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09년 '다윈의 해'에 기획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다윈 후진국'의 오명을 씻으려는 듯 우리나라 거의 모든 주요 일가지와 방송이 경쟁적으로 특집을 기획했고 그중에서도 「다윈은 미래다」라는 《한국일보》 특집 덕택에 탄생했다고 하였습니다.
세계 다윈주의자 인터뷰집.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최재천 교수님은 머리말에 다윈의 '아미'라는 표현을 하였습니다.
'아미(Army)'는 BTS에만 있는 게 아니다. 다윈에게도 아미가 있다. BTS의 A.R.M.Y.(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는 단순히 BTS의 음악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BTS가 음악에 부여한 메시지를 스스로 체화한 다음 제가끔 콘텐츠를 재생산해 전파한다. 한국 가요계에서도 변방에 머물던 BTS가 비틀스에 비견되는 세계적인 밴드로 떠오른 배후에는 바로 아미의 팬덤 문화가 있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의 교수도 아니고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연구원도 아닌 재야의 생물학자 다윈이 과학사와 사상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게 된 배후에도 그를 둘러싼 팬덤의 역할이 컸다. - page 13
다윈 당대의 팬덤과, 현대에도 그의 제자와 사도를 자처하며 과학 분야 곳곳에서 활약하는 현재의 팬덤으로 확산되고 발전된 '다윈주의'.
열두 사도들을 통해
찰스 다윈이 어떤 '인간', 어떤 '과학자'였는지,
다윈이 썼고 생물학에서 사용되는 '진화'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윈의 업적이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다른 분야 위대한 과학자들과 어떻게 다른 것인지,
다윈주의가 과학만이 아니라 철학과 종교, 나아가 인간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각각의 다윈주의자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다윈'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기라성 같은 다윈의 열두 사도를 싸잡아 얘기해 미안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새로운 걸 발견한 것 같아도 우리는 모두 지금 무덤에 누워 있는 다윈에게 우리 모두의 생각들을 고이 가져다 바치고 있다. 이보다 더 자발적이고 효과적인 집단 지능의 예를 본 적 있는가? 소설가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에는 "다윈은 아직도 관찰 중이고, 진화론은 지금 진화 중이다."라는 명문이 들어 있다. 그렇다. 현대의 다윈 사도들은 여전히 관찰 중이고, 그 덕에 다윈의 진화론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 나는 이를 '위키다위니아(WikiDarwinia)'라고 부른다. - page 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