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탐정 유동인 2 - 리턴즈 ㅣ 서점 탐정 유동인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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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왔었습니다.

강아람 형사와 서점 MD 유동인, 아니 서점 탐정 유동인을.

추리소설이라 하기엔 풋풋했던 그들.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던 이 소설.

드디어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망부석 같지만, 매력적인 서점 탐정 '유동인'.

거칠 것 같지만, 순정파 여형사 '강아람'.

또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읽어보았습니다.

​

연애만 빼고 완벽한 남자 유동인이 돌아왔다.

​

『서점 탐정 유동인 2 리턴즈』



아람은 지난날을 돌이켜보았다.

서점에 근무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책, 특히 추리소설을 수천 권 독파한 동인은 그간 아람과 함께 종갓집 종부 실종사건과 교통사고로 위장한 살인사건, 북토크 음독사건, 물품을 이용한 사기 사건 등을 해결했다.​ - page 9

​

그리고 이 둘 사이에 달라진 점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연말 동인에게 고백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동인이 책보다 너의 냄새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큰 진전 없이 아람이 사건을 자문하면 동인이 그걸 조사해 주고, 연인 사이는 아니지만 사건 해결에 있어서만큼은 찰떡궁합을 보여준 이 둘은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가을.

​

"저 사실 유 대리님이 서점 탐정으로 소문나서 뵙자고 했습니다."

"오늘 말씀하신다는 게..."

"이게 박태영 작가님이 실종된 지 오래됐는데 해결이 안났거든요."​ - page 20

​

2016년 베스트셀러였던 추리소설 《인간의 파멸일기》 로 대히트 친 추리작가 박태영.

아내가 암으로 사망하면서 실의에 빠져 절필하였고 실종 직전 갑자기 글을 쓰기 위해 취재하려 간 이후 그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과연 그는 어디로, 왜 사라진 것일까?

​

이 사건을 필두로 유동인과 강아람은

​

서점 안 책 속에 숨겨진 천만 원짜리 수표

고가의 슈퍼카를 이용한 계속되는 접촉사고

발레 학원에서 발견된 몰래카메라

​

각 계절마다 하나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사건들은 실제로도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기에 현실성이 있게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

뭐니 뭐니 해도 아람과 동인은 죽이 참 잘 맞는 친구였다. 원장과 사장처럼 썸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이동하며 벚꽃 잎이 흩날리는 걸 손바닥으로 받았다. 아람은 분홍빛 꽃잎에 가슴이 두근대며 설렜다. 동인이 옆에 있어 그런 건가. 이렇게 또 봄날은 간다.​ - page 225

​

이 둘의 관계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하고 살펴보는 재미까지.

진정한 '코지 미스터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사건들 중 <미림문고 보물찾기 사건>에서 엿볼 수 있었던 '스토킹'.

'사랑'이란 이름 하에 일어난 이 일.

​

"난 그래도 널 진심으로 생각해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어. 나의 이별 이벤트를 영원히 기억해 주길 바랐는데."

...

"네가 이래서, 번번이 이래서 헤어지는 거야.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쳐. 왜! 왜! 내가 돌려받을 돈인데 여기 서점 직원들과 형사님까지 힘들게 하면서 고생시키는 거야! 대체 왜! 이 밤에!"

"그, 그거야 너에게 완전한 이별 이벤트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 page 143 ~ 144

​

이 역시도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

사람의 마음을 이용한 범죄행위.

자신의 사심을 채우기 위한 범죄행위.

예전엔 쉬이 넘어갔다면 이젠 경각심을 가져야 함을 당연한 사실이지만 또다시 다짐해 봅니다.

​

이젠 이 둘을 보내야 하는 것일까.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묵직하면서도 따스함이 묻어 있었던 이 소설.

그래도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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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ㅣ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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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게 되었습니다.

재독해도 재미있었고, 저에게 세상 사는 게 힘겹고 지치더라도 꿋꿋하게 견디다 보면 밝은 빛이 오리라는 것을 일러주었던 소설.

