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家 사람들 - 영웅의 숨겨진 가족이야기
정운현.정창현 지음 / 역사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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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금의 우리가 살아갈 수 있게 한 것은 아마도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국민들.

특히나 우리에게는 아픈 역사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 하나인 '일제 강점기'시대.

그 시대의 국민들은 저마다 나라를 위한 '애국심'에 불타올랐을 것입니다.

몇몇 파렴치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그들 중 한 명인 '안중근'의사에 관련된 책이 최근에 출판되어 눈길이 갔었습니다.

특히나 그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안중근 일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영웅'이라는 면모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책을 펼쳐 보았습니다.


<책을 펴내며>에서 저 역시도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코레아 우라!(대한 만세)"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 내린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6발의 총을 발사한 안중근은 러시아 말로 세 차례 "대한 만세"를 외쳤다. 그리고 곧 체포되어 재판을 받은 후 이듬해 3월 26일에 뤼순감옥에서 사형당했다.

여기까지는 다 아는 이야기다. 그러나 안중근이 왜, 어떤 고뇌를 거쳐 이토 히로부미를 쏘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안중근의 '영욱적 거사'만을 추앙하다보니 오히려 그의 '인간적 면모'는 우리로부터 멀어졌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친동생과 사촌형제, 조카 등 안중근 일가가 우리 근현대사에 남긴 발자취는 연구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망각의 역사' 속에 묻혀 있다. - page 4

정말로 반성해야할 점이었습니다.

그에 대해 저 역시도 그저 '영웅'이라는 점만 기억할 뿐 그 배경에 대해, 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책임하였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역사를 반성할 줄 모르는 민족은 또다시 역사의 횡포를 만날 것이고, 역사를 통찰할 줄 모르는 민족은 미래로 전진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아는 게 별로 없는 안중근 가문의 이야기를 나침반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삼대에 걸친 안중근 일가의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가 아닌 현재의 난제를 풀어나가는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 page 6

너무나 안일한 태도를 가졌던 제 자신이 부끄럽기만 하였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너무나 공들여 썼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많은 고증을 통해, 사진과 기록물들을 토대로 이어진 안중근 일가의 이야기.

특히나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

나는 헛되이 살인을 좋아해서 이토를 죽인 것이 아니다. 이번 거사는 나 일개인을 위안 것이 아니고, 동양평화를 위해 한 것이다. ... 나는 삼 년간 도처에서 유세도 하고 또 의병의 참모중장으로서 각지의 싸움에 참가했다. 이번 거사도 한국 독립전쟁의 하나로 나는 참모중장으로서 한국을 위해 결행한 것이지 보통의 자객으로서 저지른 것이 아니다. 따라서 지금 나는 피고인이 아니라 적군에 의해 포로가 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page 68

형의 집행 시작 전에 그가 남긴 말.

"남길 유언이 있는가?"

"달리 남길 말은 없다. 다만 나의 거사는 동양평화를 도모하려는 성의에서 나온 것이므로 임검한 일본 관헌 여러분들도 나의 충심을 잘 살펴 마음과 힘을 합쳐 동양의 평화를 기도해주길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동양평화 만세'를 삼창하고 싶으니 특별히 허락해주기 바란다."

"그것은 불가하다." - page 85

책을 읽으면서 또다시 가슴에 새겨야할 말.

위국헌신

그의 업적 뿐만 아니라 그의 동생들, 사촌, 엄마의 업적들도 자신들의 위치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였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모친이 사형선고를 받고 형 집행을 기다리는 아들에게 보낸 편지는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습니다.

네가 만일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공소(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옮은 일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 page 363


누구보다 나라를 위해 자신을 헌신한 사람들.

하지만 그들의 삶은 국가를 위한 희생이 헛되게끔 일제에 앞잡이 노릇을 한 이들이 권력을 잡고 이들은 역설적으로 독립운동가의 뜻을 기리기 위한 기념사업회의 임원이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였습니다.

또한 아직까지도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그의 유해.

그리고 그의 행적이 담긴 곳엔 국가적 관리가 소홀하여 그의 행적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가 미래 후손들에게 과연 떳떳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마저 들었습니다.

