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봉태규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그를 만났었습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내 없이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아빠들을 보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때론 웃고, 가슴 찡한 감동도 느끼곤 하였습니다.


'봉태규'

연기하는 그의 모습이 인상깊었기에 처음에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의 모습이 조금은 어색하였습니다.

그 전 작품이 워낙 강하고 독한 나쁜 이미지가 있었기에 더 그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가 아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곤 너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아니, 보기만해도 그저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오게끔 했던 봉태규, 시하 부자.

이제는 볼 수 없음에 안타까움마저 들었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연기가 아닌, 예능도 아닌, 작가로써 말입니다.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이번엔 딸아이를 꼬옥 안고있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딸바보'의 면모가 들어났습니다.

꽤나 진지하다는 그의 가족 이야기.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결혼을 하고 난 후 가장 큰 고민은 이것이었다고 합니다.

'과연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 page 13

저 역시도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겼을 때 했던 고민이었습니다.

'난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아직도 그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어진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장모님께서 나에게 '아빠가 한 번 불러보라'고 재촉하신다. 쑥스럽게도 하고 입이 잘 떼어지지 않았다. 아주 어렵게 "시하야......"하고 불러봤다.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다시 한 번 불러보라는 장모님 말씀에 "시하야, 아빠야." 하고 다시 한 번 불렀다. 신기하게도 끔뻑이면서 눈을 뜨기 시작했다.

"아빠야, 아빠. 시하야, 내가 아빠야."

그래. 이거면 충분하구나. - page 17 ~ 18

처음으로 아이에게 말을 건넸을 때 아이가 나에게 보여준 반응.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찡긋 거렸던 그 때의 그 모습.

그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했던 그때가 떠올랐습니다.


그는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도 성장한다고 하였습니다.

육아란 대를 물리면서 전달되는 거라 생각한다. 부모에게 내가 어떤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자랐는지, 어릴 때부터 독립할 때까지 차곡차곡 쌓인 것 중 내 아이에게 좋은 건 물려주고 안 좋은 건 물려주지 않는 것. 그 다음엔 내 아이가 자신의 아이에게 그리고 또 다음 아이에게...... 이렇게 유기적인 형태로 묶이는 것. 그렇게 하나의 가치와 철학이 쌓이면 비로소 내 아이의 교육으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 page 73


아이를 키우면서 가자아 많이 하는 것이 후회와 반성이다.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앞으로도 SNS 쪽지에는 답장을 하지 못할 것이다. 혹시라도 기다리는 분들이 있다면 죄송하다. 그래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빠라서 행복하다는 것, 우리 시하를 많이 많이 사랑한다는 것, 끝으로 우리 모두 괜찮다는 것. - page 76

이 말만으로도 그에게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우리 모두 괜찮다는 것.

아마 '부모'가 처음이기에, '좋은 부모'란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합니다.

'나 정말 괜찮은걸까?'

누군가에게 묻고 싶지만 차마 물어보지 못한 말.

하지만 그가 괜찮다고 하니 그동안 말못했던 고민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의 이야기 속엔 가족이 있었고, 그의 시선이 있었고, 생각이 담겨 있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하지만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었던 이야기.

되돌아보면 내 이야기같던 이야기들이 있었기에 평범했던 그의 이야기가 가슴 따뜻한 위로로 전달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퍼스트 러브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소개글이 참으로 불편하였습니다.

화가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엄마 사이에서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자라난 미모의 여대생이

어느 날 아버지를 죽인 살해범으로 검거된다!


무슨 사연이기에......

한순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살해범으로 된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퍼스트 러브


임상심리사인 그녀 '마카베 유키'.

그녀에게 '히지리야마 칸나' - 아버지를 살인한 미모의 여대생-의 이야기를 집필하자는 제안과 함께 그 사건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그게 말이죠, 실은 좀 애매합니다. 과거 판례에서도, 친족 간의 살인은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랐거든요."

"정신감정 결과는 이미 나왔나요?"

...

"문제없음. 책임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정되었습니다. 결과도 그런데다 아직 젊은 여성이니까, 전면적으로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편이 좋은 인상을 주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안노 선생은 좀 강하게 나가고 싶은 모양입니다."

...

