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사도들 - 최재천이 만난 다윈주의자들 ㅣ 드디어 다윈 6
최재천 지음, 다윈 포럼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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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

진화론으로 19세기 이후 생물학에 혁명에 가까운 거대한 변화를 이끈 인물.(출처 : 나무위키)

이보단 저에겐 <종의 기원>이란 책이 먼저 떠오릅니다.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진화 생물학을 확립한 과학 역사상 최고의 고전 중 하나인 책.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주워들은 이야기가 있기에...)

여튼 다윈의 이론은 현대 생물학의 기초 중의 기초, 현대 과학의 기둥 중 기둥으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았기에 알아야 함은 어쩌면 당연한 진리였습니다.

최재천 교수님도

​

"다윈은 이제 현대인의 필수 교양"

​

이라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먼저 <종의 기원>을 읽어야 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고...

그 와중에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

다윈의 진화론을 이어받은 열두 명의 학자와의 대담집.

이들을 통해 '다윈'이 왜 중요한가를 깨달아보겠습니다.

​

왜 다윈이 중요한가?

최재천이 묻고 세계가 답하다!

​

"우리는 여전히 다윈의 샘으로 돌아가 그의 물로 목을 축인다."

-어빈 드보어(하버드 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

『다윈의 사도들』



이 책은 2009년 '다윈의 해'에 기획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다윈 후진국'의 오명을 씻으려는 듯 우리나라 거의 모든 주요 일가지와 방송이 경쟁적으로 특집을 기획했고 그중에서도 「다윈은 미래다」라는 《한국일보》 특집 덕택에 탄생했다고 하였습니다.

세계 다윈주의자 인터뷰집.

​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최재천 교수님은 머리말에 다윈의 '아미'라는 표현을 하였습니다.

​

'아미(Army)'는 BTS에만 있는 게 아니다. 다윈에게도 아미가 있다. BTS의 A.R.M.Y.(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는 단순히 BTS의 음악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BTS가 음악에 부여한 메시지를 스스로 체화한 다음 제가끔 콘텐츠를 재생산해 전파한다. 한국 가요계에서도 변방에 머물던 BTS가 비틀스에 비견되는 세계적인 밴드로 떠오른 배후에는 바로 아미의 팬덤 문화가 있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의 교수도 아니고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연구원도 아닌 재야의 생물학자 다윈이 과학사와 사상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게 된 배후에도 그를 둘러싼 팬덤의 역할이 컸다. - page 13

​

다윈 당대의 팬덤과, 현대에도 그의 제자와 사도를 자처하며 과학 분야 곳곳에서 활약하는 현재의 팬덤으로 확산되고 발전된 '다윈주의'.

열두 사도들을 통해

찰스 다윈이 어떤 '인간', 어떤 '과학자'였는지,

다윈이 썼고 생물학에서 사용되는 '진화'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윈의 업적이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다른 분야 위대한 과학자들과 어떻게 다른 것인지,

다윈주의가 과학만이 아니라 철학과 종교, 나아가 인간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각각의 다윈주의자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다윈'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

기라성 같은 다윈의 열두 사도를 싸잡아 얘기해 미안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새로운 걸 발견한 것 같아도 우리는 모두 지금 무덤에 누워 있는 다윈에게 우리 모두의 생각들을 고이 가져다 바치고 있다. 이보다 더 자발적이고 효과적인 집단 지능의 예를 본 적 있는가? 소설가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에는 "다윈은 아직도 관찰 중이고, 진화론은 지금 진화 중이다."라는 명문이 들어 있다. 그렇다. 현대의 다윈 사도들은 여전히 관찰 중이고, 그 덕에 다윈의 진화론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 나는 이를 '위키다위니아(WikiDarwinia)'라고 부른다. - page 456



친숙한 이들도 있었지만 저에게 낯선 이들도 있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거, 헬레나 크로닌, 대니얼 데닛, 피터 크레인, 마쓰자와 데쓰로, 스티브 존스, 매트 리들리, 마이클 셔머, 제임스 왓슨, 재닛 브라운, 피터 그랜트와 로즈메리 그랜트.

