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미스터 펭귄의 가치
알렉스 T. 스미스 지음, 최정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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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 관심이 간 건 '미스터 펭귄'의 모습이 우리 아이와도 닮았다고 해야할까...

겁 많고 소심한 첫째 따님.

그래서 항상 머뭇거리고 주저하는 모습에 안타까워 때론 짜증도 냈고 그리고 나선 미안한 마음에...

어쩌면 좋을까...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미스터 펭귄의 이야기를 읽어보려 합니다.

멋진 친구들은 내 가치를 발견하게 합니다.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미스터 펭귄의 가치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펭귄과 그의 친구들의 소개가 있었습니다.



대내외적으로 실력 있는 탐정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겁 많은 사고뭉치인 '미스터 펭귄'.

하지만 그의 곁엔 언제나 용감하고 똑똑하며 심지어 정의감이 투철한 동료 '에디스'와 '고든'이 있어 두 동료의 도움으로 사건을 잘 해결해왔었습니다.

그들은 고향인 시티빌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북적거리는 도시 라가즈 한가운데 짧은 휴식을 취하던 찰나

"실례지만, 혹시 에디스 언니 어디 있는지 아세요?" - page 31

에디스의 쌍둥이 동생 '신시아 헤지'가 이들에게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미스터 펭귄은 에디스가 동생을 만나기로 한 것은커녕 동생이 있단는 사실조차 몰랐기에 많이 당황하고 있었는데

"저는 라가즈에 살아요. 에디스 언니와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나타나질 않았어요. 혹시 어디에 있는지 아나요?" - page 34

에디스를 찾기 위해 만나기로 한 장소 근처에 있는, 도서관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기에 일단 도서관으로 가봅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도 에디스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는데 복도 어디선가 괙하고 우는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를 좇아가보니 '고든'이 있었습니다.

널려있는 책.

그 주변에는 에디스가 고든을 위해 늘 주머니에 넣어두는 것과 똑같이 생긴 새 모이.

새 모이 흔적 끝에 있던 창문의 자물쇠에 에디스의 허리 주머니에서 뜯긴 헝겊 조각.

콜린은 펜을 움켜쥐고 무언가 마구 쓰더니 심각한 얼굴로 수첩을 들었다.

'아무래도 에디스가...,'

다음 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납치된 것 같아. - page 47

에디스가 납치되었다고 판단해 납치범을 찾아 사막으로 가는 피라미드 고속열차를 타게 된 그들.

얘기치 못한 일들이 그들 앞에 펼쳐지고 뭐하나 특별히 잘하는 것도 무서운 상황이 벌어지면 당황해 걸핏하면 기절해버리는 미스터 펭귄.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멋진 동료 에디스를 무사히 구할 수 있을까?

'난 뭘 잘하지?'라며

친구들이 없을 때 자신이 잘하는 거라고는 생선튀김 샌드위치를 먹는 것뿐이라고,

암호를 풀지도 못하는 자신이 한 일은 가시 박힌 천장을 작동시킨 것뿐이라며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기던 미스터 펭귄.

하지만 그의 진면모가 펼쳐지는데...

미스터 펭귄은 그 말에 별로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헤지 박사에게 늘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처럼 느껴진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말도 안 돼요!" 헤지 박사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도 다른 친구들만큼이나 영리하고 용감하다고요. 혼자서 탈출한 걸 생각해봐요! 그 끔찍한 태양의 돌 반지를 없애기도 했고요!"

"그건 그 상황에서 친구들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고민했기에 가능했어요."

미스터 펭귄이 대답했다.

"친구라면 누구나 서로 도우려고 하죠. 하지만 당신은 심지어 엄청나게 나쁜 짓을 한 ***도 도와줬잖아요. 게다가 무덤 안에서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때도 에디스와 고든을 구해내고 싶어 절대 포기하지 않았죠. 미스터 펭귄, 그러니까 당신은 아주 영리하고 용감한데다가 유능하고 다정해요." - page 283 ~ 284

누구보다 친구를 위하고 믿으며 정의롭지 못한 일에 맞서려는 마음을 지닌 미스터 펭귄.

그 마음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자신만의 가치이며 그것이 결국 자신에게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자신감에 차서 가슴을 쭉 내밀고 자신을 사랑할 힘을 얻게 된 미스터 펭귄을 보며 멋진 친구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나만의 가치를 발견하게 해주고 혼자일 때는 결코 해낼 수 없을 것 같던 용기 있는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그런 용기만이 우리자신을 제대로 알고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난 뒤 아이에게 살며시 물어보았습니다.

