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빚을 갚은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기적을 일으키는 말버릇 2억 우주님 시리즈
고이케 히로시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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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기 헤드에서 불쑥 튀어나온 '우주님'.

그와는 이미 구면이었습니다.

전작에서도 '기적'을 일으키는 '말버릇'을 일러주었었는데...

어느덧 세월이 흘러 기억이 가물해진 요즘!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자!

또다시 우주님에게 한 수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주의 기적이 당신을 찾아갑니다!"

언제, 어디서든 반드시 당신에게

일어나기 바라는 일만 말해야 한다.

말은 당신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며

우주로 보내는 가장 강력한 주문이다!

2억 빚을 갚은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기적을 일으키는 말버릇



이번엔 새로운 이들이 등장하였습니다.

'가라스덴구'과 '미도리'.

이들과 함께 '기적'을 경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억 원의 빚을 끌어안고 허덕이던 나 고이케 히로시.

우주님과의 만남이 어느덧 9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샤워 헤드에서 불쑥 나타난 모히칸 헤어스타일의 우주님!

우주님의 쥘부채에 수없이 얻어맞으면서 말버릇을 바꾸고 행동을 바꾼 덕에 인생 역전, 모든 빚은 완전히 변제하게 되었고 시원섭섭하게 우주님과는 헤어질 줄 알았는데...

"너 설마 빚을 모두 갚았으니까 그것으로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네? 어떻게 그런 생각... 을 하고 있었습니다. 네. 그렇게 생각하긴 했습니다만..."

"그래. 그랬을 거야!"

"그런데 왜 다시 오셨습니까?"

"뭐? 왜 왔냐고? 당연하잖아. 빚을 모두 갚은 네게 우주로부터 온 진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왔지."

...

"일어나기 바라는 것만 말로 표현하는 거야!" - page 12 ~ 14

일어나기 바라는 것만 말로 표현하라고!

이것이 자신의 우주를 마음껏 현실화시키는 비법이라 외치는 우주님!

신용불량자였던 히로시가 9년 만에 빚을 모두 갚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집을 사기까지, 우주님의 강력한 스파르타 교육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말'이 이토록 중요한 이유를 우주님이 알려주셨습니다.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이 우주라는 증폭 장치를 거쳐 현실이 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말을 잘 사용하면 어떤 현실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그렇기에 본인 스스로 가능하면 '좋은 느낌이 드는' 말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새삼 제 말버릇을 되돌아보게 해 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평소에 하는 말에는 항상 그 사람의 마음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인데 무언가에 관해서 '하지만', '그래도'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자신을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그 때문에 다른 사람도 믿지 못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우주도 믿지 않는다 하였는데...

제가 딱! 그랬습니다.

주문을 방해하는 흑마술과도 같은 '하지만', '그래도' 대신 어떻게 해야 할까?

'하지만', '그래도' 대신 사용해야 할 백마술을 가르쳐주겠다. 바로 '그러니까'라는 말버릇이다.

'하지만', '그래도'라는 말이 튀어나올 것 같으면 즉시 이 말로 바꾸길 바란다. 그렇게 하면 흑마술 같은 말버릇을 중화시킬 수 있다.

"결혼해서 행복해지고 싶어. 그러니까 지금부터 내게 맞는 사람을 찾을 거야."

"가족을 좀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그러니까 술은 끊을거야. 그러니까 전문 기관에 가서 상담해 볼 거야."

어떤가? 저주의 마법이 순식간에 미래를 향한 축복의 마법으로 바뀐다. - page 72 ~ 73

의식적으로 다른 말을 하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리고 '괜찮아'라는 말도 조심히 사용해야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긍정문으로 사용하면 자신을 격려하는 최고의 마법 같은 말이지만 마지막에 물음표를 붙여 의문형을 만들면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 되어 상대방의 힘을 빼앗는 마법이 된다는 사실.

