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글쓰기
최병관 지음 / 지식여행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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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렇게 책을 읽고 감상을 쓰고 있는 저 역시도 '글쓰기'에 대해선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 쓰는 것은 대단히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이, 많은 지식을 가진 이들이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과학'을 전공으로 하였습니다.

졸업할 때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때를 생각하면......

그래도 가끔 과학자들이 쓴 책들을 보면 감탄을 하면서

역시!

그들이 이렇게 글을 써야 보다 과학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되는거지!

라며 깨닫곤 합니다.


그러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과학자의 글쓰기


좀더 일찍 만났더라면......

내가 그토록 글쓰기에 힘들어하지 않았을텐데......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 책을 만나게 되어서 왜 우리는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책 속엔

지금까지의 과학 글쓰기

에서부터 시작하여

왜 써야 하나?

무엇을 쓸까?

어떻게 쓸까?

로 글 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과학자들의 글쓰기는 과학자들끼리의 논문보기 식이었기에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적었을 뿐더러 자신의 연구를 대중에 알리지 못하기에 한계를 느끼곤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과학자들에게 '글쓰기'란 대단히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고 보다 과학자들이 과학책을 많이 저술하여 대중적으로 '과학'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써야 하는 것일까?에 고민을 하고 있을 과학자들에게 저자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였습니다.

답은 간단하다. 책의 소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지금까지 연구한 분야에 대해서 쓰면 된다. 누군가 먼저 그 분야에서 책을 썼다고 하더라도 연구 내용이 다르므로, 이전 저자와는 다른 관점에서 쓰면 된다. 과학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새롭게 규명되는 현상도 많기 때문에 달라진 분야를 중심으로 새롭게 쓰면 된다. 다른 곳에서 책의 소재를 찾지 말고, 내 연구 분야를 어떻게 책으로 쓸지 고민하면 된다. - page 114 ~ 115


자신이 쓸 방향이 정해졌다면 그에 대한 구상 역시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쓰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그들이 글을 쓰기 위해선 우선 자신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글쓰기'란 장벽을 뛰어넘을 때 비로소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책 속엔 다양한 책들과 함께 예시로 글쓰는 방법을 제시하였기에 혹시나 글을 쓰려고 한다면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찾아 읽어보고 참고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소개된 책들도 저마다 글쓴이의 개성이 담겨 있기에 자신의 글쓰기와 맞는 이를 찾는 것이 시행착오일 듯 하지만 그정도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놓는 책에 대한 책임이 없는 행위와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학자'라는 한 시선을 가지고 '글쓰기'에 접근하여서인지 다른 이들과는 다른 '글쓰기'가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과학이라는 분야가 이론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에 보다 객관적인 시각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출간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보다 넓은 사고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며 미래를 예측하는 즐거움도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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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 하루 30분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이야기
안정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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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하정우'씨의 책 <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으면서 '걷기'의 매력에 흠뻑 빠지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달리기'의 매력을 선사하고자 한 분이 계셨습니다.

국내 최고의 '런스타(Run Star)' 안정은.

그녀가 전한 하루 30분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이야기.

왠지 읽고나면 어느새 저도 달리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는 건 아닐지......

나는 오늘 모르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저 역시도 처음엔 그녀가 운동선수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한때 백수생활을 꽤 오래한 '인생 실패자'라고 합니다.

에이~ 거짓말!

그럼 어떻게 '런스타(Run Star)'가 되었다는거지?

라고 의문을 갖는 저같은 이를 위해 그녀는 차근차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나는 평소 부정적인 사람이었고, 한 번 안 좋은 생각을 하면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바닥으로 추락하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걱정이 늘어날수록 부정적으로 변했다.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나를 타인과 비교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사람마다 성장환경과 재능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버릇을 그만두지 못했다. - page 30

그렇게 그녀는 자존감이 바닥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녀가 시작하게 된 달리기.