"문제는 그녀의 어머니입니다."

"어머니요?"

내가 되물었다.

"음, 어머니.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에 대해서, 흉기도 사전에 구입했고, 사람 없는 곳으로 불러내 가슴을 찌른 것으로 봐서 살의가 있었다는 정황을 뒤집기는 거의 어렵죠. 따라서 조금이라도 정상참작을 받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증언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변호인 측 증인으로 나서는 걸 거부했습니다. 검사 측 증인으로 서는 모양이에요."

...

"그럼 어머니와 딸이 대립하는 꼴이 되겠군요?"

"그렇죠. 칸나 씨는 아버지를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지만, 계획적인 범행은 아니었다고 하고, 동기도 좀 애매합니다. 그러니 모든 것은 법정에서 판가름하게 되겠죠. 이번 건은." - page 42 ~ 44


이렇듯 이 사건은 뭔가 가려진 진실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칸나의 과거.

이를 더듬다 보니 어느새 그녀와 칸나, 가쇼 사이의 연결고리가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의 사랑결핍.

육체적, 정신적 학대.

그리고 첫사랑의 상처.

이로인해 저마다 가슴 깊숙히 묻어두었던 상처가 떠오르면서 그 상처를 바라보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이야기.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이상한 꿈을 자주 꾸게 되었다. 비늘이 너덜너덜 벗겨진 거대한 뱀이 쫓아오는 꿈이었다.

언제는 교실 벽을 뚫고 따라오고, 또 언제는 역의 선로 위를 꿈틀거리며 쫓아왔다.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버둥거리다 뱀이 내 몸을 휘감을 즈음 아침이 왔다.

한번은 양호실에 가서 상담을 했다. 아직 젊은 양호 선생님은 난처한 듯이, 그렇구나, 하고 중얼거리고는 이렇게 조언해 주었다.

"도망치지 말고, 한 번 맞서 보지 그러니?"

나는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그 뭐라 말할 수 없이 끔찍한 것과 어떻게 맞서라는 말인지, 내 심정이 전해지지 않은 것에 실망하고는 더는 타인이 이해해 주기를 바라지 않게 되었다. - page 188 ~ 189

도움의 손길을 뻗었지만 이내 돌아온 건 차갑고도 냉정한 시선 뿐.

그저 그 손길을 잡아주길, 내 심정이 전해지길 바랬지만......

결국은 그 상처가 곪아 터지면서 비로소 수면 위로 들어난 진실에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칸나가 마카베에게 전한 편지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법정에서 많은 어른들이, 제 말에 귀를 기울여 주었어요.

그게 제게는 구원이 되었습니다.

고통도, 슬픔도, 거절도, 자신의 생각도, 절대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어떤 인간에게도 자기 의사와 권리가 있고, 그걸 말해도 된다는 것을 재판을 통해서 처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 page 344

너무나도 큰 울림이 되었던 말.

이 이야기는 소설만이 아닌 우리의 현실 어딘가에도 있을 이야기라 불편했던 진실이었던 말.

그래서 더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단순히 '살해범'이라는 단어에 끌려서 읽게 되었지만 알고보니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 '부모'로 인해 보호받고 사랑받으며 자라나야할 소녀들이 그들의 이기적인 행동에, 무관심으로 온전한 성인이 될 수 없게됨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가족'

서로의 사랑으로 이루어진, 가장 든든한 울타리.

그리고 그 가족간의 소통.

저 역시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도 무심코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다시금 가족간의 '사랑'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
와카미야 마사코 지음, 양은심 옮김 / 가나출판사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최근에 다시 읽으면서 제 자신에게 '도전'과 '열정'을 일깨워준 '모지스 할머니'.

그녀를 보면서 '나이'란 결국 '숫자'에 불구한 것이고, 현실에 주저앉아 있으면서 후회하는 것 보다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도전'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일러주었습니다.

그녀를 보면서 느낀 것은 딱 두 가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이번엔 더 강력한 이가 나타났습니다.

'와카미야 마사코'

그녀에 대한 이야기.

어쩌다 보니

스마트폰 게임 앱 개발!

와~!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할...할머니가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다니!

전 세계가 주목한만큼 저 역시도 관심이 갔습니다.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


<프롤로그>부터 심상치않은 기운을 감지하였습니다.