평생 다윈을 붙잡고 생물학부터 철학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치열하게 연구해 온 이들의 경험과 통찰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들은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읽으면서 사고가 넓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

그리고 이들의 인터뷰 마지막 공통 질문이 있었는데...

​

우리는 왜 다윈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까?

​

이에 대해 리처드 도킨스의 답변이 저에겐 남았었는데...

​

다윈은 아마도 우리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인 "우리가 왜 존재하는가?"에 답을 제공한 사람입니다. 어쩌면 이 우주를 통틀어 다른 행성에는 없을지도 모르고, 이 행성에만 존재할지도 모르는 이 놀라운 생명이라는 현상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는 아직 모릅니다. 우리에게는 물리학이 있습니다. 우주 전반에 걸쳐 물리학이 존재합니다. 물리학은 그런대로 단순합니다. 하지만 이 행성에는 뉴턴의 법칙을 거스르는 듯한 신기한 생명 현상이 존재합니다. 지구 생명체들은 날개를 펄럭이고 헤엄을 치고 내달리고 뛰어오르며 죽고 죽이고 교미하고 번식합니다. 그들은 물리 법칙을 어기지 않지만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라는 놀라운 과정을 통해 물리 법칙을 확장해 합니다. 진화는 우리를 포함해 생명이라 불리는 기상천외한 현상을 낳았습니다. 그것은 결국 신경계의 진화와 그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뇌의 진화로 이어졌습니다. 이를 설명할 수 있게 해 준 이가 바로 다윈입니다. 다른 이들은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윌리스도 했으니까요. 아무튼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다윈에게 찬사를 보내는 것입니다. - page 181



흥미로웠던 토론.

'다윈'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로 종결되고 있었습니다.

사유와 성찰을 하게 되었던 이 책.

그렇기에 다윈을 알아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

덕분에 읽어야 할 책 목록이 생겼습니다.

한국 진화 생물학계의 역량을 결집한 최초의 다윈 선집인 「드디어 다윈 시리즈」를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마지막에 제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

왜 다윈이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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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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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드라마가 먼저였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8년으로...

좋아하는 최강희 배우가 나왔었는데 지현우 배우에게 더 빠져버렸던...?!

(내용보단 배우들이 우선이었나 보다!!!)

여하튼 드라마를 보고 나서 책을 구입했었습니다.

​

구입하고는 바로 읽었었고...

드라마보다 더 인상적이었다는 느낌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음......

느낌만 남았던 이 책을 이번에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

오랫동안 책장에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었던 이 책.

그녀들의 '달콤한' 성장 이야기를 다시 펼쳐봅니다.

​

지금 여기, 인생의 터닝포인트 앞에 선 당신이 경험하는

콜라처럼 톡 쏘고 날콩처럼 비릿한 인생의 맛

​

서른한 살...... 사랑이 또 올 거 같니?

쿨~한 척하는 그녀들의 진짜 속사정

​

『달콤한 나의 도시』



이제 막 직장생활 7년차를 건너온 서른한 살의 '오은수'.

어느 날 헤어진 지 6개월이 된 옛 애인 고릴라가 보내온 청첩장을 받고 그의 결혼식 날, 예상했던 분노나 질투, 눈물은커녕 평소와 다름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출근을 하고 점심을 먹습니다.

​

혹시, 내 피가 미지근하게 식어버린 건가? 앞으로 이렇게 점점 더 차가워져갈 일만 남은 건가? 더럭 겁이 났다. - page 11

​

우울한 하루를 보상하기 위해 15년간 변치 않는 우정을 자랑하는 재인, 유희와의 수다를 갖던 중

​

"나, 결혼해" - page 14

​

친구 재인의 결혼 발표로 더없이 위로가 필요한 오늘, 뜻밖의 만남이 일어나게 됩니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열정과 도전으로 맞서는,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7살 연하남 태오.

그는 회사도, 친구도, 남자도 모두가 상처를 입힌 그 순간 나타난 운명(?) 같은 이었으나 그 후로도 그녀에게 다가온 이들이 있었으니!