그저 말로만 그들을 존경하는 것보다 그들이 했던 것처럼 우리도 행동으로, 우리의 정신으로 다시금 일어서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국헌신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다시금 애국을 향한 마음을 외쳐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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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크릿으로 인생을 바꿨다 - 간절함으로 부와 운을 끌어당긴 사람들
론다 번 지음, 허선영 옮김 / 살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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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학창시절.

유난히 말이 많았던 책, 『시크릿』.

읽으면서도 긴가민가 하였었고 책을 읽고 난 뒤 나도 한 번?이란 생각을 가지게 했던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도 기억나는 것은 이것이었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그 책의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기에 '끌어당김의 법칙'에 의해 바람이 현실이 되어가는 것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한 동안 잊고 살았는데 다시금 이 책이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시크릿'의 기적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다시금 '시크릿'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는 시크릿으로 인생을 바꿨다』


이 책엔 6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시크릿 법칙의 적용사례가 소개되었습니다.

행복, 부, 인간관계, 건강, 일, 삶.

역시나 앞서 시크릿의 법칙을 우선 이야기 하였습니다.

원하는 것을 떠올리고, 계속 생각하면, 당신의 삶으로 가져올 수 있다. 이 가장 강력한 법칙을 통해 생각은 현실이 된다. 당신의 현재 생각은 미래의 삶을 만들므로, 지금 생각을 바꾸면 삶을 바꿀 수 있다. - page 5

이런 창조 과정은 간단히 세 단계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구하라, 믿어라, 받아라.


이번 책은 저번의 『시크릿』에서 긴가민가했던 저와 같은 이에게 왠지 모를 확신을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이 직접 경험한 사연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몇 가지 인상적인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행복의 힘>에선 술에 절어 있고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무직 싱글맘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작가가 되는 것은 행복해지기 위해 자신이 해야 했던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이야기.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 행복해지기 위해'로 목표의 범위를 좁혔지요. 저는 『시크릿』에서 수십 번 보고 읽고 들었던 론다 번의 말이 떠올랐어요.

"당신은 기분이 좋아야 합니다."

(중략)

저는 행복해지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물론, 행복한 순간이 있었지만 행복은 아니었죠. 저는 행복을 좇고 있었지만 그걸 깨닫지도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바로 그 순간, 제가 행복해지는 법을 배워야만 하고 그 방법을 저에게 가르칠 사람도 저뿐이란 결론을 내렸어요. - page 62

차츰 몸과 마음이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고 더 행복한 일들을 이뤄내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독립 출판사를 경영하는 여성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저 역시도 행복을 좇고 있어서인지 이 여성의 이야기가 인상깊게 남았었습니다.

"나는 행복해져야 합니다." 라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겠죠?!


또한 <밑바닥에서>에는 고등교육까지 받았지만 안정적인 전임 일자리를 찾지 못한 독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깨닫지 못한 채 자신을 동정하고 안타깝게 여기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어요. - page 209

바로 제 이야기였습니다.

스스로를 믿기 보다는 그저 제 3자의 입장으로 저를 바라보며 한심하게만 여기고 제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자리를 맴도는 것은 아닌지......

당신에게 필요한 모든 문제의 답은 당신 내면에 있으므로, 스스로 답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은 자신과 자신의 모든 것을 믿어야 한다.

『시크릿 데일리 티칭』중에서


역시 '시크릿 법칙'은 자신의 내면의 힘을 믿어 의심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이 말이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마치 증명이라도 한 이 책.

시크릿의 기적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그들이 원하는 꿈에 도달하기 위한 첫 걸음은 생각의 전환이었습니다.

비관적인 것에서 벗어나 자신에 대한 믿음, 긍정의 힘이 시크릿의 기적을 불러 일으키는 첫 단추였음에 저 역시도 그들처럼 제 삶에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생각의 전환부터,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간절히 바래야겠습니다.

시크릿의 기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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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초지로 - 고양이와 집사의 행복한 이별
고이즈미 사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콤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좋아해서 고양이와 관련된 책이 있으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꼭 소장을 해서 읽곤 하는데 이번에 이 책은 저에게 조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그동안의 책들은 고양이와의 동거이거나 길고양이의 일상 등을 담아내곤 하였는데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별'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별의 슬픔보다

함께 있어 행복했던 순간이

더 소중하기에......

앞으로 다신 없을 142개월간의 이야기

언젠간 이별을 해야하겠지만 너무나도 짧은 인연이었던 고양이, '초지로'.