그래서 그의 이 소설도 관심이 갔기에 구매해 놓고 시간이 흘러 흘러...

이제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

초판 2021년에 구입해 놓았었는데 어느새 40만 독자를 사로잡은, 2022년 가장 사랑받는 소설이라고 하였습니다.

역시나 이 소설!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편의점.

그곳에서 일어나는 우리네 이야기.

어떤 모습이 그려질지 기대해 봅니다.

​

불편한데 자꾸 가고 싶은 편의점이 있다!

힘들게 살아낸 오늘을 위로하는 편의점의 밤

정체불명의 알바로부터 시작된 웃음과 감동의 나비효과

​

『불편​한 편의점』



염영숙 여사가 가방 안에 파우치가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기차는 평택 부근을 지나고 있었다. - page 7

​

분명 서울역에서 KTX 기차표를 끊을 때까지는 파우치를 지니고 있었는데 어디서 그것을 잃어버렸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불안해하던 찰나.

​

"염......영숙......이에요?" - page 8

​

휴대폰 너머로 들리는 동물의 음성 같은 어눌한 말투로 자신이 지갑을 주웠고 돌려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지갑을 돌려준다는데도 뭔가 불안하고 다른 걸 요구할까 두려움이 번졌던 염 여사.

곰의 목소리를 지닌 사내에게 다가가는데 낯선 사내 셋이 그를 둘러싸 파우치를 빼앗으려 하고 필사적으로 파우치를 지킨 그의 모습을 보고 노숙자이지만 뭔가 특별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이 둘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

청파동 골목 편의점을 하는 염 여사.

야간 알바를 하는 이가 갑작스럽게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 자리에 염 여사는 노숙자 독고 씨를 고용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

"저한테 왜...... 잘해주세요?"

"독고 씨 하는 만큼이야. 게다가 나 힘들고 무서워 밤에 편의점 못 있겠어요. 그쪽이 일해줘야 해요."

"나...... 누군지...... 모르잖아요."

"뭘 몰라. 나 도와주는 사람이죠."

"나를 나도 모르는데...... 믿을 수 있어요?"

"내가 고등학교 선생으로 정년 채울 때까지 만난 학생만 수만 명이에요. 사람 보는 눈 있어요. 독고 씨는 술만 끊으면 잘할 수 있을 거예요." - page 50

​

느릿느릿한 말투, 굼뜬 행동, 곰 같은 사내.

그런데 그와 있으면 그동안 터놓지 못했던 말들을 할 수 있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으며 한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

그를 통해 누군가를 돕는 일이 보람 있다는 걸 체험했고, 자기에게 그럴 능력이 숨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어제도 유튜브 영상을 찍으며 독고 씨를 생각했다. 그에게 가르쳐주듯 차분히, 천천히, 말하고 움직였다. 어쩌면 노숙자 같은 사람들을 도울 방법은 그렇게 좀 더 느리게,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니 아무런 사회와의 끈도 없다고 느끼던 자발적 아싸인 자신이 무언가 연결점을 찾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녀 역시 독고 씨에게 도움을 받은 셈이다. - page 80

​

저 역시도 독고 씨를 통해 참 많은 걸 생각하게 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위로도 받았습니다.

특히나 이 소설에서 우리에게 일러주고 싶었던 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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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 가족을 배웅하는 가족들, 연인을 기다리는 연인들, 부모와 동행하던 자녀들, 친구와 어울려 떠나던 친구들...... 나는 그곳에서 꼼짝없이 주저앉은 채 그들을 보며 혼잣말하며 서성였고 괴로워했으며, 간신히 무언가를 깨우친 것이다. - page 252 ~ 253

​

힘겨운 시대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를 조금 특별한 편의점으로부터 배우게 되었습니다.

​

이제는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편의점.