'그저 컴퓨터를 좋아하는 할머니'일 뿐이었다는 '마짱'.

전 세계적 이목이 주목되는 'WWDC 2017'에 당당히 초대받은 그녀.

그녀가 게임을 개발한 이유는 참으로 단순하였습니다.

시니어가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게임 앱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게 계기였습니다.

'왜 시니어가 할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은 없을까?'라는 의문을 가진 저는 곧바로 '그렇다면 내가 만들어버리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 page 9


그렇게 시작한 그녀의 게임 앱 개발은 우선 일본 시니어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히나마쓰리'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시니어가 느긋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게 됩니다.


그리곤 그녀가 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게 되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하나는 애플이 다양성을 중요한 신조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애플은 인종, 국적, 성별에 상관없이 문호를 넓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

어찌됐든 지금까지 고령의 개발자가 주목받았던 적은 없었다고 하네요. 애초에 세계적으로 고령의 개발자가 없었던건지, 애플이 고령의 개발자에게 주목한 적이 없었던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

두 번째, 저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히나단이 '기존 게임 앱의 개념을 바꿨다'고 평가받은 것과 관계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할머니들이 "다 했다! 고닌바야시 위치를 다 맞추었어요!"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처음 의도했던 대로 시니어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된 것 같습니다. - page 10 ~12


본격적으로 그녀의 인생 즐기며 사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인상적인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뭔가를 시작할 때 굳이 나중에 '써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인생은 길고, 계속 이어집니다. 단기적으로 보고 실패했다, 좌절했다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깨달았습니다.

실패는 없다. 실패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시작만 해도 '성공'인 것입니다. - page 49

솔직히 무언가를 시작할 때 머릿 속은 복잡해지기 마련이었습니다.

'과연 이 일이 나중에 나에게 의미가 있을까?'

'괜히 시작했다가 실패하면 어떡하지?'

'그냥 예전에 했던 것을 하자.'

라며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며 시작도 하지 못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건 괜한 걱정이었고 이런 판단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제라도 시작해야겠습니다!


소소하더라도 뭔가에 감동하거나 놀라는 순간의 감정을 놓치지 않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나이를 먹고 경험이 늘면 늘수록 스스로 감동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때가 많아집니다. 하지만 감정이나 감성은 나이를 먹어도 어김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소소한 감정의 움직임에 주의하면서 생활해보면 어떨까요. 거기에 호기심이 더해진다면 어느새 취미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page 70

나이가 들면 감정이 무뎌지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꽃이 피면 괜히 가슴이 설레고 작은 것 하나에도 감동을 받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너무 무던하게 살았었나봅니다.

이제라도 소소한 감정을 움직이면서 살아야겠습니다.

그래야 더 큰 '행복'도 누릴 수 있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인상깊었던 이야기.

요즘 들어서는 세상은 어찌되었든 잘 돌아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획대로 안 되는 일도허다합니다. 그럴 때는 낙담하고 있을 일이 아니라 그냥 흐름을 기다려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그리고 흐름이 다가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뛰어드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합니다.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이 있지요. 그 흐름은 사람이 가져다 준다는 것. 그래서 저는 늘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 page 142 ~ 143 

사실 매번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곤 하였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었고, 지금도......

급한 마음에 흐름을 보지 못했나봅니다.

마치 서핑을 잘 타기 위해선 파도의 흐름을 보아야하는데 무작정 달려간 것처럼......

이제라도 그 흐름을 기다려볼까 합니다.

그리고 그 흐름을 가져다 줄 사람과 함께.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정말로 여든이 넘은 나이의 할머니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서른 후반을 달리는 제가 그녀보다 더 늙고 즐기지 못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마지막에 이렇게 외쳤습니다.

인생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재미있어집니다. 정말로요!! - page 207

이 말 역시도 그녀는 유쾌하게 외쳤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굳이 작은 일에 신경을 쓰면서 살아가는 것이 옳은 일일까?

남들이 정해놓은 방식으로, 남들처럼 살아가는 것이 행복할까?

이에 대해 그녀는 당당하게 외칩니다.

"NO!"