그렇기에 "괜찮아."는 상대방을 긍정하고 격려할 때에만 사용하도록 할 것을,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나 쓸데없이 걱정해 주는 사람은 피할 것을 우주님이 일러주셨습니다.

살다 보면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내가 원하는 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내부에 있는 진정한 자신이 원하는 진짜 주문인가.

시간 차 주문이라면 "몇 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이루고 싶은 주문인가?"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리고 우주에 소원을 주문하면 반드시 좋은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것을 믿고 주문을 한 미래까지 자신을 이끌어가야 한다.

기적은 우주에 넘칠 정도로 많이 쌓여 있고 우주는 기적을 내보내기 위해 모든 준비를 갖추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 우린 행동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너의 주문은 이미 전부 이루어졌어!"

나에게도 일어날 기적을 기다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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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해양생물학자의 경이로운 심해 생물 탐사기
에디스 위더 지음, 김보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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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라 하면...

에메랄드 빛 푸른 바다를 떠오르곤 합니다.

하지만 막상 바닷속을 들어가면 어둡기만 합니다.

그런데...

또 신기하게도 아주 작은 빛만 주어도 형형색색의 바다생물들을 볼 수 있음에 신비롭기만 한 바닷속 이야기.

가보지 못해 더 궁금한 그곳의 이야기가 펼쳐진 이 책에 저도 한번 빠져들고자 합니다.

"깜깜한 심해에 어떻게 이토록 밝은 빛이 있을 수 있을까?"

지구의 깊은 바다로 떠난 한 과학자의 놀라운 모험과

스스로 빛을 내뿜는 심해 생물들의 비밀

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첫 시작이 <눈으로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응? 뭐지?

우선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본다는 것'의 의미를 보면

볼 수 있다는 것은 삶이라는 게임에서 엄청난 이점을 제공한다. 그것이 지구상의 모든 동물 종 중 95%가 눈을 가진 진화론적 이유다. 그중에는 지름이 머리카락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단세포 조류의 눈도 있고, 인간의 머리만큼 큰 대왕오징어의 눈도 있다. 이처럼 제각각인 눈은 세상을 보는 방식도 서로 달라서, 그 방식을 살펴보면 해당 종의 생물학적 요구에 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눈이 무엇을 보는 데 최적화되어 있는지 알아내는 것은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는 귀중한 도구로, 이 때문에 시각생태학이라는 연구 분야도 탄생했다. - page 25

이렇게나 의미심장한 것이었군... 하면 놀라웠던 그때!

왜 저자가 이 이야기를 했는지 그 뒤에 알게 되었습니다.

해양생물학자이자 인기 TED 강연자인 '에디스 위더'.

그녀는 대학 때 척추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수술 합병증으로 인해 일시적인 시력 상실까지 찾아오게 됩니다.

수십 차례 진행된 수술의 고통과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실명의 두려움 속에 그녀는 눈앞의 작은 것들에 집중하는 낙관주의적 태도를 배울 수 있었고 이때의 영향으로 당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심해 생체발광에 대해 연구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지각하기로 선택하는가에 따라 우리 존재의 모습이 결정된다. 우리는 우리가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보고자 하는 대로, 즉 우리 존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세계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로 본다. 과거에는 그것이 참이었다. 그러나 우리 세계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면서 무엇이 생명을 살아 있게 하는가에 대한 더 큰 그림이 필요해졌다. 자연계의 복잡한 작동을 이해하려면 나무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다. 이제 우리는 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수히 일어나는 경이로운 현상들까지 시야에 담아야 한다. 깊은 바닷속까지 이어진 반짝이는 생명의 그물을 알지 못한 채 수면 위만 바라보는 것은 바다의 경이로움과 우리 존재를 가능케 하는 바다의 역할에 눈 감는 것과 마찬가지다. - page 44

그리하여 힘든 훈련을 받은 뒤 다이빙 복장을 하고 바닷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깜깜한 심해에 어떻게 이토록 밝은 빛이 있을 수 있을까?"

