신을 객관화해볼 수도 있었고 동일시해 볼 수도 있었고 많은 경험과 감정이 교차하곤 하였습니다.

또다시 마주하게 된 일상.

그 마무리를 이 책과 함께 해 보는 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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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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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의 '다카노 가즈아키'가 6년 만에 내놓았다는 이 작품.

​

일본 서점 대상 2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위

제65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

제2회 야마다 후타로상 수상

145회 나오키상 후보작

제33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후보작

​

뭐 이리도 대단하지!

무엇보다 제가 읽고 싶었던 이유는 소설 속에 한국 유학생의 활약과 한국의 '정'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소개 등이 그려져있다고 해서였습니다.

일본 작가의 일본 소설 속에 한국...?!

솔직히 역사적 감정이 있기에 의아함이 있는... 나란 사람이란...

아무튼 전작에서 도 이 작가분의 대단함을 느낀 터.

이번에도 한껏 기대가 됩니다.

​

"어째서 우리는 인간끼리

서로 죽이고 두려워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

『제노사이드』



불행이라는 존재는 그것을 보는 타인 입장인지, 직접 겪는 당사자 입장인지에 따라 완전히 견해가 달랐다. - page 29

​

아버지가 급사했다는 소식을 듣은 '고가 겐토'.

장례식장에서 아버지의 친구이며 신문 기자인 스가이 씨가 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

"오랜만이구나. 많이 컸다. 지금은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면서?"

"네."

"전공이?"

"제약 화학 연구실에서 유기 합성을 맡고 있습니다."

겐토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대화를 더 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현한 셈이었지만 스가이는 신경 쓰지 않고 또 물었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일을 하는 거냐?"

겐토는 하는 수없이 대답했다.

"요즘은 컴퓨터로 새로운 약을 디자인할 수 있어서 설계도를 보고 약을 만듭니다. 다양한 화합물을 조합해서요." - page 32

​

아버지는 고가 겐토에게 편지 한 통을 남겼고 그동안 아버지가 몰래 연구를 하던 실험실을 알게 됩니다.

그곳에 간 겐토는 폐포 상피 세포 경화증이란 불치병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어떤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아버지가 편지에 남긴 내용에 따라 약을 개발하려 하지만 의문의 여성과 경찰이 그를 쫓기 시작합니다.

​

한편 용병인 '조너선 예거'는 불치병 때문에 수명이 수개원밖에 남지 않은 아들 저스틴의 치료비를 위해 어떤 임무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내전 중인 콩고의 정글 지대로 가서 피그미족의 한 부족과 나이젤 피어스라는 인류학자를 없애라는 임무였습니다.

그러나 그 명령과 함께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생물과 조우할 경우 그것 역시 제거하라고 하는데...

​

그 순간 머리가 혼란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

인간의 유아와 비슷한 생물의 머리는 걸맞지 않게 비대했다. 발달된 전두부가 둥글게 튀어나왔고, 이마에서 턱에 걸쳐서 윤곽이 급격하게 좁아져서 삼각형을 그렸다. 몸집은 세 살배기 어린애 정도였지만 얼굴은 그보다 어렸다. 아직 두개골이 고정되지 않은 신생아의 오밀조밀한 얼굴은 그대로이고 목부터 아래만 성장한 것 같았다.

이 생물이 뭐냐는 의문 따위를 가져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 얼굴에는 인간의 유아와는 크게 다른 특징이 있었다. 좌우 관자놀이 쪽으로 올라간 큰 눈이었다. 눈을 치뜨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에서 명석한 의식과 지성이 느껴졌다. 그 날카로운 눈빛이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일까? 경계인지, 호기심인지, 광기인지, 사악함인지. 예거는 이해 불가능한 존재를 앞에 두고 공포를 느꼈다. 이것은 인간과 비슷하지만, 인간이 아니었다.

발견하자마자 즉시 죽여라.

정신을 차린 예거는 본 적이 없는 생물에게 총구를 향했다. 그리고 물었다.

"뭐야, 이건?" - page 240 ~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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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뇌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장애아라는 말이 아닌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 우리보다 우수한 두뇌를 가진 아이였습니다.

백악관은 아이가 군사용까지 포함한 모든 암호가 해독될 만큼 우수하기에 존재에 두려움을 느껴 예거를 포함한 일행들에게 제거 명령을 내렸지만 결국 자신들마저 죽이고자 한 백악관.

예거는 이 아이를 무사히 탈출시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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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버리면 자네 아들은 살 수 없네."

일동의 시선이 팀 리더에게 향했다. 예거는 어린이의 생명을 놓고 거래하는 게 화가 났지만 겨우 평정을 가장했다.

"아들을 구할 방법이 있다고 했지?"

"그렇네. 내 친구가 폐포 상피 세포 경화증 특효약을 개발하고 있어. 1개월 이내에 완성되네. 그 약을 먹으면 저스틴은 완전히 나을 게야." - page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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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거와 겐토, 두 사람의 운명이 교차되면서 강대국의 추악한 음모와 인류의 미래가 얽힌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오랜 세월 서로를 죽이며 살아온 인간 존재에 대해 작가가 던진 묵직한 메시지.

지금의 우리에게도 큰 한방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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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대학살).

일본인이 저지른 제노사이드를 바라본 그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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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사는 좁은 마을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외국인들을 열등하다고 단정해 버린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시나징'과 '조센징'이라는 말은 대체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가? 나이도 먹을 대로 먹은 사람들이 그런 모순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변변치 못한 머리인 것에 중학생이었던 겐토는 그만 질려 버렸다. - page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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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민족에 대한 차별 감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올리는 사람들은 무언가 계기가 주어지면 그들 안의 잔인한 감정이 폭발하여 살인자로 돌변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어떤 마물이 스며들어 있는 것일까? 살해당한 사람들의 공포와 아픔은 어떤 것일까? 일본인의 무서움을 일본인은 알지 못한다.

...

한신 대지진 때는 재일 한국인과 재일 조선인, 일본인이 서로 도왔다고 겐토는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면서 생각했다. 시대는 변하고 있었다. 앞으로 올 손님이 부디 일본인을 원망하지는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선조가 어리석으면 후손이 고생하기 마련이었다. - page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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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남아있는 그 감정과 시선.

이젠 시대가 변하였다...

이것이 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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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반복되며 벌어지는 제노사이드의 양상.

강대국의 패권주의와 위선적인 태도.

자신이 소속된 민족 집단의 우월성을 믿으며 다른 민족을 열등하다고 느끼는 인간.

인간은 서로 죽이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인가...?

묵직이도 울리고 또 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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