"미스터 펭귄을 보니까 어때?"

한동안 말이 없던 아이.

그리고는 조심스레 입을 떼었는데...

"나도 미스터 펭귄처럼 될 수 있을까?"

"그럼! 너도 가슴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니까 충분히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지!"

해맑게 미소짓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이 책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아이와 같이 책을 읽으며 공유하며 서로를 다정히 대할 수 있는 이 시간이 그 무엇보다 소중했습니다.

탐정왕 미스터 펭귄 시리즈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조만간 그의 멋진 행보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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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독의 즐거움 - 생각의 급소를 찌르는 다르게 읽는 힘
남궁민 지음 / 어바웃어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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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새겨 가며 자세히 읽는 '정독'

다양한 종류의 책을 많이 읽는 독서 방법 '다독'

책을 끝까지 읽는 '완독'

책 읽기의 방법에는 참 다양합니다.

하지만... 오독?!

마치 모두가 Yes! 라 외칠 때 혼자서 No!를 외치는 듯한...

그동안은 남들이 닦아놓은 길을 걸었는데...

왠지 더 흥미로울 듯합니다.

오독으로 읽는 법을, 그리고 그 즐거움을 저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정독, 완독, 다독은 교과서에서 끝내라!

비틀어 읽어야 비로소 당신의 문장이 된다!

오독의 즐거움



책을 읽는 이유는

투자와 비즈니스에서 단단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

진학이나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

교양을 함양하기 위해서

등 저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고는 책 읽기가 시작되지만 읽고 나면 저마다 다른 목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들과 그럭저럭 같은 답을 찾게 됩니다.

그럼 굳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이 책은 '정독'의 굴레를 벗어나 책 속에 나만의 길을 내는 작업, '오독'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한 예로 인류 진화의 역사를 담은 <사피엔스>에 대해서

'왜 오늘날에도 사기 피해가 이어질까'

라는 질문으로 현대 사회에서 주가조작 같은 사기 피해가 속출하는 이유를 찾는가 하면

잡초학자가 쓴 <전략가, 잡초>에서

몇 년 전 만났던 스타트업 대표의 말을 다시 떠올리며 잡초의 생애가 주는 통찰에 스타트업의 일생을 연결지어 생각하는 등

'지금' '우리'의 관점으로 46권의 명저를 다르게 읽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대가들의 책을 비틀어 읽으니 짜릿함 쾌감이 느껴졌다고 할까!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관점과 문장으로 재해석해나감은 생각의 전환뿐만 아니라 그동안 답이라 정해진 해석에서 사고를 확장시켜주어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를, 그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또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좋은 독자를 만나면 충분히 빛을 볼 가치가 있는 '저주받은 걸작들' '절판 명작'들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책 선택의 견문도 조금은 넓힐 수 있었습니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읽었다는 빌 게이츠가 써서 화제를 모은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 우리의 현실은...

국토는 좁고 산업 구조는 탄소를 뿜어내는 중후장대 제조업 중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함에 과연 탄소중림, 이게 과연 가능한 걸까...

탈탄소는 또 다른 패권 경쟁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은 태양광에서 압도적인 선두 국가다. 이미 풍력은 화력발전보다 저렴해졌고 태양광도 시간문제다. 전 세계가 태양광 패널을 깔려면 중국으로 가야 할 처지다. 미국은 환경에서 다시 한번 패권을 잡을 수 있을까. 이 판은 커도 너무 큰 판이다. 이제는 피할 수가 없다. - page 48

개인적으로 읽어보고 싶었던 <셰일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여전히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너무 많은 것을 잃을 걸 보면서 '대체 왜?' 전쟁을 하는 것일까...

책 속에서 저자는 밑줄 친 문장을 읽어주었는데

"러시아가 인구 감소에서 살아남으려면 우크라이나·벨라루스·몰도바·루마니아·폴란드·발트3국·조지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등 11개국을 흡수하는 방법 외에는 도리가 없다."

인구는 1993년부터, 경제는 2015년부터 역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골키퍼를 빼는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미국이 나토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는 건 바보 같은 짓으로 평가한다. '미국이 만든 세계'는 무너져도 미국이 피해볼 일은 없다는 것이다. 무기를 지원하며 셰일가스나 팔면 그만이라며 여유를 부린다. 맞는 소리를 해도 그 오만함에 정떨어지는 사람이다. - page 200

날카롭지 않은가!

이 내용은 책의 딱 한 챕터라고 하니 나머지 분량은 어떨지...