​

편의점이란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는 곳이고 손님이나 점원이나 예외없이 머물다 가는 공간이란 걸, 물건이든 돈이든 충전을 하고 떠나는 인간들의 주유소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이 주유소에서 나는 기름만 넣은 것이 아니라 아예 차를 고쳤다. 고쳤으면 떠나야지. 다시 가야지. 그녀가 그렇게 내게 말하는 듯했다. - page 243

​

오늘은 편의점에서 '옥수수수염차'를 사 음미한 뒤 『불편한 편의점 2』를 읽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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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의 인문학 - 아주 사소한 이야기 속 사유들
박홍순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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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쯤이면 개인적으론 책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곤 합니다.

연말이라 그동안 문자로만 안부를 전하던 이들과 만남을 가지기도 하고 크리스마스도 있고...

설레임과 아쉬움으로 맞이하는 12월이면 마냥 가볍고도 즐겁게 지내고픈 1인입니다.

우선 '수다'라는 말에 끌렸습니다.

친구나 동료, 또는 지인들이랑 일상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서없이 나누며 가볍게 넘기고 금방 잊어버리곤 하는 그런 수다를 이 책에선 조금 더 들여다보면서 인문학적, 철학적 탐구를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었습니다.

그야말로 가볍게 읽으면서 인문학적 사유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저 없이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

먹방, 꼰대, 줄임말, K팝, 음모론, 보수, 진보...

일상의 수다 속 소재에서 뻗어가는 인문학 이야기!

​

『수다의 인문학』



본문에 들어가기 전 '모래알'이란 단어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래알이란 단어를 들으면 흔하고 사소한 무언가를 떠올리게 됩니다.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사람", "부서져버린 모래알처럼" 등과 같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거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덧없음을 비유할 때 쓰이는 것처럼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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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갱이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며, 한 송이 들꽃 속에서 우주를 본다"

​

라는 문장을 쓴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로부터 저자는 이야기하였습니다.

​

한 알의 모래 속에 세계가 있다. 모래를 있게 한 원리가 곧 세계를 만들어낸 원리이기도 하다. 비슷한 의미에서 정지한 듯 보이는 일상의 짧은 시간에는 견고한 사회구조를 만든 오랜 역사가 녹아 있다. 일상에서 접하는 작은 이야기는 그 자체로 절실한 삶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인간과 사회를 만나는 중요한 통로이기도 하다. - page 7

​

우리가 친구들고 식사하거나 차를 마시는 동안 하는 자잘한 이야기, 사소한 불만 등 열띠게 말하다가도 그 자리가 끝나면 일상의 수다로 치부되는 그 '수다'로부터 그 이면의 역사적인 맥락이나 사회구조 이야기의 지평을 확장해 보고 나아가 철학적으로 깊어진 인식까지 나아갈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하였습니다.

​

책의 목차는 이러했습니다.



목차만 보더라도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먹방, 꼰대, N포세대, K팝, 음모론, 진보와 보수 등으로부터 인문학, 철학적 이야기로 뻗어나가는 것을 보니 정말이지 인문학과 철학은 어렵지 않은,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어느 자리에 가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런 말이 나오곤 합니다.

​

"요즘 뭐 재미있는 거 없을까?"

​

이 말로부터 프랑스 화가 알베르 기욤의 <막간극>에서 해석해 보고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으로부터 삶에서 일과 여가의 관계를 생각해 보며

​

"여가의 현명한 이용은 문명과 교육으로 가능하다. 평생 장시간 일해 온 사람이 갑자기 일하지 않게 된다면 따분해질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상당한 양의 여가 없이는 최상의 많은 것에서 차단된다. (중략) 현대의 인간은 모든 일이 다른 어떤 목적을 위해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자체를 목적으로 일하는 법이 없다. (중략) 농부들의 무도회는 외진 시골을 제외하곤 사라졌지만, 그들을 도야시켜 주던 그 충동은 여전히 인간의 본성 속에 남아 있음이 분명하다. 도시 사람들의 즐거움은 대체로 수동적인 것으로 되어버렸다."

​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보았었습니다.