누군가 말했다. "해보지 않고는 당신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달려보기 전엔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알 수 없었다. - page 32


달리는 동안에는 나쁜 생각의 꼬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로부터 안도감이 들어서, 이 느낌이 좋아서 계속 달리게 된 그녀는 어느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성취감도 느끼게 되고 조금씩 자신의 자존감도 쌓게 되었다고 합니다.

혼자서 고군분투한다는 느낌이 들 때 완주 메달은 내가 나에게 주는 칭찬이었다. 성취감과 자존감으로 단단히 무장한 내 마음가짐이 곧 나의 무기였다. 옆자리에 앉은 동료가 가진 무기와는 비교되지 않았다.

이제 나는 타인과 내가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 page 37


그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겨운 청년들에게도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많은 청춘들이 회사를 다니다 적성에 맞지 않아 금세 퇴사하고,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또 넘어지기를 반복한다. 나 또한 그랬다. '남들은 잘만 사는데..., 왜 나만 이 모양 이 꼴일까?'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다. 오히려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경험했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도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넘어졌다고 자책할 필요 없고, 남을 원망할 필요는 더욱 없다. 나는 7번의 좌절을 딛고 일어섰기에 7개의 무기를 가진 셈이다. 훗날 반드시 그 무기를 사용하게 될 날이 찾아온다고 믿는다. 지금 나는 그 무기를 더 많이 간직하고 싶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 - page 55 ~ 56

넘어진 것이 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지금 경력이 단절되어 좌절하고 있는 나에게도 조금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흔히들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는 비유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보다 구체적으로 인생과 마라톤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마라톤 공식은 달리기를 잘하는 3가지 방법에서 도출할 수 있다. 첫째, 개인의 훈련. 둘째, 전문가의 코칭. 셋째, 달리기에 도움을 주는 기어다. 기어란, 경기력을 향상시켜주는 러닝화나 심박수, 페이스를 확인할 수 있는 러닝시계 같은 제품들을 말한다.

훈련, 코칭, 기어의 중요도에 순서를 매기면 훈련이 가자아 중요하고, 그다음이 코칭, 기어다.


달리기 잘하는 방법(훈련, 코칭, 기어) = 인생을 잘 사는 방법


훌륭한 코칭과 값비싼 기어가 있어도 내가 훈련하지 않으면 실력은 제자리걸음이다. 물론 개인의 훈련만으로 실력은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코치의 조언과 자세 교정이 조금만 더해지면 내가 미처 몰랐던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 주행 시간을 마법같이 단축시킬 수 있다.

좋은 기어를 무시할 수 없다. 무거운 핸드폰을 들고 달리는 것보다 러닝시계를 차고 달리면 그 무게만큼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다. 5시간을 걸려 작업한 일인데, 저장하는 데만 10시간이 걸린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일하는 속도를 단축시키고, 결과물을 더 좋게 할 수 있다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 page 40 ~ 41


그녀는 '달리기'의 매력을 물씬 풍겨주었습니다.

그래서 읽는내내 '나도 얼른 달리기를 시작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달려본 적이 없는 내가, 아무런 준비도 없는 내가 무엇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고민을 하고 있을까봐 그녀는 하루 10분이라도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러닝 일지를 작성하는 법을 일러주었고, 운동화 고르는 법, 날씨나 계절에 따라 달리기 하는 방법, '런태기'가 왔을 때의 요령 등을 알려주면서 보다 규칙적이면서 즐겁게 달리기를 할 수 있는 법을 일러주었습니다.


'마라톤'의 매력에 대해 그녀가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1등보다 꼴찌에게

더 큰 환호성이 쏟아질 수 있다.

마라톤은 혼자 달리지만 외롭지 않은

아이러니한 운동이다. - page 161

1등만을 인정하는 사회에서, 그리고 해맑게 웃으면서 달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마라톤'이란 운동에 대한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전업주부로 살아가면서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그나마 내 자존감을 잃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곤 하였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앞으론 조금씩 '달리기'를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어디서든 할 수 있기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언젠간 '마라톤'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기록이 아니더라도, 꼴찌가 되더라도 다른이들과 함께 달리는, 그래서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며 자신만의 승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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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드뷔시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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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 하나가 제 마음을 설레게 하였습니다.

