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5
스탕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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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7월!

이젠 7월이면 연례행사처럼 하는 일이 있었으니 바로!

민도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도장 깨기!

첫 포문을 연 책은 바로 이 소설이었습니다.

19세기 프랑스 문학의 거장 스탕달의 대표작

신분과 계급의 벽을 넘어 비상을 시도한 젊은이의 사랑과 욕망의 모험담

낭만주의가 팽배하던 시대에 사실주의 문학의 문을 연 선구적 작품

적과 흑 1



프랑슈콩테 지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의 하나로 통할 베리에르라는 작은 도시.

목재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마을 신부에게 라틴어를 배우고 책을 읽으면서 지식과 야망에 눈을 뜨고 나폴레옹을 숭배하는 하층 계급 청년인 '쥘리엥 소렐'.

그런 그의 운명을 바꿔놓을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지게 되는데...

"거짓말 말고 바른대로 대답해라. 이 책 버러지 같은 놈아. 어디서 드 레날 부인을 알게 됐고 언제 그 여자에게 말을 걸었느냐?"

"나는 말을 건 적이 없어요, 그 부인은 교회에서밖에는 못 봤고요." 쥘리엥이 대답했다.

"뻔뻔스러운 놈아, 하지만 너는 그 여자를 쳐다보았던게지?"

"아녜요! 저는 교회에서 하느님밖에는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잖아요." 또다시 따귀를 얻어맞는 것을 피하기에 알맞다고 생각되는 위선적인 태도를 지으며 쥘리엥이 덧붙여 말했다.

"그렇지만 여기엔 뭔가가 있어." 심술궂은 농부는 대답하고서 잠시 입을 다물었다. "못된 거짓말쟁이 녀석, 네놈에 대해선 도대체 알 수가 없단 말이야. 실은 네놈을 떨쳐 버리게 됐다. 내 제재소는 더 잘 돌아가겠지. 넌 신부인지 누군지를 용케 구워삶아서 좋은 일자리를 얻게 됐다. 가서 보따리를 꾸려라, 드 레날 씨 집에 데리고 갈 테니. 너는 그 집 아이들의 가정교사가 된단 말이다." - page 35 ~ 36

드 레날 씨의 집 가정교사로 일하게 된 쥘리엥.

처음엔 부르주아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자기의 출세를 가로막을지도 모를 최초의 암초로 여겨 충동적으로 드 레날 부인을 유혹했었고

그날 밤 드 레날 부인은 너무나 분명한 표시로 감정을 나타내 보였지만, 그는 그것이 자랑스럽기는커녕 고마운 줄도 몰랐다. 그는 부인의 아름다움과 우아함과 신선함에도 거의 무감각했다. 마음이 순결하고 가슴에 품은 원한이 없어야만 청춘이 오래 지속되는 모양이다. 대부분의 아름다운 여인에게서 맨 먼저 늙어가는 것은 얼굴의 모습이다. - page 130

하지만 그녀의 순진함과 진심으로

쥘리엥은 그의 허황된 계획들을 다 잊고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역할로 돌아갔다. 이처럼 매력적인 여인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불행 중 최고의 불행으로 보였다.

...

사실 그는 자신이 불어넣었던 사랑과 부인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이 빚어낸 뜻밖의 인상 덕분으로, 그의 서툰 재간으로는 도저히 쟁취하지 못할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 - page 143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염문 탓에 쥘리엥은 드 레날 씨의 집을 떠나 브장송의 신학교에 들어가게 됩니다.

나는 건방지게도 다른 농사꾼 자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빈번하게 자랑삼아 왔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는 것은 미움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만큼 살아온 것이다. - page 309 ~ 310

그럼에도 신학교에서 부각을 나타낸 쥘리엥은 사제의 추천을 받아 파리 대귀족 드 라 몰 후작의 비서가 됩니다.

만약 쥘리엥이 나약한 갈대에 불과하다면 파멸할 것이요, 용기 있는 사내라면 혼자서 난관을 헤쳐나가겠지. 피라르 사제는 이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 page 414

모두가 친절히 대해 주지만 이 집 안에 완전히 고립되어 있음을 느낀 쥘리엥.