(그는 더 이상 얘기를 이어가자니 혈압이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저도 이 책은 꼭 '오독'으로 읽어보려 합니다.

새롭다!

신선하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이 느낌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독'이 주는 '즐거움'.

'오독'은 책읽기의 주도권을 돌려받는 선언이다. 대가의 명저 속에 놓인 선로의 끝에 도달했다면, 끊겨있는 선로를 마저 이어나가는 건 독자의 몫이다. 이 책은 그 선로 끝에 필자가 놓은 선로다. 이 책을 덮을 때는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향하는 당신의 선로가 이어져 있길 기대한다. - page 7

남들과 다르게, 틀리게 읽기.

우선 책 속에 소개되었던, 제가 읽었었던 책을 다시 읽으며 이 책에서 저자가 놓은 선로에 이어 저도 한 번 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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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에서 민국으로 가는 길 - 대한민국 임시정부 27년을 걷다
박광일 지음, 신춘호 사진 / 생각정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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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8월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참 시간도 빨리 흐르는...

8월이면 기억해야할 일이 있는데 바로 '광복절'.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빼앗겼던 나라의 주권을 다시 찾은 날로 우리나라의 광복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정한 이 날.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란 의문이 들곤 합니다.

이번 같이 읽게 된 책은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조국과 민족에 대해 제각기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한 책이었습니다.

벌써부터 뭉클함이 느껴지는 건...

아마 말하지 않아도 다들 그런 감정이 아닐까 싶은데...

대한민국의 독립을 꿈꿨던 우리 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저도 가만히 좇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독립운동가들은 중국 상해로 향했을까"

서울에서 상해, 상해에서 중경, 중경에서 환국하기까지

'대한민국'의 탄생을 추적하는 인문학적 탐사기

제국에서 민국으로 가는 길



이 책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27년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는 역사 탐방기였습니다.

1919년 중국으로 건너가 독립을 외쳤던 '상해 시기'

1932년부터 1940년까지 항주 등 여섯 군데를 옮겨다니며 물 위에 뜬 정부 상태였던 '이동 시기'

그리고 1940년부터 1945년 마지막까지 행방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중경 시기'

까지 그야말로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고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나라 밖에서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우리 요인들의 '역사'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동안은 단편적으로 역사를 바라보곤 하였습니다.

우리의 독립 운동가를 토대로, 아니면 어떤 사건에 의해 임시정부의 역사를 이해하고 있었고 그나마 <선을 넘는 녀석들>과 같이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서 기억의 조각들을 연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전반의 흐름을 알게 되니 가슴 속에 뭔가 끓어오르는 느낌과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그들의 숭고한 희생에 뭉클함이 쉬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처음 임시정부 요인들이 일제의 감시를 피해 낯선 상해에 착륙했을 때 그들의 심정.

적과 싸우는 것보다 앞이 까마득한 기나긴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어려웠던 그들.

그럼에도 일제치하를 벗어난 진정한 독립을 위해, 또 반드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고야 말겠다는 꿈을 위해 언제가 될지 모르는 고단한 여정을 선택한 그들의 의지.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무례하였습니다.

마지막 발자취는 조국의 광복에 독립운동의 뜨거운 노력과 피가 있었음과 함께 연합군의 힘이 있었음에 이들이 다시 조국으로 돌아가는 길은 차갑기 그지없었습니다.

(부산에 배가 도착한 지) 마침내 사흘이 지난 뒤에야 우리는 부산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리고 고국땅이라고 돌아와 처음으로 들어간 곳이 수용소였다. 난민 수용소, 우리는 난민의 자격으로 고국에 돌아온 것이다. 방역과 통관 절차 때문이라고 하나 기분이 언짢을 수밖에 없었다. 짐을 한곳에 모아놓고 모두가 일렬로 늘어서서 주사를 맞았다. 미군 병사들이 옆에 서 있다가 옷 속에다 디디티DDT를 뿌려댔다. (중략) 부산 부두에서부터 부산역을 떠나올 때까지도 수천 명의 동포가 귀국한 것을 환영한다는, 그 흔한 현수막 하나가 걸려 있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

또 하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기차가 설 적마다 화물칸으로 기어 올라와 설쳐대는 경찰관들이었다. 아무에게나 반말 짓거리로 대하고 위세를 부리는 꼴이 꼭 왜정 때의 경찰을 그대로 뽑아다 박아놓은 것 같았다. - 《장강일기》

그리고...