모든 면에서 반듯하지만 알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김영수.

오랜 시간 소울메이트 같은 친구에서 이성으로 다가서는 유준 등.

서른한 살의 오은수에게 독특한 개성을 지닌 남자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가운데 엄마의 가출 사건, 슬픈 얼굴의 신부 재인의 결혼식 날, 동거남 태오에 대한 불안과 불만 등 이 모두가 은수의 삶을 뒤흔들고 있었는데...

​

서른두 살. 가진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다. 나를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고, 내가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 우울한 자유일까, 자유로운 우울일까. 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무엇이든? - page 440

​

도시를 살아가는 미혼 여성들의 일과 우정, 사랑을 담백하게 담아낸 소설이었습니다.

​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나게 된 오은수.

또다시 그때의 그 감정에 동요되어 읽어내려갔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

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래왔다. 선택이 자유가 아니라 책임의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항상. 뭔가를 골라야 하는 상황 앞에서 나는 어쩔 줄 몰라 진땀을 흘려대곤 했다.

때론 갈팡질팡하는 내 삶에 내비게이션이라도 달렸으면 싶다. "백미터 앞 급커브 구간입니다. 주의운행하세요." 인공위성으로 자동차 위치를 내려다보며 도로 사정을 일러주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처럼, 내가 가야 할 길이 좌회전인지 우회전인지 누군가 대신 정해서 딱딱 가르쳐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커다란 걸 바라지는 않는다. - page 53

​

스무 살엔 서른 살이 넘으면, 서른 살엔 마흔 살이 넘으면 모든 게 명확하고 분명해질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

책을 읽으면서 다시 드라마 주인공들이 떠올랐었고 무엇보다 잠언 투의 문장들은 '소설' 읽는 맛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달콤하고도 씁쓸했던 도시 속 그들의 이야기, 아니 우리의 이야기.

문뜩 든 생각이지만...

지금의 오은수를 만나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펼칠까...?

나직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이제는 제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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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의 소설
정세랑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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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피프티 피플』, 『보건교사 안은영』, 『시선으로부터, 』의 작가 '정세랑'.

저에겐 2020년 10월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친숙한(?) 작가님이고 이 책 역시도 구입해 놓고는...

......

또다시 묵혀두고 있었습니다.

​

이 책은 그동안 읽었던 소설과는 달리

'엽편소설집'이라는 점이,

작가의 등단 초기인 2011년부터 불과 몇 개월 전의 작품까지 긴 시기를 두고 다양한 매체에 발표한 짧은 소설을 실었다는 점이

작가의 액기스만을 만날 수 있을 듯하였기에 강렬하게 이끌렸다고 할까.

그래서 구입을 했었던 기억이...

뭐, 책 소개에서도 이미

​

짧고 재미있는, 깊고 강렬한

정세랑 월드의 다이제스트

​

라고 했으니 말해 뭐 할까!

​

과연 정세랑 월드는, '아라의 소설'은 어떤 매력을 뽐낼지 기대감 뿜뿜 가지며 읽어보았습니다.

​

아라에 의한,

아라를 위한,

우리의 소설

​

『아라의 소설』



19편의 엽편소설과 2편의 시.

그야말로 짧은 호흡으로 채워나간 소설은 보다 더 강렬히 다가왔었고 그 뒤에 남는 여운은 우리의 몫으로 남겨주었었습니다.

새롭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정세랑 월드'였습니다.

​

공감하면서 읽게 된 <10시, 커피와 우리의 기회>.

요즘 저도 속쓰림이 있어 평소에 마시던 커피양보단 많이 줄어들었는데...

소설 속 주인공에게도 하루 중 오전 10시의 딱 한 잔만이 허락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리스타 수업을 듣는 나를 이상히 여기는데...

​

하루에 한 잔이니까 그게 최고의 한 잔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은 적었다. - page 17

​

이 말이 어찌나 마음에 와닿았는지...

이것이야말로 서로의 '공감'으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감정이랄까...

커피 한 잔 마실 때마다 이 말이 떠올랐었습니다.

