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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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1948년 서른아홉의 나이로 요절하여 일본 사회에 큰 파장을 남긴

고독에서도 인간의 본질을 탐구했던 일본 현대 문학의 대표적 작가

'다자이 오사무'

저는 그의 작품 중 『인간 실격』을 읽고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특히나 첫 문장은...!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김춘미 옮김, 민음사, 2004

읽기도 전에 저에게 만감이 교차하게끔 하였었고

읽고 난 뒤엔 요조로 인해 자기혐오, 고독의 밑바닥을 보고는 헤어 나오지 못했던,

그렇게 나는 어떤지 되묻게 되었었는데...

그 누구보다도 인간의 나약함과 위선을 통렬하게 들여다보고, 그 파편을 고스란히 글에 남겼던,

그의 작품들을, 문장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가 자신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건넸던 이야기들.

그 속에서 저를 다시금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비참함을 아름답게,

고독을 따뜻하게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1914년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유복한 정치가 집안의 11남매 중 열째이자 여섯째 아들(첫째, 둘째 형의 요절로 넷째 아들로 성장함)로 태어난 그.

겉보기에 안정된 삶과는 달리 내면 깊숙이 고독과 소외, 정체성 혼란에 시달린 그의 삶은 파국을 향해 달려갔었고

특히 1948년 출간한 《인간실격》에 이르러 그는 더 이상 자신을 가장한 허구'가 아니라, 자신 그 자체를 글에 토해내며 무너져 갔습니다.

작품이 출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6월 13일

그는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도쿄 타마강에 몸을 던졌고 이는 다섯 번째 자살 시도이자, 향년 서른여덟의 마지막 이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문학은 단순히 파멸과 허무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죽음을 향해 가면서도, 누구보다도 '살고자' 했던 다자이.

다자이의 문장들은 차가운 고독으로 독자를 껴안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고독은

무너지지 않는 의지로 향하고 있고

절망을 가로지르며

희망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들을, 주요 문장들을, 이를 현대적 해설과 대표 문장을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아직 접하지 못한 그의 작품들을 알게 되어서 좋았고

일본어를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원서를 마주하게 되니 작가의 메시지가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대표 문장을 필사함으로써 나 자신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여성 1인칭 시점으로 이루어졌던 《여학생》 작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춘기 여학생의 시선으로 그려진 세계가 그녀의 복잡한 내면과 엇갈린 감정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

와 같이 '나'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끔 해 주었는데...

소개된 문장들 중에서 유독 제 마음에 새겨졌던 이 문장...


"그리고 언제나 큰 힘으로 우리를 밀어내는 "세상"이라는 것도 있다. 이 모든 것을 생각하고 보고 고민하다 보면, 자신의 개성을 키우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차라리 눈에 띄지 않게 평범한 대다수 사람이 가는 길을 조용히 걸어가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소녀지만 결국 또 다자이가 그려졌던 대목...

그래서 더 뭉클하게 다가왔었나...!

아무튼 이 소설은 조만간 온전히 마주해야겠습니다.

결국 《여학생》은 단순한 성장 이야기를 넘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개인에게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떤 존재로 성장해 가는지 끊임없이 성찰하게도 하고요. 개인주의와 고립감이 팽배한 시대에도 인간다움을 잃지 말라고 조언하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자신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 page 89

그리고 이 문장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남았었습니다.

사랑과 미에 대하여》에서의 문장...


《사랑과 미에 대하여》는 다섯 남매가 즉흥적으로 창작한 이야기와 현실이 교차하는 순간을 통해 허구와 진실, 가족 간의 관계를 탐구한 작품이라고 하였습니다.

노수학자를 주인공으로 한 가상의 이야기 짓기...

작품 속 남매들이 창작 과정에서 서로 다른 관점을 반영했듯, 우리가 만들어 가는 이야기 또한 현실보다 더 사실 같은 모습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에


이 작품에서 보이는 '타인일 수밖에 없다'라는 인식이 그가 스스로 느꼈던 인간관계의 한계를 반영했던 것처럼, 우리가 지어갈 이야기 또한 우리가 모르던 내면을 끌어내며 삶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page 189


그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울림을 선사하는 이유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장 어두운 면을 마주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비극으로 회피하거나, 슬픔에 침잠하기 위한 독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의 글은 외면하거나 눌러왔던 감정들을, 아주 구체적이고 날카로운 언어로 드러내 자기 인식의 기회를 주죠. - page 225


격식보다는 날것의 고백에 가까운,

아름다움보다는 불편한 진실에 가까운,

그래서 더 우리에게 위로와 동질감을 선사한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들.

