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슈콩테 지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의 하나로 통할 베리에르라는 작은 도시.
목재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마을 신부에게 라틴어를 배우고 책을 읽으면서 지식과 야망에 눈을 뜨고 나폴레옹을 숭배하는 하층 계급 청년인 '쥘리엥 소렐'.
그런 그의 운명을 바꿔놓을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지게 되는데...
"거짓말 말고 바른대로 대답해라. 이 책 버러지 같은 놈아. 어디서 드 레날 부인을 알게 됐고 언제 그 여자에게 말을 걸었느냐?"
"나는 말을 건 적이 없어요, 그 부인은 교회에서밖에는 못 봤고요." 쥘리엥이 대답했다.
"뻔뻔스러운 놈아, 하지만 너는 그 여자를 쳐다보았던게지?"
"아녜요! 저는 교회에서 하느님밖에는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잖아요." 또다시 따귀를 얻어맞는 것을 피하기에 알맞다고 생각되는 위선적인 태도를 지으며 쥘리엥이 덧붙여 말했다.
"그렇지만 여기엔 뭔가가 있어." 심술궂은 농부는 대답하고서 잠시 입을 다물었다. "못된 거짓말쟁이 녀석, 네놈에 대해선 도대체 알 수가 없단 말이야. 실은 네놈을 떨쳐 버리게 됐다. 내 제재소는 더 잘 돌아가겠지. 넌 신부인지 누군지를 용케 구워삶아서 좋은 일자리를 얻게 됐다. 가서 보따리를 꾸려라, 드 레날 씨 집에 데리고 갈 테니. 너는 그 집 아이들의 가정교사가 된단 말이다." - page 35 ~ 36
드 레날 씨의 집 가정교사로 일하게 된 쥘리엥.
처음엔 부르주아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자기의 출세를 가로막을지도 모를 최초의 암초로 여겨 충동적으로 드 레날 부인을 유혹했었고
그날 밤 드 레날 부인은 너무나 분명한 표시로 감정을 나타내 보였지만, 그는 그것이 자랑스럽기는커녕 고마운 줄도 몰랐다. 그는 부인의 아름다움과 우아함과 신선함에도 거의 무감각했다. 마음이 순결하고 가슴에 품은 원한이 없어야만 청춘이 오래 지속되는 모양이다. 대부분의 아름다운 여인에게서 맨 먼저 늙어가는 것은 얼굴의 모습이다. - page 130
하지만 그녀의 순진함과 진심으로
쥘리엥은 그의 허황된 계획들을 다 잊고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역할로 돌아갔다. 이처럼 매력적인 여인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불행 중 최고의 불행으로 보였다.
...
사실 그는 자신이 불어넣었던 사랑과 부인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이 빚어낸 뜻밖의 인상 덕분으로, 그의 서툰 재간으로는 도저히 쟁취하지 못할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 - page 143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염문 탓에 쥘리엥은 드 레날 씨의 집을 떠나 브장송의 신학교에 들어가게 됩니다.
나는 건방지게도 다른 농사꾼 자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빈번하게 자랑삼아 왔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는 것은 미움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만큼 살아온 것이다. - page 309 ~ 310
그럼에도 신학교에서 부각을 나타낸 쥘리엥은 사제의 추천을 받아 파리 대귀족 드 라 몰 후작의 비서가 됩니다.
만약 쥘리엥이 나약한 갈대에 불과하다면 파멸할 것이요, 용기 있는 사내라면 혼자서 난관을 헤쳐나가겠지. 피라르 사제는 이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 page 414
모두가 친절히 대해 주지만 이 집 안에 완전히 고립되어 있음을 느낀 쥘리엥.
그런 그의 눈에 띈 여인이 있었으니 드 라 몰 후작의 거만한 딸 '마틸드'.
그의 멈출 줄 모르는 야망은 과연 2권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너무나 익히 알고 있었던 이 소설.
역시나 정작 읽지 않았던 이 소설.
이번 기회에 큰맘까지는 아니지만 읽어보았었습니다.
예상외로 술술 읽혔고 쥘리엥의 야심에 대해 피라르 사제가 건네었던 경고.
"그것이 세속의 헛된 화려함의 결과란 것일세. 자네는 분명 웃음 짓는 얼굴에만 익숙해 있을 것이네. 그건 거짓 연극에 지나지 않지. 진실은 엄격한 것이라네. 이 땅에서의 우리의 책무도 역시 엄격한 것이 아닐까? 외면의 공허한 우아함에 대한 지나친 민감성이란 약점을 자네의 양심이 경계하도록 늘 주의해야 할 것이네." - page 288
쥘리엥의 행보를 또다시 좇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