​

그리고 <호오>란 시에서 전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우리 괜찮게 살다가 좋은 부고가 되자,

그렇게 말하곤 웃었지요

당신이 견디면서 삼키는 것들을

내가 대신 헤아리다 버릴 수 있다면,

유독하고도 흡족할 거예요 - page 111

​

좋은 부고가 되자...

참 여러 번 되뇌며 다짐을 하였었습니다.

꼭 그리해보자...

​

<아라의 우산>을 읽으면서 씁쓸함을 느끼곤 하였는데...

​

지쳐 있고, 피로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피로감으로 젊은 사람들이 늙어 있었다. 변하지 않는 세계, 나눠주지 않는 세계, 가혹한 방향으로 나빠지기만 하는 세계에서 노화는 가속화된다. 무슨 지원금을 받기 위해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수업에서 심리 테스트를 받았더니 은퇴자의 심리에 가깝다고 해서 웃었다. 결과를 보니 삶의 질을 가장 우선시한다며, 벌써 그러면 안 된다고 강사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 삶의 질을 희생시키고 얻을 게 있어야 스스로를 연료 삼아 불태울 게 아닌가? 한때 좋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한테나 통할 말이다. - page 186 ~ 187

​

미니멀리즘은 이 시대의 실용주의며, 허영이 아니라 생존 방식이다.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고 영영 이해 못 할 사람들이 있을 터였다. 후자가 그간의 착취 방식이 먹히지 않고 젊은 세대가 다른 방향을 향하는 게 못마땅해 동동거리는 걸 보며, 아라와 아라의 친구들은 화가 난 채 웃을 것이다. - page 189

​

아라의 외침은 나의, 우리의 외침이 아닐까!

​

공감하고 서로를 위로하게 되고...

페이지마다의 써 내려간 이야기는 우리네 이야기였고, 아라는 결국 '우리'였음에 되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정하면서도 날카로웠던 이야기들.

또다시 작가님의 작품을 만나기 전까지 가끔씩 이 책을 꺼내 읽을 듯합니다.

​

이것이 타협인 줄은 알고 있다. 그러나 계속 가다 보면 타협 다음의 답이 보일지도 모른다. 어떤 모퉁이를 돌지 않으면 영원히 보이지 않는 풍경이 있으니까, 가볼 수밖에. 아라의 손가락이 미끄러졌다. - page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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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읽어주는 여자 - 공간 디자이너의 달콤쌉싸름한 세계 도시 탐험기
이다교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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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해외여행이 늘고 있는 요즘.

제 주위에서도 심심치 않게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떠나고픈 마음...

특히나 날도 좋은 지금은 더더욱 나가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책으로 대신 달래어보곤 하는데...

​

이 책이 끌렸던 건

'도시와 공간'이라는 테마 여행을 통해 공간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바라본 각 나라의 도시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통찰의 기록들

이라는 점에서였습니다.

수많은 여행기와는 다를 듯한, 도시 '공간'의 의미가 궁금하였고 무엇보다 차가운 도시에서 한줄기 온기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로부터 감동과 위로를 받지 않을까란 막연한 생각이 들어 읽어보기 시작하였습니다.

​

행복을 찾아 떠난 15개국, 45개 도시

도시공간이 들려주는 자유, 위로, 성찰, 사랑

​

『공간 읽어주는 여자』



십여 년 전, 공간의 본질적인 의미를 모르던 새내기 공간 디자이너는 도시의 열악한 환경과 사회제도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젊은 오기로 무작정 나라 밖으로 도망치듯 우울한 도시를 떠났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한달의 여행 계획은 3년으로 길어지게 되고 평범한 여행자의 시선과 공간 관찰자의 시선으로 수많은 도시와 사람을 탐색했던 그녀.

15개국 45개의 도시를 직접 체험한 경험,

나라 밖의 도시인과 함께했던 사적인 추억,

여행에서 마주친 재미있는 에피소드,

상상에만 존재하던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던 감동...

​

공간은 삶을 만들고 삶은 공간을 만든다. 그 안에는 여행이 있다.

누군가가 여행의 뜻은 '여기서 행복할 것'이라는 줄임말이라 했던가.