이제는 그의 문장들이 제 안에 씨앗으로 내려와 저에게도 조금씩 위로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나는 괜찮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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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아내
K.L. 슬레이터 지음, 박지선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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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금까지 발표한 20여 권의 작품 대부분이 출간 즉시 아마존 상위권에 올랐으며,

누적 300만 부 이상 판매고를 기록해 독보적인 팬층을 구축한

영미권에서 이미 '믿고 읽는 심리 스릴러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작가

'K.L. 슬레이터'

작가님의 화제작이 드디어 한국에 출간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모든 등장인물이 의심스럽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단 한 사람도 믿을 수 없다!"

- 아마존 독자 리뷰 중에서


벌써부터 짜릿하지 않나요!

남편과 아내, 둘 중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둘 다.


남편과 아내

5주 전


이상한 밤이었다. 온라인에서 알게 된 데이트 상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얼마 후,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어 자리를 뜨려는 순간, 세라는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 여겼던 사람과 마주쳤다. - page 7


그동안 둘 사이를 가로막았던 증오는 사라진 채...

그동안 쌓인 감정을 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돌아가던 길인 세라.

뭔가가 홱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때 휴대폰 손전등이 떠올라 켠 순간!


세라는 비명을 지르려고 입을 벌렸지만, 머리를 여러 번 세게 맞는 바람에 옆으로 휘청댔다.

그녀는 벽에 기댄 채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갔다. - page 9 ~ 10


현재


"4시나 돼야 온다고 했잖아. 이리 와서 앉아, 여보."


아들 파커와 루나 부부는 거의 매주 금요일 저녁, 루나의 부모와 주말을 보내려고 요크셔로 갔습니다.

칼과 니콜라는 둘 다 주중에는 일을 하느라 바빴고, 주말에는 바니를 만날 기회조차 없기에 불공평하다 여기지만...

그 대신, 일이 잘 풀려 손자와 소중한 시간을 보낼 기회가 조금이라도 생기길 바랐고 그렇게 오늘 아들 부부는 칼과 니콜라에게 손자를 잠시 맡기게 되는데...


"엄마, 제 말 들으셨어요? 드릴 말씀이 있다고요." 파커는 내 멍한 표정을 보더니 인상을 찡그리며 다시 말했다.

"그래... 얘기해 보렴. 무슨 말을 하려고?"

"지금 말고 조만간이요." - page 23


파커는 이 말을 남기고 파티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파커가 운전하는 내내 루나는 부루퉁하게 말없이 옆에 앉아 있습니다.

자기 때문에 실망했다고 여긴 파커.

무엇이 최선인지 결정할 수 없었고 달리 물어볼 사람도 없었던,

그들의 목숨이 위험했고 가족이 무너질 위기 속 단 한 가지의 확신은


이 모든 것이 그의 잘못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새벽 2시 직전, 칼이 니콜라를 흔들어 깨웁니다.

잠에서 깨니 침실에 경광등의 푸른빛이 가득한데...


"간선도로에서 교통사고가 크게 났습니다. 노팅엄 나이트 아일랜드를 바로 지난 지점입니다. 안타깝게도 아드님 파커 밴스와 아내 루나 밴스가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었습니다. 지금..."


파커는 중환자실에서 위중한 상태로 누워 있고 루나는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당분간은 손자를 자신이 돌보기 위해 아들의 집에 가게 된 니콜라.

그곳에서 세라 그레이슨 살인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스카프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이 왜 여기에 숨겨져 있는 것인가...

설마 아들 칼이 그럴 일 없는데...

그렇다면 누가 범인인 거지...?


6주 전

파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었는데...


병원 침대에 누운 부부

서로를 향한 의심과 고발

둘 중 누가 살인범인가?

당신은 누구를 믿겠는가?

점점 사건은 추악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하지만 가깝기에 더 몰랐던, 

그래서 더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던 진실.


소설은 긴장감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인물의 시선에 따라 전개함으로써 더 긴박함을 조성하였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오히려 조금 이야기를 길게 끈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

중반을 지나서부터는 끌려다니다 마침내 진실 앞에 아...... 그랬구나...