그런 그의 눈에 띈 여인이 있었으니 드 라 몰 후작의 거만한 딸 '마틸드'.

그의 멈출 줄 모르는 야망은 과연 2권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너무나 익히 알고 있었던 이 소설.

역시나 정작 읽지 않았던 이 소설.

이번 기회에 큰맘까지는 아니지만 읽어보았었습니다.

예상외로 술술 읽혔고 쥘리엥의 야심에 대해 피라르 사제가 건네었던 경고.

"그것이 세속의 헛된 화려함의 결과란 것일세. 자네는 분명 웃음 짓는 얼굴에만 익숙해 있을 것이네. 그건 거짓 연극에 지나지 않지. 진실은 엄격한 것이라네. 이 땅에서의 우리의 책무도 역시 엄격한 것이 아닐까? 외면의 공허한 우아함에 대한 지나친 민감성이란 약점을 자네의 양심이 경계하도록 늘 주의해야 할 것이네." - page 288

쥘리엥의 행보를 또다시 좇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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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 아빠와 딸,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꾼 베이킹 이야기
키티 테이트.앨 테이트 지음, 이리나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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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 책은 2023년 가장 주목받는 힐링 에세이로 BBC 방송과 《가디언》, 《퍼블리셔스 위클리》 등에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보도하며 큰 화제가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보다는 저에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에세이스트 김혼비 작가와 소설가 백수린 작가가 추천했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었습니다.

하지만 읽지 않아도 표지만으로도 위로를 받게 된 이 책.

그럼에도 그들의 사연이 궁금하였습니다.

모든 걸 포기하려던 순간, 기적처럼 다시 삶을 시작하게 된 아빠와 딸의 이야기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키는 용기, 그걸 가능하게 하는 사랑과 빵의 힘에 관하여

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2018년 초봄, 오랜만에 키티의 친가쪽 가족들이 다 모여있을 때였습니다.

항상 이상한 양말을 신어서 모두를 웃게 했고, 사랑스러운 빨간 머리에, 수다스럽고 주근깨가 많았던 '키티'가 말을 하지 않았고, 산만해졌으며, 창백하고 슬퍼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막내 키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옥스퍼트에 있는 아동 청소년 정신건강서비스 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후부터 키티에게는 이것이 자극제가 되었는지 애써 용감한 표정을 지어 보이던 가면을 하룻밤 사이에 벗어 버리고는 커다란 절망과 두려움에 휩싸여 결국 일상생활조차 버거워하게 되었습니다.

자의식에서 더없이 자유로웠던 아이.

그러다 급작스럽게 들이닥친 사춘기가 아이를 무겁게 짓눌렀고 이제는 키티가 완전히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 앨과 케이티는 고군분투를 하게 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시간을 한참 흘려보내고 나서야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어떻게' 하루를 무사히 보낼 수 있을지 이야기했다. - page 14

뭔가 키티가 집중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주고 싶었던 앨.

여러 활동을 해 본 끝에 '빵 굽기'를 하게 된 키티와 앨.

뉴욕의 유명한 제빵사 짐 레이히가 알려주었던 반죽 없이 빵을 굽는 '무반죽 레시피'를 활용하게 됩니다.

돌맹이처럼 아무것도 아니던 것이 정말 찬란하게 변신했다. 지푸라기로 금을 만들어내는 동화 속 소녀처럼,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다시, 그리고 또 빵을 구웠다.

그렇게 키티가 흰 밀가루와 통밀가루로 실험을 시작한 지 2주만에 빵은 보관함 뚜껑을 닫지 못할 정도로 산더미처럼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케이티는 조심스럽게 이웃에게 혹시 빵을 원하는지 물어보고는 이웃에 배달하기 시작합니다.