에 대해, '생물발광'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밝은 빛을 내는 생물들!

운이 좋아 수영이 허용되는 생물발광 만에 가게 된다면, 온몸을 담가 볼 수도 있다. 거기서 헤엄을 치면 반짝거리는 별가루들로 만들어진 후광에 휩싸일 것이다. 눈앞에서 손가락을 까딱거릴 때마다 손끝에서 불꽃이 나오는 것을 지켜보면 마법적인 초능력을 가진 기분이 든다. 어떻게 보면 그런 셈이다. 수많은 생명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고 자연은 어디에나 있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얼마 안 된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숨어 있던 생명의 에너지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이 장면을 보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기쁨과 경외감이 절묘하게 혼합된 감정을 경험한다. - page 173

너무나 황홀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미지의 영역이었던 심해.

그 속에 자신만의 생존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

특히나 비현실적으로 기묘한 모습을 지닌 동물들 중 '대왕오징어' 를 통해 전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꼬리 끝에서 다리 끝까지의 길이는 약 3m로 추정되고

그 2배가 넘는 길이의 촉완을 최대호 뻗으면 2층 건물 높이만큼 길어질 수 있는

희귀한 동물, 아니 겁이 많은 이 동물, 대왕오징어.

우리는 그들이 죽어서 떠오르는 것을 보고서야 그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

우리가 탐험하지 않은, 혹은 잘못된 방식으로 탐험해 온 저 깊은 곳에는 얼마나 많은 놀라운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 것일까?

또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동물들을 오해하고 있는 것일까? 크라켄은 수 세기 동안 무시무시한 괴물이라고 매도되었지만, 가까이에서 본 그것은 괴물이 아니라 멋진 동물이었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자연을 싸우고 격퇴해야 할 괴물로 보아 왔다. 『모비 딕』에서 에이해브는 희고 커다란 향고래를 악으로 보고, 그것으로 상징되는 장연의 지배에 굴복하기를 거부했다. 멜빌은 또 다른 포경선 선장의 반대되는 관점도 제시한다. 에이해브가 한 다리를 잃었듯이 그 또한 모비 딕에게 한 팔을 잃었지만 고래에게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며 에이해브에게 고래를 내버려 두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결국 에이해브는 자기중심적인 집착 때문에 몰락한다. 고래는 에이해브와 그의 배, 그리고 단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선원을 파괴한다. 인구가 증가하고 인간의 파괴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며, 나는 우리가 자연을 정복해야 할 괴물로 보는 관점을 고집하다가 에이해브와 같은 운명을 맞이할까 두렵다. - page 316

책은 심해 깊은 곳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여러 해양생물과 그들 행동에 숨겨진 비밀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충고도 해 주었습니다.

어획 남획, 해파리의 포식자인 장수거북이나 황새치 등 중요한 피드백 루프 제거, 환경오염으로 수온과 해류 패턴의 변화 등 우리가 자연계를 학살하고 있으며 그러면서 우리 자신의 존재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귀중한 자원이 석유나 광물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완전히 수용해야 하는 자세를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바라본다는 것'

그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우주와도 같았던 바다의 심연.

그래서일까.

『코스모스』에서 느꼈던 감정과도 많이 닮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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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유전학
임야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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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는 '인문학'이거나 '자연과학' 분야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과학적 사유와 역사적 사실이 빚어낸 SF 소설이라는 점에서 실로 놀라웠습니다.

믿고 싶지 않지만 진실일 듯한...

그래서 외면하고 싶지만 마주해야만 하는 진실 앞에 이 소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난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과연 인간에게 악은 유전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하루라도 '상실'과 '환멸'을 거치지 않으면 지나가기 힘든 요즘 시대에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는 이야기다.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악의 근원을 찾아가는 이 소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_배우 정동환

악의 유전학



1913년, 러시아 제국 변방의 밤

불빛도, 인기척도 없는 겨울 광장. 6년 전, 거액을 털린 은행은 눈보라 속에서 건재했다.