​

직업을 위한 교육이 중요한 만큼이나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한 여가 교육도 절실하다. 어떤 분야에서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습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람을 넘어 예술이나 스포츠 분야에 직접 행위 주체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일차적으로 사회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그때까지 자신의 즐거움을 미룬다면 바보짓이다. 먼저 민간 차원에서의 여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자기 스스로 찾아야 할 일이다. - page 85

​

그리고 읽으면서 뜨끔했던 '독서'와 관련된 이야기.

'신동엽'이라는 이름과 함께 누가 먼저 떠오르는지 묻는다면 저 역시도 개그맨 신동엽이었습니다.

책 속에서 에피소드로 《신동엽 전집》의 해프닝이 그려지면서 '독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저자가 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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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미친 듯이 정신과 육체를 뒤흔들어대는 그 헛것을 세상에서 가장 친근한 벗으로 느낀다. 오히려 언제든지 뒤쳐지거나 탈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가장 유력한 수단으로 대중매체를 대하며, 거기에 기꺼이 온몸을 맡긴다. 진정 자기 인생의 주인이고자 한다면 고독해져야 한다. 내 안에서 성찰하고 시인의 감성을 만나고자 한다면 외로워져야 한다. 최소한 밤의 시간만이라도 자기 안을 고독으로 채우자. - page 105

​

무조건적으로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을 멀리하자는 말이 아닌 여가의 균형을 찾는 일이 필요함을.

사색이나 문학적 감흥을 통해 내면을 깊고 풍요롭게 하는 독서가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어떨지가 결국 앞서 이야기했던 "요즘 뭐 재미있는 거 없을까?"의 해결책 중 하나였음을 시사하고 있었습니다.

​

스스럼없이 읽어내려가면서도 내면에 조금씩 쌓이는 교양에 뿌듯함을 느끼게 해 주었던 이 책.

덕분에 아주 사소한 이야기라도 한 발 더 들어가 들여다보며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음 역시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수다 떠는 것에 눈치가 보였다면 이젠 맘껏 수다 떨며 그 이면의 인문학의 지평도 넓혀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고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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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의 인문학 - 아주 사소한 이야기 속 사유들
박홍순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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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이야기 속으로부터 인문학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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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언어 - 찰스 다윈부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까지 나비 덕후들이 풀어낸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비의 비밀,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웬디 윌리엄스 지음, 이세진 옮김 / 그러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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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중에 유일하게 좋아하는 '나비'.

화려한 날개 패턴과 날개짓을 보고 있으면 가끔 넋을 놓기도 하는데...

좋아는 하지만 잘 알지 못하기에 궁금하였습니다.

나비, 너는 누구냣!

​

찰스 다윈부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까지,

나비 덕후들이 풀어낸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비의 비밀

​

『나비의 언어』



누구나 그렇듯 나비가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비이기에 당연하게만 생각했지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자 웬디 윌리엄스는

​

나비들은 어디서 왔을까?

왜 거기 있었을까?

지구에서 사는 동안 나비들은 무슨 일을 벌일까?

나비의 그 무엇 때문에 뭇사람들이 나비를 채집하기 위해 재산과 목숨을 걸고 이따금 죽기도 하는 걸까?

​

이러한 호기심으로부터 본격적으로 나비에 대해, 인간과 나비가 함께해 온 역사와 문화를 좇기 시작하였습니다.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을 비롯해 롤리타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처럼 잘 알려진 인물은 물론 대중에게 익숙하진 않지만 나비 연구에 있어 큰 공헌을 한 허먼 스트레커, 샬럿 코플런 힐,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어밀리아 제부섹 등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

무엇보다 지금은 생태학이라고 하는 이 개념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다윈이나 빅토리아 시대의 다른 유명인 아니라 17세기에 살았던 10대 소녀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

그녀는 여성의 삶이 극도로 열악했던 17세기 유럽에 살았습니다.

