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귀 뚫기
집영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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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표지를 보면서 뜨끔했습니다.

추천 독자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다니기를 꿈꾸는 분

: 저요~

주변에서는 자유여행을 하는데 아직도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영어 해라" 잔소리만 하고 정작 본인은 못하는 부모

: 저요~

아이에게

"영어 큰 소리로 읽으면서 공부해라."

"영어 숙제해야지."

라고 외치고...

매년 '영어 공부'를 목표로 설정하고는...... 안 했습니다...

반성합니다......

문법과 단어 암기에 질려 영어를 포기했던 '영포자'

: 저요~

단어도 이제는 가물가물...

문법....

아...............!!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려서... 그만...

넷플릭스와 미드를 자막 없이 자유롭게 즐기고 싶은 분

: 저요~

열심히 눈으로 자막을 좇는 거 이제는 그만하고 싶네요...

이 모든 게 해당되는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반! 드! 시! 제가 읽어야 했습니다.

영어...

도대체 영어를 어찌해야 저도 즐길 수 있을까요...?!

당신의 영어가 어려웠던 건,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방법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한국어 해석 금지! 공부 금지!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영어 귀 뚫기

그동안 저에게 영어 회화는 '암기'였습니다.

책을 사서 패턴을 따라 외치면서 외우는...

그런데도 막상 입이 떨어지지 않는...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여기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영어 귀가 뚫리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귀 뚫림?

이는 한국어 어순으로 말하는 것처럼 편하게 들리고 소리가 문장으로 들리는 것을 의미하는데

왜 귀 뚫기를 해야 하는지...!

1. 당연한 말이지만 우선 잘 들려서 상대의 말에 대답할 수 있게 되며, 모르는 말은 물어볼 수 있게 된다.

2. 귀 뚫기는 언어의 가장 기본 바탕이 되는 부분이기에 귀가 뚫리면 말이 저절로 나온다. 소리를 모르면 듣고 말하고 읽고 쓰기가 어렵다.

3. 귀가 뚫리면 글씨가 잘 읽힌다. 즉, 읽기가 저절로 향상된다. 저절로? 맞다. 저절로. 왜일까? 글씨는 소리의 기호이기 때문이다. 즉 말은 소리로 만들어졌고 그 소리를 글로 나타낸 것이기에 단어의 소리를 알고 문장의 연음이 귀에 익숙해지면 나도 모르게 책의 문장들이 저절로 쉽게 읽힌다.

4. 영어 원어민의 말에 익숙해지면 내 발음이 저절로 원어민화되어 간다.

5. 듣기로 인해 말하기와 읽기가 쉬워짐으로써 글쓰기가 가능해진다.

즉, 언어에서 귀 뚫기는 언어 능력이 상승하는 데 기초가 되기에 꾸준히 영어를 노출해야 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1. 재미있는 영상을 찾아 무자막으로 본다.

[자세 1] 흘려 듣기. 영상을 시청하다가 들리는 단어나 문장을 붙잡지 않고 바로 다음 장면에 집중한다.

[자세 2] 한국어로 해석하지 않기. 어른들의 특징은 들리는 문장을 붙잡고 바로 한국어로 해석하려 할 때, 그 문장을 붙잡고 있는 동안 지나간 부분과 이어 나오는 다음 부분들이 계속 들리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해석하느라 지나간 소리들은 습득되지 않아 귀 뚫기가 지연된다.

2. 소리-팟 캐스트 듣기, 영어 라디오 듣기, 이미 본 영어 영상의 소리 듣기-만 듣는다.

3. 오디오 북을 듣는다.

영어의 기초 문장들을 저절로 익히게 하고, 영어 문자와 소리의 매칭을 뇌에 인식시켜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읽기를 위한 장동 파닉스이다. 또한 기본 문장 틀, 즉 문법을 공부하지 않아도 저절로 문법을 익히게 된다. 또한 소리를 문자로 확인함으로써 소리에서 잘 들리지 않는 연음들이 어디에 들어가는지 확인하게 되어 나중에 말하기를 할 때에도 문법에 맞게 말이 입에서 튀어나오도록 도와준다.

그렇게 책에서는 영어 귀 뚫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경험담도 있어 개인적으로는 귀감이 될 만하였습니다.

"45세, 멈춰버린 줄 알았던

제 귀가 다시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자처럼 저도 두 번째 인생을 위해 영어 듣기를 시작해야겠습니다.