책 표지의 고양이가 창밖을 바라보는데 벌써부터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프롤로그>에선 그들이 '초지로'와 '라쿠'의 첫 만남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수컷을 키운 경험이 없어 얼룩무늬 아이인 '초지로'를 입양할지 망설이다 첫눈에 반하여 같이 살게 된 아이들.

암컷인 '라쿠'와 수컷인 '초지로' 남매는 서로 사이좋은 남매였고 언제나 저자를 이해해 주고, 응원해 주고, 육아에 참여해 준 든든한 아군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초지로에게 작은 종양이 발견되고 수술로 한 시름을 놓을 무렵, 변비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수술 후유증일까?

원인도 모르고 변비약을 먹이며 지켜보다 다시 찾아간 병원에선 청천벽력같은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항문 안에 아주 큰 종양이 있군요."

"여기 보이시죠? 이렇게 종양이 누르고 있어서 변이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종양은 골반에 유착해 있는데......" - page 31

"종양이 아주 큰 데다 뼈에 붙어 있어서 수술로 제거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략)

대학별원의 담당 선생님은 그 뒤로도 여러 방법을 모색해 주었습니다. 외과 선생님과도 의논해서 수술로 제거할 수 있는 만큼의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상당히 대규모 수술인 데다 종양 전부를 제거하는 게 아니었어요. 삶의 시간을 연장하는 데 지나지 않았습니다. 수술 후 최소 일주일은 입원해야 했고, 수술 중 상태가 나빠지면 안락사를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내 앞에 놓인 현실은 너무나 냉혹했습니다. - page 33

너무나도 빨리 찾아온 이별의 순간이었습니다.

이들 부부가 선택한 것은 수술 보다는 그저 집에서 편안하게 살게 하다가 보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시작된 초지로와의 시간들.


앞으로 얼마나 더 초지로와 보낼 수 있을까?

내가 초지로를 위해 무엇을, 얼마만큼 더 해 줄 수 있을까?

미지수였습니다.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하나도 되지 않습니다. 현실을 믿을 수 없어서 생각을 냉정하게 정리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붕 뜬 심정으로 보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내 눈앞에는 기분 좋은 듯이 자고 있는 초지로가 있을 뿐입니다. 평온한 모습으로 보내겠다는 결론을 내렸을 뿐 보낼 각오가 된것은 아니었습니다. - page 37

책을 통해서 배우는 '이별'의 과정.

쉬히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힘들었습니다.

아직 저에겐 이런 경험이 없어서인지......

만약 나라면 어찌했을지 생각하는 것조차도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그런 주인의 마음을 알아서일까.

천진난만한 초지로의 모습이 더 안쓰러웠고 점점 야위어가는 모습에 자꾸만 눈물을 훔치게 되었습니다.


짧기에 더 깊은 울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책이 읽고나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초지로를 떠나보내고 나서 놀러온 친구의 한 마디.

"실은 말이야, 요전에 초지로가 꿈에 나왔어. 아직 초지로가 살아 있을 때여서 말하지 못했는데, 초지로한테 부탁을 받았어. 너한테 '나는 정말로 행복했다고 전해 주세요.'라고. ...... 이제야 전하네." - page 104

이 말 한 마디로 더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자신의 아픔보다 주인을 향한 마음.

서로의 마음이 통해서였을까.

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을 곁에 머물러준 초지로.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동물은 사람보다 먼저 떠납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때로는 견디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짧은 생을 살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과 무한의 애정을 가져다주고, 인간의 삶을 진심으로 풍요롭게 해 줍니다. 나는 초지로의 생애를 통해 그것을 배웠습니다.

이별은 정말로 고통스럽고 슬프지만, 그 이상의 것을 우리에게 가져다줍니다.

이별의 아픔과 함께 보낸 시간 동안의 행복을 저울에 달아 보면 분명 함께 보낸 시간의 행복이 더 무거울 겁니다. 그래서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나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즐거웠던 추억만 떠올릴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테니까요. - page 107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마주하게 될 이별의 순간.

그래도 이별보다 행복의 순간이 더 많기에, 더 무겁기에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우리는 살아가는가 봅니다.

그때를 곱씹으며 떠올릴 수 있기에 너무 슬프더라도 희석시킬 수 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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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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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입발린 소리나 행동, 속임수.

