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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드뷔시 ㅣ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3월
평점 :
이 문장 하나가 제 마음을 설레게 하였습니다.
모든 것은 나의 첫 음에서 시작된다.
첫 음의 시작.
그리고 이어진 이 책의 소개글.
반전의 제왕이 선보이는
마법 같은 음악 미스터리!
음악 미스터리!
벌써부터 심장이 반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두근두근~♥
이 책을 받자마자 저에게도 첫 음이 울려 퍼지는 것 같았습니다.
『안녕, 드뷔시』

평범한 한 소녀였습니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하루카'.
자신의 꿈을 향해 오늘도 피아노학원에서 열심히 건반을 두드리고 있는 그녀.
문득 나는 혼자 묻고 대답해 봤다. 악기를 연주하면 즐거워야 하는데 왜 이렇게 고통스러울까? 음악이란 이렇게 불편한 경험을 거쳐야만 하는 걸까? 물론 '즐겁다'의 반대말이 '괴롭다'가 아니라 괴롭지만 뿌듯한 일도 있고 쉽지만 재미없는 일도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괴로운 것도 모자라 재미까지 없다면 그건 연습이라기보다 고행이다. 수도승도 아니고 겨우 열다섯 먹은 소녀가 뭐가 좋아서 만날 이런 고행을 한단 말인가. - page 16
그렇게 사촌인 '루시아'와 피아노학원을 다니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녀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바로 루시아의 부모님이 자연재해-수마트라섬 지진-로 인한 사망.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게 된 루시아.
하루카의 집에 머물려 때론 친구처럼, 때론 쌍둥이 자매처럼 그렇게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불행은 왜 또 다른 불행을 데리고 오는건지......
어느날 할아버지 별채에 찾아간 루시아와 하루카.
할아버지가 루시아에게 전한 이야기.
"너는 비뚤어질 만한 아이가 아니다. 그러니 끝까지 불행에 끌려다니지 말거라. 두 다리로 서서 앞을 보거라. 슬플 때는 울어도 된다. 분할 때는 이를 갈아도 상관없어. 다만 네 불행이나 주위 환경을 실패의 핑계로 삼아서는 안 된다.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해. 눈앞을 가로막고 선 것이 두려워서 도망치면 안 된다. 도망치는 습관이 들면 이번에는 괜히 더 겁이 나거든. 네 엄마는 결코 도망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 엄마에게서 태어난 네가 그걸 못할 리가 없지 그러니 힘내라. 불행이나 세상의 악의에 지면 안 된다. 그런 건 뻥차 버리면 그만이야. 옳지, 좋은 걸 가르쳐 주마. 전 세계 누구라도 세상의 온갖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법이 있다는 걸 아느냐?"
...
"그건 말이다. 이길 때까지 멈추지 않는 거다. 하루카, 그런 표정 짓지 말거라. 설마 이 할아비가 장난이라도 하겠느냐? 대체로 계속 싸우다 보면 승기가 찾아오는 법이지. 쓰러지고 또 쓰러져도 그때마다 다시 일어서면 언젠가 반드시 이긴다. 아니, 이길 때까지 패배도 절대로 없지. 패배는 싸움을 멈췄을 때 오는 거란다. 그만두고 싶어 하는 스스로에게 졌을 때 온단다. 아니, 모든 싸움은 결국 나약한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러니 싸움을 멈춰서는 안 된다. 일어서기를 멈추면 안 돼. 다만 루시아. 그런데도 만약 도저히, 도저히 견디지 못하겠으면...... 그때는 여기로 돌아오너라. 여기 할아비가 있단다. 하루카도 있고, 새 아빠와 엄마도 있어." - page 50 ~ 51
이 이야기가 훗날 하루카가 지지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 방법이었다는 것이......
할아버지 별채에서 일어난 화재로 인해 제 눈 앞에서 화재로 사망한 할아버지와 루시아를 본 하루카.
그녀 역시도 3도 화상이라는 끔찍한 상처를 갖게 됩니다.
자신의 몸이지만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은......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재활운동을 하며 그렇게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자신이 다시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마치 마법사와도 같은 이, '미사키 요스케'.
그의 마법이 더해져 점점 자신의 기량으로 돌아오던 중.......
또다시 사건은 터지고 맙니다.
엄마의 죽음과 자신에게도 의도적 죽음을 가장한 2건의 사고.
믿고 싶지 않지만 할아버지의 재산때문에, 결국 돈 때문에, 자신의 가족 중에 범인이 있을 거라는 점에서 어린 하루카는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오곤 하였습니다.
그렇게 사건에 대해 범인을 좇으면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녀.
그리고 마침내 이루어진 콩쿠르.
자신의 영혼까지 담아 연주한 그녀에게 밝혀진 범인과 진실은 그동안의 예상을 깨는 '반전'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시 목발을 짚고 걸음을 내딛자, 저 앞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무대와 박수갈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참회의 장소로는 좀 화려하지만 상을 받기 전에 모두에게 고백하기로 했다. 그동안의 거짓된 나를 끝내기 위해. 새로운 나를 시작하기 위해. 이것이 나의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다.
당분간은 드뷔시의 음악과 멀어질 것이다. 건반을 만질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다시 피아노를 연주할 날이 반드시 온다. 그걸 미ㅣㄷ고 하루하루 속죄하며 살아가자.
그러니 그날까지 잠시 이별이다.
안녕, 드뷔시. - page 417 ~ 418
책을 덮고나서 잠시 드뷔시의 <달빛>을 찾아 들었습니다.
임신했을 때 들었던 이 음악이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잔잔하지만 차가운......
소설 속엔 '음악 미스터리'답게 우리가 알고있는 거장들의 음악 뿐만아니라 저에겐 새로운 음악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그 음악을 배경삼아 읽어내려가는 것도 읽는 재미를 더해주곤 하였습니다.
그래도 저에겐 드뷔시의 <달빛>이 자꾸만 맴돌았습니다.
마지막에 외친
안녕, 드뷔시.
이 말이 자꾸만 피아노 선율과 함께 저에게도 잠시의 이별을 고하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