어떤 영상을 볼까...

좋아하는 디즈니로 힘차게 도전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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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동화 책이 사라진 날 어린이를 위한 웹툰동화
이윤창 지음, 고정욱 원작 / 더블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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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

일주일에 같은 책 한 권을 읽자고 약속했었습니다.

아이는 울며 겨자 먹기 식이었는데...

그러다 이 책을 발견하자마자 저에게 선뜻 읽자고 했습니다.

그냥 아이가 재미있는 책이라며,

딱! 내가 원하는 말이라며,

스~윽 보여주고는 그냥 읽자길래...

이렇게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날이 별로 없기에 바로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가방 들어 주는 아이》,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등 400권 가까운 책을 펴냈으며 초등학교 교과서 수록 작가이자 어린이 문학을 이끄는 '고정욱' 작가의 《책이 사라진 날》이

네이버웹툰 《좀비딸》을 통해 좀비가 된 딸을 키우는 아버지의 눈물겨운 사랑을 그리며 대한민국을 울리고 웃겼던 '이윤창' 웹툰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국내 최초 웹툰 동화'

라 하였습니다.

오~~~

익히 고정욱 작가님의 책은 알고 있던 터라...!

기대를 가지고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왜...

책이 사라진 걸까...?!

책을 읽으려는 인간 VS

책을 읽지 못하게 막는 외계인

뻔한 교훈 말고, 엉뚱하고 기발한 이야기로

책의 소중함을 전한다.

웹툰동화 책이 사라진 날


"으악…! 지진인가?"

잠에서 깨어난 상진이.

그런데 ...

외계인이 지구에 침략했고

유엔에서는 우리 힘으로는 외계인을 이길 수 없어 항복했다고 합니다.

이런......!

외계인 대장은 우리에게 명령하기를...

그리고

"지구인들은 더 이상 지식

정보를 모으고 배울 수 없다."

책을 읽지 못하게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히히히! 책이 없으니까 너무 좋다!"

"안 그래?!"

우진이와 다른 친구들은 신난다며 항상 놀고 있지만

상진이와 민지는

"아~ 책 읽고 싶다."

"책 한 권만 읽으면 소원이 없겠어."

그러자 상진이가

"우리… 책 읽으러 갈래?"

그렇게 민지와 상진이는 책을 읽기 위한 모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외계인의 무시무시한 감시를 뚫고 과연 상진이와 민지는 성공할 수 있을까?

"너희는 그걸 어떻게 알고 있지?"

"지구인이 우리 정체를 알 리가 없는데."

"대체 그 정보들은 어디서 얻은 것이냐?"

"채… 책 속에 다 있어…!"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도 읽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는데...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책으로부터 지식을 얻는 방법을 알려주었던 상진이와 민지.

"책에 있는 정보를 얻으려면…"

"이렇게 한 장 한 장 읽어야 해…"

"…그냥 한꺼번에 지식을 가져갈 수는 없나…?"

"안 된댔잖아!"

"오랜 시간 차근차근 공을 들여야 하는 거야!"

요즘은 손쉽게 검색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을 통해서 얻는 정보는 이에 비해 적을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책을 통해서는 '알찬' 지식과 삶의 '지혜'를 전해주기 때문에

'책 읽기'는 이 시대에서도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저도 아이에게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이야기의 마지막엔 아이도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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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의 끝에서 너를 기다린 하루
봄비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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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누구나 인간은 죽기 마련이지만 죽음에 대해서는 막연히 생각하고...

우리의 인생은 매번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에 후회를 하곤 하는데...

만약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나았을까란...?!


이 책의 주인공에게 죽기 전, 원하는 시절로 돌아가 1년을 살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다...

책을 읽기 전 

'나라면 어디로 갈까...'

생각해 봤지만 막상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대신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다시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언제나 후회로 점철됐던 삶.

죽기 전, 당신에게 원하는 시절로 돌아가 1년을 살 기회가 온다면

인생의 어느 순간에서 어떤 1년을 보낼 건가요?


너와 함께했다면, 

내 삶은 더 반짝였을까?

푸른 여름의 끝,

너를 다시 만나러 갈게


파랑의 끝에서 너를 기다린 하루




"니체는 지금 살고 있는 이 인생을 영원히 반복한다고 말하죠. 오직 한 번뿐인 이 삶을 후회하는 삶으로 만들 것인가, 다시 살고 싶은 삶으로 만들 것인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또다시 살아도 괜찮을 만큼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사세요. 이번 학기 수업은 오늘이 마지막이네요. 겨울 방학 잘 보내세요." - page 9


새로 임용된 교수님이 있어 강의실을 떠나야 하는 '백여름'.