아마 그녀는 오늘도 호기심 가득히 하루를 보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에비해 저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되새겨보니 그저 시간에 쫓기듯이 지내왔다는 점에서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내일은 더 재미있는 하루가 될 거야!'라고 생각하며 산다는 그녀.

그녀를 따라 저도 단 하나라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되는 무언가를 해보려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빨래가 마르지 않아도 괜찮아
타카노 후미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일본 만화 작가 '마스다 마리'를 좋아합니다.

그녀의 만화 속에도 30대 여성 '수짱'.

수짱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냥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되곤 합니다.

공감도 되고 위로도 받을 수 있기에 짬이 날 때면 가볍게 그녀의 책을 꺼내 읽어보곤 합니다.


이번에도 30대 여성이 찾아왔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루키짱'

닮은 듯 닮지않은, 오히려 수짱보다 더 세련미가 엿보이는 그녀의 일상은 어떨지 궁금하였습니다.

빨래가 마르지 않아도 괜찮아

 


그녀의 직업은 병원 원무과에서 일을 받아 재택근무를 하는, 그래서 거의 주무대가 '집'인 마키짱.

그녀의 취미는 우표 수집과 어린이 도서관 탐방.

30대이기에, 어린이 도서관을 다니기에 '자전거 수리 아저씨'에게 '아줌마'라는 착각을 일으키곤 하지만 별로 개의치 않은 그녀의 모습은 오히려 더 당당하게 느껴집니다.


루카짱의 태연함이 너무 좋았습니다.

계속되는 비로 빨래가 마르지 않을 때.

입을 옷이 점점 없어져 나중엔 레인코트를 입고 요리하는 루카짱.

그리고 날이 저물었을 때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와아~

파자마다!


마음이 편해지는 한때.

짜증날법도 한데 '파자마'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는 루카짱.


그리고 또 그녀다움이 빛을 발하는 이야기.

제대로 된 남자도 없고 날씨마저 마음에 안 드는 친구 '엣짱'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비가 계속 오면

어머, 덕분에 도로가 반짝반짝해~


더울 때는

그래, 여름에는 푹푹 쪄야 제맛이지~ 이렇게


그건 인내심 대회 아니야?


기분은 마음에 달린 것. - page 108 ~ 109

저도 나중에 이런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덕분에 도로가 반짝반짝하네~"

라며 아이 손을 잡고 물웅덩이에 첨벙! 해 보아야겠습니다.


루키짱은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봅니다.

누가 뭐래도 어때!

그냥 나답게!

내가 원하는대로 살면 되는거지!

라고 말입니다.

정말이지, 처음 만났지만 낯설지 않은, 오히려 오랜 친구같은 그런 '루키짱'이었습니다.


루키짱을 만나고나니 조금은 '여유'라는 것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조금은 엉뚱하지만,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그녀가 조금은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다음엔 어떤 이야기로 찾아올지 기대가 됩니다.

그때도 반갑게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안녕~루키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유리병 편지 1~2 - 전2권 - Flaskepost fra P
유시 아들레르올센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강렬한 책 표지에 이끌렸습니다.

그리곤 이어진 문구.

'살려 주세요'

저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는 것 같았습니다.

유리병 편지』 


3일째 그곳에 갇힌 두 아이, 형과 동생.

그들을 납치한 범인은 잔에 붉은 피를 한 방울씩 떨어뜨린 다음 마시라고 했다. 먼저 마시라고 한 뒤에야 그는 물속에 무엇이 들어갔는지를 형제에게 말해 주었다. 두 형제는 금지된 피가 섞인 물을 마셨고 따라서 형벌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수치심이 갈증보다 더 그들을 괴롭혔다. - 1권 page 8

어떻게 해서든 이 곳을 빠져나가야하는 두 아이.

형은 자신의 몸이 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쇠사슬이 묶인 몸으로 필요한 것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벽에 바른 타르를 긁어모으기.

병.

바닥의 판자를 뜯어 얇은 나뭇조각.

그리고 그가 깔고 앉은 신문지.