모든 것은 나의 첫 음에서 시작된다.


첫 음의 시작.

그리고 이어진 이 책의 소개글.

반전의 제왕이 선보이는

마법 같은 음악 미스터리!


음악 미스터리!

벌써부터 심장이 반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두근두근~♥

이 책을 받자마자 저에게도 첫 음이 울려 퍼지는 것 같았습니다.

안녕, 드뷔시


평범한 한 소녀였습니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하루카'.

자신의 꿈을 향해 오늘도 피아노학원에서 열심히 건반을 두드리고 있는 그녀.

문득 나는 혼자 묻고 대답해 봤다. 악기를 연주하면 즐거워야 하는데 왜 이렇게 고통스러울까? 음악이란 이렇게 불편한 경험을 거쳐야만 하는 걸까? 물론 '즐겁다'의 반대말이 '괴롭다'가 아니라 괴롭지만 뿌듯한 일도 있고 쉽지만 재미없는 일도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괴로운 것도 모자라 재미까지 없다면 그건 연습이라기보다 고행이다. 수도승도 아니고 겨우 열다섯 먹은 소녀가 뭐가 좋아서 만날 이런 고행을 한단 말인가. - page 16


그렇게 사촌인 '루시아'와 피아노학원을 다니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녀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바로 루시아의 부모님이 자연재해-수마트라섬 지진-로 인한 사망.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게 된 루시아.

하루카의 집에 머물려 때론 친구처럼, 때론 쌍둥이 자매처럼 그렇게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불행은 왜 또 다른 불행을 데리고 오는건지......

어느날 할아버지 별채에 찾아간 루시아와 하루카.

할아버지가 루시아에게 전한 이야기.

"너는 비뚤어질 만한 아이가 아니다. 그러니 끝까지 불행에 끌려다니지 말거라. 두 다리로 서서 앞을 보거라. 슬플 때는 울어도 된다. 분할 때는 이를 갈아도 상관없어. 다만 네 불행이나 주위 환경을 실패의 핑계로 삼아서는 안 된다.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해. 눈앞을 가로막고 선 것이 두려워서 도망치면 안 된다. 도망치는 습관이 들면 이번에는 괜히 더 겁이 나거든. 네 엄마는 결코 도망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 엄마에게서 태어난 네가 그걸 못할 리가 없지 그러니 힘내라. 불행이나 세상의 악의에 지면 안 된다. 그런 건 뻥차 버리면 그만이야. 옳지, 좋은 걸 가르쳐 주마. 전 세계 누구라도 세상의 온갖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법이 있다는 걸 아느냐?"

...

"그건 말이다. 이길 때까지 멈추지 않는 거다. 하루카, 그런 표정 짓지 말거라. 설마 이 할아비가 장난이라도 하겠느냐? 대체로 계속 싸우다 보면 승기가 찾아오는 법이지. 쓰러지고 또 쓰러져도 그때마다 다시 일어서면 언젠가 반드시 이긴다. 아니, 이길 때까지 패배도 절대로 없지. 패배는 싸움을 멈췄을 때 오는 거란다. 그만두고 싶어 하는 스스로에게 졌을 때 온단다. 아니, 모든 싸움은 결국 나약한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러니 싸움을 멈춰서는 안 된다. 일어서기를 멈추면 안 돼. 다만 루시아. 그런데도 만약 도저히, 도저히 견디지 못하겠으면...... 그때는 여기로 돌아오너라. 여기 할아비가 있단다. 하루카도 있고, 새 아빠와 엄마도 있어." - page 50 ~ 51

이 이야기가 훗날 하루카가 지지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 방법이었다는 것이......