지극히 제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느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통해 '가족'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곤 하였습니다.

그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서 각자 자신의 노력을 더했던,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관계.

그렇기에 진정으로 서로를 지키기 위해 희생보다는 신뢰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아마 이 작품을 영화화한다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도 앞으로 K.L. 슬레이터 작가님의 작품에 관심이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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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아내
K.L. 슬레이터 지음, 박지선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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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믿어야하는가...?!! 의심이 일으킨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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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라멘! - 요리 코믹북
휴 아마노.새라 비컨 지음, 임태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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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본의 대표 요리를 넘어 세계적인 인기 음식으로 자리 잡은 '라멘'

우리의 라면과는 조금 다른 매력으로 낯설기도 하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깊이 빠져드는 중독성을 지닌 음식.

'라멘 투어'도 있을 만큼 사랑받는 음식으로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라멘집을 발견할 수 있는데...

저는 아직 '라멘'의 진정한 매력을 잘 모르겠습니다.

원래 라멘이 중국에서 제면 기법이 전해지면서 메이지 유신 이후 항구 주변에서 상인들이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팔기 시작하면서 라멘이 개발된 것이라...

약간 중화느낌도 나는 듯하고...

제 입맛을 사로잡는 뭔가가 없는 듯하고...

그래서 이 책이 궁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라멘의 모든 것'을 담은 요리 코믹북

영미권에서는 수년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라멘 바이블'이라 불릴 정도라 하니...

이 책을 통해

'이것이 라멘이구나!'

를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눈으로 맛보고 직접 만드는 라멘 가이드북

이것이 라멘!


셰프이자 작가인 '휴 아마노'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인 '새라 비컨'은

쫄깃한 면, 은은한 국물, 맛있는 토핑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라멘'

에 반해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라멘의 모든 것을 그래픽노블로 알려준다고 하였습니다.

그럼 함께 가 볼까요!

책은 라멘의 역사에서부터 시작해 라멘의 구성 요소-국물과 면, 각종 곁들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라멘 국물은 육수와 타레의 조합으로 탄생하는데

'육수'는 보통 육류 뼈에 향미 재료를 섞어 긴 시간 물에 우려내면

여기에 시오(소금), 소유(간장), 미소(된장) 등의 '타레'를 더해

비로소 '국물'이 된다는 것을.

다채로운 육수와 타레 만드는 법을 쉽고도 세세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육수와 타레를 토대로 <집에서 만드는 인스턴트 라멘 큐브>를 설명해 주었는데...

(이렇게 준비하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40여 개에 달하는 레시피를 좇다 보면 어느새 입가에 침이 고이곤 하는데...!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하고 먹었던 라멘의 매력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냥 뽀얀 국물인 '돈코츠라멘'은

"돈코츠 국물에는 상당한 정성이 들어갑니다. 아예 24시간 내내 쉼 없이 끓이는 라멘집도 있을 정도죠. 게다가 굉장히 강한 돈코츠 특유의 냄새가 나므로 창문을 열어 두고 옆에서 자주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과 정성이 담긴 음식이었음에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진한 사골 국물과도 같지 않나요!)

면도 국물에 따라

시오나 쇼유 같은 연한 국물에는 가는 면

미소 같은 진한 국물에는 굵은 면

츠케멘처럼 면이 주인공인 메뉴에는는 굵고 쫄깃한 면

국물과 면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먹었을 땐 그러려니 했던 것들이 이제는 알게 되니 더 맛있게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참 라멘들을 보고 나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에서 소개된 것처럼은 만들어 먹기 힘들지만...

요즘은 인스턴트로도 잘 나와있기에 오늘은 집에서 간편히 먹어보려 합니다.

그럼 모두들 맛난 점심 식사, 맛난 라멘 한 그릇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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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힌 생명의 역사 - 지구 생명체 새롭게 보기
전방욱 지음 / 책과바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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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후 변화

생태계 붕괴

팬데믹...

이미 겪었던, 아니 지금도 진행 중인 우리에게 이 책은 어쩌면 필히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생각했습니다.


책은

생명이 단일한 원리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공생·환경·우발적 사건의 누적이라는 더 넓은 스케일 속에 서사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생명과 지구를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는 동시에, 

우리가 매일 맞이하는 '다음 만남'을 어떻게 더 잘 꾸려야 할지 안내하는 나침반이 된다고 하였기에

저도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잡아보고자 합니다.