검고 추운 밤, 은행 지붕 위에 누군가가 서 있다.

무표정한 사내다. 그는 사제 폭탄 대신 자루 가방을 들고 있다. - page 13

6년 전 이곳을 참혹한 현장으로 만들었던, 이젠 단단한 얼굴에 34년짜리 나이테가 새겨져 있는 사내는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폭동과 테러, 암살을 일삼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또다시 멀고도 추운 투루한스크로 유배를 떠나기 전 고향의 어머니에게 찾아가게 됩니다.

바느질하던 노파.

야음을 틈탄 아들의 기별에 말없이 문을 열어 사내와 냉기를 함께 들이며 마지막일 듯한 이들의 만남 속에 20년 전 그곳에서 있었던 충격적인 비밀을 들려주게 됩니다.

"시베리아 어디쯤이니?"

"투루한스크 변경주요."

"투루한스크?"

놀란 노파는 반쯤 남은 보드카 잔을 비워 버렸다.

"참나...... 운명이...... "

비밀은 이미 목젖까지 올라왔다.

"왜요? 아시는 데예요?"

사내의 질문에 노파는 한참 동안 대답하지 않다가 뭔가를 결심한 듯이 입을 열었다.

"투루한스크. 시뻘건 오로라가 드리운, 세상에서 가장 추운 곳이었지."

노파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거기에 사셨어요?"

"그래. 아주 예전이지. 툰드라는 일 년 내내 영하 50도였다. 겨우내 오로라에 구걸하면 여름은 적선하듯이 잠깐 들러 줬어. 그 두 달짜리 여름에도 꽃은 피었다. 설화와 붓꽃만이 숲속에......" - page 20 ~ 21

1858년, 니콜라이 황제의 장남인 알렉산드르 2세가 황권을 이어받은 지 4년째.

리센코 후작은 이장에게 말을 건넵니다.

"나는 정확히 1년 뒤에 일행과 돌아오겠소. 그때 이 그림대로 되어 있으면, 마을 사람 모두가 각자 이만한 돈을 가져갈 겁니다." - page 24 ~ 25

젊은 천재 유전학자이니 리센코는 추위를 잘 견디는 '한랭 내성' 유전자를 만들겠다며 위험한 생체 실험을 강행하게 됩니다.

바로 홀로드나야 수도원으로부터 내려가 동쪽 홀로드나야에 250명의 남자아이가, 서쪽 홀로드나야에 250명의 여자아이를 두고 말입니다.

이 수용소와도 같은 곳에 갇힌 500명의 아이들은 갓난 아기였으며 남녀 구분할 것 없이 차디찬 얼음 입수와 고문, 나아가 강제 결혼과 출산을 겪게 됩니다.

왜?

그 이유는 바로

그제야 차르는 청년 리센코의 꿰뚫는 시선을 주시했다.

"폐하에게 추위를 타지 않는 러시아 백성들을 만들어 올리고 싶습니다." - page 44

유전학과 진화론에 빠져들었던 리센코는 차디찬 얼음 입수로부터 살아남는 이들의 유전자는 그 자손에게도 물려줄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의 유전학 이론을 실천에 옮기고자 무자비한 실험을 시작하게 되고 이 연구에는 20년의 기한이 주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실험은 좀처럼 진척이 보이지 않고, 이에 목숨을 건 리센코는 점점 미쳐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기적의 케케'라 불리던 소녀 '케케'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간간이 목숨을 이어나갑니다.

"정말 잘 자라 주었구나, 케케!"

후작의 대견한 손이 닿는 곳마다 땀구멍이 오므라들고 솜털이 곤두섰다. 서류철을 보던 연구원이 케케의 입수 기도 성적을 읊었다.

"후작님, 평균 나이로 환산하면 최상위권 성적입니다."

긴 숫자들의 나열 끝에 결론이 나왔다.