할아버지 별채에서 일어난 화재로 인해 제 눈 앞에서 화재로 사망한 할아버지와 루시아를 본 하루카.

그녀 역시도 3도 화상이라는 끔찍한 상처를 갖게 됩니다.


자신의 몸이지만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은......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재활운동을 하며 그렇게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자신이 다시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마치 마법사와도 같은 이, '미사키 요스케'.

그의 마법이 더해져 점점 자신의 기량으로 돌아오던 중.......


또다시 사건은 터지고 맙니다.

엄마의 죽음과 자신에게도 의도적 죽음을 가장한 2건의 사고.

믿고 싶지 않지만 할아버지의 재산때문에, 결국 돈 때문에, 자신의 가족 중에 범인이 있을 거라는 점에서 어린 하루카는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오곤 하였습니다.


그렇게 사건에 대해 범인을 좇으면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녀.

그리고 마침내 이루어진 콩쿠르.


자신의 영혼까지 담아 연주한 그녀에게 밝혀진 범인과 진실은 그동안의 예상을 깨는 '반전'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시 목발을 짚고 걸음을 내딛자, 저 앞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무대와 박수갈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참회의 장소로는 좀 화려하지만 상을 받기 전에 모두에게 고백하기로 했다. 그동안의 거짓된 나를 끝내기 위해. 새로운 나를 시작하기 위해. 이것이 나의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다.

당분간은 드뷔시의 음악과 멀어질 것이다. 건반을 만질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다시 피아노를 연주할 날이 반드시 온다. 그걸 미ㅣㄷ고 하루하루 속죄하며 살아가자.

그러니 그날까지 잠시 이별이다.

안녕, 드뷔시. - page 417 ~ 418


책을 덮고나서 잠시 드뷔시의 <달빛>을 찾아 들었습니다.

임신했을 때 들었던 이 음악이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잔잔하지만 차가운......


소설 속엔 '음악 미스터리'답게 우리가 알고있는 거장들의 음악 뿐만아니라 저에겐 새로운 음악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그 음악을 배경삼아 읽어내려가는 것도 읽는 재미를 더해주곤 하였습니다.

그래도 저에겐 드뷔시의 <달빛>이 자꾸만 맴돌았습니다.

마지막에 외친

안녕, 드뷔시.

이 말이 자꾸만 피아노 선율과 함께 저에게도 잠시의 이별을 고하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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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봐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이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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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 <노트북>은 제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포스터의 문구에서처럼 사랑한다면 그들처럼 하고 싶었습니다.

노아와 앨리처럼......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할아버지가 노트북을 가져와 치매에 걸린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진정한 사랑의 모습을......


 그렇게 아름답고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그렸던 <노트북> 작가가 이번엔 서스펜스 로맨스를 이야기한다기에 일절 망설임없이 읽게 된 책, 『나를 봐』.


첫장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는 그녀와의 거리를 유지했다. 그녀 가까이 있으니 힘이 충전되는 것을 느꼈다. 지난 2년 동안 그는 힘을 비축했다. 그가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 그가 무얼 할 수 있는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녀는 어깨 너머로 흘긋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하긴 왜 그러겠는가. 그녀에게 그는 모르는 사람이고, 군중 속의 한 사람일 뿐인데...... - page 9


그는 목적이 있어서 이곳에 왔고, 그의 목적에는 이름이 있었다.

그 이름은 바로 복수였다. - page 11


그리고 '콜린'과 '마리아'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폭풍이 시야를 가리는 것은 물론이고 수시로 번개가 치면서 구름을 은빛으로 만들고 주위에 비현실적인 섬광이 드리워진 그 밤.

두 주인공은 만나게 됩니다.

뒤쪽 타이어 하나가 완전히 펑크 난 차와 청바지에 반소매 블라우스를 입은 여자가 흠뻑 젖은 채 짐칸에서 스페어타이어를 꺼내려 안간힘을 쓰는 그녀.