특히나 1600년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나비는

​

나비 번데기를 잘라보면 구역질 나고 유독한 액체가 주르르 흘러나온다. 혹은, 적어도 구역질 나고 유독한 것처럼 보이는 액체가 흘러나온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화려한 나비가 눈부신 자태를 뽐내며 서서히 껍데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려면 말이다. 1600년 당시에 이러한 현상은 요사스러운 수작의 증거였다. 주술이나 마법이나 지하 세계의 장난질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 page 80

​

구역질 나고 찐득찐득한 번데기의 그 무엇과 관련된 듯한 것에서 홀연히 등장한다고 여겼습니다.

​

그런데 열세 살에 애벌레와 사랑에 빠진 메리안은 애벌레가 알에서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번 허물을 벗으며 성장하다가 번데기가 되는 것까지 추적 관찰했고 각각의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특정한 나비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애벌레, 나비, 나방을 50년 이상 연구하면서 자연 발생이 엉터리라는 증거를 자신의 관찰을 토대로 그려낸 수채화 묘사 자료들을 통해 밝혀냈고 표트르 대제, 린네, 나보코프 등에 영향을 미쳤고 존중받게 됩니다.

타고난 과학자이기도 했고 으레 통용되는 앎을 받아들이기보다는 호기심을 좇아 진리를 찾아 나섰던 그녀.

곤충 고생물학자 마이클 엥겔은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

"만약 메리안이 자신의 삶을 그렸다면 분명히 그 삶은 그녀가 사랑하는 곤충들의 삶을 모방했을 것이다. 계몽주의의 여명기에 여성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바꾸어놓은, 그녀 자신의 변태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

그 누구보다 그녀 이름을 새겨보려 합니다.

​

그리고 책 속엔 '제왕나비'와 관련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왕나비는 '잡초 같은' 종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생존에 강한 이 나비.

이런 제왕나비들이 추위를 피해 어느 경로로 날아서 서식지로 가는지, 제왕나비 생존에 필요한 생물은 무엇이 있으며, 이 기후변화 시기에 개체수 변화는 어떤지 등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나비의 이동 방향에 대한 실험을 통해 전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기도 하였습니다.

​

"종합적인 메시지는, 가을에 이동하는 나비들을 추위에 노출시키면 남쪽이 아니라 북쪽으로 날아간다는 겁니다. 그리고 똑같은 나비라도 실험실에서 다음 해 봄까지 따뜻한 환경을 유지해주면 남쪽으로 날아가려고 하지요. 멕시코에 갔던 다른 나비들은 북쪽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판국인데 말이에요."

...

"지구 온난화로 생기는 문제는요, 앞으로 멕시코가 겨울에도 춥지 않다면 나비들이 북쪽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예요."

...

"제왕나빋들은 멈춰야 할 때를 어떻게 알까요? 우리는 나비들이 왜 멕시코에서 이동을 멈추는지 그 이유를 아직 모릅니다. 멕시코에 있는 잠재적인 그 무엇이 나비들에게 이제 다 왔다고 말해주는가 봅니다. 어쩌면 신호가 있겠지요. 바로 이 냄새가 나면 멈춰야 해, 하는 식으로요. 숲이 없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그래도 나비들은 그곳으로 갈까요? 나비들은 어떻게 자기장을 감지할까요? 이게 다 미지를 개척하는 일이지요." - page 238 ~ 241

​

점점 나비뿐만 아니라 다른 곤충들도 개체수가 줄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는 건 우리의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 어떨지 이미 예상이 될 것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제부터 해야지란 다짐이 아닌 지금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나비'로부터 깨닫게 되었습니다.

​

솔직히 책을 읽기 전 '나비'이기에, '과학'책이기에 그 흔한 사진이라든지 도표 같은 것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롯이 이야기만 있었기에 아쉬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또 달리 보면 그 이야기에만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기에 더 몰입하며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저 단순하게만 생각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한 생명체에 대해 알아가다 보니 그 소중함을 알게 되고 우리의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함을 또다시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나비는 딱 입문용 약물이지요." - page 23

​

책 속에서도 나비에 대해 더 깊이 들어가면 헤어 나올 수 없다고 하였는데 그 매력에 저도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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