"케케는 가장 넓은 방으로 배정하지." - page 147 ~ 148

'획득 형질의 유전' 자신이 맹신하는 라마르크주의에 사로잡혔던 리센코로부터 기적의 케케와 한랭 내성 챔피언 베소 둘 사이의 아이가 그가 주장했던 결과였지만 검증되지 않았던 이론은 리센코에게 바꿀 수 없는 신념이 되고 초조해질수록 불안은 광기로, 실망은 폭력으로 폭발하게 되고 그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아니었고 케케 역시도 목숨을 걸고 이곳으로부터 탈출을 감행하게 됩니다.

탈출해 살아남은 단 한 명의 실험체 '케케'.

그리고 '케케'의 아들...

사내는 조용히 손을 내려 훌쩍이는 노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머니의 기적은 저예요. 제가 세상을 뒤집어엎을 거예요."

...

사내가 신문을 펼쳐 케케에게 건넸다.

"그리고 '그분'이 저에게 새 이름을 주셨어요."

글썽이는 눈물 때문에 케케는 신문의 작은 글씨를 읽을 수 없었다. 그러자 사내는 손가락으로 자신이 쓴 글의 맨 아래쪽을 집었다.

"스탈린. 이오시프 스탈린. 강철의 사나이라는 뜻입니다." - page 245 ~ 247

실험의 마지막 결과물이었던 이 사내.

투루한스크로 유형을 떠나기 전 약 10년 그리고 유형을 떠난 이후 약 40년 동안 '혁명'이라는 이름을 걸고 수많은 사람을 괴롭히고 죽이다가 끝내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수천 명을 숙청하며 공포 정치를 펼친 이 사내.

"진짜 악마는 따로 있다."

실존 인물을 토대로 과학적 사유와 역사적 사실이 빚어낸 매력적이었던 이 소설.

그만큼 읽으면서 소름이 끼쳤고 분했었습니다.

유전적 실험을 통해 열성을 제거하고 우성 인자를 키우려 했던 인간 개조 프로젝트.

이 파렴치하고도 비윤리적인 행위 끝에 태어난 독재자.

과연 '획득 형질 유전' 실험이 실패라 단정 지을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이 이론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론이라면...?

이 질문들에 우리는 어떤 잣대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인지 성찰해 보아야 할 문제였습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걸쳐 전 세계에 만연했던 '우생학'.

여전히 '인간의 우열'에 관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는 현실 앞에 이 위험하고도 비윤리적인 사고를 경계해야 함을 일깨워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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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대한민국 도슨트 11
권오단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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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방학 때 아이와 함께 갔던 곳, 안동.

하지만 찌는 듯한 무더위로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내심 기대를 하고 갔던 터라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고...

그래서 이 책을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림이나 유물유적을 설명해주는 것처럼 우리나라 곳곳의 역사와 문화, 그곳에 사는 사람과 땅에 대해 알려주는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

그중 11번째인 안동으로의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안동에는 꼰대들만 살았을까?

동화작가이자 역사소설가인 권오단이

'양반가의 집성촌' 정도로만 알고 있던 안동이

왜 우리의 '정신문화의 수도'인지 그 진면목을 보여준다.

'유교'와 '안동'을 얼마나 오해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해주고

태사묘부터 <미스터 션샤인>의 무대가 된 만휴정까지

안동의 역사와 문화를 감지할 수 있는 25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안동



안동시(10동)와 1읍(풍산읍), 13면(길안면, 남선면, 남후면, 녹전면, 도산면, 북후면, 서후면, 예안면, 와룡면, 일직면, 임동면, 임하면, 풍천면)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곳.

유교의 본향으로 수많은 인재를 길러내고 국난을 당해서는 의병, 독립투사의 산실이 된 이곳.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었습니다.