여자였어? 왜 여기서 곤경에 처한 사람이 하필 여자야? 모르긴 해도 그녀는 그와 같은 수업을 듣느 바로 그 여자 같았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데 못 본 척 지나칠 수는 없었다. 지금 이런 일에 나설 기분이 아니었지만, 달리 어쩌겠는가?

...

"도와드려요?" - page 27


그렇게 콜린과 마리아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그와 그녀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모범적이며 변호사인 마리아와는 달리 콜린은 극단적인 ADHD 증세가 있는, 그래서 툭하면 떼를 쓰고 집중하지 못하고 한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해 학교 적응을 못하는 아이.

그래서 그를 사관학교로 보냈지만 다섯 곳에서 다섯 번을 퇴학당한 뒤에야 자신의 삶에 대한 그 어떤 계획도 없고 그것을 찾는데 일절 관심도 없는, 분노에 휩싸인 폭력적인 청년이 되었고 그의 추락은 계속되고 있는 그런 남자였습니다.

무의식적 자기파괴가 그의 주된 목표였다. - page 21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그와 그녀는 서로의 속사정을 이야기하면서 점점 서로에 대한 호감이 싹 트기 시작할 무렵 사건은 시작됩니다.

마리아 주변을 맴도는 스토커.

자신의 흔적을 남기면서 심리적으로 조여오는 스토커의 행위는 마리아에게 불안과 공포를, 하지만 심증만으론, 자신이 변호사임에도 불구하고 무기력하게 당할 수 밖에 없는 자신에 대한 원망이 이어지면서 이 둘의 사이에 조금씩 위기마저 감돌게 됩니다.


과연 그 끝에 그들은 어떤 모습일까......?


콜린과 마리아.

그들은 서로가 너무 달랐기에, 하지만 진심은 통하였기에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교도소.

갇히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다. 규율과 조직이 있는 곳에서, 심지어 자유가 없는 곳에서도 그는 대체로 적응을 잘하는 편이었다. 자기 일에만 신경쓰고 필요하면 딴청을 부리고 입을 다물 줄 알았고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그 모든 것이 일과가 되었다. 그는 살아남을 것이고 결국에는 풀려날 것이며 그다음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마리아는 그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고 그는 교사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것들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다시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그는 그렇게 할 것이다. 마리아의 스토커가 총을 들고 있다고? 그녀를 구해야 했다. 너무도 단순했다. - page 431

너무나 단순했지만 당연한 것.

이것이 진정 '사랑'의 모습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과연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서로를 믿고 머리보단 마음이 결정하는 것.

그래서 어떤 문제 앞에 단순하면서도 당연한 결론을 내는 것.

나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때론 사랑 앞에서 '바보'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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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열대어 케이스릴러
김나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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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서 조금씩 번져가는 빨간색은 피일까......?

표지에서 서서히 조여오는 삶의 마지막이 느껴진 것은 왜일까......?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보니, 남편이 연쇄살인범?

얼마나 끔찍할까?

그동안 알고 있던 남편이 그야말로 '남'처럼 '연쇄살인범'이었다니!

그렇다면 그녀는 어쩌다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 것일까?

이 역시도 남편의 계획이었을까?

몹시나 궁금했습니다.

붉은 열대어

 


소설은 대한대학병원에 코마 상태로 입원 중인, 세 명의 여자를 죽인 용의자로 의심되는 '한태현'과 2년만에 깨어난 그의 아내 '이서린', 그리고 이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김지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사건은 신도시 개발로 지어진 '지곡동'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한 달 간격으로 세 명의 여성이 비슷한 사인으로 살해된 채 발견됩니다.

하지만 왜, 그녀들은 싸늘한 시체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돈과 치정.

죽음의 이유는 대부분 이 둘로 나뉜다고 하지만 그녀들에게선 옷을 입고 있었고, 성폭행 흔적은 없었으며 지곡도에 거주한다는 점을 빼면 나이도, 학교도, 생활 패턴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형사 '김지성'은 거의 매일같이 병원을 출퇴근하였습니다.