그러나 그 광복의 열매를 가져간 존재는 냉전이란 이름으로 한반도의 양쪽에 자리를 잡은 미국과 소련의 군정장관이었다. 또 그들의 입맛에 맞는다면 일본의 앞잡이였더라도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었다. - page 380 ~ 381

그래서 '진정한' 광복을 향한 발걸음은 계속 되고 있었습니다.

책 속에는 <답사 더하기>로 임시정부의 움직임을 따라 가면서 덧붙여 가보면 좋을 곳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곳이 있었는데 위안부와 관련된 곳이었습니다.

한 곳은 '중국위안부역사박물관'이었는데 중국 역시도 일본군의 위안부, 곧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간 역사를 지니고 있기에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엔 박물관 건물이 있는 마당에 슬프지만 의미 있는 조각이 있었는데 바로

<한중 평화의 소녀상>

두 소녀상의 그림자가 주는 메시지도 특별하다. 우리나라 소녀의 그림자는 깨져 있다. 꼭 삶이 산산이 부서지고 꿈이 깨져버린 비참한 상태를 표시하는 것 같다. 그 옆에 중국 소녀가 걸어와 곁에 앉은 것처럼 발자국이 표시되어 있다. 견딜 수 없는 아픔이지만 그래도 나누면 나을까. - page 117



또한 '이제항 위안소 구지 진열관'.

실제로 '위안소'로 쓰였다는 이곳은 한쪽 벽 가득히 채운 슬픈 할머니들의 사진이, 다른 방향에는 만삭의 여성이 슬픈 눈으로 고개를 떨군 모습의 조각상이 있는데 바로 우리나라의 '박영심' 할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전시 공간이 끝나는 곳에 할머니 흉상이 있는데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하는데...



가장 잔혹한 역사로 기억될 '위안부' 제도.

비극적 역사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위로다. 이를 위해 먼저 비극이 시작된 사실을 파악하고 가해자가 인정하며 잘못한 사실에 대해 용서를 빌 때 고통을 겪은 분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다. - page 223

다가오는 8월 14일 11주년을 맞게 된 '기림의 날'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되새기며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도록 우리 모두 관심이 필요할 때였습니다.

'대한민국'을 꿈꾸던 청년 투사들.

그들이 지금의 우리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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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 시집 : 건축무한육면각체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이상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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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은 두 시인 '백석'과 '이상'.

이번엔 '이상'의 시를 읽어보려 합니다.

'백석'과 같은 시인의 시들은 저의 관점에서 '시'라는 형식을 띄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이상'의 시는...

음...

좀처럼 난해하기에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알쓸인잡>에서 김상욱 교수님이 이상의 시를 보면 물리학이 담겨 있으며 그를 찐 이공계라면서 제 호기심을 자극하였었고 이번에 천재시인 백석을 만난 계기로 그와도 만나보려 합니다.

안타깝게도 너무 짧은 삶을 살다 간,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 시인 '이상'.

천천히 다가가봅니다.

건축학을 전공한 문화예술의 천재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이상 전 시집: 건축무한 육면각체



이상의 작품들은 난해하고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이유로 생전에는 인정받지 못했었습니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오감도』를 보더라도 처음 조선중앙일보에 실렸을 때 제한된 신문 지면에 그 난해함과 추상성으로 인해 독자들의 항의를 하다못해 분노를 하여 결국 15편을 끝으로 연재를 중단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를 아는 지인들은 그를 천재로 평가했었고 그 역시도 대표작 날개의 첫 줄인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라는 글에서 묻어 나오듯 자신 역시도 여러 방면에 천재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훗날 우리 역시도 그의 시를 바라보며 가히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 책을 집어 들 때의 큰 다짐으로 이상의 시를 읽기 시작했었는데...

까만 것은 글씨요 흰 것은 종이였으며

나의 문해력의 한계도 실감하게 되고


 


이런 시들을 만나면 땀이 삐질 하지만 김상욱 교수님의 이야기가 문뜩 떠오르게 되면서

"점을 찍어서 행렬을 만든 것...!

양자역학의 중요한 개념 행렬을 이용한 게 아닐까!"

라며

'원자는원자이고원자이고원자이다, 생리작용은변이하는것인가, 원자는원자가아니고원자가아니고원자가아니다, 방사는붕괴인가, 사람은영겁인영겁을살수있는것은생명은생도아니고명도아니고광선인것이라는것이다.'

에서

"파인만에 따르면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자의 속성은 변하지 않은 채 끝없이 재배치된다.

이것이 물리학의 핵심 내용이다."