오래된 역사만큼 수많은 문화 자원이 있고 거기엔 수많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이곳으로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말 고개만 돌려도 곳곳에 이야기들이 가득하였습니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이 그대로 전승되고 있는 생활공간이며, 주민들이 세대를 이어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인 '하회 마을',

임시정부 시절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을 비롯해 11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독립운동가의 산실 '임청각',

엄혹했던 일제강점기에 39년의 짧은 생애를 살면서 17번의 옥살이를 할 정도로 독립운동에 투신한 항일시인 이육사의 기록이 남아있는 '이육사문학관',

가장 오래된 화엄고찰과 『훈민정음해례본』이 나온 절 '봉정사·광흥사' 등

일일이 채우기에도 벅찰 만큼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간직된, '정신문화의 수도'의 진면목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 본 곳이 소개되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안동이 낳은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 토담집.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광복 직후 우리나라로 돌아온 그는 살림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겨우 졸업했고 생계를 위해 궂은일을 하며 자랐습니다.

19세에 폐병이 걸렸지만 항생제를 제대로 보급 받지 못해서 폐결핵과 늑막염이 걸려 사람 구실을 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1967년 일직면 조탑동 일직교회 근처의 빌뱅이 언덕에 있는 토담집에 기거하며 성당 종지기로 일하게 됩니다.

너무나 열악했지만 혼자 살면서 아름다운 동화들을 써 내려간 그의 대표작은 바로 『강아지똥』과 『몽실 언니』.

『강아지똥』은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통해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몽실 언니』는 굴곡 많은 역사를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보듬는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죽는 그날까지 쉼 없이 글을 썼던 그가 남긴 마지막 이야기...

"내가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은 것이니 여기서 나오는 인세를 어린이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마땅할 것"

이라며 통장에 있는 돈을 "북측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라는 유언장을 썼다. 그리고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듯하게 통일이 되어 함께 살도록 해 주십시오."

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어머니가 사시는 그 나라로 갔다. - <권정생 동화나라> 팸플릿에서 발췌

아이들을 데리고 '권정생 동화나라'에 갔었는데...

그의 작품과 유품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생각보다 관리가 너무 소홀해 안타까웠습니다.

부디 다음에 갔을 땐 이름처럼 '동화나라'였으면 하는 바람을 남기며...

그리고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 촬영지였던 '만휴정'.

"합시다 러브, 나랑같이"

지금도 설레는 이 대사.

그 장소에 가서 또다시 체감하고 왔었는데 사실 이곳은 조선의 청백리로 유명한 보백당 김계행의 정자라 하였습니다.

정원 같은 숲속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3년 후, 76세 되던 해 연산주가 중종반정으로 폐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吾家無寶物 우리 집엔 보물이 없다

寶物惟淸白 보물이 있다면 오로지 청백한 것이다

자신이 비명에 죽지 않고 노년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이 깨끗하게 살아왔기 때문임을 깨달은 그가 만휴정 벽에 이 글을 새겼다 하였습니다.

이 의미를 알고 갔다면 더 이곳이 와닿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나 아는 만큼 보이고 느끼게 되는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안동으로 찾아가 곳곳에 담긴 이야기를 직접 귀담아듣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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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창백한 손으로
박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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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소실점을 추적하는 작가 '박영'.

작가의 작품에 대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익히 들었었지만 막상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그러다 이번 신작이 인연이 되었습니다.

사건을 은폐하는 폭설과 과거를 소각하는 화염 앞에서,

15년의 시간을 뚫고 나온 예리한 진실 _ 박서련(소설가)

저도 그 진실을 마주하고자 합니다.

이들을 왜 죽여야만 했을까요?

알고 싶다면 오늘 자정, 그곳으로.

낙원은 창백한 손으로



씁쓸한 기억에 사로잡혀 있던 '연우'.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전화벨이 울립니다.

무슨 일이 생겼나...?

"선양에서 살인 사건 하나가 접수됐어. 살해 주청 시간은 새벽 3시 전후. 피해자는 에덴 종합병원 원장이야."

