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열대어 케이스릴러
김나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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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서 조금씩 번져가는 빨간색은 피일까......?

표지에서 서서히 조여오는 삶의 마지막이 느껴진 것은 왜일까......?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보니, 남편이 연쇄살인범?

얼마나 끔찍할까?

그동안 알고 있던 남편이 그야말로 '남'처럼 '연쇄살인범'이었다니!

그렇다면 그녀는 어쩌다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 것일까?

이 역시도 남편의 계획이었을까?

몹시나 궁금했습니다.

붉은 열대어

 


소설은 대한대학병원에 코마 상태로 입원 중인, 세 명의 여자를 죽인 용의자로 의심되는 '한태현'과 2년만에 깨어난 그의 아내 '이서린', 그리고 이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김지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사건은 신도시 개발로 지어진 '지곡동'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한 달 간격으로 세 명의 여성이 비슷한 사인으로 살해된 채 발견됩니다.

하지만 왜, 그녀들은 싸늘한 시체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돈과 치정.

죽음의 이유는 대부분 이 둘로 나뉜다고 하지만 그녀들에게선 옷을 입고 있었고, 성폭행 흔적은 없었으며 지곡도에 거주한다는 점을 빼면 나이도, 학교도, 생활 패턴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형사 '김지성'은 거의 매일같이 병원을 출퇴근하였습니다.

그리고 깨어난 이서린.

조심스럽게 이어진 대화.

"그 중 한 명이 한태현 씨에게 공예수업을 받던 이유리 양입니다."

"왜 오신 거죠?"

높아진 목소리가 서린이 경계하고 있음을 알렸다.

"의사가 그러더군요. 기억이 소실된 게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돌아온다고."

지성은 서린이 이해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저는 이서린 씨가 목격자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page 38 ~ 39


아내는 남편의 진실을 찾기 위해, 자신의 기억을 되찾기 위한 과정이 이어집니다.

그러면서 13년 전 사건이 떠오르게 되고 남편의 숨겨왔던 진실, 그리고 연쇄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 소설에서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의 학대가 가져온 비극과 그로인해 비뚤어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칭찬에는 마약 같은 성분이 있다. 때문에 아이들을 칭찬으로 키워선 안 된다.

칭찬은 아이를 중독시키고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

소심함은 무한한 잠재력으로 치장되었고, 이기적인 태도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술적 기질이 충만한 아이로 덧씌워졌다. 돈 몇 푼 쥐어주면 쏟아내는 선생님들의 칭찬을 부모는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원흉은 거기에 있었다. 준성의 나약함을 감수성이라 포장하고, 한심함을 잠재력이라 평가한 선생에게 속은 부모는 준성을 빛이라 부르며 칭찬으로 키웠다. 오로지 칭찬. 준성의 세계에서 부모는 '칭찬'만 일삼는 멍청한 사람들이었다. 준성이 무슨 사고를 치건, 뒷수습을 하지 못하건 간에 부모는 준성을 칭찬했다. - page 110 ~ 111

부모의 눈길 한 번이, 따스한 손길이 그리웠던 아이, 윤성.

형 준성에게 가려지고 부모의 학대로 인해 비뚤어진 인성을 지닌, 그런 어른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모습이 안타깝지만 한편으론 용서못 할 그였습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들.

'그런 애가 아닌데' 말하다가도 의심은 들었겠죠. 의심이란 게 액셀러레이터 같아서 일단 밟으면 어디 박기 전까지는 멈출 수가 없으니까. - page 126


토끼들의 눈은 생의 온기가 꺼졌음에도 늘 반질거렸다. 윤성은 종종 서재로 들어가 토끼들의 눈을 들여다봤다.

"토끼는 잘 울지 않는 동물이야. 고통이 느껴지고 죽음이 가까워서야 마지막 발악을 하지. 알겠니? 약하고 하찮은 짐승은 이렇게 죽는 거다. 이게 삶이야."

약하고 하찮은 짐승. - page 140

그렇게 연쇄살인범이 피해자를 마치 '토끼'처럼 여기며 사냥을 즐긴 모습은 너무나도 잔인하고 끔찍하였습니다.


"그날 난, 우리가 태어난 이유에 대해 알았어. 우린 생존하도록 태어난 거야. 생존에 선이고 악이 어디 있어? 살아남은 게 선이고 죽는 게 악이지." - page 246


책을 읽으면서 최근에 보았던 드라마 <트랩>이 떠올랐습니다.

첫 시작과 이 소설의 첫 장면이 오버랩이 되면서......

그때도 '박제'가 등장하였었는데......

닮은 듯 닮지 않은 이 드라마와 소설이 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붉은 열대어......

소설의 마지막에서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아이가 가리킨 곳에서 빨간 열대어가 하늘거렸다.

...

열대어는 아이의 말처럼 붉은 꽃잎처럼 보이기도 했고, 물속에 떨어져 퍼져가는 핏방울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살아있는 존재 같았고, 또 어떻게 보면 죽어가는 것 같았다.

예쁘죠? - page 271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선명한 붉은색. - page 272

왠지 붉은 열대어가 보고 싶었습니다.

내 눈엔 어떻게 보일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저 붉은 꽃잎처럼, 그렇게 예쁘게 비춰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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