도시를 따듯한 시선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행복이었다. - page 6

​

그렇게 우리에게 차가운 도시 속 온기를 전하며 따듯한 울림과 감동을 주었고 공감의 위로를 보내주었습니다.

​

4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

자유의 도시 유럽 _ 낯선 도시의 자유로운 이방인

위로의 도시 파리 _ 건축과 예술로 위로하는 아름다움

성찰의 도시 인도 _ 비우고 채우는 성찰의 질문들

사랑의 도시 뉴욕 _ 사랑을 속삭이는 붉은 잿빛의 도시

​

도시공간과 그것을 만들어낸 예술가들로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행복을 만들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됨을.

그리고 그들이 빚어 놓은 도시 공간에 새로운 행복을 만들며 현재를 충실히 즐길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몫임을.

담담하고도 다정히 이야기를 건네주었습니다.

​

책 속에는 작가 소개에 첨부된 QR코드를 통해 이다교 작가의 블로그에서 건축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었습니다.



이 사진에서도 만나볼 수 있듯이 요즘 티비를 키면 '스페인', 그중에서도 '안토니오 가우디' 건축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책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셀로나의 아이덴티티인 '가우디'.

​

"자연은 신이 만든 건축이며, 인간의 건축은 그것을 배워야 한다.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

독창성은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에서 비롯된다."

​

그의 건축 철학은 전무후무함은 물론이요 그 경건함에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되는데...

2026년에 준공 예정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저 역시도 여행 버킷 리스트로 존재함을...

​

지금도 모험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인 디자이너들이 모이는 지중해의 보석 바르셀로나. 로마 시대부터 이어온 깊은 역사와 지중해에 접한 이 최대 항구 도시는 스페인에서 가장 먼저 산업화하면서 풍요롭고 경이로운 도시로 발전했다. 그들의 열정과 유토피아적 기질은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창조적 미학을 만들어내고 있다. - page 103

​

그리고 진정한 여행자라면 인생에 한 번은 꼭 가봐야 '깨달음을 얻을' 그곳, 인도.

인상적이었던 이야기가 있었으니...

​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날은 1945년 8월 15일. 그 후 2년 뒤 1947년 8월 15일에 인도가 독립했다. 인도를 바라보던 부정적인 시선은 나의 무지함에서 오는 거만함이 아니었을까?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영화 <행복까지 30일)의 무타이 형제들처럼 비로소 따뜻하게 전해진다. - page 198

​

직접 들여다보지 않으면 마주할 수 없는 진실.

인도가 참 가슴으로 와닿았습니다.

​

행복이란 무엇일까? 깨끗한 자연, 몸에 이로운 음식, 화목한 가족 그리고 평화로운 마음... 세차게 흐르는 갠지스 강줄기가 행복을 알면서도 왜 가까이 두지 않느냐며 내 머릿속을 송두리째 휘감는다. 나도 모르게 강변 아래로 내려왔다. 조심스럽게 강물에 발을 담근다. 빙하가 녹아 내려와 흐르는 강물은 여름인데도 차갑다. 저 멀리 홀로 몸을 정화하며 기도하는 바바를 보니 경건한 마음이 밀려온다. 한없이 반짝이는 갠지스강에 눈이 부시다. 신성함이란 이런 것일까? 강물에 몸을 담그는 이유를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 page 239 ~ 240

​

그저 눈에 보이는 것, 느끼는 것, 그대로의 순수함으로 바라본 도시공간은 마냥 차갑지 않았습니다.

웃음, 희망, 행복.

곳곳에 묻어 있었는데 왜 그동안은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 스스로 색안경으로 안 바라보았음을, 그래서 나의 행복마저도 느끼지 못하였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우리 모두는 행복한 도시에 살고 있음을,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공간의 가치를 알고 애정을 가지며 살아가는 것.

결국 내 삶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믿으며 나의 도시, 나의 공간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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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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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머니'나 '아버지'처럼 단어만으로도 눈시울을 붉히는...