그는 신발 한 짝을 벗고, 나뭇조각으로 발바닥을 아주 깊게 찔렀다. 너무 아파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러고 나선 줄줄 흘러내리는 피를 신발에 받았다. 깔고 앉은 신문지를 크게 찢어 등 뒤에 놓고 날카로운 나무 가시에 피를 묻힌 뒤, 있는 힘을 다해 고개를 뒤로 돌리고 신문지 위에 글을 써내려 갔다. 그는 가능한 한 작은 글씨로 지금 형제가 처해 있는 끔찍한 상황을 적었다. 마지막으로 이름을 쓰고 종이를 둘둘 말아 병 속에 집어 넣었다. - 1권 page 11 ~ 12


그 편지.


그리고 시간은 흘러 어느 새 10년 이상이 흐르게 됩니다.


어느 날 스코틀랜드 경찰이 바닷가에서 발견하였다며 덴마크 경찰에게 보낸 유리병 편지가 Q 수사반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덴마크 경찰의 미결 사건을 전담하는 특별 수사반인 Q 수사반.

이를 이끄는 '카를 뫼르크' 반장은 처음에 이 편지가 어린 아이의 장난일꺼라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무척이나 떨리는 손으로 쓴 것같은, 어쩌면 편지를 쓴 사람이 공포에 질려 죽어 가면서 쓴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사건의 실마리는 '사이비 종교'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성 동정녀 신도들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가 없었다. 그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몰래 접속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원칙적으로는 금지되어 있었다. 인터넷은 속세의 발명품이라고 해서 교단이 배척하는 것들 중 하나였다.

남자는 한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살짝 치면서 말했다. 「어이구, 제가 멍청한 말을 했네요! 여기선 인터넷을 하지 않는다는 걸 깜빡했어요. 정말 좋은 교리예요. 인터넷은 사실 악마 같은 도구지요.」그는 회개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들은 심지어 카페인 없는 커피만 마셨다. 이 가정은 모든 것을 정확하게 교리에 맞추어 살았다. 「어쨌든 대회는 비네루프 체육관에서 열립니다.」

차에 두 아이를 태우고 막 출발하려 하자, 나머지 식구들이 마치 크기 순으로 늘어놓은 양파처럼 일렬로 서서 손을 흔들었다. 이 순간 이후부터 가족들은 다시는 가정의 평화를 맛볼 수 없을 것이고, 이웃들도 더 이상 믿지 못할 것이다. 얼굴에서 모든 미소가 사라질 것이며, 주말마다 예배를 드리고 모든 현대 문명의 테크놀로지를 거부하며 산다고 하여 이 세상의 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고통 속에서 깨닫게 될 것이다.

남자는 이 가족이 전혀 불쌍하지 않았다. 이들은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다. 이들이 따르기로 선택한 길이 우연히 그가 걷기로 한 길과 서로 만난 것 뿐이다. - 1권 page 225 ~ 226


정말 '사이비 종교'도 문제이긴 하지만 연약하고 죄없는 아이를 납치한다는 건 결코 용서받지 못할 행위라는 것을 깨달아야겠습니다.

왜 우리들의 사건 속엔 '아이'가 피해를 보아야하는 것인지......

삐뚤어진 어른의 사고로 인해서 말입니다.


소설은 1권을 넘어 2권까지 그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사건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2권에서 밝혀지는 범인의 어린 시절.

왜 그가 납치와 살인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건의 진실이 너무나 참혹하다는 사실만이 남곤 하였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의 부모가 세상을 떠난 지 25년이 넘었다. 종교적 광신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추종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으며, 또 여전히 사랑과 관용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이야말로 모두 지옥에 가야 할 사람들이었다. 그는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그들을 증오했다. 이가 갈렸다. 신앙을 갖고 있다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자신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믿으면서 사는 광신도들, 지옥으로 가서 썩어 없어져야 했다.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이들을 지구에서 모두 제거해 버리고 싶었다. - 2권 page 107

과연 '신'을 내세워 '사랑'과 '관용'을 외친다는 것......

참으로 어리석은 행위가 아니었을까......


소설 속에 다룬 사이비 종교, 학대, 아이 납치 등은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주제들이었습니다.

특히나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자꾸만 곱씹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이 영화 <미결 처리반 Q: 믿음의 음모>로 상영되었다고 하니 다가오는 주말에 한 번 보아야겠습니다.

보고나서 진정한 구원의 의미도 되새겨볼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