생명 이해의 새로운 패러다임


행성적 시각으로 지구 생명체의 탄생과 진화를 설명하는,

모두를 위한 생명과학 필독서


얽힌 생명의 역사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장은 우주의 기원에서 생명의 조건에 이르기까지, 물질과 에너지의 연속적 변형을 따라가면서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 온 우주가 필요했다

는 사실을 일러주었고

2장은 '두 플라스크'라는 대비를 통해 생명의 기원을 탐구하는 두 가지 노력을 포개어 보여주었고

3장은 물, 단백질, 핵산, 지질 등 생체 분자의 행위성 때문에 생명현상이 가능해졌고, 생체 분자를 둘러싼 막이 발달해 원시세포가 만들어졌음을 밝히면서

RNA가 정보 저장과 촉매 기능을 모두 갖추었고 막으로 둘러싸여 원시세포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명의 진화를 '협력의 역사'로 다시 조명하며

4장은 세포가 어떻게 다른 세포를 포획하여 공생 전략을 채택하면서 진핵세포로 진화하였고 다세포가 되는 길을 열었는지를 설명하고

5장은 미시적 접촉과 집합적 조직화가 엮어내는 관계의 생명학을 박테리아와 식물의 예를 통해 서술하며

최근 

식물 내부에 미생물 생태계가 존재한다

는 사실도 알려주었습니다.


6장은 동물이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박테리아 내부 공생자인 마이크로바이옴을 필요로 하며, 계통공생 발생을 통해 특정한 마이크로바이옴 박테리아와만 공생관계를 갖게 됨을 보여주었고

7장은 개체나 개체군이 아니라 공생체를 진화의 단위로 보는 시각도 진화에서 우연과 사건적 만남들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8장은 제임스 러브록과 린 마굴리스의 가이아 가설을 축으로 행성의 대기, 해양, 지질과 생명의 상호조절을 통해 '거주 가능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추적하며 더 이상 지구를 배경으로 삼을 수 없으며, 지구라는 '임계지대' 속에서 겸손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책은 

'개체는 곧 공생체'

라는 명제를 중심에 두고,

생명을 '진화하는 역사'가 아니라 함께 얽히며 살아온 시대의 켜들로 재구성해 내며 인간과 지구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30억 8천만 개에 이르는 DNA 염기쌍을 대부분 해독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지만

예상과 달리 정크 DNA라 불리던 넓은 영역이 많이 발견되었고,

이것들은 결국 줄기세포의 유지나 세포의 증식과 자멸, 암과 같은 질병의 발생에 관여하는 중요한 조절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하나의 DNA가 하나의 유전자, 하나의 단백질, 하나의 기능으로 곧장 이어진다


는 단순한 명제는 더 이상 성립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포스트유전체 시대가 열리면서 유전자는 고정된 사물이라기보다

어떤 DNA 조각이 발현될지는 수많은 요인에 달려 있고

정보는 유전체 안에만 있지 않으며

개체 전체와 환경에 걸쳐 분산되어 있기에

연구의 초점도 단순한 지도 완성을 넘어, 세포와 개체 수준의 발달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시간이 흐르며 진화가 변하는 양상을 밝혀내는 쪽으로 넓혀지고 있습니다.


또한 생명을 더 이상 고립된 개체의 자기생산으로만 볼 수 없다는 사실로부터


우리가 건강과 생산성, 회복력을 높이려면 개체나 유전자 하나를 통제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떤 만남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생명을 이해하고 돌보는 가장 현실적인 길은, 그 만남의 역사-그때그때의 우발성이 만든 경로-를 읽고 다음 만남의 장을 더 잘 꾸리는 일이다. - page 194


생명은 객체가 아니라 과정이며

그 과정은 언제나 얽힘의 양상으로 나타남을

경쟁과 협력, 점진과 도약, 세포와 지구, 개체와 공생체가 서로를 매개하며 끝없이 생성되는 얽힘의 역사 그 자체에 대한 이해

가 필요함을 

그렇기에 앞으로의 지구가 온전하기 위해선 모든 생명체들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방도를 모색해야 함을

저 역시도 많은 반성을 하게끔 해 주었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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