그런 속임수를 이 책에선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얼굴과 속임수로 만든 얼굴

당신이 아는 그녀의 얼굴은 가면일 수 있다!

책의 앞표지에 적힌 문구와 그림.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알고싶어 책의 뒤적여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책의 뒷표지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연인의 과오를 묻어주기 위한 속임수!

그들이 감춘 비밀이 복수의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

스릴과 긴장감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빨리 책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에 서둘러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사건은 스캘비의 자택에서 은퇴한 형사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이에게 원한을 사지도 않을 정도로 그를 따르고 존경하는 이도 많은데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 형사, '리처드 린빌'.

그에게는 그를 존경하는 딸 '케이트'가 있었습니다.

"자네는 아버지와 지나치게 친밀하게 지낸 게 문제야. 이제는 자네 자신을 위한 삶을 찾아야 할 때야. 아버지 대신 자네의 삶을 단단하게 지탱하게 해 줄 새로운 버팀목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야."

케이트의 몸이 살짝 비틀거렸다.

"내 자신의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버팀목이 없다고요?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했죠? 런던경찰국에서 형사로 지내는 내가......."

케이트가 말을 하다가 혀가 꼬이는지 입을 다물었다.

"자네의 삶에 뭐가 더 남아 있지? 자네에게 신경 써주는 사람이 있어? 자네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를 때 옆에서 위로해준 사람이라도 있었나? 자네는 지금 고독과 슬픔에 몸부림치며 이 집에서 한 달이 넘도록 혼자 지내고 있어. 내가 알기로 자네의 애인이나 친구가 이 집을 방문한 적도 없어. 최소한 런던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라도 찾아왔어야 마땅한데 아무도 오지 않았지. 자네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야!" - page 152 ~ 153

그만큼 아버지에 대한 애착이 있던 형사이자 딸인 케이트는 아버지의 죽음을 밝히기위해 독자적으로 수사를 시작하곤 합니다.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또 다른 살인사건이 발생을 하게 되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범인과 그에 대한 해결책이 없음에 스스로 자책을 하곤 합니다.

그러다 알게 된 또 하나의 사건, 케일럽 헤일 반장의 수하 형사인 제인 스캐핀 형사의 동생 션의 교통사고.

이와 연쇄살인과의 연결고리는?

점점 사건은 하나의 접점이 있음이 밝혀지고 그 속엔 자신이 그토록 믿었던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긴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가가 너무나도 세밀하게 표현해서인지 장면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내가 마치 케이트가 된 것인냥 소설 속 주인공과 동일시되어 사건을 파헤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이 나중에 영화화된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너무나도 흥미진진하였습니다.


책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누나는 경찰이기 이전에 홀게이크 가족이고, 딜런의 누나이자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엄마의 딸이기도 해. 우리 가족 일이니까 따로 분리해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야. 아무런 죄도 없는 우리 가족이 평생 그 사건이 남긴 상처를 떠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게 분하지도 않아? 누나 역시 나처럼 그 사건이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잖아. 피해자는 매일이다시피 비극의 상처를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데 오히려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간다는 건 말이 안되잖아."

션이 다시 제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누나는 경찰이기 때문에 더욱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되는 자들이었어. 경찰은 세상에서 정의를 지켜내는 직업이잖아. 정의를 부정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들을 짓밟는 자들은 단호하게 응징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해."

"나는 이제 뭐가 정의인지 잘 모르겠어." - page 535 ~ 536


책을 읽고나니 완벽한 비밀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지, 우리의 얼굴에 보이는 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였습니다.

어떤 사건이든지 사건의 경중을 따질 순 없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댓가를, 피해자가 안고 갈 상처를 보다듬어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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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의 개이고 여기까지 타이핑하는 데 세 시간 걸렸습니다
장자자.메시 지음, 허유영 옮김 / 예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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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때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들의 모습에 관련된 책이 붐을 일으키곤 하였습니다.

유명작가가 쓴 소설도 있었고 고양이와 관련된 에세이는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개'?

사실 애완동물의 지존이자 요즘은 '동반자'의 의미도 지닌 우리의 '애완견'.

그들의 시선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간혹 들긴 했지만 그러려니하고 넘겨버리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책, 『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의 개이고 여기까지 타이핑하는 데 세 시간 걸렸습니다』.