몸과 마음이 지쳐 집으로 가고 싶지만 오늘은 웨딩드레스를 고르기로 한 날이라 바삐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태형 씨, 출발했어? 난 지금 마쳤어."

"출발? 아, 그게 오늘이었나? 깜빡했네. 회의 있어서 못 갈 것 같은데 그냥 혼자 다녀올래? 드레스 뭐 별거 있나, 뭘 입어도 어울릴텐데."

"그러자, 태형 씨. 혼자 보면 나도 편하지 뭐. 일 봐요." - page 12 ~ 13


1년 전 소개팅으로 만나 무난한 만남을 이어 가다가 그가 마흔이 된 올해, 당연하다는 듯 양가 부모님께 인사드렸던...

애정도 기대도 없는...

뭐...

무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평범함에서 얻는 안정감이 무엇보다 중요했기에 상관없다는 식으로 걸음을 걸어가던 여름에게...


"어…? 어떻게 된 거지?" - page 17


눈 떠보니 전체적인 골조가 목재로 되어 있어 싱그럽고 편안한 분위기의 카페 안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카운터로 가서 이곳이 어디인지, 오늘이 며칠인지부터 물어보려 하는데 70대로 보이는 백발의 여인이 여름에게로 오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조의를 표합니다. 백여름 님은 금일, 교통사고로 사망하셨습니다. 이 카페는 이승에서 죽은 사람들이 완전한 죽음의 세계, 저승으로 가기 전 머무는 공간입니다."

...

"이곳은 BCD 카페 4호점입니다. 혹시 '인생은 B와 D 사이 C이다.'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

"이승에서는 BCD를 인생은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이라고 해석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해석입니다. C는 'Choice'가 아니라 'Chance'입니다. 우리에겐 삶이 끝나고 죽음으로 가는 사이, 단 한 번의 기회가 있습니다." - page 18 ~ 19


이곳 BCD카페라는 곳은 고인이 마지막으로 자신이 살고 싶은 시절로 돌아가서 1년간 지내는 기회를 얻게 된다고 합니다.

갑작스럽게 주어진 과거 1년의 삶...

젊고 다정했던 부모님의 모습, 부모님께 짜증 내던 기억, 친한 친구와 다른 학교에 가게 되어 울던 자신의ㅣ 모습과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하던 추억, 그리고 생을 마감하기 직전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약속한 모습까지.

행복해 보이지 않은 자신을 직면한 여름은 문득 첫사랑이었던 '안유현'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때도 사귀던 사람을 사랑하기보다는 그 상황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자신의 감정을 감출 수밖에 없었던 여름.

그때 좀 더 솔직하고 용기 냈었더라면...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을까...?!

그리하여 여름은 유현이를 처음 만난 그 순간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과연 유현과 함께 여름의 인생은 더 반짝이게 될까...?!


내일의 나는,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까. 내가 머문 시간은 고작 1년뿐이지만,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몸에 밴 습관들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다.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바라며 핸드폰을 열었다. - page 352


그때 그 시절...

첫 번째 삶의 후회를 만회하기 위한 여름의 풋풋하고도 당찬 모습은 읽는 내내 피식 웃음을 자아내게도 했는데...

눈부시고도 찬란했던 이야기...

하지만 책의 결말은 이미 첫 문장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니체의 철학이 전한 메시지...


"아모르파티, 삶의 어려움까지 즐겨라.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라! 우리가 한 학기 동안 배울 프리드리히 니체의 기본 정신이야. 니체의 철학은 우리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들지." - page 193


"여름아, 니체의 영원 회귀 알지?"

"수만 번 다시 태어나도 이 모습 이대로 똑같이 산다는 말이요?"

"그래. 똑같이 반복되는 삶이라면, 그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는 일밖에 없을 거야."

"하지만 전 지금 제 모습이 만족스럽지가 않아요."

"지나온 과거와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게 살아 보면 어떨까. 니체에 따르면 지금 이 순간은 무한히 반복되는, 영원한 시간이야. 우리의 삶은 죽은 후에 다시 반복되니까. 네가 여든까지 산다고 해 보자. 지금 이 순간이 영원히 반복되면 네가 산 80년보다 길 거야. 그렇기에 니체는 지금 이 순간을 가장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단다."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 전체보다 더 중요하다고요?"