미용실, 정육점, 옛 선생님들의 집, 언덕 꼭대기에 있는 보육원, 소방서, 특이한 우체부 아저씨의 집, 아는 친구들과 그냥 좋아하는 집 등 모든 곳에 따끈한 빵 봉투를 보냈다. 그러나 다음 날까지 아무 소식이 없었다. 사람들이 빵폭탄을 맞았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이 됐다. 그러다 문자가 도착하기 시작했다. '빵 맛있었어요. 더 먹고 싶네요. 얼마인가요?' 하루에 열 덩이까지 주문이 들어왔다.

이렇게 빵 구독 서비스가 탄생했다.

오렌지 베이커리의 출발이자 시작이었습니다.



어쩌면 누구나 살다 보면 이유 없이 겪을 수 있는 불행이나 어려움.

하지만 이들에게는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달려가는 열정, 그것을 뒷받침해 준 가족의 지지와 사랑, 마을 사람들의 연대와 배려, 무얼 바라지 않고 기꺼이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나눠주는 베이커들이 있었기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고 삶을 포용하고 사랑하는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나 매니큐어 칠하거나 드레스 입는 거 별로 안 좋아해. 밀가루 포대 500킬로그램을 들어 올리고 새벽 네 시에 일어나고 싶어. 커피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것도 해볼래. 내가 살아낼 수 있는 삶인 것 같아."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저거야.

나는 강해지고 싶어." - page 40



갓 구운 빵이 주는 위로.

참으로 따스했고 그 향이 오랫동안 남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몸과 마음이 지쳐 갈피를 못 잡고 있어 초조하기만 했던 저에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오븐에서 갓 나온 빵에 귀를 기울이면 들려오는 브레드송,

거기에 작은 희망의 씨앗이 있었다."

오렌지 베이커리에서 키티가 베이킹을 배우고 처음으로 만들었던 '미라클 오버나이트빵' 한 입 머금고 그 희망을 선사받고 싶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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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 아빠와 딸,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꾼 베이킹 이야기
키티 테이트.앨 테이트 지음, 이리나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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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빵 한 입에 큰 위로를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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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 -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가 알려주는 평생을 좌우하는 공부 베이스
조지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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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우리 아이가 9살로 딱 10살이 되기 전!

저 역시도 어떻게 공부를 시켜야 할지 고민이 되는 시기였습니다.

1학년 때보다 조금씩 숙제가 생겨나고 평가도 하는데...

아직 학원도 안 보내고 있어서 주변을 살펴보면 초조하기만 하고 그렇다고 학원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보낼 수도 없고...

막막한 저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가 알려주는 평생을 좌우하는 공부 베이스.

한수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어떻게 키워지는가?"

옥스퍼드의 부모들은 오래전부터 그 해답을 알고 있었다!

공부는 재능이 아니라 감각이다!

20년간 영국에서 연구하고 집대성한 아이 공부의 비밀

공부 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



옆집 아이는 시키지 않아도 혼자서 책을 읽는다는데 우리 아이만 책상에 앉히기가 힘든 걸까?

내가 모자란 부모여서 그럴까?

우리 아이는 공부에 재능이 없는 걸까?

아이가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길 바라는 건 욕심일까?

정말 딱! 제 얘기 같았습니다.

내가 부족하기에, 바라는 것이 너무 많기에 아이를 뒤처지게 만든 건 아닐까...

하지만 저자는 명쾌하게 '아니'라고 말하였습니다.

7년 동안 옥스퍼드대의 입학처장으로 지내며 약 20만 명의 수재들을 인터뷰하며, 그 성장 배경을 들여다본 결과 공부의 핵심은 바로

'공부 감각'

이란 사실을 알아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공부 감각을 학습 감각, 영어 감각, 미래 감각, 소통 감각, 행복 감각으로 세분화하여 그 이론적 토대와 실증 사례를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참 많은 반성을 하게 되고...

그럼에도 복잡 미묘한 심정은...