라며 이상이 현대 물리학을 몰랐다면 결코 나오지 않았을 표현이라고 하였었는데...

이 사실을 몰랐다면 그저 지나쳤을 테지만 알고 읽으니 새삼 새롭게 느껴졌었습니다.

(김상욱 교수님의 찐행복했던 모습이 그려지고...)

이공계에 일가견이 있다면 그의 시가 더 재미있었을까...

나중에 이상의 시를 다시 읽게 될 때면 더 공부를 하고 읽어보는 걸로...!

책 속엔 그의 시를 비롯해 소설 '날개'와 수필 '권태', '슬픈 이야기', '동경'을 함께 실어 그의 전반적인 문학성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시보다는 읽기 쉬웠고 이해가 되었으며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날개>라는 작품이 자꾸만 곱씹게 되었습니다.

매춘부인 아내에게 기생해 살아가는 '나'.

무료한 일상을 지내던 어느 날 정신없이 거리를 쏘다니다 미쓰코시 백화점 옥상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외쳤던 이 말.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날개를 달고 자유와 해방의 세계로 향하고자 했던, 하지만 현실은 그러지 않음에 더 간절히 들리던 이 말이 책을 읽고 난 뒤 저에겐 이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가 역시였고 넘사벽이었지만 그럼에도 아련히 남아 맴도는 그의 문장들.

그래서 '천재'라 일컬어진 것일까...

저처럼 그의 시에 대한 벽을 지니고 있다면

이상의 시에서 정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가 어려운 이유는 정답이 있다고 믿고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정답이 없는데 찾으려고 하니 당연히 시를 읽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의 답은 시인에게 있지 않고 독자에게 있다. - page 8 ~ 9

그저 읽어내려가보는 건 어떨지.

그러다 보면 어느샌가와닿는 무엇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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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백석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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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그를 대표하는 이 시를 '시'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학문'적으로 읽었었습니다.

그래서 왜 이 시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지는 잘 모른 채 지내다가...

이번에 무슨 계기였는지는 모르겠지만(아마 책이 예뻐서였을까...) 그의 시를 제대로 접해보고 싶었고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시인들이 좋아하는, 가장 사랑한 시인 '백석'.

그가 그려낼 시어들의 향언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시인들이 좋아하는 시어들의 향언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시인

백석 전 시집: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바로 '백석'과 '이상'.

이 둘을 살펴보면

이상은 형태적으로 기존의 시 형식에서 벗어난 시를,

백석은 언어적으로 새로운 형식의 시를

창조하였기에 창의적인 면에서는 이상을, 시적인 면에서는 백석을 꼽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일까.

그의 시들을 보면 여러 지방의 고어와 토착어, 평안도 방언을 시어로 가져와 썼고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던 수많은 단어를 사전 속에서 발굴하여 사용함으로써 언어의 지평선을 넓히고 있었습니다.

이 책 역시도 그가 의도적으로 사용한 언어를 그대로 표기함으로써 보다 그가 시로 표현하고자 한 바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해 주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각주와 해설을 좇으면 읽으니 좀처럼 집중해서 읽기 힘들었는데

'모르더라도 그냥 한 번 읽어내려가는 건 어떨까!'

란 생각에 한 번 쭈욱 읽은 후 각주와 해설을 읽으니 그제야 백석의 시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부는 그의 첫 시집이자 유일한 시집 『사슴』,

2부는 해방 이전의 시,

3부는 해방 이후 북에서 창작한 시

들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2부까지는 어느 정도 괜찮았는데 3부에서부터 사회주의 체제가 그의 시에도 스며들고 있어 조금은 불편했다고 할까...

그럼에도 그의 모든 시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향토주의 정서는 읽는 내내 아련함과 그리움이 묻어 나오곤 하였습니다.

역시나 이 시는 그 어떤 시보다 곱씹게 되었습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라는 그의 말이 절실히 느껴졌던 이 시를 이제서야 마음으로 읽게 되어 좋았었습니다.

그리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 나왔던 <고향>이란 시 역시도 아련히 남곤 하였었습니다.



가슴 아픈 한국전쟁으로 인해 북에 남게 된 백석.

백석다운 시가 중단된 것이, 그의 창작 노트 등 그에 관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는 안타까운 일이 있지만 그럼에도 그가 부른 이 시들이 민들레 씨처럼 날아 우리 가슴에 꽃을 피워 영원히 살아 숨쉬기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참 많은 위로를 선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왠지 외롭고 쓸쓸할 때면 그의 시를 가만히 읊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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