"그래. 그러니 이 순간을 또 겪어도 좋을 만큼, 행복하게 즐겨야 해. 이번 강의 첫 시간에 한 말 기억나지? 아모르파티." - page 218


니체의 말은 다른 책을 통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또다시 마주하게 되니 더 강한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니체의 영원 회귀...

아모르파티...


"응. 널 행복하게 만드는 거면 시간을 투자해도 좋다고 생각해. 행복하려고 사는 건데 한 번뿐인 인생, 후회 없이 보내야지. 내가 오래 산 건 아니지만, 딱 하나 느낀 게 있다면 좋아하는 일을 미루지 말자는 거야. 언젠가는 하겠지, 하고 미루면 결국 못하게 되더라고." - page 200


새삼 그동안 미루고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아니, 그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 표현하기!

저도 성격상 못했었는데...

이 밤이 지나기 전 '사랑해'를 외쳐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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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위의 만찬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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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에게도 유독 영화의 내용보다는 음식이 떠오르는 작품들이 있곤 하는데...

워낙에 유명한 <올드 보이>에서는 '군만두'가,

<웰컴 투 동막골>에서는 '팝콘'이,

<황해>에서는 ''이,

...

많이 회자되었기도 했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었습니다.

여기 음식을 통해 영화를 기억하는 독특한 시선의 무비 에세이가 있었습니다.

단순한 영화 리뷰를 넘어, 음식이 인물의 심리를 비추는 거울이자 서사의 결정적 단서가 되는 순간들을 세밀하게 포착해 생각지 못한 감상 포인트를 선사한다는데...

과연 어떤 영화에서, 어떤 음식이 존재감을 뽐내며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가 무엇일지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영화는 음식으로 기억된다"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마음을 사로잡은 장면 속 음식 이야기

필름 위의 만찬


20여 년간 영화를 탐닉해온 음식 평론가인 '이용재'

<조선일보>에 4년간 연재해온 동명의 칼럼 중 엄선한 글들을 1년 넘게 다듬고 엮어

이처럼 익숙한 영화도 음식을 렌즈 삼아 더 재미있게, 나아가 더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하는 에세이 58편을 한데 모았다. <필름 위의 만찬>은 영화 혹은 음식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다. 영화를 본 이들에게는 음식 위주 재감상의 동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며, 안 본 이들에게는 세심한 팸플릿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 page 9

영화를 보다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소개된 영화를 거의 보지 않은 저에게는 앞으로 찾아볼 영화 목록을 제시해 주었고

보았던 영화에서는

'어? 이런 음식이 있었나?'

'이걸 이렇게까지 의미를 확대할 수 있다고?!'

음식이 단순히 배경을 채우는 장식이 아닌,

캐릭터의 심리·관계·세계관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보다 장면의 현실감과 몰입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영화 속 음식에 관한 뒷이야기 그 이상의 다채로운 지식과 정보를 다루고 있어 저에게는 마치

'영화 잡학사전'

과도 같았습니다.

포문을 열어준 건 <황해>였습니다.

많은 영화 가운데서 음식이 주인공과 벌이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영화로

이런 퍼포먼스는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다고 하였는데...

신스틸러 할 만한 음식 셋 - , 황해 정식, 감자-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러고는

초인에 가까울 정도로 열렬히 먹어가며 끈질기게 살아남은 구남이 고향을 앞에 두고 죽어야만 했는지, 그에게 몰입한 나머지 받아들이지 못할 뿐이다. 중국으로 향하는 먼 뱃길, 무엇보다 허기에 지쳐 결국 굴복해버린 건 아닐까. 그러고 보니 배를 탄 이후로 그가 무엇을 먹었는지 영화는 보여주지 않는다. - page 21

처절한 대서사적 먹방을 보여주었던 구남.

그의 마지막 식사는 무엇이었을까...

괜스레 가슴이 찡하면서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영화 <신세계>를 또 다른 시선으로 해석했던...

"먹어, 먹어. 여기 송아지 고기 아주 연하고 좋아. 게다가 이거, 한우야 한우."

이중구(박성웅 분)가 넉살 좋은 미소를 지으며 수하에게 음식을 권한다는데...

저자는 이 장면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고 합니다.

아니, 왜...?