아이들에게는 긴 인생이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공부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을 이제 막 시작한 아이들에게 무작정 빠르게 뛰기를 요구하다가는 큰 탈이 생길 수 있다. 평생 해야만 하는 공부에서 행복을 찾을 학습 감각을 기르는 것, 아이와 부모가 함께 골몰할 과제다. 학습 감각은 학원에서 기를 수 없다. 아이의 삶 속에서, 집에서 엄마 아빠와의 끊임없는 소통에서, 세상을 향한 탐구심 속에서 키워나가야 한다. - page 29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 자기 마음도 알기 어려운데 다른 사람의 마음이야 더욱 알기 힘들지 않은가!

하지만 부모의 실수는 내 아이니까 모든 것을 안다는 착각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내면의 목소리를 스스로 꺼내놓을 수 있도록, 아이에 대한 모든 틀과 관념을 허물고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에게 뼈 때리는 말이 있었습니다.

아마 제 주위에서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엄마표 영어'라는 말 정말 많이도 접했고 고민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먼저, 이 말은 아이의 영어 교육을 엄마에게만 떠넘기고 있다. 아이의 교육에는 엄마의 역할과 아빠의 역할이 모두 중요한데, 여기에서 아빠의 존재감은 찾을 수 없다. 특히나 소통을 그 목적으로 하는 언어를, 다른 곳이 아닌 집에서 배우는데 아빠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이 말에는 실제 영어를 배우는 '아이'의 역할이 덜 중요하게 고려된다.

...

또 다른 문제는, 궁극적으로 엄마는 아이의 선생님이 아니라는 점이다. 엄마의 영어에는 엄마의 노력이 크게 요구된다. 엄마가 직접 영어 교육법을 공부하고 교재, 영상, 오디오 등 다양한 자료를 찾느라 고군분투한다. 이런 경우 엄마표 영어를 위해 들인 노력에 비해 아이의 영어 성과가 좋지 않을 때 평정심을 갖고 평소와 같이 아이를 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노력이 커질수록 아이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 page 92 ~ 93

아...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기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전한 이야기.

'엄마표 영어'라는 말에 스스로를 옥죄는 것이다. 엄마가 아이의 영어 교육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부모는 아이에게 대화 상대이자 동등한 입장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사람, 인생의 안내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의 정서 발달을 위해서라도 집은 가족 모두에게 편안한 곳이 되어야 한다. 집이 학원, 독서실이 되어선 안 된다. - page 93 ~ 94

2018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생 아이가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에 단 13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아이와 부모가 집중적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다정하고 친절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은 10년 남짓!

이 기간에 부모는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 어떤 공부보다 더 중요함을 책으로부터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제 일 년 남짓 남은 이 기간 동안 아이와 '함께' 보내는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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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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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역자의 말에 이 소설에 눈길이 갔습니다.

그런데, 번역을 끝내고 무심코 비교해본 마지막 문장에서 나는 기이한 발견을 하게 되었다. 혹시 몰라서 비교해본 결과 내가 원본으로 삼은 책과 처음 영국에서 출판된 원본의 결말 문단이 현저히 달랐던 것이다. - page 6

와!

이왕 읽는 거 제대로 된 번역 소설에 눈길이 가기 마련.

과연 '투명인간'으로 작가가 전하고자 한 이야기는 무엇일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못된 짓을 하다 궁지에 몰려 죽은 사나이"인가

"세상에 둘도 없는 재능 있는 물리학자"인가?

투명인간



그 이방인은 2월 초, 그해 마지막 폭설이 내린 어느 겨울날, 날 선 바람과 세찬 눈보라 속을 뚫고, 두꺼운 장갑을 낀 손에 작은 검은색 여행 가방을 들고 브램블허스트 기차역으로부터 언덕진 초원지를 넘어 걸어 올라왔다.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감쌌는데, 부드러운 중절모 챙이 반짝이는 그의 코끝을 제외한 얼굴 전부를 빈틈없이 가리고 있었다. - page 13

흡사 산송장처럼 비틀거리며 <역마차>안으로 들어온 그의 모습을 본 홀 부인은

"저 불쌍한 영혼은 사고가 나서 수술 같은 걸 겪었을 거야." 홀 부인이 말했다. "무엇 때문에 붕대를 두르고 있겠어, 틀림없다니까!" - page 19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하지만 무시하는 듯한 그의 태도는 그녀를 화나게 했고 투숙한 순간부터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러다 그가 수화물을 찾으러 가다 화물 집배원 개가 그에게 달려들었고 걱정이 되어 쫓아갔더니...

