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장은 우주의 기원에서 생명의 조건에 이르기까지, 물질과 에너지의 연속적 변형을 따라가면서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 온 우주가 필요했다
는 사실을 일러주었고
2장은 '두 플라스크'라는 대비를 통해 생명의 기원을 탐구하는 두 가지 노력을 포개어 보여주었고
3장은 물, 단백질, 핵산, 지질 등 생체 분자의 행위성 때문에 생명현상이 가능해졌고, 생체 분자를 둘러싼 막이 발달해 원시세포가 만들어졌음을 밝히면서
RNA가 정보 저장과 촉매 기능을 모두 갖추었고 막으로 둘러싸여 원시세포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명의 진화를 '협력의 역사'로 다시 조명하며
4장은 세포가 어떻게 다른 세포를 포획하여 공생 전략을 채택하면서 진핵세포로 진화하였고 다세포가 되는 길을 열었는지를 설명하고
5장은 미시적 접촉과 집합적 조직화가 엮어내는 관계의 생명학을 박테리아와 식물의 예를 통해 서술하며
최근
식물 내부에 미생물 생태계가 존재한다
는 사실도 알려주었습니다.
6장은 동물이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박테리아 내부 공생자인 마이크로바이옴을 필요로 하며, 계통공생 발생을 통해 특정한 마이크로바이옴 박테리아와만 공생관계를 갖게 됨을 보여주었고
7장은 개체나 개체군이 아니라 공생체를 진화의 단위로 보는 시각도 진화에서 우연과 사건적 만남들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8장은 제임스 러브록과 린 마굴리스의 가이아 가설을 축으로 행성의 대기, 해양, 지질과 생명의 상호조절을 통해 '거주 가능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추적하며 더 이상 지구를 배경으로 삼을 수 없으며, 지구라는 '임계지대' 속에서 겸손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책은
'개체는 곧 공생체'
라는 명제를 중심에 두고,
생명을 '진화하는 역사'가 아니라 함께 얽히며 살아온 시대의 켜들로 재구성해 내며 인간과 지구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30억 8천만 개에 이르는 DNA 염기쌍을 대부분 해독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지만
예상과 달리 정크 DNA라 불리던 넓은 영역이 많이 발견되었고,
이것들은 결국 줄기세포의 유지나 세포의 증식과 자멸, 암과 같은 질병의 발생에 관여하는 중요한 조절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하나의 DNA가 하나의 유전자, 하나의 단백질, 하나의 기능으로 곧장 이어진다
는 단순한 명제는 더 이상 성립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포스트유전체 시대가 열리면서 유전자는 고정된 사물이라기보다
어떤 DNA 조각이 발현될지는 수많은 요인에 달려 있고
정보는 유전체 안에만 있지 않으며
개체 전체와 환경에 걸쳐 분산되어 있기에
연구의 초점도 단순한 지도 완성을 넘어, 세포와 개체 수준의 발달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시간이 흐르며 진화가 변하는 양상을 밝혀내는 쪽으로 넓혀지고 있습니다.
또한 생명을 더 이상 고립된 개체의 자기생산으로만 볼 수 없다는 사실로부터
우리가 건강과 생산성, 회복력을 높이려면 개체나 유전자 하나를 통제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떤 만남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생명을 이해하고 돌보는 가장 현실적인 길은, 그 만남의 역사-그때그때의 우발성이 만든 경로-를 읽고 다음 만남의 장을 더 잘 꾸리는 일이다. - page 194
생명은 객체가 아니라 과정이며
그 과정은 언제나 얽힘의 양상으로 나타남을
경쟁과 협력, 점진과 도약, 세포와 지구, 개체와 공생체가 서로를 매개하며 끝없이 생성되는 얽힘의 역사 그 자체에 대한 이해
가 필요함을
그렇기에 앞으로의 지구가 온전하기 위해선 모든 생명체들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방도를 모색해야 함을
저 역시도 많은 반성을 하게끔 해 주었던 책이었습니다.