그리고 깨어난 이서린.

조심스럽게 이어진 대화.

"그 중 한 명이 한태현 씨에게 공예수업을 받던 이유리 양입니다."

"왜 오신 거죠?"

높아진 목소리가 서린이 경계하고 있음을 알렸다.

"의사가 그러더군요. 기억이 소실된 게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돌아온다고."

지성은 서린이 이해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저는 이서린 씨가 목격자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page 38 ~ 39


아내는 남편의 진실을 찾기 위해, 자신의 기억을 되찾기 위한 과정이 이어집니다.

그러면서 13년 전 사건이 떠오르게 되고 남편의 숨겨왔던 진실, 그리고 연쇄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 소설에서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의 학대가 가져온 비극과 그로인해 비뚤어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칭찬에는 마약 같은 성분이 있다. 때문에 아이들을 칭찬으로 키워선 안 된다.

칭찬은 아이를 중독시키고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

소심함은 무한한 잠재력으로 치장되었고, 이기적인 태도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술적 기질이 충만한 아이로 덧씌워졌다. 돈 몇 푼 쥐어주면 쏟아내는 선생님들의 칭찬을 부모는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원흉은 거기에 있었다. 준성의 나약함을 감수성이라 포장하고, 한심함을 잠재력이라 평가한 선생에게 속은 부모는 준성을 빛이라 부르며 칭찬으로 키웠다. 오로지 칭찬. 준성의 세계에서 부모는 '칭찬'만 일삼는 멍청한 사람들이었다. 준성이 무슨 사고를 치건, 뒷수습을 하지 못하건 간에 부모는 준성을 칭찬했다. - page 110 ~ 111

부모의 눈길 한 번이, 따스한 손길이 그리웠던 아이, 윤성.

형 준성에게 가려지고 부모의 학대로 인해 비뚤어진 인성을 지닌, 그런 어른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모습이 안타깝지만 한편으론 용서못 할 그였습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들.

'그런 애가 아닌데' 말하다가도 의심은 들었겠죠. 의심이란 게 액셀러레이터 같아서 일단 밟으면 어디 박기 전까지는 멈출 수가 없으니까. - page 126


토끼들의 눈은 생의 온기가 꺼졌음에도 늘 반질거렸다. 윤성은 종종 서재로 들어가 토끼들의 눈을 들여다봤다.

"토끼는 잘 울지 않는 동물이야. 고통이 느껴지고 죽음이 가까워서야 마지막 발악을 하지. 알겠니? 약하고 하찮은 짐승은 이렇게 죽는 거다. 이게 삶이야."

약하고 하찮은 짐승. - page 140

그렇게 연쇄살인범이 피해자를 마치 '토끼'처럼 여기며 사냥을 즐긴 모습은 너무나도 잔인하고 끔찍하였습니다.


"그날 난, 우리가 태어난 이유에 대해 알았어. 우린 생존하도록 태어난 거야. 생존에 선이고 악이 어디 있어? 살아남은 게 선이고 죽는 게 악이지." - page 246


책을 읽으면서 최근에 보았던 드라마 <트랩>이 떠올랐습니다.

첫 시작과 이 소설의 첫 장면이 오버랩이 되면서......

그때도 '박제'가 등장하였었는데......

닮은 듯 닮지 않은 이 드라마와 소설이 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붉은 열대어......

소설의 마지막에서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아이가 가리킨 곳에서 빨간 열대어가 하늘거렸다.

...

열대어는 아이의 말처럼 붉은 꽃잎처럼 보이기도 했고, 물속에 떨어져 퍼져가는 핏방울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살아있는 존재 같았고, 또 어떻게 보면 죽어가는 것 같았다.

예쁘죠? - page 271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선명한 붉은색. - page 272

왠지 붉은 열대어가 보고 싶었습니다.

내 눈엔 어떻게 보일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저 붉은 꽃잎처럼, 그렇게 예쁘게 비춰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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