그는 믿을 수 없는 것을 얼핏 보았는데, 팔 없는 손이 그를 향해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희고 창백한 팬지꽃 같은 세 개의 크고 불명확한 반점이 나 있는 얼굴을 본 듯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무언가에 가슴을 심하게 얻어맞고 뒤로 나자빠졌으며, 문이 그의 면전에서 쾅 하고 닫혔다. 그것은 그가 인지할 시간도 없을 만큼 너무도 빠르게 일어난 일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형체들의 흔들림, 한 방의 타격과 충격. - page 36 ~ 37

그의 등장 이후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사건들 때문에 결국 그는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게 되었고 사람들은 공포와 혼란으로 결국 투명인간은 쫓겨나게 됩니다.

투명인간은 도망가다 토머스 마블을 만나게 되고 조력자가 되어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메모 책자와 옷가지를 찾으러 갔다가 그의 존재에 대해 신문에 대서특필이 되게 되고 마블의 배신으로 상처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켐프 박사의 집에 들어가게 된 투명인간.

알고 보니 켐프는 유니버시티 대학 동창이었습니다.

"나는 그리핀이오. 유니버시티 대학의, 나는 나를 보이지 않게 만들었소. 그저 예전과 같은 사람이오. ... 당신이 알고 있던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된 것 뿐이오."

"그리핀이라고?" 켐프가 말했다.

"그래요. 그리핀." 목소리가 말했다. "당신보다 어린 학생으로, 거의 알비노 같았고, 180센티 키에, 우람하고, 분홍빛 흰 얼굴에 붉은 눈을 가졌던, 화학으로 메달을 따기도 했던 사람 말이오." - page 154

그간 일어난 일을 고백하는 그리핀.

몸을 투명하게 하는 연구를 하였고 그 과정은 굉장히 고통스러웠지만 성공을 했고 자신의 흔적을 덮기 위해 하숙집에 불을 질렀다는 사실을...

그리고는 켐프에게 동맹을 맺고 공포정치를 하려는 야심을 드러냈고 그리핀은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 생각하고는 그를 배신하게 됩니다.

결국 그의 최후는...



사실 어릴 적엔 이런 상상을 많이 했었습니다.

투명인간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좋은 점만 떠오르곤 했는데...

그리핀도 자신이 투명인간이 되고 이런 말을 건네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할수록, 켐프. 나는 절실히 깨닫게 되었소. 투명인간이 되는 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어리석은 짓이라는걸. 더군다나 춥고 사나운 기후와 번잡한 문명 도시 속에서는 말이오. 이 미친 실험을 하기 전에 나는 수천 가지 이점을 꿈꿨지만 그날 오후 그 모든 게 단점으로 보였소. 나는 사람들이 바랄 만한 것들에 대해 헤아려 보았소. 의심의 여지없이 다른 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그것들을 얻는 걸 가능하게 만들지만, 막상 그것들을 얻었을 때 즐기는 것은 불가능하게 만들었소. 어딘가를 열망한들, 거기 나다닐 수 없다면 최고의 장소라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겠소? 여자의 이름이 델릴라가 분명하다 한들 그 여자의 사랑이 무슨 가치가 있겠소? 나는 정치에도, 명성에도, 박애에도, 스포츠에도 관심이 없었소.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었겠소? 그리고 이 때문에 나는 불가사의한, 붕대로 휘감은 인간의 캐리커처가 된 거요! - page 234 ~ 235

천재 물리학자였던 그리핀.

하지만 끔찍한 환경에 자신의 광기가 더해져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 그리핀.

자신의 욕망이 결국 화를 불러일으켰던 그가 참 안쓰러웠습니다.

'나쁜 과학자 그리핀'의 소설로 읽을지,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과학 철학 소설'로 읽을지.

저의 선택은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과학 철학 소설'이라고 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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