당연히 읽으면서 울게 될 것이 뻔하기에 잘 읽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 소설은 꼭 읽어봐야 한다는, 너무 좋은 소설이라며 칭찬이 일색이었기에 구입은 해 놓았었지만 또 막상 읽어보진 않고 책장에 고이 모셔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가치' 읽기에서 읽을 기회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조심스레 책장에서 꺼내들어보는데...

그저 책 제목만 바라보았던 이 소설.

자그마한 바람이 있다면 너무 슬프지 않았으면...

​

내가 알던 아버지는 진짜일까?

​

미스터리 같은 한 남자가 헤쳐온 역사의 격랑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수상작가

정지아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시대의 온기

​

『아버지의 해방일지』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색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다. - page 7

​

지리산과 백운산을 카빈 소총을 들고 누빈 '전직 빨치산' 아버지.

그의 죽음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하였습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을 배경으로 아버지의 일생이 그려진, 그녀의 아버지로부터 우리의 아버지, 아니 나의 아버지를 느끼게 해 주었던 이 소설.

​

죽음으로 비로소 아버지는 빨치산이 아니라 나의 아버지로, 친밀했던 어린 날의 아버지로 부활한 듯했다. 죽음은 그러니까, 끝은 아니구나, 나는 생각했다. 삶은 죽음을 통해 누군가의 기억 속에 부활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화해나 용서 또한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 page 231

​

아버지의 유골을 손에 쥔 채 나는 울었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이상한 인연 둘이 말없이 내 곁을 지켰다. 그들의 그림자가 점점 길어져 나를 감쌌다. 오래 손에 쥐고 있었던 탓인지 유골이 차츰 따스해졌다. 그게 나의 아버지, 빨치산이 아닌, 빨갱이도 아닌, 나의 아버지. - page 265

​

일제강점기가 끝난 직후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싸웠으나 처절하게 패배했던 그.

동지들은 하나둘 죽었고, 위장 자수로 조직을 재건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실패했던 그.

그럼에도 자본주의 한국에서 평생을 사회주의자로 살았던 그,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었고 부정하고 싶었기에 아버지가 있는 고향을 떠나고 싶었던 '나'는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그동안의 내가 알던 아버지의 모습은 극히 일부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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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년 가까이 살아온 어머니도 아버지의 사정을, 남자의 사정을, 이제야 이해하는 중인 모양이었다. 나 또한 그러했다. 아버지는 혁명가였고 빨치산의 동지였지만 그전에 자식이고 형제였으며, 남자이고 연인이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남편이고 나의 아버지였으며, 친구이고 이웃이었다. 천수관음보살만 팔이 천개인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도 천개의 얼굴이 있다. 나는 아버지의 몇개의 얼굴을 보았을까? 내 평생 알아온 얼굴보다 장례식장에서 알게 된 얼굴이 더 많은 것도 같았다. 하자고 졸랐다는 아버지의 젊은 어느 날 밤이 더이상 웃기지 않았다. 그런 남자가 내 아버지였다. 누구나의 아버지가 그러할 터이듯, 그저 내가 몰랐을 뿐이다. - page 248 ~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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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나'를 사랑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벅차오르던 눈물이...

저 역시도 그토록 가까워지지 않는 아버지와의 거리감에 응어리 속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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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아버지는 갔어도 어떤 순간의 아버지는 누군가의 시간 속에 각인되어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생생하게 살아날 것이다. 나의 시간 속에 존재할 숱한 순간의 아버지가 문득 그리워졌다. - page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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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모두가 공감하면서 읽지 않을까!

'아버지'라는 이름 하에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시는 그...

소설 속 아버지가 외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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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오죽하면 그러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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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말이 왜 이리도 가슴 아프게 와닿는지...

스스로에게도 자문하게 되었습니다.

난 아버지를 잘 알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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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버지 이전의 한 사람으로서의 그를 알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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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참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무뚝뚝하며 무심한 딸...

오늘은 아버지께 전화 한 통 드려야겠습니다.

뒤늦은 후회하기 전 마음속으로만 잘 해 드려야지!보단 실천을 하는, 조금씩 다가가는 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

새기고 또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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