"설마 강원도 선양 말씀하시는 겁니까? 거긴 서울에서 족히 네 시간은 달려야 도착하는 곳인데요?"

"그래. 자네가 좀 가줘야겠어." - page 15

과거 파트너로 함께 활약했던 후배 상혁과 함께 도착하게 된 선양 살인 사건 현장인 에덴 병원 정문 앞.

피해자는 에덴 종합병원 차요한 원장은 지역 주민들의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네요......"

"왜 그러시죠?" 심재훈의 질문에 연우가 답했다.

"아까도 조금 이상하다 싶었는데, 피해자 얼굴이 약간 웃음을 짓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피해자의 얼굴은 평온하게 생을 마감한 사람처럼 보였다. 사방에 튄 피와는 대조적이었다.

"아, 네. 그건 피해자가 식물인간 상태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고통을 느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사건은 처음이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

연우가 심재훈을 돌아봤다.

"아니, 그럼 범인이 굳이 식물인간인 사람을 공격해서 살해했단 말입니까?"

"그뿐이 아닙니다."

"또 뭐가 있나보죠?"

"네. 피해자 차요한 원장 말입니다, 어차피 오늘 오전 9시경에 연명 치료를 중단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답니다."

"그렇다면 범인은 어차피 몇 시간만 지나면 죽을 사람을 굳이 살해한 겁니까?" 상혁이 끼어들었다. - page 46 ~ 47

어차피 죽음을 맞을 피해자에게...?!

범인은 반드시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 한 '원한 사건'임을 직감하게 됩니다.

주변 탐문 수사를 하지만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범행 도구가 발견되고 살해 용의자로 유민희 간호사를 추궁하게 됩니다.

한편 변호사 '차도진'에게 편지봉투 한 통을 받게 됩니다.

강원도 선양군 에덴 종합병원

지워버리고 싶었던 이 이름.

15년 전 끔찍한 사건으로 등져버렸던 고향.

아버지가 병원장으로 있는 이곳으로부터 익명의 누군가가 선양 경찰서에 잡혀 있는 살해 용의자 유민희를 변호하라 적혀있었습니다.

만약 변호를 하지 않는다면 15년 전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겠다는 협박에 결국 선양으로 향하게 됩니다.

선양 경찰서에 도착한 도진.

사건의 전말을 모른 채 변호를 하고자 했던 도진은 뜻밖의 끔찍한 소식을 듣게 됩니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연우는 그렇게 묻는 변호사의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왜 그러시죠?"

"방금 차요한 원장 살인 사건이라고 하셨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차도진 변호사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하게 질렸다. - page 112

연우와 상혁은 경찰이 용의자를 미처 특정하기도 전에 변호 의뢰를 받고 선양에 미리 도착해 있던 도진을 의심하고

도진은 진범이 마지막으로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눈치채게 됩니다.

이렇게 연우와 도진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동안, 15년 전 '그날'이 새겨진 기억의 파편들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

"당신은 복수를 위해 친구들도 모두 짓밟았습니다! 당신도 똑같은 괴물이 된 겁니다!" - page 330 ~ 331

15년 전 과연 이곳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그리고 진범은 누구일까...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가며 인물들로부터 추리를 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어느 소설에서 접했을 법한 소재였고 범인을 추리하기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매력적이었던 것은 이 스토리를 끌고 가는 작가의 필력이었습니다.

시간과 인물의 교차 서술은 좀 더 몰입감을 주었고 최근에 읽었던 소설 『악의 유전학』의 연장선으로 인간의 욕망, 악에 대한 이야기가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악은 끝없이 악을 낳고 있다. 돌고 도는 순환선처럼. - page 348

비뚤어진 욕망과 자기 과신으로 타락하였던 이들.

추악한 진실을 덮다가 결국 파국에 이르렀던 이들.

과연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 할 수 있을까... 란 의문을 남긴 채 이 사건을 마무리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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