제목을 쓰는데 3시간이나 걸렸다는 소설가의 개.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파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공들이는지 궁금하였습니다.


작가, '장자자'.

최근에 그의 작품인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를 만난 인연이 있었기에 낯설지 않았습니다.

소설에서 느껴졌던 섬세함과는 달리 이 책에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철부지 남자아이를 떠오르게 하였고 오히려 그의 강아지인 골든레트리버가 철이 든 진정한 작가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제가 만났던 작품도 혹시......


저자와 강아지의 만남은 서로일 수 밖에 없는 듯한 인연이었습니다.

사실 소설가의 개인 골든레트리버, '메시'는 '잡종'이어서 다른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혼혈아는 예쁘다며 좋아하지만 혼혈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 page 12

이때부터 철이 들었던 것인지......

무튼 메시와 소설가가 인연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이놈은 귀가 어떻게 이렇게 크지? 하하! 고놈 참 기똥차게 생겼네!"

나는 아빠 품에서 처음으로 내 귀가 멋지다는 걸 알았다. - page 13

그가 비로소 메시를 알아봐주었기에 서로는 인연이 될 수밖에 없음을......

그리고 이어진 소설가와 메시의 이야기.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마다 메시가 전하는 이야기는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것일까, 철이 너무 들어버린 것인지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인간인 제가 반성을 하게 되고 메시의 눈에 비쳐지는 소소한 행복이 부럽기만 하였습니다.


36가지의 에피소드 중에 인상깊은 에피소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행복이 찾아왔을 때 덥석 물어 오기 위하여>에서는 메시가 처음 사귄 친구 '보더콜리'에 대해 작가와 메시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저 보더콜리의 눈 속에서 반짝이는 게 뭐예요?"

아빠가 말했다.

"미련이지. 다시는 만날 수 없고 돌아오지도 않을 걸 아니까 생기는 미련."

(중략)

"가끔은 미래로 가려는 게 아니라 과거를 붙잡으려 기를 쓰고 달리지. 하지만 잡을 수는 없어. 누구나 사무친 미련을 가슴에 품고 살아. 남들이 모르는 아주 깊은 곳에 말이야. 거긴 혼자만의 세상이지. 무서워할 건 없어. 그게 바로 인생의 짐이니까." - page 24

보더콜리에게는 그것이 '원반'이었습니다.

엄마가 우니까 비가 와서 엄마를 위해선 원반밖에 없다는 보더콜리.

괜스레 울컥하였습니다.


<백업 파일 같은 인생>에는 이런 에피소드가 담겨 있습니다.

"아저씨, 우리 개들을 좀 봐요. 우린 주인을 목숨처럼 여기지만 주인에게 우린 그저 삶의 일부일 뿐이에요. 그래도 서로 사랑하는 건 맞잖아요."

내 말을 듣고도 세퍼드네 아빠의 주름진 미간으 퍼지지 않았다.

"그거랑은 달라. 어쩌면 내가 백업 파일의 백업 파일이 될지도 몰라."

"다르지 않아요. 사랑이 불공평한지는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달라요. 아저씨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모든 걸 다 내어주지만, 그 여자는 자신의 10분의 1만 내어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두 사람은 각자 최대치의 사랑을 하고 있는 거예요. 아저씨와 그 여자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공평한 거라고요." - page 173

그리고 이어진 충고.

당신이 누군가에게 클릭당하기를 기다리고 있더라도 자기 자신을 저장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법인데 말이다. - page 174


단순한 강아지가 아니었습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오히려 '청출어람'의 모습을 보인 골든 레트리버는 진정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오랜 시간이 걸려도 이처럼 책을 출간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읽으면서도 그가 강아지인지 내가 개인지 구별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정적으로만, 그저 거창한 이상만을 좇으며 살아온 건 아닌지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행복은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그것도 나를 믿어주는 이와 함께인 그 순간순간이 진정한 행복임을 깨달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도 마지막으로 다가가기 싫었습니다.

메시와 맺은 인연의 끈을 놓칠까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을 계기로 그를 알았기에 언젠가의 만남을 기대하며 책장을 덮고 말았습니다.

행복을 찾아헤매이는 이들에게, 하루하루 힘들다고만 외치는 이들에게 이 책 한 권을 선사합니다.

유쾌, 상쾌, 통쾌 속에서 전하는 진정한 행복, 삶을 전달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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