송아지 고기라고? 그것도 한우라고? 송아지 고기를 먹는 행태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한우로는 구하려야 구할 수도 없다. 한우는커녕 육우조차도 송아지 고기는 식용으로 나오지 않는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송아지 고기 판매처가 딱 두 군데 나오는데 모두 호주산이다. 어차피 허구니까 상관없거나, 실제로 한우 송아지 스테이크가 존재할 수도 있다고 치자. 스테이크의 초라한 풍모는 이중구가 발산하는 허세와는 격이 전혀 맞지 않는다. - page 133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죽기 좋은 날이군."

위스키 한잔을 끝으로 이중구는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어떤 후폭풍이 닥칠지 뻔히 알면서 미련하게 '칼춤'을 춘 대가를 치른 셈이지만 나는 좀 다르게 생각했다. 이중구는 송아지 스테이크를 탐욕해 벌을 받은 것이다. 말이 안 된다고? 너무 가혹하다고? 그래도 신의 손에 의해 죽은 셈이니 조폭의 파벌 싸움에서 밀려 맞아 죽은 것보다는 차라리 낫지 않을까. 어쨌거나 소고기는 먹을지언정 송아지 고기까지 탐하지는 말자. - page 136

음...

솔직히 영화들 이야기를 하시면서 이렇게 색다른 시선을 이야기해 주셔서 그 영화를 봤을 때 나의 감흥이 살짝 떨어지기는 했지만...

피식!

신선했었습니다.

(그래도 만약 내 친구가 같이 영화를 보고 저렇게 이야기한다면... 친구야, 잘 가, 안녕......)

마지막을 장식한 영화는 <왕과 사는 남자>였습니다.

어린 왕 이홍위가 노산군으로 강등된 뒤 유배길에 오르게 됩니다.

처음에 노산군은 먹지 않을 뿐더러 스스로 목숨을 끊을 시도마저 하지만 차츰 마음이 열리면서 광천골 사람들이 준비한 밥상을 받아 열심히 먹는데...

한편 음식도 꾸준히 등장하지만 의외로 이야깃거리가 잘 우러나지 않는다. 상당 부분 존재가 희미하달까? 밥상이 자주 등장하지만 내용물을 카메라가 그다지 열심히 잡아 보여준다는 생각이 안 든다. 그런 가운데 분위기 전환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끼니가 이야기를 끌어나가면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어진다. '과연 저 시대에 저렇게 먹었을까?'라는, 고증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 page 370

그렇게 음식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어느새 죽음을 위한 음식 '사약'에 대한 이야기로 마치게 되었습니다.

<왕과 사는 남자> 초반에서 보여주는 사육신들처럼 원래 중죄를 지은 자는 교수 혹은 참수형에 처해졌다. 하지만 사대부의 경우 마지막 순간까지 품위를 지켜준다는 명분으로 사약을 내렸다. 죽는 사람 입장에서도 '신체발부 수지부모'에 입각, 부모에게 물려받은 신체를 온전히 지키고 죽는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렇기에 죽을 사(死)자가 아닌 내릴 사(賜)자를 쓰는, 말하자면 선택 받은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죽음의 음식이 사약이었다. - page 372

왕위에 올랐던 몸으로 차마 사약을 받을 수 없다며 엄흥도에게 자신의 마지막을 위탁했던 노산군.

또다시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나왔습니다.

오감으로 즐길 수 있었던 영화 이야기.

"당신은 무엇으로 영화를 기억하나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크게 음식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음식이, 소품이, 음악이 허투루 지나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러다 영화가 감상이 아닌 분석이 되는 건 아닐까......

뭐,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겠지만 관람자가 아닌 감독의 시선으로 확장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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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큐레이션 리커버) 박경리 탄생 100주년 기념 큐레이션 리커버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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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1950년대, 여성 독자의 등장과 함께 연애소설이 범람하던 시기

전형적인 연애 서사를 벗어난 소설로 자신만의 문학적 위치를 구축했던 작가

'박경리'

사실 작가님의 작품을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토지』는 방대한 양에 겁이 났었고

김약국의 딸들』은 읽어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었었고...

(이 모든 게 핑계입니다만...)

그러다 이번에 박경리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산북스에서 '이 시대의 낭만성'이라는 주제 아래 장편소설을 새로운 표지로 재구성한 <박경리 큐레이션 리커버> 프로젝트를 선보였기에 이번을 놓치면 또다시 기약 없을 것 같아 읽어보았습니다.

'이 시대의 낭만성'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세 작품

김약국의 딸들』, 『애가』, 『표류도

그중에서도 대표작을 우선 만나보려 합니다.

"저의 아버지는 고아로 자라셨어요.

할머니는 자살을 하고 할아버지는 살인을 하고,

그리고 어디서 돌아갔는지 아무도 몰라요.

아버지는 딸을 다섯 두셨어요."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몰락하는 가문과

각자의 욕망으로 몸부림치는 다섯 딸의 운명

김약국의 딸들


통영은 다도해 부근에 있는 조촐한 어항이다. 부산과 여수 사이를 내왕하는 항로의 중간지점으로서 그 고장의 젊은이들은 '조선의 나폴리'라 한다. 그러니만큼 바다 빛은 맑고 푸르다. - page 9

남해의 미항 통영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봉제'.

그에게는 부자지간처럼 연령의 차이가 있는 동생 '김봉룡'이 있는데 첫 번째 부인을 때려 죽였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광폭한 성정으로, 아름다운 둘째 부인 숙정과의 사이에 아들 '김성수'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숙정을 사모하던 욱이 도령이 통영에 들어서고,

아내의 부정을 의심한 봉룡은 살인을 저지르고 달아나게 되고,

숙정은 오해에 맞서 비상을 먹고 자결하게 됩니다.

남겨진 아들 성수...

성수는 김봉제와 그의 부인 송씨의 손에 자라게 되고, 약국을 물려받아 '김약국'으로 불리게 된 성수.

이제는 어장 사업으로 부를 얻고, 한실댁과 혼인해 딸 다섯을 두게 됩니다.

샘이 많은 큰 딸 '용숙'은 일찍이 과부가 되고 큰 스캔들에 휘말리지만 대금업 등으로 부자가 되고 가족과는 연을 끊고 살아가며

서울에서 공부하는 둘째 딸 '용빈'은 다른 자매처럼 결혼하지 않고 직업을 가지며 스스로 돈을 벌고

빼어난 미모를 가진 셋째 딸 '용란'은 욕구에 충실한 성품에 머슴의 자식인 한돌이와 성추문을 일으켜 아편쟁이에게 떠밀리듯 시집을 가게 되지만 다시 찾아온 머슴과 달아나며 김약국댁을 몰락으로 이끌게 되고

손끝이 야문 신실한 기독교 신자 넷째 '용옥'은 집안의 어장 사업을 도맡던 서기두와 혼인하지만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을 하다가 씁쓸히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할아버지 봉룡의 노란 머리칼을 닮은 막내 '용혜'는 김약국이 아끼며 사랑받는...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결국...

김약국의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면서 김약국도 위암에 걸려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용란은 서기두에게 용빈을 부탁하며...

왜 이제서야 이 책을 읽게 된 건지...!

흡입력이 장난 아니었고 1962년에 출간되었음에도 지금 읽어도 손색없었던!

정말 안 읽어본 사람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집안의, 그 안에 살아간 여성들의 이야기.

자신의 운명과 환경, 주위의 시선 등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했던 용숙

자신을 초극하여 더 나은 자아를 만들어 가고자 했던 용빈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지만 사회적 차별과 편견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광녀가 된 용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묵묵히 받아들였던 용옥

비극 속에서도 지지 않았던 이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에게도 지지 않는 생명력을 눈뜨게 해주었습니다.

"자신이 없어요.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어요."

"그런 소리 하면 못써요. 인생이란 사철이 봄일 수는 없잖아? 가을이 오면 잎이 떨어지고 한겨울이 오명 헐벗고 떨어야 하지만, 이내 봄이 오지 않니? 희망을 잃어서는 안 돼요."

"제가 잘못하여 희망을 잃었겠어요? 누군가가 저의 희망을 앗아가지 않았습니까? 케이트 선생님."

"용빈은 절망하고 있군."

"절망밖에 남은 게 없어요."

"기다려라. 기다려봐라. 겨울이 지나면 더욱 화창한 봄이 온다는 것을 생각해요. 더 많은 가지를 뻗은 나무가 행인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을 생각해봐요. 용빈은 그 싱싱한 나무야. 알겠니? 넌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아이라는 것을 명심해. 모든 일을 너를 위하여 있는 시련이라 생각하구……." - page 266 ~ 267

그렇게 앞으로 나아갔던 이들.

이들의 발걸음에 응원의 박수를 건네며...

박경리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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